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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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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936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4.01.25 20:00
조회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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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기생하는 세계 (1)

DUMMY


단 일격이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날아온 정체 모를 공격에 차량이 폭발했다.

그것도 각종 결계가 중첩되어 있는 차량, A랭크의 마력을 가진 이라도 일격에 부술 수 없는 차량이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차량의 폭발이 일으키는 충격파와 화염으로 인해 잠시 눈을 깜빡이자.


촤아아악!


주변에 있던 탐색대 전원이 피 분수를 뿜으며 고깃덩어리로 변했다.

연이어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일.

김윤은 그것에서 이상함을 감지했다.


모조리 고깃덩어리가 되었으나 멀쩡한 자신.

또한 아무리 상대가 강하다고 한들 저항조차 하지 않은 탐색대의 이들.

그 무엇보다 그러한 위력에도 어떠한 마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의 세상에선 존재할 수 없는 일.


“환영이군.”


김윤이 뺨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방금 막 고깃덩어리로 변한 이들의 것이었으나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환영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김윤은 그 즉시 두 손으로 손뼉을 치며 마력을 퍼뜨렸다.

마력의 파동에 충격파를 뒤섞어 퍼트린 것이었다.

동시에 마력 구체를 하나 허공으로 내던졌다.


흐름을 자신의 방식대로 변형해 만든 마력 구체.

그것은 자연에 흩어진 마력을 넘어 인위적인 마력마저 집어삼킨다.


파동과 충격파로 인해 흐트러진 마력을 구체가 모조리 빨아들였다.

주변을 장악한 환영의 마력을 제거한 것이었다.


환영의 마력이 사라지자 본래의 모습이 드러났다.

멀쩡한 차량, 멀쩡한 탐색대의 이들.

김윤은 그들을 향해 외쳤다.


“모두 정신 차리세요! 환영입니다!”


그가 환영의 마력을 거두었기에 그들 역시 정신을 차렸다.


“젠장, 진짜로 모두 죽은 줄 알았잖아!”

“차량도 멀쩡하군요.”


신혜성이 주변을 살폈다.


“아무래도 몬스터의 잔당이 남아있었나 봅니다.”


그러다 하늘을 바라볼 때였다.

캠프를 습격했던 몬스터와 닮았으나 다른 몬스터.

박쥐의 날개 대신 새카만 깃털로 뒤덮인 날개를 지녔으며, 인간처럼 두 다리로 서 있으나 다리가 캥거루의 것.

또한 머리 위로 양을 닮은 두 개의 뿔이 자라있었다.


“저놈인가?”


탐색대의 일원 중 하나가 몬스터를 향해 마력이 담긴 창을 내던졌다.


“키엑!”


그러자 날개를 휘둘러 창을 후려치는 몬스터.

이어 입을 쩍 벌리며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방대한 푸른 마력이 입가에 응축됐다.


“모두 차량으로!”


신혜성이 곧장 버스를 닮은 차량으로 달리며 다른 이들을 불렀다.

부상자를 챙기며 차량에 하나둘 오르는 탐색대.


그사이 김윤은 바닥을 박차며 몬스터를 향해 돌진했다.

응축된 마력이 방출되기 직전 놈의 턱을 후려치는 김윤.

덕분에 마력포의 방향이 틀어졌다.


콰과과과과!


결계를 가르며 주변의 대지를 불태우는 마력포.


“김윤씨!”

“여긴 제가 맡을게요. 먼저 출발하세요!”


김윤이 마력 방패로 길을 만들어 뒤를 잡고, 그대로 바닥을 향해 돌진했다.


콰앙!


몬스터의 머리가 땅에 처박히며 굉음이 터져 나왔다.


“크에에엑!”


그러나 놈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김윤을 떨쳐낸 후, 그를 향해 드롭킥을 날렸다.


“컥······!”


근처 건물의 벽을 뚫고 처박히는 김윤.

어마무시한 위력이었다.


‘적어도 A등급 정도는 되겠네.’


김윤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몬스터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차피 풍신이 안 와서 떠나기도 뭣했는데 잘됐네.”


그는 달려드는 몬스터를 향해 지도로 만든 권총을 겨누었다.


타앙!


곧바로 불을 내뿜는 총구.

몬스터는 날아오던 것을 중지하고 날개로 몸을 감쌌다.

그의 머리를 노리던 총탄이 날개에 튕겨 나갔다.


“이놈은 날개가 단단한건가.”


그래도 잠깐 시간은 벌었다.

김윤은 마력 방출을 통해 뒤쪽으로 구멍을 뚫은 뒤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마력을 끌어모으며 몬스터가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키에에엑!”


최후의 한 발.

그것으로 놈을 끝장내기 위해서 말이다.


‘지금.’


자신이 뚫어둔 통로로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그의 총이 불을 뿜으며 마력으로 강화된 총탄을 쏘아냈다.

그것은 아무런 방해 없이 날아가 그대로 몬스터의 머리를 꿰뚫었다.

동시에 역할을 마친 총이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졌다.


“일단은 해치웠는데······.”


김윤이 쓰러진 몬스터를 뒤로 하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쓰러뜨린 것과 똑 닮은 것들이 그곳에 더욱 많은 수로 존재하고 있었다.


“무리 중 하나였던 거냐.”


그들의 뒷다리가 김윤을 향해 쇄도했다.

김윤은 뒤로 물러나며 폭격과도 같은 모습으로 쏟아지는 놈들을 피해냈다.


이어지는 몬스터들의 공격.

그들의 머리 위에 달린 두 뿔이 발광했다.

그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 사용했던 환영을 사용한 것이었다.


김윤의 두 발이 땅에 잠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팔을 쇠사슬이 휘감고 당겼다.

마지막으로, 그의 머리 위로 그날의 재앙이 다시금 재현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모두 환영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날의 사건은 다시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는 그것을 이겨냈으니까.


짝!


쇠사슬의 압박을 이겨내고 손뼉이 마주쳤다.

그리고 파동과 함께 마력의 구체가 떠올랐다.

그것은 다시금 마력을 끌어당기며 환영을 없앴다.


“환영은 안 통한다.”


그는 다시금 마력을 쏟아냈다.

그러자 그의 마력이 일대에 하나의 돔을 만들었다.

기억의 지대였다.


김윤은 그 기억 속에서 자신이 받았던 충격을 꺼내 들었다.

자신이 죽였던 몬스터가 그에게 꽂았던 드롭킥의 충격.

그것이 그의 주먹에 휘감겼다.


“필연.”


김윤이 날아오는 몬스터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그러자 충격을 휘감은 주먹이 몬스터의 안면을 후려쳤다.

분명 피했음에도 다시 따라가 후려치는 공격.

몬스터는 그 공격에 목이 그대로 부러지며 절명했다.


필연, 기억에 일어났던 일을 끄집어 운명으로서 다시금 실현시키는 힘.

카룬과의 싸움을 통해 완벽하게 다듬어진 그 힘이 발동됐다.

그것은 이제 실패했던 일조차 뒤틀어 성공조차 만들어낼 수 있는 힘.

강제력을 품은 힘이었다.


그렇기에.


툭, 툭, 툭.


그의 가벼운 터치만으로 다가오는 몬스터들은 모조리 모가지가 박살이 나 바닥을 굴렀다.


“위력은 굉장한데··· 지치는군.”


김윤이 호흡을 고르며 쓰러진 몬스터들을 바라보았다.

필연이 지닌 단점이었다.

상당한 마력의 소모와 사용할 때마다 크게 중첩되는 육체의 피로.

동시에 기억의 지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


‘하지만 이건 쓸모 있다는 정도를 넘어섰다.’


그야 상대를 반드시 죽일 수도 있는 힘이니 말이다.


“후우······.”


김윤은 무겁게 느껴지는 몸을 움직이며 주변을 살폈다.

검은 날개가 달린 몬스터들은 모두 처리했다.


“이제 노호수만 오면 복귀를······.”


그러나 몬스터들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저 멀리 하늘을 물들이며 날아오는 몬스터들.

캠프를 습격했던 박쥐 날개의 놈들과 그가 방금 쓰러뜨린 것들이 뒤섞여 있었다.


“······마력에 이끌린 건가.”


김윤이 기억의 지대를 거두었다.

그리고 지도를 불태워 총을 한 자루 만들었다.


이어 놈들을 저격하기 위해 방아쇠에 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쩌억!


하늘을 물들인 몬스터의 떼가 갈라졌다.

그것은 검격이었다.

아주 거대하고 예리하며 깔끔한 검격.


김윤은 그것을 보자마자 의문을 품었다.


‘대체 누가?’


노호수는 저것이 불가능하다.

신혜성도 마찬가지.

그가 알고 있는 이들 중 저러한 검격이 가능한 이는 오직 허우진 뿐.

그러나 그는 아공간에 있다.

그럼 대체 누가 저 검격을 날린 것일까.


그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 검격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몬스터들이 방향을 틀었다.

김윤 역시 조준경을 통해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선 로브를 뒤집어 쓴 누군가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를 향해 달려드는 몬스터를 모조리 갈라버리는 누군가.


“인간인가······?”


김윤은 그 누군가를 유심히 살폈다.

새카만 검신을 지닌 검.

보이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검을 붙잡은 손조차 로브 끝자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로브······.”


김윤은 문득 이곳으로 향할 때 신혜성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동시에 도시에서 들었던 3차 재건 원정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수많은 정예 리터너를 학살했던 로브 차림의 누군가.

그것은 인간이라 할 수 없었으나 인간의 언어를 구사했다.

그리고 압도적인 힘을 선보였다.

지금처럼.


그의 검이 휘둘러지자 하늘을 가득 채웠던 몬스터가 다시금 잘려나갔다.

그리고 하늘이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쏴야 하나?’


김윤은 조준경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고민했다.

지금 놈을 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래, 쏴야 한다.’


어차피 놈은 몬스터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많은 인간을 학살하겠는가.

지금 다른 몬스터를 처리한 것은 그들과의 영역 싸움에 불과한 것이다.


김윤은 마력을 담으며 방아쇠를 당겼다.

최후의 한 발.


그가 들고 있던 총이 부서지며 반드시 명중하는 총탄이 날아갔다.


“빌어먹을.”


그러나 그것은 명중하지 못했다.

새카만 검이 닿는 것보다 먼저 총탄을 베어냈기 때문이었다.


“필중도 베어내는 거냐고.”


김윤은 자신을 향해 꽂히는 살기 짙은 시선을 느끼며 자세를 잡았다.

곧 그를 향해 날아올 것이다.


“마력 좀 아껴서 쓸 걸.”


파앙!


파공음이 저 멀리서 터져 나오며 거리를 좁히는 로브 차림의 존재.


김윤은 그가 도착하는 타이밍에 맞춰 스킬을 토해냈다.


콰르릉!


그의 주먹을 타고 찬란한 빛을 품은 번개가 쏟아졌다.

뇌격.


그의 주먹이 연속으로 뻗어지며 번개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뇌격의 연격이었다.


뇌격으로 쏟아진 번개를 품은 마력이 주변에 가득해지자 김윤은 연계를 시작했다.


“피뢰.”


뇌격과 당연하게 세트로 이어지는 스킬, 그러나 조금은 변형한 스킬.


평소처럼 그가 마력을 당기는 것이 아닌 흐름을 담은 마력 구체를 하나 쏘아냈다.

그것은 기다렸다는 듯이 흩어진 번개의 마력을 모조리 빨아들였다.

그리고 폭발했다.


콰아아아앙!


번개로 이루어진 기둥이 그 자리에 현현했다.

그럼에도 놈의 목소리는 들려왔다.

죽지 않은 것이었다.


“그 많은 동족이 학살당하고도 깨닫지 못하는가.”


쩍쩍 갈리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은 이제 너희의 땅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김윤에게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럼 누구 땅인데?”


김윤이 자신을 향해 겨눠지는 검의 면을 후려치며 빈틈을 노렸다.

그러나 한참은 더 빠른 상대의 검.


“큭!”


그것은 정확히 그의 목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김윤은 간신히 몸을 틀어 치명상을 피했다.


쩌억.


그러나 어깨가 갈라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봤다.’


검이 휘둘러지는 순간 김윤은 볼 수 있었다.

그가 일으킨 화염이 그의 얼굴과 손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완벽하게 생김새를 본 것은 아니나 확신을 얻을 정도는 됐다.

그가 인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너도 인간이잖아.”


로브에 붙은 화염이 점차 퍼져 로브 끝자락을 불태웠다.

그제야 자세히 보이는 검과 그 너머의 손.


검은 새카만 검신에 새빨간 문양을 가득 새기고 있었으며, 그것을 붙잡은 손과 마치 핏줄과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손의 형태는.


‘인간.’


누가 보아도 인간의 것이었다.


“안 그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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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탐색대 (4) 24.01.23 72 1 12쪽
103 탐색대 (3) 24.01.19 59 1 12쪽
102 탐색대 (2) 24.01.18 77 1 12쪽
101 탐색대 (1) 24.01.17 80 2 11쪽
100 귀환 (2) 24.01.16 71 2 12쪽
99 귀환 (1) 24.01.12 70 2 11쪽
98 실패한 세계 (2) 24.01.11 78 1 12쪽
97 실패한 세계 (1) 24.01.10 63 2 12쪽
96 불완전 (7) 24.01.09 77 2 12쪽
95 불완전 (6) 24.01.05 67 1 12쪽
94 불완전 (5) 24.01.04 73 2 12쪽
93 불완전 (4) 24.01.03 77 2 12쪽
92 불완전 (3) 24.01.02 64 2 11쪽
91 불완전 (2) 23.12.29 77 1 11쪽
90 불완전 (1) 23.12.28 53 2 12쪽
89 개척 (4) 23.12.27 76 2 12쪽
88 개척 (3) 23.12.25 65 2 12쪽
87 개척 (2) 23.12.22 59 2 12쪽
86 개척 (1) 23.12.21 64 2 12쪽
85 용살검 (6) 23.12.20 65 2 12쪽
84 용살검 (5) 23.12.19 61 2 11쪽
83 용살검 (4) 23.12.18 60 2 11쪽
82 용살검 (3) 23.12.15 63 2 11쪽
81 용살검 (2) 23.12.09 61 2 12쪽
80 용살검 (1) 23.12.08 59 2 12쪽
79 붉은 비늘 (4) 23.12.07 57 2 12쪽
78 붉은 비늘 (3) 23.12.06 64 2 12쪽
77 붉은 비늘 (2) 23.12.05 6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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