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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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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278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2.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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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용살검 (5)

DUMMY



『한적한 산골 마을, 거대한 광산으로 유명한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행복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마치 영원할 것만 같은 행복의 나날이었죠.

하지만 어느 날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새빨간 용이 마을 옆에 있는 산으로 날아왔답니다.

그 용은 마치 산처럼 거대한 덩치로 입에서는 새빨간 불길을 뿜어냈죠.

용은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잡아먹었어요.

그리고는 산에 자리를 잡으며 매달 자신에게 수많은 금은보화와 사람을 바치지 않으면 남은 마을마저 모조리 불태울 것이라고 협박했죠.


사람들은 미소를 잃어갔어요.

매달 한 명씩, 함께하던 마을의 사람이 사라져 갔으니까요.


포악한 용의 횡포.

몇 달이나 지속되던 그 끔찍한 소식은 멀리 있는 용사에게 닿게 되었어요.


“이런 끔찍한 일이 다 있다니!”


그 소식을 듣자 용사는 곧바로 용이 살고 있다는 산골 마을로 출발했어요.

자신과 함께 용을 토벌할 동료를 모으며 마을에 도착한 용사.

그는 그곳에서 그들의 염원이 담긴 검을 받게 되었어요.

바로 전설의 검이죠.


그것은 용을 해치우고 마을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설의 검이었어요.

용사는 그 검과 믿을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용의 둥지로 향했어요.


무시무시하게 생긴 커다란 용.

새빨간 그 용은 자신을 해치우러온 용사를 향해 매서운 불길을 토해냈어요.

거대한 꼬리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커다란 발톱도 휘둘렀죠.


하지만 용사는 굴하지 않았답니다.

그에게는 전설의 검이 있었으니까요.

용사는 그 검을 휘둘러 용의 목을 베어냈어요.』


그것은 마치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였다.

용사가 있었고, 그 용사는 용을 토벌했다.


사람들에게 전해진 이야기는 그러했다.

그 이야기의 주인이 그렇게 전해지기를 바랐으니까.

바로 오늘 그 이야기의 주인이 그렇게 이야기를 전했으니까.


“굳이 그 모든 것을 전할 필요는 없잖아? 그냥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흔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되는 거지. 마치 동화······.”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이것이 하나의 이야기로서 전해질 수만 있다면.

그것이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고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아니면 이 검처럼.”


붉은 머리의 청년이 자신의 검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검신에 붉은 장식이 둘러져 있는 거대한 검.

며칠 전, 용의 목을 베어낸 검이었다.


“정말로 그걸로 괜찮겠어요?”


그와 함께 용을 베어냈던 동료가 물었다.

청년이 그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고 말고. 나머지는 여기 이 음유시인 분이 잘 해줄 거라 믿어.”


‘이건 무슨 기억이지······?’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곳, 그곳엔 김윤도 함께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치 투명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그를 보지 못하는 그들.

하지만 그는 그곳에 존재했다.

그렇기에 이렇게 생생하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김윤은 주변을 살폈다.

주점으로 보이는 건물의 내부.

그러나 시간대가 달랐다.


‘중세 시대, 그쯤인가······?’


음유시인의 존재, 주점의 형태.

그리고 사람들의 복장과 바깥의 건물 형태.

그것은 흔한 판타지의 세상, 중세의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구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 주변에 느껴지는 기운.

이곳은 지구가 아니었다.


‘세상이 다르다.’


이곳에는 마력이 흐르고 있었다.


물론 지구 역시 마력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최근의 일.

과거 지구에는 마력이 흐르지 않았다.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역사에는 마력이 존재하고 있었던 건가?’


김윤은 이곳이 어디인지 파악하기 위해 주점의 문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마치 그에게 한정된 공간은 이 내부라는 듯이 그를 거부했다.


그의 손이 문에 닿지조차 못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문을 통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기억을 보라는 건가.’


김윤은 고개를 돌려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유시인에게 전하고 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모험을 시작했는가.

왜 용을 베어야 했는가.

어떻게 베었는가.

무엇으로 베었는가.


“이 용살검(龍殺劍)도 꼭 넣어주게. 아이들은 이러한 것을 좋아하는 법이니.”

“물론이죠.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좋아하는 이야기지 않겠습니까? 용을 베어낸 전설의 검!”

“하하하. 맞는 말이군.”


‘용살검.’


김윤은 그 단어를 듣자 자신이 어째서 이 기억을 보게 됐는지 알 것만 같았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이 그것이었다.


용의 힘을 받은 박건영.

그러한 존재를 베어낼 수 있는 것은 저러한 무기일터.


‘저걸 구현하라는 건가? 내 스킬이 그걸 알려준다고? 이렇게 기억 속으로 보내면서?’


그간 제대로 각성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지금까지는 없었던 일이다.

그동안은 그저 스스로의 기억으로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럼 지금 내 능력이 완전히 깨어났다는 건가.’


카룬이 바라던 완전한 각성이 방금 죽음의 위기를 통해 이루어진 것일까.


김윤이 청년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검과 김윤의 손이 닿는 순간이었다.

청년이 김윤이 보인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조금 다르지만··· 이 이야기가 네게 도움이 되길.”

“뭐?”


김윤이 화들짝 놀라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화아아악!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



새하얗던 시야가 다시 붉게 돌아온다.

그는 아직도 생명력으로 만들어진 빛의 기둥 안에 갇혀있었다.

시간이 단 1초도 흐르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내 기억에는 확실하게 새겨졌다.’


그 청년이 미소짓는 순간 전해진 그의 삶에 새겨졌던 기억이.

그가 다루던 무기의 힘이.

그리고 그가 전해준 이야기가.


김윤이 박건영의 손을 비틀어 찢어낸 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허공에 손을 뻗으며 마력을 일으켰다.


그의 팔을 타고 손바닥에 닿아 쏟아지는 푸른 마력.

그것이 하나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것은 검이었다.

평범한 검보다는 조금 커다란 대검이라 불릴만한 검.

새하얀 검신에 붉은 장식이 휘감긴 대검.

어찌보면 투박하나, 어찌보면 아름다운 검.

그리고 그것은 용을 베어낸 검이었다.


“용살검.”


김윤이 대검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그것이 지닌 묵직함이 손끝을 타고 어깨까지 전해졌다.


동시에 그것이 품은 기억이 김윤에게 전해졌다.

그는 용을 베기 위해 태어난 검이었다.


마을을 위협하는 거대한 적룡.

그것을 베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낸 검이었다.

오직 그것을 향한 염원만을 담은 검.

그렇기에 그것은 용살검이었고, 용살검이 되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것은 다시 용을 베어낼 것이다.


김윤이 마력을 검에 휘감으며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그것에 휘감기던 마력이 폭발하듯 사방으로 쏟아져 나갔다.


콰아앙!


일대를 집어삼키던 생명력의 기둥이 쩍 하며 갈라졌다.

박건영이 내뿜던 기운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사방으로 흩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전혀 다른 힘이 일대를 휘감았다.

김윤의 마력이었다.


마치 돔형태로 일대를 휘감은 마력.

그것을 만들어낸 김윤의 눈동자가 일순간 푸르게 타올랐다.


“박건영.”


김윤이 대검을 치켜올려 박건영에게 겨누었다.


“네 횡포는 여기서 끝이다.”

“웃기지 마라.”


박건영이 자신의 얼굴을 날카로운 발톱으로 긁어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함이었다.

그는 지금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정신을 잠식당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네놈이야 말로 여기서 죽을 거다. 그리고 저기 있는 나의 미래를 방해하는 모든 것이!”


그가 새빨간 날개를 퍼덕이며 돌진했다.

붉은 비늘로 뒤덮인 꼬리가 마치 채찍처럼 휘둘러졌다.


김윤은 곧장 대검을 세워 공격을 막아냈다.

이어 마력으로 불길을 만들어 검에 휘감았다.


기억 속에 담긴 것을 재현하기 위함이었다.

불을 가르는 용을 베는 검.


[그의 검은 불길조차 갈랐다.]


그것이 불길을 가르며 용의 어깨를 베어냈다.


“크윽······!”


생생한 통증이 어깨에서부터 피어났다.

이전에 느끼던 통증보다 더욱 커다란 통증이었다.


상처는 작다.

전에 입었던 곳보다 확연히 작단 말이다.

그런데 통증은 더욱 강렬했다.


‘저 불 때문인가? 그게 아니면 저 이상한 검?’


“크하아아악!”


박건영이 비명과 같은 기합을 내지르며 숨결을 토해냈다.

닿는 것의 생명을 모조리 빼앗아 재로 만드는 숨결이었다.


“미안하지만 통하지 않을 거 같은데?”


마치 돔의 형태로 일대를 집어삼킨 마력.

그것은 김윤의 스킬이었다.

그의 고유 스킬, 기억.


그것은 기억에 담긴 것을 만들고 재현한다.

그리고 이 주변에 둘러싸인 마력 또한 마찬가지였다.


기억의 지대.

그것은 그의 마력으로 둘러진 이 일대에 담긴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을 다시금 재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일대에서 새겨진 기억에서 재현하는 것.

그것은.


‘이 아공간에 새겨져 있던 그 동화와도 같은 기억.’


그동안 김윤이 아공간을 돌아다니며 읽어두던 기억.

그가 방금 보았던 기억이 바로 그것의 정체였다.


그것이 지금 노이즈가 전혀 존재하지 않은 채로 그에게 스며들었다.

용살검의 기억.


[그 주인은 용이 내뿜는 숨결 따위 간단히 돌파했다.]


지금 김윤처럼.


그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숨결을 향해 달려들었다.


‘멍청한 것!’


원래라면 저것에 휩쓸려 그대로 재가 되어야 했다.

그는 지금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멀쩡했다.


오히려 숨결을 거스르며 박건영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붉은 것들로 장식된 새하얀 검을 치켜들며 말이다.


“무슨······?”


당황한 박건영이 숨결을 끊고 뒤로 도약했다.

그리고 붉은 기운을 손에 휘감아 휘둘렀다.


[거대한 발톱 역시 그를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김윤을 막아서지 못했다.

휘둘러지는 공격을 피해내며 그는 계속해서 거리를 좁혔다.


“큭······!”


그러자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그.

김윤이 곧장 바닥을 박차며 그를 추격했다.


그는 자신의 인벤토리를 뒤져 기억의 지도를 꺼내 휘둘렀다.

박건영의 발목에 휘감기는 새카만 채찍.


그러자 부정적인 감정, 죽음을 향한 공포가 그를 휘감았다.

그것은 그에게 순간적인 경직을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김윤에게 이야기의 끝맺음을 맺을 기회였다.


[그는 용이 일으키는 모든 재해를 피하고 막으며 검을 치켜들었다.]


김윤은 기억을 따라 채찍을 당긴 후, 검을 치켜들었다.

이 용살검을 다시금 용살검으로 만들기 위해.

그리고 박건영을 처단하기 위해.


[모두의 염원을 담은 검이 크게 휘둘러졌다.]


“흐아아아아압!”


김윤이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히 적룡의 목을 베어냈다.]


서걱!


[그 검이 용살검으로 불리게 되는 영광적인 날이었다.]


김윤이 휘두른 용살검이 붉은 비늘로 뒤덮인 용인, 박건영의 목을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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