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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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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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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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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용살검 (1)

DUMMY

“무, 무슨······.”


김윤은 등에서 들려오는 굉음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섬광과 굉음의 원인.

거대한 불기둥이 성벽을 뛰어넘을 높이로 치솟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동반하는 것은.


콰과과과과!


거대한 충격파였다.


폭발의 범위 그 너머까지 초토화하는 폭풍.

일대의 건물이 모조리 휩싸이며 산산조각이 났고, 저 멀리 있는 성벽까지 그 폭풍이 닿았다.


대응할 틈조차 없었다.

김윤의 몸이 실 풀린 인형처럼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날아갔다.


“김윤씨!”


그를 뒤쫓아 벽을 오르던 신혜성이 마력으로 실을 만들어 내뿜었다.

섬세한 마력의 조작, 그것은 아슬아슬하게 김윤의 발목을 휘감았다.

덕분에 김윤은 멀리까지 날아가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폭풍에 펄럭이다가 성벽으로 붙으며 주르륵 미끄러지는 그.


“가, 감사합니다.”


그는 지도에 마력을 불어넣어 만든 검을 성벽에 박아 넣으며 자세를 다잡았다.


“방금 일어난 폭풍과 진동······.”


신혜성이 김윤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파악했다.

내부에서 먼저 일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성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윤이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직후 그는 다시금 성벽을 재빠르게 올라갔다.


그 위로 올라서자 다시금 보이는 도시의 모습.

그것은 그가 방금 보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폭발과 충격파가 도시를 집어삼켰기 때문이었다.


포탈 주위에 모든 건물이 충격파에 휩쓸려 밀려 나갔고, 그 너머는 파편에 짓눌려 박살이 나 있었다.

마치 자신이 박건영과 전투를 했던 날의 그 풍경만 같았다.


“박건영······!”


그때에도 민간의 피해따위는 신경 쓰지 않던 그.

지금도 마찬가지다.

리터너들이 저러한 선택을 내릴 리가 없다.

분명 그의 짓이다.


김윤은 곧장 성벽 내부, 아름을 향해 뛰어들었다.

검을 벽에 박으며 속도를 줄이고 그는 안전하게 도시로 진입했다.


‘일단은 성문이 우선이다.’


우선은 캠프의 이들이 내부로 합류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윤은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성문을 향해 움직였다.


아름에는 총 네 개의 성문이 존재한다.

동서남북 각 위치에 하나씩 존재하는 성문.

그중 그가 향하는 곳은 남동쪽이었다.


미르의 영향력이 미치던 땅.

그리고 지금은 적룡의 기사단의 영역이 된 그 땅 말이다.


곳곳에 놓인 기사단의 시신.

김윤은 그것을 지나쳐 성문으로 향했다.


기사단의 영역을 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곳 역시 그를 막는 이는 없었다.

덕분에 그는 수월하게 성문을 열 수 있었다.


쿠구구구구!


거대한 소음을 흘리며 내부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는 성문.

그러자 캠프의 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내부로 들어섰다.


“이건······.”


이유진이 공기에 실려 오는 피비린내를 맡았다.


“아무래도 이미 시작한 것 같아요.”

“그렇군요.”

“방금 그 폭발, 놈이 한 짓일 거예요. 민간인은 신경도 쓰지 않는 공격······. 빨리 합류해야 할 것 같아요.”


이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동하겠습니다. 모두 속도를 높여주세요.”


그리고 선두로 나선 김윤을 뒤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피로 물든 기사단의 영역을 지나, 평범한 도시의 풍경을 지났다.

그러자 군데군데 건물의 파편에 뭉개진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직 꽤 거리가 있을 텐데.’


그럼에도 벌써 보이는 폭발의 여파.

방금 그 폭발이 얼마나 커다랬는지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여기 사람이 있다!”


뒤따라 오던 캠프의 일원 중 하나가 외쳤다.

그리고 그 외침은 점차 하나둘 겹쳐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도!”


갈수록 폭발의 영향이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김윤씨.”


이유진이 김윤을 잠시 멈춰 세웠다.


“저희는 생존자 구조를 우선으로 할게요.”


그녀가 주변을 살폈다.

민간의 피해가 너무나도 컸다.

같은 인간으로서 그들을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이대로 둔다면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부상, 혹은 죽음에 이르게 될 테니 말이다.


김윤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그들의 대화 사이에 끼어드는 소년 하나.

박다민이었다.


“나도 그쪽이랑 갈 거야.”

“박다민.”

“알잖아. 어차피 나는 구조랑 안 맞는다고. 차라리 이 짓을 한 놈을 죽도록 패주는 게 맞지. 안 그래?”


박다민이 자신의 뒤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최지원이 조용히 서 있었다.


“지원이 너도······.”


그녀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하아······.”


이유진이 그들의 의지에 한숨을 내쉬었다.


“······죽지 마.”

“물론이지. 가자고.”


박다민이 씨익 웃으며 김윤의 곁으로 다가갔다.

김윤은 그들을 슬쩍 바라보다 이유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다시금 발걸음을 재촉했다.


점차 무너진 건물이 늘어나다가 줄어들었다.

충격파에 휩쓸려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거의 다 왔나 보네.”


그 폭발이 일어난 장소에 다가왔다는 것.


“준비해.”


박다민이 긴장하며 자신의 아공간에서 창을 꺼내 들었다.

최지원 역시 총기류를 꺼내 들었다.

김윤 역시 자신의 새로운 무기, 기억의 지도를 꺼내 들었다.


마치 아름 바깥의 아공간 마냥 텅 비어 버린 땅.

그들은 그곳을 더욱 빠른 속도로 주파해 포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누가 이 광경을 만들었는지.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근접한 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느껴지는 거대한 위압감.


그것을 내뿜는 존재는 바로 저쪽에 있는 기이한 존재였다.

몸은 인간이다.

그러나 등과 허리에 달린 새빨간 날개와 꼬리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


새빨간 비늘이 잔뜩 뒤덮인 그것.

그것은 용의 것이었다.


물론 그 비늘은 그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양손을 완전히 뒤덮었다.

그리고 목을 넘어 뺨까지 뒤덮여 있었다.

마치 용과 인간을 강제로 뒤섞은 듯한 모습.


“저건 누구··· 지?”


김윤이 아는 박건영은 아니다.

그야 그가 아는 박건영의 외형은 저렇지 않았으니 말이다.

새빨간 비늘이나 날개, 꼬리의 문제가 아니다.


나이부터가 달랐다.

끽해봐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

박건영의 절반도 살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그가 박건영이었다.

김윤이 그의 젊은 시절을 모르고, 그가 용인이 되었을 때 이곳에 없기에 몰랐을 뿐.

그는 박건영이었다.


“박, 건영······!”


그 증거로 사룡, 조호주가 그의 이름에 증오를 담아 불렀다.

그리고 자신의 뒤로 포효를 일으켰다.


삐이이이익-!!


주작의 포효.

박건영의 주위로 거센 불길이 치솟았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에 불과했다.


그의 날갯짓에 그 불은 마치 촛불처럼 간단히 꺼졌으니 말이다.


“나약하구나, 사룡.”


박건영의 주먹이 조호주의 턱을 후려쳤다.

평범한 주먹질.

그러나 그것을 얻어맞은 조호주는 마치 트럭에 치인 것만 같은 충격을 느끼며 저 멀리 날아갔다.


“본대가 없으면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하하하. 이거 아쉽게 됐군. 미안하게도 내가 그들을 다 합친 것보다 강해서 말일세.”


박건영이 바닥에 쓰러진 조호주의 곁으로 재빠르게 접근한 후, 그를 강하게 짓밟았다.


콰아앙!


그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주변의 땅이 깨지고 뒤흔들릴 정도였다.


김윤이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호주를 짓밟은 박건영.

사방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리터너들.


“박건영이라고?”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했기에 들을 수 있었다.

조호주가 분명 저 젊은이를 향해 박건영이라고 했다.


‘젊어진 건가? 저 기이한 힘을 통해?’


애초에 김윤으로서는 정체를 모르는 힘.

그런 것이라면 젊어지는 것 역시 가능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보단.’


그의 눈동자가 구르며 주변을 살폈다.

그가 터트린 폭발의 위력에 비하면 대체로 멀쩡한 쓰러진 이들의 상태.


누군가 그들을 지킨 것이었다.

이런 것이 가능할 존재 그는 그런 이를 알고 있었다.


김윤은 저 멀리 쓰러진 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은서.’


주은서, 그녀가 자신의 고유 스킬인 배제 구역을 통해 이들을 지킨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막을 수 있었던 것은 폭발뿐.

직접 움직이는 박건영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금 그녀가 쓰러져 있는 이유 또한 그러한 것이었다.


‘현민이랑 서준이, 그리고 우진씨는?’


김윤이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그러자 최현민과 허우진의 모습 또한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모두 주은서의 근처에 있었다.


둘 모두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애초에 최현민은 전투 특화가 아닌 이.

그렇기에 박건영에게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리고 허우진, 그는 이미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김윤은 곧장 그들을 향해 내달렸다.


“어, 어? 이봐! 야!”


그 모습에 놀란 박다민이 손을 뻗었으나 말릴 수 없었다.


순식간에 그들과의 거리를 좁힌 김윤.

그는 곧장 그들의 상태를 살폈다.


“주은서! 최현민!”


김윤이 쓰러진 이들을 흔들었다.

그러자 주은서가 힘겹게 눈을 떴다.


“사, 사장님······?”

“으, 은서야! 정신이 들어?”

“사, 살아계··· 셨군요.”

“그래, 너희도 살아있었구나······.”


김윤의 얼굴이 구겨졌다.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것을 참아냈기 때문이었다.


“으음? 이게 누군가.”


그러나 감동의 재회가 제대로 시작도 되기 전.

그의 존재를 깨닫고 그것을 방해하려는 존재가 있었다.


박건영.

이 모든 사태의 원흉.


“김윤, 자네로군. 오랜만일세. 하하하.”


박건영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그를 향해 다가왔다.

김윤은 주은서를 천천히 내려두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켰다.


“사, 장님. 도, 망쳐요. 위, 위험······.”


주은서가 그런 그를 말렸다.

그녀는 직접적으로 충돌했기에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배제 구역은 평범한 방어 스킬과 메커니즘이 다르다.

이름 그대로 특정 무언가를 배제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공격으로 특정한다면 그 어떠한 위력이든 같은 양의 마력으로 막아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스킬로도 박건영을 상대로는 오래 버텨내지 못했다.

위력은 고사하고 공격의 횟수조차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었다.


“괜찮아.”


김윤은 그녀의 그런 걱정을 뒤로한 채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내 등을 돌려 박건영을 바라보았다.


“어떤가? 지금 나의 모습. 놀랐지 않았는가? 이 젊음, 이 넘치는 힘.”


박건영이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고작 그것뿐일 텐데 그의 주먹 주위에 공기가 일렁였다.


“이것이 용의 힘일세.”


김윤이 새까만 채찍, 기억의 지도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 힘을 얻고 싶어서 그날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 힘을 쓰고 싶어 오늘도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인 거냐?”

“음, 그건 아닐세. 그저 이놈들을 제압하기 위해 일어난 불상사일 뿐. 나 역시 그들의 희생은 바라지 않았어. 애도하고 있던 참이네.”

“표정이나 바꾸고 말하지 그래?”


애도하고 있다는 말을 내뱉는 박건영의 표정.

그것은 애도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힘껏 고양된 표정.

그는 자신의 힘에 취해있을 뿐이었다.

그 무엇도 신경 쓰지 않은 채로.


“하하하. 들켰나? 힘이란 게 그런 법이지. 안 그래도 이 힘을 제대로 쓸 곳이 없어 우울하던 참에 자네가 와서 나는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네. 너무 기뻐서 말이야.”


박건영의 입꼬리가 귀에 닿을 것처럼 휘어졌다.


“자네라면 더 강해졌겠지? 그날의 패배를 양식으로 삼아서? 아니지, 그뿐만이 아니야. 마력은 이제 내게 약점이 됐으니 더욱이 치열한 싸움이 되겠어. 자, 싸우자꾸나. 이 용의 힘을 내가 만끽하게 해다오! 내가 다시금 승천할 수 있게 해다오!”


그가 새빨간 두 날개를 활짝 펼쳤다.


“아니, 너는 땅으로 곤두박질칠 거다.”


동시에 김윤의 새까만 채찍이 휘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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