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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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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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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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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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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귀환 (1)

DUMMY


온통 새카만 공간, 하나의 세계가 사라져 비어버린 공간에 김윤은 홀로 남았다.


‘끝··· 난 건가······.’


길을 만드는 자로서 완전히 각성했다.

그리고 카룬이 바라던 결말을 맺어주었다.


그에게 주는 보답과 같은 것이었다.

그가 그를 도와주었으니 말이다.


그에게 제대로 된 각성의 기회를 주었고, 그를 단련시켜 주었다.

그리고 그의 능력이 정착하고, 적응할 시간을 주었다.

그의 세계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말이다.


‘카룬, 고맙습니다.’


그는 이제는 없어진 그를 향해 감사를 표했다.


이제 이 공간에서 할 일은 없다.

카룬이 바라던 꿈은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돌아올 일도 없겠지.’


그는 새카만 공간에서 주변을 살폈다.


‘나가는 길은 없나······?’


딱히 별다른 게 보이지는 않았다.

온통 새카맣기만 할 뿐이었다.


“나가는 길을 찾는가.”


그때였다.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목소리.

그런데 상당히 익숙한 목소리였다.


“카, 룬······?”


그것은 자신이 끝을 맺어주었을 자의 목소리, 카룬의 목소리였다.


“설마 소멸에 실패한 건가?”

“아니, 그것은 아니다. 내가 마지막에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나?”


카룬이 소멸되기 전에 했던 것.

그것은 지니고 있는 모든 마력을 쏘아내는 행위였다.


“마력 방출······.”

“그래.”


온통 새카만 공간, 그곳에 김윤을 제외한 또다른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찬란한 황금빛 마력.

그것이 하나로 뭉치며 일렁였다.


“나는 마력의 잔재로 의식만 잠시 존재하는 거다. 뭐 노린 거긴 하다만, 덕분에 이것저것 전할 수 있겠어.”

“의식이 존재하는 게 가능한 건가요?”

“마력은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마력은 세계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

그렇기에 완전한 통제만 손에 넣는다면 그 무엇이든 가능하다.

지금의 카룬처럼 말이다.


카룬의 황금빛 마력이 김윤의 팔을 휘감았다.

그가 부러뜨렸던 팔이었다.


그것이 그의 팔에 스며들자 상처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다.


“인지해둬라. 길을 만드는 자의 힘을 제외한 모든 것은 고유하지 않다. 그것은 그저 마력 패턴이 맞게 되어 자신이 가장 잘 다루는 종류로 존재할 뿐이지. 네 동료 중 하나가 나의 고유 스킬이라고 여기던 공간 이동을 따라 했듯이 말이다. 길을 만드는 것만 아니라면 뭐든 할 수 있다.”


황금빛 마력이 김윤의 팔을 벗어나 다시 한 곳에 뭉쳤다.


“그러니 너 역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것을 통해 너의 세계를 지켜라.”


김윤이 회복된 팔을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래.”


카룬이 대답을 하는 것과 동시에 그를 이루던 마력이 크게 흔들렸다.


“아무래도 시간이 많지는 않은 것 같군. 그러니 간단히 전하겠다. 길을 만드는 자의 힘, 그것은 불이다.”

“불······?”

“그래, 그것은 최초로 깨어난 자가 근처에 있는 이들에게 퍼트리는 불. 그렇기에 길을 만드는 자는 최초 각성자 주위에서 추가로 깨어난다. 그 근처에 있는 적합한 자에게 깃들고, 그 존재를 각성시키니 말이다.”


카룬이 말을 이었다.


“그러니 나머지 길을 만드는 자도 네 근처에 있을 거다. 찾아라. 그리고 협력해라.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어떠한 시련이 있어도 그래야만 한다. 그것만이 네 세계를 구하는 길이 될 거다.”

“협력······.”


카룬이 내뱉은 단어에 김윤은 백민호를 떠올렸다.

그 역시 길을 만드는 자.

자신은 과연 그와 협력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세계는 어떤 수를 써서든 너희가 협력하지 못하게 방해할 거다. 그리고 그것이 성립되는 순간, 네 세계는 멸망을 향해 달려갈 거다. 내가 그랬듯, 다른 세계가 그러했듯.”


카룬을 이루는 마력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소멸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래, 또다시 말하지만 나는 네 세계가 살아남기를 바라겠다.”


카룬의 마력이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그대로 쏘아지며 김윤의 심장 부근을 파고들었다.


“이, 이건?”

“내 남은 마력을 불어넣었다. 전처럼 풍족한 양은 아니지만 도움은 될 테지.”


카룬의 목소리가 흐릿해졌다.

남은 마력을 모조리 그에게 불어넣은 것으로 소멸을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네 세계가 살아남기를 바라겠다. 그리고··· 고맙다.”


그 말을 끝으로 카룬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김윤은 다시금 새카만 공간에 홀로 남겨졌다.


“고맙습니다. 카룬.”


김윤이 이제는 들리지 않을 감사 인사를 다시금 전했다.

카룬, 그에게는 받은 것이 많았으니 말이다.


그는 자신의 체내에 머금어진 카룬의 마력을 살핀 후, 자신의 마력을 움직였다.

이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푸른 마력이 그의 손끝을 빠져나와 공간에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카룬이 했던 말, 마력은 뭐든지 할 수 있다.

그저 맞는 마력 패턴에 따라 적합한 스킬이 다른 것뿐, 효율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도 가능할 것이다.


김윤의 마력이 새카만 공간을 뚫기 시작했다.

마석 던전이 있었고, 소멸한 자리.

이곳을 벗어나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행위였다.


정확히는 포탈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공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가장 쉬운 방법, 포탈.

지금 그는 자신의 마력을 통해 그것을 구현하고 있었다.


‘가능은 한데 마력 소모가 너무 심하군.’


김윤이 자신의 마력을 집어삼키고 만들어진 임시 포탈을 바라보았다.

그의 기억 속에 있는 포탈을 재현한 그것.

그러나 진짜 포탈에 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통과할 수 있는 인원은 단 하나, 그리고 통과하면 저것은 사라진다.

더군다나 하나를 만드는데 시간도 많이 들뿐더러, 마력 소모가 매우 극심했다.


‘쓸 수 있는 패가 더 늘어난 건 좋은 거지.’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으면 그만 아니겠는가.


김윤은 자신이 만든 임시 포탈을 향해 몸을 맡겼다.

포탈 특유의 그 울렁거림까지 재현됐는지 그 불쾌한 감각이 그를 파고들었다.



***



“나, 나는······?”


지구와 아공간이 이어진 길.

그곳에 황금빛 섬광과 함께 나타난 최현민이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복부를 꿰뚫렸다.

그리고 그대로 카룬의 마력에 의해 소멸했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이곳에 있었다.

마석 던전으로 이동하기 전, 그 위치로 말이다.


“서, 설마 여, 여기가 저, 저승?”

“웃기는 소리를 하고 있네요.”


상처를 어느 정도 회복한 주은서가 최현민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럼 여기 있는 모두가 죽었게요?”

“그, 그러면 안 되지······!”

“맞아요. 현민 오빠가 힘들게 다 이동시켰는데 말이죠.”

“그, 그러네. 그, 그럼 나는 살아있는 건가?”


최현민이 자신의 복부를 살폈다.

그곳에 뚫려 있던 구멍은 거짓말처럼 사라져 있었다.


“그, 그럼 사, 사장님은?”


김윤에 대한 것이 언급되자 주은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애초에 그들의 목적은 김윤을 구하는 것.

그러나 아무런 소득 없이 부상만 입은 채 돌아온 것이었다.


“다, 다시 돌아가야겠어.”


최현민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마력을 일으켜 자신의 몸에 둘러진 마력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 위함이었다.


“지금 돌아가서 다시 죽기라도 하려고요?”

“하, 하지만 사, 사장님이 오지 않았어.”

“죽이진 않을 거에요. 놈이 그랬잖아요. 사장님은 필요가 있어서 데려왔다고.”

“그랬지······.”

“그리고 우리도 모두 살려보냈잖아요. 사장님의 이동을 막는 걸 보면 우리의 이동도 막을 수 있을 텐데요.”

“그, 그러네.”


주은서가 말을 이었다.


“사장님은 돌아올 거예요. 반드시. 그러니까 가게로 가서 기다리죠. 상처도 추스릴겸. 지금 제 몸 상태가 별로라서. 우진 오빠도 좋아 보이진 않고요.”

“그, 그래······! 도, 돌아가자.”

“그럼 서준이 좀 챙겨줘요. 우진 오빠는 제가 부축할게요.”

“으, 응!”


그들은 다시 길잡이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리에는 새로운 포탈이 생겨났다.

김윤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포, 포탈?”


그러자 순찰을 돌던 이들이 그것을 발견하고는 경계하기 시작했다.

평소 그들이 알던 포탈과는 조금 다른 그것.

불안정한 듯 그것은 크게 일렁이고 있었다.


“지, 지원 병력! 이상 현상이 목격됐습니다!”


경비병들이 급하게 마력 통신구를 통해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마력을 일으켜 무기에 휘감고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갑자기 생겨난 포탈, 저것에서 무엇이 나타날지 모른다.


“또 그 백민호라는 작자의 짓인가?”

“포탈조차 만들다니······.”


그들이 한껏 긴장을 끌어올리고 유지하고 있을 때였다.

더욱 크게 일렁이는 포탈.

동시에 그것은 푸른 섬광을 밝게 내뿜었다.

무언가가 포탈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었다.


화아악!


일대를 순식간에 집어삼킨 섬광이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자 그 포탈이 뱉어낸 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사, 람······?”


김윤이었다.


“어, 어······! 기, 김윤이다!”


실종됐던 그가 돌아왔다.


그가 돌아왔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시청까지 도달했다.

그들이 품고 있던 문제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흥, 살아있었군.”


조호주가 콧방귀를 꼈다.


“다행이네요.”


이유진은 안도를 했고.


“······.”


신민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길드도 대체로 신민우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놈이 죽을 리가 없지.”


그 수많은 비난에도 꿋꿋이 살아오던 이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도 살아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일까.


신민우가 침묵을 끝내고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그, 그게 자신의 가게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냥 둡니까?”

“정부의 소속도 아니지 않습니까. 돌아온 걸 알았으면 됐습니다. 나중에 제가 찾아가죠. 수고하셨습니다.”


신민우가 마력 통신구의 연결을 끊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깃들었다.



***



“되게 오랜만인 기분이네.”


결계를 넘어 아름으로 들어선 그.

그는 별다른 제지 없이 원하는 곳으로 향했다.

애초에 정부 소속은 물론 길드 소속도 아닌 그.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소속된 곳으로 향했다.


폐허를 넘어 공터가 되어버린 땅.

그곳에 있는 유일한 건물, 길잡이.


멸망 이후 그가 살아온 곳이자, 그의 가족이 새롭게 생겨난 곳.

그는 그곳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들은 모두 저곳에 있을 것이다.

그가 살아있고, 살아가는 이유.

그가 지금껏 발버둥친 이유가 저곳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발버둥칠 이유가 저곳에 있다.


그의 발걸음이 점차 빨라졌다.

그것은 이제 걸음을 벗어나 뜀박질이 되었고, 그는 순식간에 가게 앞에 당도했다.


가게 앞에 도착한 그는 김윤은 문고리를 천천히 붙잡았다.

그리고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당겼다.


“다녀왔습니다.”


다시금 그들을 만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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