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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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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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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0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4.01.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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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탐색대 (4)

DUMMY


길잡이의 문을 열고 들어선 이를 보고 허우진이 의문을 품었다.


“노호··· 수?”


노호수, 한때 아름의 시장을 습격했던 이이자 그들과 함께 지하에서 살아가던 이.

그리고 함께 아름 탈환 작전을 실행한 남자.

또한 지금쯤이면 정부와 헌터즈 측에서 관리하는 병실에 있을 그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어째서 이곳을 찾아온 것일까.


허우진이 김윤을 바라보았다.

그가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를 반겼기 때문이었다.


“왔군요.”

“왔군요? 데리러 온다던 놈이 할 말인가?”

“스스로 할 수 있다면서요?”


노호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됐다. 내가 머물 곳은 어디지?”


그리고는 발걸음을 성큼성큼 옮겼다.


“이게 무슨······?”


그 모습에 주은서와 최현민 역시 의문을 품었다.


“사, 사장님?”

“아, 설명을 안 했구나. 앞으로 우리 길잡이에서 함께 일할 새 직원이야. 실제로는 없는 사람이나 다름없으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서로 필요한 게 있어서 맺은 계약 정도랄까.”


김윤이 간단히 설명한 후, 노호수의 뒤를 잇따랐다.

이어 그들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향했다.

길잡이에 있는 이들이 머무는 방들이 있는 곳이었다.


“저 가장 안쪽 방을 쓰시면 될 거예요. 그쪽에게도 그게 편하겠죠?”

“그래, 언제 출발하지?”

“나흘 뒤에요.”

“그렇군. 알겠다. 나도 준비를 해두지.”

“아, 참 은신 스킬은 있으신가요?”


김윤의 질문에 노호수가 그를 힐끔 바라보았다.


“지금 놀리는 거냐? 원소의 축복을 지닌 사람은 고유 스킬의 속성을 제외한 그 어떠한 스킬도 쓰지 못하는 것을 알 텐데?”


그가 손바닥 위로 작은 바람을 일으켰다.


“혹시 몰라서 물어봤어요.”


그러자 김윤이 인벤토리에서 지도를 몇 장 꺼내서 그에게 건넸다.


“은신 스킬이 담긴 지도에요. 마력을 흘려보내면 그게 어떤 종류든 흡수해서 효과를 발동할 거예요.”

“······이런 것도 만들 수 있나.”


노호수가 건네받은 지도를 이리 저리 살피다 하나를 펼쳐보았다.

그러자 내부에 새겨진 기이한 푸른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흐음······.”


그는 실험삼아 그것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그의 손끝에서 바람으로 이루어진 마력이 흘러나오며 지도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지도에 새겨진 문양, 그것이 정해진 길인냥 천천히 잇따르는 마력.

그것이 끝에 다르자 지도가 푸르게 타오르며 노호수의 모습이 사라졌다.

은신 스킬이 발동된 것이었다.


“이런 느낌이었군. 무언가 몸에 얇게 둘러진 느낌. 이러면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 건가?”

“기척도 안 느껴질 거예요. 마력의 흐름도.”

“그런가. 내가 직접 해제는 못하나?”

“추가로 사용해서 연장은 가능해도 스스로 해제는 못해요. 스킬을 아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렇군. 알겠다. 그럼 나는 방에서 정비를 하고 있도록 하지. 출발하기 전에 찾아와라.”

“네.”


노호수는 이제 자신의 것이 된 가장 구석진 방으로 들어섰다.


“아, 가구 같은 건 필요 없으신가요?”

“······필요 없다.”


김윤은 그런 그를 뒤로한 채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그러자 곧장 그를 향한 질문이 쏟아졌다.


“저 사람이 길잡이에서 일한다고요?”

“무, 무슨 이, 일을 하는 거예요? 여, 여기서 사, 사는 거예요?”

“이렇게 갑자기?”

“진정해.”


김윤이 그 둘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저 사람이 다른 건 몰라도 실력은 있잖아? 풍신이라는 이명도 있을 정도고. 그래서 길잡이를 지킬 겸 해서 고용한 거야. 그 전에 지은 죄는 그래도 아름 탈환 때를 생각하면 좀 봐주겠지.”

“마, 말하는 걸 보면 모, 몰래 빠져나온 거 같던 데요······.”


허우진이 그들의 곁으로 다가왔다.


“······저 사람의 성격상 그냥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사실은 돈을 좀 줬죠.”


김윤의 대답에 허우진의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하하.”


그러자 김윤이 멋쩍은 듯한 웃음을 지었다.

그에게 질문을 던지는 허우진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탐색대에 데려가려고요.”

“탐색대에 말입니까?”

“네. 확실히 실력은 믿을만 하잖아요? 그리고 바람은 쓸 곳도 많고.”

“그렇긴 합니다만······. 정해진 일원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김윤이 푸른 지도를 하나 꺼내보였다.

그러자 허우진이 그것을 잠시 보다가 계단 위를 슬쩍 바라보았다.


“······알겠습니다. 사장님의 선택이니 믿고 따르겠습니다.”


자신들을 도울줄 알았던 허우진이 승낙하자 둘의 입에서 동시에 한탄이 터져 나왔다.


“우진 오빠!”

“우, 우진이 형······.”

“너희가 뭘 해도 사장님은 선택을 바꾸지 않을 거다.”

“하하.”


주은서가 김윤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항상 제멋대로네요. ······이번엔 돌아올 거죠?”

“언젠 안 돌아온 것처럼 말하네. 이번에도 돌아왔잖아.”

“······그래요.”


주은서가 계단으로 향했다.


“조심히 다녀와요.”

“으, 은서야······.”


최현민이 그런 뒷모습을 쩔쩔 매며 바라보았다.


“저, 저는···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없을까요? 평범하게 가게를 운영하면서··· 간단한 의뢰를 받으면서······.”


김윤이 답했다.


“나도 그러고 싶어. 그리고 그러기 위한 거야.”


그리고 최현민의 어깨의 손을 얹었다.

이어 다시금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있다가 보자.”



***



그 뒤로 나흘, 김윤이 탐색대를 출발하는 날이 다가왔다.

그러나 그가 나서는 모습을 배웅하는 이는 없었다.

그야 이른 아침, 아직 해가 뜨기 전의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시간.

그는 카운터에 메모를 남긴 후, 노호수와 함께 가게를 빠져나왔다.


“그냥 가도 되겠나.”


노호수가 가게를 돌아보았다.


“괜찮을 거예요. 뭐, 새 물건 가격도 방침도 다 적어놨으니까 장사는 잘하겠죠.”

“······그래.”

“그리고 뭐 금방 돌아올 건데요. 왜요, 아저씨는 안 돌아오려고요? 월급 받아야죠.”

“그렇지. 그리고 나는 아저씨가 아니다.”


둘은 아름과 아공간 바깥을 잇는 거대한 문을 향했다.


사람들이 깨어나지 않아 조용한 길을 거닐자 거대한 문이 금세 그들의 앞에 다가왔다.


“슬슬 쓰면 되겠네요.”


저 멀리 있는 문, 그곳에 있는 인기척이 느껴지자 김윤이 노호수에게 말했다.


“알고 있다.”


그러자 그는 품에서 지도를 한 장 꺼내 마력을 불어넣었다.

김윤이 그에게 주었던 은신 스킬이 새겨진 지도였다.

지도가 금방 푸른 불꽃을 토해내며 타올랐다.


순식간에 은신 상태가 된 노호수.

그는 조용히 김윤의 뒤를 뒤따랐다.


문의 그 앞에는 캠프의 이들이 미리 준비한채 기다리고 있었다.


“아, 오셨군요. 김윤씨.”


신혜성이 다가오는 김윤의 모습을 반겼다.

김윤은 함께 가는 이들이 누구인지 살폈다.


총 10명으로 이루어진 인원.

대부분은 모르는 얼굴이었으나 아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최지원, 과거 함께 훈련을 했던 캠프의 아이 중 하나였다.


“다민이는 결국 함께 못 가나 보죠?”

“하하, 탐색대에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여러모로.”

“그렇긴 하죠.”

“그럼 가볼까요?”


그들은 곧장 거대한 문에 달린 쪽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것을 열려는 순간 신혜성이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저번에 말씀드렸던 대로, 우선은 캠프의 남은 사람들을 이곳으로 모셔올 겁니다. 아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신혜성이 허공을 두드렸다.

자신의 인벤토리를 두드린 것이었다.


“우리의 결계를 빽빽하게 두른 운반용 차량을 지원받았으니까요.”

“······그게 그 안에 들어가나요?”

“간이 차량이라 무게는 그리 나가지 않더군요. 과거 이곳에 유명하던 길드의 기술력으로 만들었다는데··· 1회용이라더군요.”

“그렇군요.”

“여하튼 그것으로 나머지 인원을 옮기면 우리는 간단한 정비를 마친 후, 다시 아름과 연결된 길. 지구로 향할 겁니다.”


신혜성이 설명을 이었다.


“정부의 리터너들을 통해 미리 파악한 결과, 그곳은 서울과 연결되어있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향하는 포탈과 캠프, 딱 그 정도 거리라고 예측됩니다. 아 그 길과 캠프의 거리가 말이죠. 그러나 기존에 보지 못한 몬스터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때 길을 넘어온 것들인가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한강 밑에 잠긴 마석에서 나온 존재들 같은데······. 저번 전투에서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지 그리 강한 개체는 출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또 모르는 일이죠. 그리고······.”


신혜성이 김윤에게 시선을 옮겼다가 저 멀리 있는 길을 향해 다시금 시선을 옮겼다.


“캠프의 일원들은 모르겠지만, 거의 최근이라고 불러도 될 과거에 아름에서 지구 재건 원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원정은 남쪽으로, 한강을 건넌 직후 실패했죠.”

“남쪽이면 저희가 살던 곳 아닙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위입니다. 그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아름의 정예 리터너들을 홀로 학살했다고 하더군요. 또한 인간의 말을 구사했다는 정보 또한 있었습니다.”

“저···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우리가 탐색해야하는 곳이 그곳이기 때문입니다.”


신혜성의 이어지는 대답에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물론 그러한 이유 하나로 물러설 이들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들은 탐색대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참여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것은 이곳에 있는 캠프의 이들도, 그리고 길드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영원 길드 소속, 신민하가 입을 열었다.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하고 참여한 겁니다.”


그러자 신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하지만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알려드리는 겁니다. 목숨은 하나뿐이니까요.”


그가 다시 몸을 돌려 문을 움켜쥐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는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돌아가실 분들은 그대로 돌아가주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그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는 쪽문을 열어젖혔다.

그는 자신이 말한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새하얀 아공간의 바닥이 그의 발바닥과 마주했다.


그것과 맞닿은 그는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걸음 한걸음,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이제는 아름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좋군요.”


그러나 이탈한 이는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겁을 상실한 탐색대라고 해야할까요?”


신혜성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그의 뒤를 따르던 다른 이들 역시 웃음을 흘렸다.


“갑시다.”

“이제 이곳이 우리가 살 곳 아닙니까?”

“그게 아니라도 돕고 살아야죠.”


캠프의 이들이 협력의 뜻을 밝혔다.


“애초에 우리가 하는 일이니까요. 리터너.”

“맞아요. 지구를 되찾기 위한 영광스러운 일이랄까요.”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겠어요.”


아름의 리터너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을 찬미했다.


그들은 지구로 향하는 포탈을 향해 발걸음을 디뎠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고 여기며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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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탐색대 (1) 24.01.17 80 2 11쪽
100 귀환 (2) 24.01.16 71 2 12쪽
99 귀환 (1) 24.01.12 70 2 11쪽
98 실패한 세계 (2) 24.01.11 78 1 12쪽
97 실패한 세계 (1) 24.01.10 63 2 12쪽
96 불완전 (7) 24.01.09 77 2 12쪽
95 불완전 (6) 24.01.05 67 1 12쪽
94 불완전 (5) 24.01.04 73 2 12쪽
93 불완전 (4) 24.01.03 77 2 12쪽
92 불완전 (3) 24.01.02 64 2 11쪽
91 불완전 (2) 23.12.29 7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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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개척 (3) 23.12.25 6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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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용살검 (2) 23.12.09 6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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