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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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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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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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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작성
23.12.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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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용살검 (4)

DUMMY



“이건······! 피해!”


김윤이 박건영을 향해 쇄도하는 박다민을 향해 외쳤다.

아니, 그만이 아니다.

어느새 몸을 추스르고 그들을 돕기 위해 합류한 리터너들.

그들에게도 외치는 말이었다.


“크윽!”


김윤은 빠르게 채찍을 뻗어 박다민과 몇몇 리터너를 휘감아 당겼다.

부정적인 감각이 쏟아지겠지만 별수 없었다.

저것에 닿는 것보단 낫다.


그야 저것은 지금 자신에게 닿는 모든 것을 재로 만들고 있었으니 말이다.

김윤이 쏟아낸 공격을 넘어, 그 외의 것들마저 재로 만드는 숨결.

그것은 바닥을 물론 생명체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흐아아-!!”


박건영이 내뿜은 숨결을 미처 피하지 못한 리터너가 비명을 내질렀다.

아주 짧은 비명이었다.

길게 내지를 수가 없었다.

그 짧은 비명이 길게 이어지기 전, 몸이 검게 물들고 재가 되어 흩어졌으니까.


“저, 저게 무슨······.”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박다민이 중얼거렸다.

그는 지금 김윤의 기억의 지도에 휘감긴 상태.

그렇기에 그것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되었다.


박건영이 내뱉은 숨결을 통해 만들어진 공포.

그리고 그것이 채찍이 가진 능력과 만나며 증폭된 것이었다.


“······이런 효과가 날 줄이야.”


김윤이 채찍을 회수한 후, 데려온 이들을 살폈다.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깊은 공포에 잠식된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만이 아니었다.

박건영이 내뿜은 숨결에 휩쓸린 이들.

그중 완전히 소멸하지 못한 이들.

그들은 소멸된 신체의 일부를 찾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부위는 점차 커지고 있었다.

검게 물들어 가는 부위가 전염되듯 퍼지는 것이었다.


“용의 숨결이 어떠한가?”


박건영이 뿌듯하다는 듯이 두 팔을 펼쳤다.

그리고 바스라져가는 이들의 모습을 비웃었다.

고통 속에 천천히 목숨을 잃어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말이다.


“네가 제대로 싸우지 않으면 더 많은 이들이 바스라질 거다.”


그가 바닥을 박차며 날아올랐다.


“그날처럼 모든 마력을 쏟아부어라-!!”


이어 다시금 검붉은 숨결을 토해냈다.


“빌어먹을.”


피할 곳따위 없다.

피해서도 안 된다.

그의 뒤에는 아직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김윤은 마력을 끌어올리며 머리를 굴렸다.


‘뭐로 대처해야 하지? 마력에는 막히는 건가?’


스킬을 담아둔 지도는 이미 모두 불태웠다.

평범한 무기로서는 저것을 막아낼 수 없다.


‘그럼 방출뿐인가?’


그의 전신에서 푸른 마력이 쏟아져나왔다.

그것은 거대한 한 줄기의 섬광이 되어 숨결을 향해 돌진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방출.

그러나 실제로는 아니었다.


‘아니, 그래서는 달라지는 게 없잖아.’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야했다.

그렇기에 그는 방출에 다른 것을 뒤섞었다.


지구에서 배운 마력 운용법, 흐름.

그것은 자신의 마력을 기반으로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주변의 마력을 휘감는 스킬.

그리고 그것이 지금 저 솟구치는 섬광의 중앙에 적용되고 있었다.


거대한 방출 사이에 뒤섞은 섬세한 흐름의 운용.

그간 신혜성에게 배운 섬세한 마력 운용의 결과였다.


그 결과 지금 솟구치는 기둥은 자신의 살점을 집어삼키고, 그것을 다시금 연료로 사용한다.

즉, 쉽사리 꺼지지 않는 무한에 가까운 방출이라는 것.


콰과과과과!


솟구치는 섬광이 숨결을 밀어내다 못해 꿰뚫었다.

그것의 밀집된 마력의 힘이 더 강했기 때문이었다.


‘이건······.’


피할 수 없다.

흐름으로 인해 회오리치는 섬광이 박건영을 집어삼켰다.


아공간을 꿰뚫을 기세로 솟구치던 섬광이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러기 무섭게 박건영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굉장한 위력이군. 거기다 이 지속력.”


콰드드득!


그 엄청난 위력의 공격에도 그는 죽지 않은 것이었다.

전신에 붉은 기운을 휘감은 채로 약해진 섬광을 찢어내는 박건영.


“좋구나!”


그가 날개를 펄럭이며 김윤을 향해 쇄도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그가 붉은 비늘이 뒤덮인 손을 휘둘렀다.

그 끝자락에 달린 날카로운 발톱이 마치 검처럼 휘둘러졌다.


“큭······.”


김윤은 빠르게 고개를 젖히며 공격을 피해낸 후, 발차기로 복부를 밀쳐 박건영을 떨쳐냈다.

곧이어 반격으로 이어지는 김윤의 공격.

거리가 벌어진 박건영을 향해 김윤이 채찍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마력이 휘감겨 강화된 채찍이 비늘로 뒤덮인 박건영의 살갗을 찢었다.

동시에 채찍에 담긴 능력이 발동되며 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심어넣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에게 반복되는 기회.


김윤이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자 그것이 적중하는 것과 동시에 번개의 꽃을 피워냈다.


뇌격.

김윤이 주로 사용하는 연계형 스킬의 시발점.


피뢰.

그것으로 인해 피어난 번개의 꽃이 저물며 다음 스킬을 이어갔다.

뻗어나간 번개가 회수되며 다시금 박건영을 강타했다.


이어 그 번개를 휘감으며 다시금 더 강해진 번개를 쏟아낸다.

진 뇌격.


총 3타로 이어지는 김윤의 주력 스킬이 박건영을 강타했다.


콰지지직!


“아직이다!”


본래라면 이것으로 끝났어야 하는 연격.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더욱 강하게 쏟아진 번개.

그것을 더욱 큰 마력으로 당기며 최종적으로 폭발을 일으킨다.


김윤이 손을 뻗어 흩뿌려진 자신의 마력을 당겼다.

그리고 반대 손에 불꽃과 번개를 휘감았다.

불꽃과 번개가 뒤엉키며 타닥타닥 작은 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그의 손바닥 위.


그는 그것을 회수되는 번개를 향해 내질렀다.

그러자 되돌아오는 번개와 작은 폭발의 연쇄가 맞닿았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콰아아아앙!


전방에 거대한 폭발.

마치 거대한 꽃과도 닮은 폭발이 박건영을 집어삼켰다.


뇌화.

뇌격, 피뢰 그리고 진 뇌격으로 이어지는 연계의 새로운 끝맺음.

번개와 화염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폭발의 꽃이었다.


그것은 화염과 번개를 쏟아내며 뇌격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꽃을 피워냈다.


“그래! 이거다!”


그러나 그러한 공격에도 박건영은 회복했다.

즉사가 아니라면 그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그는 성장한 김윤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며 주먹을 내질렀다.


“컥!”


주먹이 김윤의 턱을 후려쳤다.

꼬리가 그의 다리를 걸어 당겼고, 넘어지는 그의 복부에 무릎이 내리꽂혔다.


콰앙!


그대로 바닥에 처박히는 김윤.

그는 이어지는 공격이 닿기 직전 몸을 굴려 피해냈다.

그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마력으로 강화된 육체.

그리고 생명력으로 강화된 육체가 서로 직접적으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주먹과 주먹이 부딪히고 충격파가 터져 나온다.

비등한 것 같아 보이는 충돌.

그러나 둘이 사용하는 힘은 종류가 다르다.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차이가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건영이 사용하는 힘의 종류는, 평범한 이들이 다루는 마력과는 다른 생명력.

이것이 지닌 가장 큰 효과는 상처의 회복이었다.

어떠한 상처를 입든 그것이 즉사만 아니라면 모두 회복시키는 힘.

과거 임재현이 사용한 초고농축 마력보다 더욱 효율적인 회복의 힘이었다.


반면 김윤이 사용하는 힘은 평범한 마력.

그 양이 많고, 사용법이 다양해졌다 한들 결국엔 마력이다.

상처 회복의 기능이 없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가 택한 박건영과의 육탄전은 좋지 못한 수였다.

충돌이 이어질수록 그가 입는 상처는 늘어나나, 박건영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커헉······!”


박건영의 주먹이 김윤의 복부에 처박힌다.

폐에 담아두었던 숨이 터져 나오며 반격을 위해 움켜쥐었던 주먹이 풀렸다.


“더 보여다오. 더 성장해다오! 내게 더 큰 시련을 다오!”


박건영이 그런 김윤을 향해 사정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비늘로 뒤덮인 그의 손에 김윤의 살점과 피가 묻어나왔다.


“더, 더, 더, 더, 더-!!”


그가 광기에 휩싸인 채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다.


“더?”


그러다 문득 무언가라도 깨달은 듯이 주먹을 멈추었다.

아니, 실제로 깨달았다.


“어째서······?”


자신의 모습이 내비치는 모순을 말이다.


‘내가 언제부터 힘을 추구했지? 내가 언제부터 시련을 추구했지?’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대체 언제부터 변한 것일까.


그는 그저 용을 동경했을 뿐이다.

그 이상을 바라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그것에 방해되는 이들을 해치우려고 했을 뿐이었다.


김윤 역시 마찬가지.

그가 돌아오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야 그 자리에 죽여버리려고 했었으니 말이다.


길드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계획에 있어 방해가 되니 모조리 죽여야만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아니, 그들만이 아니다.

백화 역시 마찬가지.

그들 역시 진작에 죽여야만 했다.


목표는 이미 이루었고, 그들은 그에게 방해되는 존재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강한 마력을 가졌다고 살려둔다고?’


박건영이 공격을 중단하고 몸을 일으켰다.


‘놈들을 살려 나의 성장에 이용한다고? 아니, 이건 내 생각이 아니야.’


그는 호전적이지 않았다.

치밀하며 계획적이었다.

오로지 자신의 꿈을 위해.

그리고 그 꿈은 자신의 성장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싸우며 자신의 힘을 기르는 게 꿈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는 그저 이 도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용의 힘을 손에 넣고 싶었을 뿐.

스스로가 극한까지 강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이건······.”


박건영이 피로 물든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비타의 의지인가······?”


그가 떨리는 눈동자로 움켜쥐어지는 주먹을 바라보았다.


“······웃기지 마라. 던전에 썩어있을 존재가 내게 손 대지 말란 말이다! 이건 내 몸이다! 내 의지다!”


박건영이 새빨간 기운을 폭발적으로 터트렸다.

김윤이 수많은 공격의 파도를 쏟아부었을 때, 그것을 막기 위해 만들었던 힘의 기둥처럼.


콰과과과과!


새빨간 기둥이 점차 커지며 주변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래, 전부 죽이면 돼.”


박건영이 자신의 발밑에서 생명력을 마력으로 밀어내고 있는 김윤을 바라보았다.


“이놈도, 저놈도 모두!”


그가 거칠게 손을 내질러 김윤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힘을 싣기 시작했다.

그대로 목을 부러뜨릴 생각이었다.


“커, 커헉······.”


김윤 역시 최선을 다해 막아섰다.

마력을 전신에서 뿜어내는 것으로 붉은 기운을 막아서고, 목을 움켜쥐는 힘은 팔로 저항한다.


김윤이 박건영의 팔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비틀어 그것을 말그대로 쥐어짜려는 순간이었다.


그가 전신에 두른 마력.

그것이 스스로 고유 스킬을 발동해 무언가를 그의 머릿속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그것은 기억이었다.

그러나 박건영의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를 잠식하고 있는 비타의 것도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이곳의 기억이 아니었다.


‘이건 대체······?’


그렇다면 이것은 대체 무슨 기억인가.

김윤이 그것을 파악하려는 순간, 그는 갑작스레 쏟아지는 기억에 순식간에 삼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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