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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oMeNon 님의 서재입니다.

검은 비늘 연맹 : 디온 내전사 episode1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SanToMeNon
작품등록일 :
2019.04.01 12:41
최근연재일 :
2019.04.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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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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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수 :
23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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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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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늑대의 두 아들 (7)

DUMMY

“후 ... 이제 광산은 고사하고 무서워서 어떻게 살겠우까?”

“암튼 아연은 쌓여가는 데 구리는 통 캘 수가 없수요니, 이게 대체 뭔 상황이란 말이요까?”

“아휴, 요즘 우리 대장간도 일감이 없어서 죽겠우다.”

“그러게 말이우다. 일단은 족장님께서 전사들을 이끌고 가신다 하셨으니 거기에 기대를 걸어봐야 않겠우까?”


하온 부족의 마을에 도착한 러마와 그의 수호대원들은 가지고 온 물건들을 풀어놓으며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음을 알아챈 러마는 보부상으로 위장한 수호대원들에게 좌판을 맡기고는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들이요까?”

“음? 누구시요까? 처음 보는 얼굴이운데 ..”

“아, 여기저기 떠도는 보부상이요다. 오늘 막 도착하여 짐 풀었우요다.”

“요즘 난리도 아니요다. 지난 건기쯤 이곳 동쪽 하반켈 광산에 장군늑대가 나타났우요다.”

“장군늑대 말이요까 ...”


장군늑대는 카피티 산맥 곳곳에서 십 년에 한번씩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존재들이었고,

그런 카피티 산맥 동쪽 끝단에 위치한 하온 부족의 마을에 장군늑대가 나타난 일은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물론 하온 부족들 입장에서야 난처한 일이겠지만, 바헬 러마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야, 몇몇 사람들 말로는 집채만한 크기에 돼지도 한입에 물고 마을의 목책을 뛰어 넘어다닌다 하더요다.”

“그래도 아직 마을 사람이 물려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우다.”

“예끼! 그 모습에 심장 멈춰 죽은 이가 벌써 둘이우다.”

“하기사 ... 달밤에도 허옇게 빛나는 게 담력 좋기로 소문만 전사들도 오줌을 지렸다 안하우까?”

“새하얀 장군늑대 ...”


그들의 말에 뭔가 번뜩인 러마는 이제 막 좌판을 벌여놓은 수호대원들을 불러모아 하온의 광산으로 향했다.

오자마자 다시 좌판을 정리하여 떠나는 그들을 보며 시장의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듯 한 마디씩 던졌다.


포스틴 일행이 당갈 부족의 서쪽 카피티 산맥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로기엔 폐허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덧 가을도 끝자락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로기엔 폐허에 자리를 잡은 포스틴 일행은 흩어져서 찾아보기로 하였고, 몇 개의 책을 구한 셀키드는 포스틴에게 가져와 그것이 정령술 책인지 물었다.


“정령술 책이 아니였우까?”

“뭔가 마법과 관련된 책인 것 같기는 헌디, 혹시 이것들 흑마법서는 아니당가?”

“흑마법? 그게 뭐우까?”


포스틴의 대답에 다리스는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고, 셀키드는 어떻게 그것도 모르냐는 투로 반문했다.


“무당의 아늘(딸)이 흑마법이 뭔지도 모르우까?”

“야는 정령술, 흑마법, 신성술, 연금술, 마법 이런 어려운 거 구분 못 해부러.”

“쉽게 말해 나쁜 종류의 마법이우다.”


그래도 나름 무당이라고 셀키드는 흑마법이 체력 혹은 생명력을 사용하는 종류의 마법이라며 다리스에게 쉽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흑마법서들을 훑어 보던 포스틴이 ‘생명력의 전달’이라는 제목의 책을 가져와 셀키드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이것도 흑마법이당가?”

“아무래도 생명력을 다룬다면 흑마법이 아니겠우까?”

“그랴도 제목은 생명력을 주는 것 인디, 잘 읽다 보면 사람을 고치는 방법도 있것지라.”

“그럼 일단은 챙겨 가우.”


로기엔 폐허를 3일 동안이나 뒤져 나름 한 권의 책은 건졌다 생각하는 셀키드와 달리 포스틴은 자꾸 무언가 불만족스러웠다.

결정적으로 전승자 헤르나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생각한 그녀는 주변을 돌아보다가 카피티 산을 쳐다보았다.


“저 산을 한 번 뒤져보고 자븐디...”

“곧 겨울인데 여기까지 와서 얼어 죽지는 않았으면 하우다.”

“누조 부인께서 알카준 중요한 단서인디, 한 번만 딱 가보면 안될끄나?”

“가더라도 날 더운 여름에 가지, 왜 꼭 이런 골 시린 날 나이 먹은 노인을 못 괴롭혀서 안달이우까?”

“맞우다. 이제 곧 있으면 밥도 다 떨어지지 않겠우까?”

“다들 왜 그런디야, 참말로 ... 여까정 왔는디 나혼자라도 가보고 와야게쓴게, 쫌만 기달려보드라고.”


결국 셀키드와 다리스 부녀의 강력한 반발에 포스틴은 혼자 카피티 산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리고 다시 3일 뒤, 포스틴은 아무런 소득 없이 풀 죽은 듯한 모습으로 내려와 셀키드와 다리스의 손에 이끌려 다시 당갈 부족의 마을로 향했다.

한편, 정신이 오락가락 하던 로스트는 당갈 부족 의술사의 라이툼 약초즙과 발푸레 향초가 피워진 방에서 보름 만에 깨어났다.

로스트가 눈을 떴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의술사는 눈을 뜬 로스트에게 회복을 위한 두유 한 사발을 건네며 인사를 했다.


“정신이 드시요까?”

“여긴 어디우까? 아니, 나, 나는 ... 크읏.”

“환자분께선 강한 충격으로 기억을 잃으셨던 것 같수요다. 회복되려면 사나흘 걸릴 거요다.”

“아 ... 나는 ... 저, 전쟁, 내 칼! 칼 어딨우까! 칼!”


로스트가 그의 칼을 찾았으나 이미 당갈 부족의 마을에서도 몇 차례 난동을 피웠던 전적이 있던 로스트였기에, 그의 손과 발은 이미 묶여있었다.

이내 잠잠해진 로스트에게 의술사는 천천히 두유를 떠먹여 주었고, 누조의 부인 니르본이 다가오며 물었다.


“라이툼이랑 발푸레 좀 더 갖다 드리우까?”

“아 괜찮수요다. 다만 이제 미음이나 두유 등을 떠먹여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요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우다. 그 동안 고생 많았우.”

“아니요다. 누조 족장님께서 써놓으신 책을 보고 따라 한 것 뿐이요다. 적어 놓으신 대로 보름 만에 한번씩 깨어나더니, 갈수록 말도 정확해지고 난동 피우는 것도 금새 가라앉수요다.”


니르본과 의술사가 별다른 치료 없이 떠나고 강박되어 혼자 남겨진 로스트는 날이 갈수록 조금씩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로기엔 부족의 마을에서 싸웠던 것까지는 기억이 났지만, 오르단 부족에서 추방되고 당갈 부족의 마을까지 온 과정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로스트가 정신을 모두 차리고 그의 결박이 풀렸을 때쯤, 로기엔 폐허에 다녀온 포스틴 일행 역시 당갈 부족의 마을로 돌아왔다.

별다른 소득이 없었음에도 누조의 부인 니르본은 돌아온 포스틴 일행에게 마을 외곽에 위치한 집을 하나 비워주었다.


누조의 책을 빌려온 셀키드는 조용히 방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포스틴은 마루를 오가며 불편한 눈치로 책을 읽고 있었다.

포스틴의 불편함은 마당에서 옷을 갈아입는 로스트 때문이었고, 그 불편의 원흉을 야릇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다리스가 입을 열었다.


“거지꼴로 초원에 드러누워있을 땐 몰랐운데, 몸이 아주 .... 내가 입을 맞춰 볼 걸 아깝우 ...”


웃옷을 벗은 채 대청마루로 성큼성큼 걸어온 로스트는 한 손에 옷을 들고선 사방에 널브러져있는 책들을 훑어보았다.


“기력의 오행적 순환?”

“니르본 부인께 빌려 온 책들이지라. 깨벗고 댕기지말고 쫌 입으쇼잉.”


포스틴은 계속 웃통을 벗고 있는 로스트에게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이 다가가 옷을 입으라고 핀잔을 주었다.

옷을 입은 로스트는 자신이 아버지의 명령으로 당갈 부족의 마을에 왔다 생각하고는 포스틴 일행을 무슨 접대원 대하듯 말했다.


“흠, 요새 이상하게 계속 배가 고프운데, 시장 좀 안내해주시우다.”


방안에서 책을 읽던 셀키드는 그제서야 로스트의 말투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그를 시장으로 데려갔다.

포스트 일행의 안내로 시장에 도착한 로스트는 그를 보며 수군거리는 당갈 부족 상인들의 반응에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밥을 먹었다.

비록 로스트 본인은 기억을 잃어 몰랐겠지만, 반년 가까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그였기에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먹었다.

로스트가 국밥 두 그릇과 돼지고기 수육 한 근을 먹어 치우고 또 국밥을 시킬 때쯤, 포스틴은 그런 로스트에게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물었다.


“대체 용오름 속엔 왜 혼자 있었던 것이당가?”

“대체 이것들이 다 들어갈 자리가 있는 거우까?”


아직도 로스트의 홀딱 벗은 몸에 감명을 받은 다리스는 그가 국밥을 먹는 모습에도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딸과 달리 로스트의 태도에 기분이 상해있던 셀키드는 무언가 생각이 날듯 말듯한 표정과 함께 로스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정말 맛있우다.”

“나도 한입만 ...”



로스트는 당갈 부족의 사차스 잎과 함께 쪄낸 돼지고기 수육을 한 조각 집어간 다리스의 이마에 국밥 뚝배기를 내리쳤다.

딸이 뚝배기가 깨질 정도로 강하게 머리를 맞았음에도 셀키드는 무덤덤한 듯이 로스트를 바라보았고, 오히려 포스틴이 놀라 다리스의 이마를 문질러 주었다.


“죄송하게 됐소. 뚝배기도 변상할텐께, 요 수육 한근만 더 갖다주소.”


깨진 사발을 치우러 온 국밥집 주인에게 포스틴이 눈치를 보며 말했고, 눈가에 눈물이 고인 다리스를 품에 안으며 로스트를 쏘아보았다.

다리스가 맞을 짓을 했다는 듯이 당당하다는 표정을 지은 로스트를 보며 포스틴은 한심하다는 듯이 외쳤다.


“거 고기 좀 먹었다고 애 이마를 작살내는 건 어느 부족 법도당가!”

“한 번 빼앗겨주면 업신여기고 계속 빼앗으러 오는 것이우다.”

“더 시키면 될 것을 어린애 마빡을 쳐야?”

“더 시켰잖우까?”

“나가 시킨 거지, 시방 너는 입이랑 혓바닥이 장식이여!?”


거칠게 쏘아대는 포스틴도 사실 다리스가 자꾸 남의 것을 뺏어먹다 언제 한번 크게 혼날 것이라 생각은 하고 있었다.


“손찌검하기 전에 말부터 해보기, 알아들었는가?”

“흠, 알겠우다.”


다시 나온 국밥을 앞에 두고 포스틴의 날카로운 꾸중에 그러겠노라 대답한 로스트 뒤로 한 티반에서 온 보부상들이 걸어왔다.

그들은 수육을 썰고 있는 이모에게 국밥을 한 그릇씩 달라고 주문하고는 곧바로 평상에 앉아 그들끼리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진짜 하온 부족은 이제 어찌하우까? 난리도 이만 저만이 아니우던데 ...”

“장군늑대라 했우까? 얼마나 사나운 녀석이기에 나서는 이가 없우까?”

“하온 부족 전사들이 몰려가서 진을 치고 있는 게 고작이우다.”

“허허, 거기 구리들이 묶였으니, 가이노 부족은 어쩐다우까?”

“가이노 부족이야 약탕기 만드느라 광석이 급하지는 않을 것이우다.”

“암튼 그 놈의 장군늑대를 누가 좀 쫓아내야 할 것이운데 ...”


장군늑대라는 말을 들은 로스트는 그의 눈빛갈기를 떠올리고 있다가 쫓아낸다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깨질듯한 고통을 느꼈다.

국밥을 먹다 말고 머리를 움켜쥔 로스트의 모습에 셀키드와 포스틴은 로스트가 또 난동을 부릴까 걱정되어 몸을 슬쩍 뒤로 빼었다.


“혹시 그 장군늑대 크기나 색깔에 대해 아시우까?”

“어, 뭐 그 ... 집채만한 크기에 새하얀 놈이라 들었우다.”

“그렇수다. 웬만한 전사들도 마주보면 오줌을 지린다 하더구로.”


잠시 뒤 머리 속에 무언가 떠오른 듯이, 심상치 않은 표정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로스트는 보부상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디라 하였우까?”

“하온 부족의 마을, 동남쪽 광산이우다.”


보부상의 말을 들은 로스트는 그것이 자신이 키우던 눈빛갈기일 것이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포스틴 일행을 두고 그들의 임시거처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왜 또 말도 안허고 급작스럽게 어딜 간디야?”

“하온 부족의 마을, 동남쪽 광산.”

“뭔소리당가?”

“마무리 지어야 될 전쟁이 있우다.”

“전쟁? 장군늑대?”


밥을 먹다 말고 갑자기 일어나 시장에서부터 임시거처까지 바쁜 듯 온 로스트와 그 특유의 성큼걸이를 쫓으며 포스틴이 물었다.

로스트를 따라 임시거처로 돌아온 포스틴은 곧바로 야르세실과 여행을 위한 음식들을 챙기는 로스트의 등을 보며 얘기했다.


“들어봉께 겁나게 사납고 무섭다던디, 시방 가서 오줌이라도 지려불게?”

“가족보고 오줌 지려봤우까?”

“가족?”

“가족! 눈빛갈기를 데려오면서 다 말해주겠우다.”

“포스틴, 잠깐 내 말 좀 들어보우.”


로스트를 따라온 포스틴은 로스트의 말에 무언가 호기심이 생겼고, 길을 떠나려는 로스트 앞에 포스틴을 따라온 셀키드 부녀가 나타났다.

시장 국밥 집에서 무언가를 내내 생각하던 셀키드는 로스트와 이야기하고 있는 포스틴을 따로 불러내었다.


“가지마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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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강철의 발견 (7) 19.04.17 51 0 14쪽
34 강철의 발견 (6) 19.04.16 48 0 15쪽
33 강철의 발견 (5) 19.04.16 70 0 15쪽
32 강철의 발견 (4) 19.04.15 44 0 14쪽
31 강철의 발견 (3) 19.04.15 41 0 13쪽
30 강철의 발견 (2) 19.04.14 94 0 14쪽
29 강철의 발견 (1) 19.04.14 63 0 13쪽
28 appendix 2. 19.04.13 68 0 15쪽
27 늑대의 두 아들 (13) 19.04.12 50 0 17쪽
26 늑대의 두 아들 (12) 19.04.12 45 0 14쪽
25 늑대의 두 아들 (11) 19.04.11 54 0 14쪽
24 늑대의 두 아들 (10) 19.04.11 56 1 14쪽
23 늑대의 두 아들 (9) 19.04.10 68 1 13쪽
22 늑대의 두 아들 (8) 19.04.10 41 1 15쪽
» 늑대의 두 아들 (7) 19.04.09 67 1 13쪽
20 늑대의 두 아들 (6) 19.04.09 99 1 14쪽
19 늑대의 두 아들 (5) 19.04.08 50 1 14쪽
18 늑대의 두 아들 (4) 19.04.08 31 1 14쪽
17 늑대의 두 아들 (3) 19.04.07 39 1 13쪽
16 늑대의 두 아들 (2) 19.04.07 31 1 13쪽
15 늑대의 두 아들 (1) 19.04.06 60 1 13쪽
14 appendix 1. 19.04.06 43 1 14쪽
13 첫 번째 수호자 (12) 19.04.05 31 1 14쪽
12 첫 번째 수호자 (11) 19.04.05 37 1 13쪽
11 첫 번째 수호자 (10) 19.04.04 31 1 16쪽
10 첫 번째 수호자 (9) 19.04.04 33 1 13쪽
9 첫 번째 수호자 (8) 19.04.03 3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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