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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oMeNon 님의 서재입니다.

검은 비늘 연맹 : 디온 내전사 episode1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SanToMeNon
작품등록일 :
2019.04.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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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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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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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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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수호자 (9)

DUMMY

다음날 저녁 시마칸 부족의 마을 광장, 오르단 다락의 주도로 특공대의 창단식이 열렸다.

시마칸 전초기지에서 온 전사들과 포로로 잡혀있다 풀려난 전사들을 합쳐 만 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창단식에 함께 했다.

말레안과 헤르나, 러마, 조길, 조가르를 포함해 총 열두 명으로 구성된 특공대에게 별도의 무기와 갑옷이 지급되었다.

다르호는 대장간에서부터 말레안의 대검을 등에 지고 가져왔고, 다락 역시 간신히 두 손으로 집어 들고는 말레안에게 수여하였다.


“마지막으로 푸른 생명의 검이라는 뜻의 다이나실로 이름 붙여진 이 검을 특공대의 대장, 말레안에게 수여함으로 특공대의 창설을 공표하는 바이우다.”

“감사하요다.”


쏟아지는 박수 속에서 말레안이 다락으로부터 그의 칼 다이나실을 받아 들었을 때, 그는 칼 표면에 새겨진 글귀를 보고 웃음지었다.

‘변하지 않는 믿음. - 에르고 헤르나.’

말레안은 자신 옆에 서있는 헤르나를 보고 다시 한번 미소 지었고, 헤르나는 말레안을 마주보며 같이 빙긋 웃어주었다.


“자,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 전선 각지에서 활약할 우리 특공대를 위해 내 작은 잔치를 준비했우다!”


다락은 시마칸 부족의 마을에 모인 많은 수의 장정들을 위해 여러 마리의 돼지를 잡았다.

마을 중앙에 피워 올린 큰 모닥불에 갓 잡은 돼지를 통으로 구우며 전사들은 오랜만에 그들의 춤과 노래로 흥을 돋우었다.

성대한 축제가 끝난 다음날, 말레안과 그의 특공대들은 남쪽의 옛 당갈 부족 마을을 공격해달라는 임무를 받았다.


삼일 전, 삼만 하이란 전사들의 대장 모로 네더록이 기어코 그의 전사들을 이끌고 티반 부족의 마을에 쳐들어왔다.

이를 짐작하고 있던 티반 투브람은 농성전을 충분히 대비해놓았지만, 여름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투브람은 서신을 보내 특공대의 첫 번째 목표로, 옛 당갈 부족의 마을에 위치한 하이란 부족의 식량 창고를 부탁하였다.

옛 당갈 부족의 마을에 잠입한 특공대는 손쉽게 식량 창고를 불태웠고, 이 소식을 들은 네더록은 회군하여 불탄 식량 창고를 찾아 갔다.


“이게 어찌된 일이우냐!”

“거대한 푸른 검을 든 자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기습하였우요다. 시마칸 초원에서 온 자들에 의하면 시마칸 부족의 마을을 전복시킨 것도 그자였다 하요다.”


불 같이 화를 내는 모로 네더록 앞에 만신창이가 된 경비 대장이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잿더미가 된 식량들 앞에 네더록은 절망한 듯이 주저 앉으며 급하게 티반 부족의 마을을 공격했던 자신을 자책했다.


“하, 모두 나의 불찰이우다 ... 이 일이 모톨의 귀에 들어가면 우리는 모두 죽은 목숨이우다.”

“지금이라도 하온 마을을 버리시고 시마칸을 되찾으시는 게 어떠하요까?”


하온에 위치한 광산과 대장간을 포기할 수 없는지, 네더록은 머리를 감싸 쥐고 그의 부하들에게 화를 내었다.


“식량이야 전처럼 주변 숲과 산에서 사냥으로 넘어서 조달하면 될 문제이우다. 허나 하온을 빼앗긴다면 우리뿐만 아니라 하이란 전체에 무기를 공급할 수 없우다!”

“허면 ...”

“어차피 모톨이 북부 전선으로 보내진 군대를 불러 들이고 있다 하였우니, 모톨의 본대가 오기까지만 버티면 될 일이우다.”

“야, 희망이 없는 건 아니요다.”

“푸른 대검이라 하였우냐? 그 놈만 조심하면 될 문제이우다. 푸른 칼에 대한 소식을 모톨님과 온 하이란에 알려 방비토록 하우다.”


한편, 말레안과 그의 특공대의 다음 임무는 시마칸 초원 북쪽의 크로나 협곡 봉쇄로 결정되었다.

티반 부족의 마을 상황이 나아지자, 네펙 부족의 마을을 다시 탈환하려는 계획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모톨의 본대가 하이란에서 크로나, 미르케, 네펙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 것이라는 것이 부족장들의 예상이었다.

이를 위해 말레안과 그의 대원들은 크로나와 미르케 부족 사이의 크로나 협곡으로 이동하였다.


“내가 암벽 등반하자고 했던 거 기억하우까?”

“야, 덕분에 팔이 부러져 한동안 고생했었우.”

“그때의 복수인 거우까?”

“아니우다.”

“이 친구가 아직 단마 산 얼음 계곡을 맨손으로 안올라봤구로.”


말레안과 함께 크로나 협곡 위로 바위를 나르던 바헬 러마는 지친 목소리로 투덜거렸고,

말레안과 함께 훈련한 적이 있던 도무치는 그런 러마를 비웃듯이 혹한 훈련의 일화를 이야기해주었다.

러마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뭐 하러 그런 짓을 하냐고 반문했고, 망을 보고 있던 조길이 이들을 조용히 시키며 입을 열었다.


“하이란의 전사들이 오고 있우다. 규모는 많지 않은데, 정찰대일 수도 있우다.”

“기회는 단 한 번, 정확히 바위들을 떨구지 못하면 내려가서 고생이우다.”

“서두르시우다. 저들이 생각보다 빠르우다.”


말레안과 대원들은 그들이 모아온 바위들에 몸을 기대어 밀 준비를 마쳤고, 조길은 달려오는 기수들와 대원들을 번갈아 보고는 숫자를 셌다.


“하나, 둘, 셋. 낙하!”


하이란의 정찰대 위로 바위가 쏟아져 내렸고, 앞서가던 기수들은 그대로 바위에 깔렸다.

뒤 이어 달려오던 마차들 역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바위더미에 처박으며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말레안과 그의 대원들은 협곡을 내려와 하이란의 정찰대를 덮쳤다.

차마 크로나 협곡에 적들이 매복해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하이란의 전사들은 순식간에 초토화 되었다.


“괜찮우까?”

“야, 목숨만 붙어있으면 된 거 아니우까? 네 아내가 다 살려줄테우니 ... 아악!”

“아직 결혼한 거 아니거든?”


전투 도중 오른쪽 허벅지에 큰 상처를 입은 러마를 치료하던 헤르나는 러마의 말에 아물고 있던 상처를 쿡 찔렀다.

말레안은 가볍게 웃으며 러마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른 대원들을 살피러 돌아다녔다.

시마칸 부족 출신의 라바 마이욜은 하이란 전사의 시체를 뒤지더니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말레안에게 보여주었다.


“모톨의 서신이우다. 푸른 칼의 전사를 조심하라는 내용으로 각각 미르케와 네펙 부족의 마을로 가던 것이었우다.”

“푸른 칼의 전사면 말레안, 너 아니우까? 이야 모톨이 조심하라고 이르는 푸른 칼의 전사 말레안!”


옆에 다가온 조길은 같이 서신의 내용을 읽더니 오도방정을 떨기 시작했다.

말레안은 서신의 내용을 마저 확인하고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는 사실에 약간 실망하며 부서진 마차들을 살펴봤다.

마차가 운송하려던 적지 않은 양의 음식들을 바라보며 말레안은 옆에 있던 발라크 조가르에게 물었다.


“조가르 아할(형), 하이란은 정찰대가 식량도 따로 가지고 다니우까?”

“흠 ... 정찰대와 함께 식량을 나르려던 거 아니겠우까? 아무래도 당갈 쪽 식량 창고가 불탄 일도 있우니 ...”

“뭐가 고민이우까? 우리가 가져가면 되는 것 아니우까?”


러마는 말레안과 조가르의 대화를 들으며 얘기했고, 그 말을 들은 헤르나 역시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 쳐주었다.


“돼지들이야 몰아간다 쳐도 쌀들까지는 우리 열두 명이 다 가져가기엔 좀 많지 않겠우까?”

“여기 좀 고쳐 쓸만한 마차들 위주로 오늘 밤에서 내일 점심 정도까지만 고생하면 가져갈 수 있지 않겠우까?”


조가르의 제안에 따라 그들은 협곡에 불을 피워 야영을 하면서 튼튼한 마차와 말들을 우선 바위 더미 너머로 옮겼다.

다음날 아침부터 그들 모두가 쌀을 들고 바위더미를 옮겨 새로 마차에 옮겨 실었고, 열 대의 마차에 20가마니의 쌀이 올라갔다.

여기에 수백 마리의 돼지들을 줄줄이 엮어 그들 모두를 끌고 시마칸 부족의 마을로 향했다.

뜻하지 않은 식량 보급에 다락은 놀라워하며 전사들을 불러모아 또 한 차례 작은 축제를 열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을 때쯤, 네펙에 이어 미르케 부족의 마을까지 확보한 동부 말리콘들은 이제 산맥 너머 하이란 본토까지 진출해 있었다.

그의 형 바톨을 죽이고 하이란의 부족장이 된 모톨은 크로나 협곡이 봉쇄 되었다는 말에 진군 경로를 바꾸어 로기엔 폐허에 주둔하고 있었다.


“미르케 부족의 마을마저 빼았겼다했우까?”


아슈르 칼스를 이어 아슈르 부족의 부족장이 된 아슈르 크라켄은 하이란 모톨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이자, 동생 크라테에게 투브람의 암살을 지시했던 하이란 모톨이었지만, 크라켄은 눈앞의 공포에 복수심을 덮어버렸다.


“세상을 뒤엎을 힘인 세텔야르실이 있으면 뭐하우까? 머저리 같은 전사들은 푸른 칼의 애송이 하나 못 잡고 있우다!”

“자쉬가 항복하고 모든 정보를 누설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보요다.”


아슈르 크라켄은 이 모든 탓을 흑마법사 자쉬에게 넘기며, 생사를 알 수 없는 동생 크라테에게 엄한 화살이 꽂히기 않기를 바랬다.

모톨은 그의 얼음 창을 들고서 세텔야르실의 칼날을 크라켄의 턱 밑에 갖다 대며 입을 열었다.


“자네의 아칼(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은 좋우나 ...”

“족장님!”


크라켄은 자신의 목과 머리를 감싸는 싸늘한 한기를 느끼며 간신히 주저앉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크라켄이 공포에 떨고 있던 그 순간, 미르케 부족을 지휘하던 족장 미르케 레운은 빼앗긴 그의 마을을 뒤로 하고, 모톨을 찾아왔다.


“정말 죄송하요다. 전사들 모두 마을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한 명까지 싸웠수요다.”

“최후의 한명까지는 아닌 게 확실하우다.”


하이란 모톨은 그가 들고 있던 얼음창을 미르케 레운에게 겨누고는 곧바로 자신의 생명력을 주입하여 얼음 광선을 쏘았다.

모톨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레운을 그대로 내리쳐 산산조각 내었고, 부서진 미르케 족장의 얼어버린 살덩이는 녹으며 바닥에 피를 적셔갔다.


“명심하우, 족장. 나는 아할(형) 바톨과는 다르우다. 우리의 관계가 이전처럼 나란할 거라는 기대는 버리시우다.”

“야, 알겠수요다. 족장님.”


미르케 부족의 마을을 빼앗고 시마칸 부족의 마을을 찾아온 티반 투브람은 오랜만에 말레안과 다락을 포함하여 부족장 회의를 열었다.


“나의 호위였던 말레안군과 그의 대원들이 시마칸 초원 곳곳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어 드디어 여기까지 왔수요다. 족장 여러분, 한번 뜨거운 박수 부탁드리요다.”


머쓱한 표정으로 박수 갈채를 받은 말레안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했고, 곧바로 회의에 집중하였다.

무난히 흘러가던 족장 회의는 다음 공격 목표를 논의하는 부분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티반 투브람, 가이노 다르호, 발라크 자군과 같은 발라크 숲의 부족들은 하온 부족의 마을 되찾길 바라는 하온 무어반을 중심으로 뭉쳤다.

그들은 옛 당갈 부족의 마을과 하온 부족의 마을에서 농성 중인 모로 네더록의 군대를 1순위 목표로 주장했다.


반면, 오르단 다락, 오로엔 몰카, 살고 토르, 동고바 레마트와 같은 동쪽 끝 디오 강 하류의 부족장들은 빠른 종전을 원했다.

그 때문에 디오 강 하류의 부족장들은 크로나 협곡을 넘어서 곧바로 크로나 부족의 마을과 하이란 부족의 마을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방의 안정을 꾀할 것이냐, 속전속결로 적의 본토를 공격해야 하느냐로 회의는 길어지고 있었다.


“말씀 드렸다시피, 네더록의 군대는 제대로 된 식량 수급이 불가능하여 알아서 괴멸할 것이우다. 지금 한껏 오른 사기로는 지구전을 하면 손해이우다, 손해!”

“아니 그럼, 토르님 말씀대로 우리가 크로나로 진격한다고 해봅시우다. 크로나는 미르케나 네펙과 달리 하이란과 서부 디오 숲의 북부 부족들로부터 도움 받기도 용이하여 장기전이 될 것이우다.”

“무어반님 말씀대로입니다! 크로나와의 장기전으로 빠지게 되우면, 그 동안 당갈과 하온 부족의 마을은 자연스레 우리 손에 들어올 것이요다!”

“아니, 제 말은 장기전이 진행되는 동안 필시 네더록은 우리의 후미를 공격할 것이라는 뜻이우다.”


부족장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앞세우면서 서로의 말을 자신의 말에 갖다 붙였고, 회의는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아버지 당갈 인조의 뒤를 이어 참석하게 된 누조는 제대로 된 의견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누조 족장 생각은 어떠시우까? 우리 하온과 당갈의 땅이 이대로 하이란의 손아귀에 놀아나야겠우까?”

“어 ... 그 ...저희 당갈 부족은 ... “

“아니 하온의 족장님은 왜 몸도 성치 않은 누조님께 윽박을 지르시우까? 혹시 지금 누조 족장님께서 어리시다 하여 얕잡아 보시는 거우까?”

“제가 언제 윽박을 질렀다 하시우까! 그러는 동고바 부족이야 말로 ...”

“제가 한 말씀 올려도 괜찮겠우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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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강철의 발견 (5) 19.04.16 70 0 15쪽
32 강철의 발견 (4) 19.04.15 44 0 14쪽
31 강철의 발견 (3) 19.04.15 41 0 13쪽
30 강철의 발견 (2) 19.04.14 94 0 14쪽
29 강철의 발견 (1) 19.04.14 63 0 13쪽
28 appendix 2. 19.04.13 68 0 15쪽
27 늑대의 두 아들 (13) 19.04.12 50 0 17쪽
26 늑대의 두 아들 (12) 19.04.12 45 0 14쪽
25 늑대의 두 아들 (11) 19.04.11 54 0 14쪽
24 늑대의 두 아들 (10) 19.04.11 56 1 14쪽
23 늑대의 두 아들 (9) 19.04.10 68 1 13쪽
22 늑대의 두 아들 (8) 19.04.10 41 1 15쪽
21 늑대의 두 아들 (7) 19.04.09 66 1 13쪽
20 늑대의 두 아들 (6) 19.04.09 99 1 14쪽
19 늑대의 두 아들 (5) 19.04.08 50 1 14쪽
18 늑대의 두 아들 (4) 19.04.08 31 1 14쪽
17 늑대의 두 아들 (3) 19.04.07 39 1 13쪽
16 늑대의 두 아들 (2) 19.04.07 31 1 13쪽
15 늑대의 두 아들 (1) 19.04.06 60 1 13쪽
14 appendix 1. 19.04.06 43 1 14쪽
13 첫 번째 수호자 (12) 19.04.05 31 1 14쪽
12 첫 번째 수호자 (11) 19.04.05 37 1 13쪽
11 첫 번째 수호자 (10) 19.04.04 31 1 16쪽
» 첫 번째 수호자 (9) 19.04.04 3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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