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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현신 무당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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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12.03 15:45
최근연재일 :
2024.09.03 00:29
연재수 :
114 회
조회수 :
10,944
추천수 :
103
글자수 :
672,519

작성
24.05.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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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5화. 사건? 혹은 사고?

본 콘텐츠는 픽션으로 내용에 등장하는 모든 상황은 가상이며, 브랜드, 단체, 기관, 이름과 상황은 모두 허구입니다. 현실과 단 하나의 연관성도 없음을 밝힙니다.




DUMMY


민하와 얘기를 하는 사이 지현은 자리를 비우며, 다른 곳을 살폈다.

그 틈에 벽장을 향해 나아가려는데, 이번엔 민하가 막아섰다.

그리곤, 나를 잠시 보더니, 의구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왜, 여길 보려는 거죠?”

“그건, 열어봐야 알 것 같네요. 이유라기보다는, 그저 신경이 쓰여서요.”

“여긴 사건 현장이라, 일반인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금지인 곳인데, 이런 곳에서 일반인이 수사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그, 그건...”


민하가 앞을 막아섰지만, 난 슬며시 민하 앞으로 나아가 조금씩 그것도 천천히 민하를 바라보며, 민하의 뒤쪽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민하도 나를 주시하며, 제자리에서 빙글 돌았다.


내가 방을 등지고 서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 틈에, 재빨리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벽장을 열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민하에게 막히고 말았다.


‘아, 간발의 차. 아깝다.’


그때 지현이 벽장 앞으로 오더니, 민하에게 조용히 내가 경찰이 되었다는 것을 알렸다.

지현은 자리를 비운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행동하나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일종의 후배 테스트인 듯했다.


지현과 민하가 나를 힐끔힐끔 보며, 뭔가를 속삭이더니, 민하가 나에게 니트릴장갑을 건넸다.


“자, 이것 끼시고, 현장을 살필 때는 조심 또 조심해서, 알았죠?”

“네? 네.”


난 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낡고 지저분한 벽장 문을 열었다.

벽장문이 열리자, 그 안에 한 노인이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 노인은 바로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의 영혼이었다.


‘이런...’


난, 주변을 슬며시 둘러보았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은 없는 듯했다.

조심스럽게 노인의 어깨를 건드렸다.


노인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노인의 영혼의 생김새가 이상했다.

영혼의 모습이 반쪽뿐이었다.


‘이게 무슨...’


노인의 모습에 입도 다물지 못하고 그저 노인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반쪽뿐인 영혼은 본적도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이것을 내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라 생각했다.


‘다연씨에게 물어볼까?’


난, 전화기를 꺼내 다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다연씨?”


전화기 너머 다연과 통화를 시작했고, 다연에게 영혼의 상태를 설명했다.

나의 말에 다연도 그러한 현상에 관하여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완벽한 형태의 영혼을 보는 이가 많지 않아, 반쪽형태의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연은 내가 있는 곳을 물었고,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며, 위치를 알려 주었다.

통화를 마치고, 노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리곤, 민하에게 물었다.


“살해당한 겁니까?”

“흠. 아직은 조사 중이라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가능성을 묻는 것이라면, 대답은 네라고 해야겠네요.”

“그럼, 범인이...”

“그래서, 판단은 유보한 것입니다. 정확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두개골 파열의 흔적은 둔기에 맞아서 생기기도 하지만, 뒤로 잘 못 넘어져도 생기니까요.”

“아, 네.”


그녀의 차가우리만큼 냉정하고 차분한 말투에, 말을 잇지 못하고 항복해 버렸다.

프로가 왜 프로인지 새삼 느끼게 해 준 그녀였다.


.

.


벽장 안 노인의 영혼을 뒤로 하고, 잠시 밖으로 나왔다.

그때, 지현과 지우의 아버지인 하북현이었다.


“어? 아저씨.”

“그래, 현신아. 이게 무슨 일이니?”

“여기 살던 노인분이 돌아가셨어요. 상태를 보면, 돌아가신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것 같아요.”

“그, 그래? 어르신이 돌아가셨구나.”

“아저씨. 여기 노인분을 아세요?”

“그래. 너도 뵌적 있는 분이야.”

“네? 저도요?”

“그래, 너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저 밑에 사거리 부동산사무실 사장님이었어.”

“아, 매일 부동산 앞에 평상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

“그래.”

“아, 그분이... 아들이 미국에 있다고 했는데?”

“맞아. 손자가 아마 너하고 비슷한 나이일 거야.”

“아...”

“그런데, 단순 사망이 아닌 건가? 과수팀도 온 걸 보니...”

“그게...”


내가 하북현에게 설명하려 하자, 지현이 불쑥 대화에 끼어들었다.


“어허! 수사 중인 사건을 어디 외부 사람에게 흘리나, 흘리긴, 나순경. 일 그렇게 했다가는 바로 모가지야 모가지.”

“뭐? 사건? 그리고...”


하북현은 나를 빤히 보다가 다시 지현을 바라보았다.


“아니, 현신이가 왜 순경이야?”

“아빠도 참. 궁금한 게 너무 많으시네.”

“야! 딸. 너 아빠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야?”

“알았어. 아빠도 참. 농을 찐으로 받네.”

“알았으니, 설명.”

“오늘부로 현신 오빠가 경찰이 됐어. 오늘 임용장도 나올 거야.”

“갑자기 어떻게?”

“뭐, 특채로 채용됐어. 자세한 내용은 나도 같이 가봐야 알 것 같아.”

“그래? 어쨌든 축하한다. 현신아.”

“아, 네. 아저씨.”


하북현은 내 손을 꼭 쥐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축하하기엔 좀 그런 장소였다.


만약, 노인이 살해된 것이라면, 아마도 우리가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경찰, 검찰에게는 인지 사건이라는 영역이 있다.

조직에서 배당하는 사건과 다르게, 수사권을 가진 자가, 제보나 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지하게 된 사건을 자동으로 담당이 되어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권한, 물론 양도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인지한 사건은 그가 속한 조직이나 팀에서 수사하는 것이 대부분의 관행이다.


이번 사건은 내가 경찰이 되고 첫 번째로 노인의 사건을 수사하게 될 확률이 높았다.

물론, 사고가 아닌 사건이 된다면 말이다.

그리고, 난 오늘부터...


‘나순경인, 건, 가?’


지우는 아직 상황 적응이 안 됐는지, 잠시 머리를 식히려, 편의점에 다녀왔는지 손에는 커피가 들려 있었다.


“어? 아빠? 아빠가 왜 여깄어?”

“오, 지우야. 그나저나 넌 뭐 하고 다니는 거냐?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얼굴 보기도 힘들고...”

“아하, 미안 아빠. 나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

“그, 그래...”


하북현은 지우가 내 옆에 서자, 놀람과 염려가 담긴 눈빛으로 나를 보고는 지우를 다시 보았다.


“니, 니들...”

“아빠. 우리 화해했어. 그러니까 앞으로 걱정하지 마요.”

“정, 정말이야? 너희 둘 화해했어?”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북현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와 지우의 손을 잡았다.


“다행이다. 둘이 다시 어릴 때처럼 사이가 좋아져서. 아빠는 말이다. 너희 둘만 생각하면, 매일매일 살얼음을 걷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화해했다고 하니, 너무나 기쁘구나. 현신아. 지우야. 이제는 절대 오해할 일 만들지 말아라. 알았지?”


나와 지우는 왠지 모를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밀려왔다.

우리 둘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을 하북현에게 미안한 감정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지우는 그 미안함에, 눈물을 글썽이더니, 하북현을 안았다.


“미안해. 아빠.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지? 하지만, 이젠 그런 일, 없을 테니까 안심해.”

“그, 그래.”


.

.


감동적인 상황이지만, 여기는 한 노인이 주검이 있는 현장이었다.

때문에, 이러한 모습은 노인에게 미안한 상황이었다.


내가 두 사람을 보다, 머리를 끄적이며, 시선을 돌렸을 때, 다연이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모습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선녀 같았다.


그녀를 본 모두는 시간이 멈춘 듯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내 앞에서 멈춰 섰다.


내 앞에서 멈춰서 아침햇살로 빛나는 투명한 입술을 움직였다.


“현신씨. 여긴가요?”

“네? 아. 네.”


그녀의 미모는 일순간 영혼을 빼앗는 무서운 무기였다.

난,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내가 본 영혼의 모습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러자, 그녀는 영혼이 아마도 외부의 공격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을 내놓았다.


“외부에서 공격이요? 영혼인데?”

“네, 저분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은 아닌 것 같아요.”

“어째서요?”


다연은 주변을 흘깃 보더니, 길바닥에서 할 얘기는 아닌 듯 자리를 옮겼으면 하는 표정을 보였고, 난 그녀와 함께 근처 카페로 향했다.

그런데, 우리 뒤를 따라오는 이들이 있었다.


.

.


현지와 지현이었다.


.

.


카페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자, 둘도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뒤이어 지우도 지현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


대놓고 바라보는 세 사람의 시선이 따가웠지만, 그것보다는 다연의 설명을 듣는 것이 더 중요했다.

때문에, 그녀들의 시선을 무시하려 애썼다.


“이제, 얘기를 해 줄 수 있을까요? 다연씨.”


다연은 잠시 나를 바라보곤 입술을 움직였다.


“그곳엔, 악과 마의 기운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졌어요.”

“악마요?”

“네. 보통은 둘의 기운이 각각 느껴지는데, 그곳은 그 둘의 기운이 함께 느껴졌어요.”

“그말은 두 세력이 같이 움직인다는 뜻인가요?”

“그럴수도 있지만, 두 기운을 함께 가지고 있는 존재일 수도 있어요.”

“그게 가능해요? 악은 악이고, 마는 마잖아요.”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이 정한 거죠. 그 존재들은 인간이 알기 힘든 영역이니, 그저 상상으로 만들어낸 가정이 진짜인 것처럼 정의 내려진 것들이 상당하죠. 그래서 오류도 많고, 하지만, 악마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은 아마도 사실일 거예요.”

“악마. 마계의 존재이면서 악. 그것이 악마. 마계에 악도 함께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둘의 속성은 별개라 들은 것 같은데, 두 속성을 다 가진 존재가 있다는 거군요.”

“제가 느낀 건 그래요. 현신씬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어요?”

“아, 거기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네요. 전 그저, 노인의 영혼이 반뿐이라 그것만 생각했네요. 너무나 처참한 모습이어서, 미처 악이니 마니, 그런 건 생각도 못 했어요.”


역시나 무슨 일이든 프로와 아마추어는 티가 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닳았다.


‘휴. 무슨 일이든 나에겐 갈 길이 멀군.’


다연이 평소에도 차분하고 냉소한 모습인 이유는 평소에도 그녀는 주변의 상황보다는 기운을 느끼며, 생활하다 보니, 표정의 변화가 적어 항상 같은 표정인 것이 그녀의 투명한 피부와 함께 차갑게 느껴진 것이었다.


‘아, 그래서 얼음 보살.’


그랬다.

그녀는 미녀 보살이라는 칭호와 함께 얼음 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다.


.

.


내가 그녀에게 궁금한 것을 물으려 입을 떼려는 순간, 어두운 그림자가 나의 시야에 드리웠다.

그저, 한쪽 자리에 앉아 우릴 바라만 바라보던 그녀들이 다연과 함께 있는 자리로 온 것이었다.

세 사람은 나와 다연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


그중에서도 지우의 눈빛엔 살기가 느껴졌다.

그녀들은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아, 다연에게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물음이, 나와 어떤 관계냐는 것이었다.


.

.


그 물음은 다연을 처음 본 지우가 던진 물음이었다.

그리고, 다연은 그에 답하려, 투명한 입술을 움직였고, 세 사람은 그녀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을 경청하려 집중했다.


카페 안으로 비추는 햇살은 어느새, 따갑고 강렬한 햇빛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세 사람은 다연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대하며,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다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신무당과함께0271.jpg




항상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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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다시 동업. 24.06.02 3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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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오전이 지나고. 24.05.15 31 0 12쪽
» 85화. 사건? 혹은 사고? 24.05.12 3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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