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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신 무당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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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12.03 15:45
최근연재일 :
2024.09.03 00:29
연재수 :
114 회
조회수 :
10,965
추천수 :
103
글자수 :
672,519

작성
24.06.2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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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92화. 정멸귀 등장.

본 콘텐츠는 픽션으로 내용에 등장하는 모든 상황은 가상이며, 브랜드, 단체, 기관, 이름과 상황은 모두 허구입니다. 현실과 단 하나의 연관성도 없음을 밝힙니다.




DUMMY

하늘엔 환하게 빛나는 보름달과 그 주의로 달무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시간을 확인하니 자정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었다.


.

.


난, 눈앞에 검은 그림자처럼 어른거리는 그것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놈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것과 가까워질수록 어디선가 느껴본 기운이 나의 피부에 스치기 시작했다.


‘어디서 느껴본 사악함이다.’


하지만, 웬디고(wendigo)나 흡귀(吸鬼)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사형귀(蛇形鬼)와는 결이 비슷했지만, 그것과도 뭔가가 달랐다.


‘이 느낌은 뭐지?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 지옥귀나 악귀와 다른데,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낯설지 않다.’


놈과의 거리를 더욱 좁히자, 놈도 내가 놈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듯 움직임을 멈췄다.

하지만, 난 놈에게 더욱 다가갔다.

놈과의 거리가 서너 걸음으로 가까운 거리가 되자, 직설적으로 확인을 했다.


“너, 혹시 내가 보이는 것이냐?”

“그걸, 말로 해야 아나?”


내가 놈만 들릴 만한 나지막한 소리로 비꼬듯 말하자, 놈은 놀란 것인지 짜증이 난 것인지, 슬금슬금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놈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굼뜬 놈의 행동에 번개 같은 몸놀림으로 놈의 팔을 잡았다.

아니, 팔인지 다린지 알 수 없었으나, 상의 몸통에 달린 것이니, 일단 팔인 듯싶었다.


손에 힘이 들어가니, 놈이 나의 손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그리 쉽게 놓아줄 내가 아니었다.

놈이 발버둥 칠수록, 난 더욱 강한 힘으로 놈을 잡았다.


“야! 넌 뭔데 날 잡고 지랄이야!”

“너, 정멸귀지.”

“뭐?”


나의 손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던 놈의 움직임이 일순 멈췄다.

놈의 움직임이 멈추자, 난 놈에게 추궁하듯 놈을 스캔이라도 하듯, 살기 어린 눈빛으로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의 눈빛은 놈의 구석구석을 분석하는 MRI와 같이 놈의 거무스름한 형체를 스캔하며, 머리론 분석했다.

천세의 열매를 먹은 덕분에 놈의 정보가 흘러 들어오듯 자연스럽게, 놈의 정보가 모였다.

놈을 분석한 결과가 나의 머릿속에 남았다.


처음에 정멸귀라고 놈을 떠보기는 했지만, 실제 놈이 정멸귀일 줄은 나도 몰랐다.

천세의 열매를 먹은 뒤로 이런저런 지식과 지혜를 얻은 덕에, 놈이 정멸귀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놈이 정멸귀란 것을 알게 되자, 이곳에서 왜 많은 이들이 자살 시도가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정멸귀는 말 그대로 정신을 갉아먹는 악귀다.

정신을 조종해 자살을 유도하고, 자살한 영혼을 먹이 삼아 인간의 영혼을 자신의 에너지로 바꿔 살아가는 악귀로 사악함은 사형귀와 막상막하고, 탐욕은 흡귀와 닮았다.


“네. 놈이었구나. 이곳에서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스스로 택한 것이 아니라 네놈의 가스라이팅을 하여 사람들을 살해한 것이었구나.”


내가 잡은 놈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네놈. 정체가 뭐냐.”

“나도 내 정체는 모르겠고, 그저 너희 같은 존재를 보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뭐? 내가 보인다는 거냐?”


놈은 또 놀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물었지만, 난 고개만 까딱하고는 놈의 팔에 다시 강력한 힘을 주었다.

그러자, 놈은 고통스러운지, 괴기스러운 고함을 질렀다.

놈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듯했다.


놈의 괴함이 기어지자, 몸을 숨기는 기력이 달리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 몸을 숨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인지, 놈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내가 잡은 팔부터 형체가 드러났다.

그 모습은 팔과 다리, 그리고 몸과 얼굴 부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놈의 모습이 모두 드러나자, 무당인 수로와 강래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고, 로운은 처음 보는 악귀의 모습에 놀라 경악했다.


로운은 너무 놀랐는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숨만 간신히 쉬고 있었다.


“혀, 현, 나현신, 저것은 도대체...”


수로가 내가 꽉 잡은 정멸귀를 보며, 겁에 질린 얼굴로 마른침을 삼키며, 놈의 정체를 물었다.

하지만, 놈은 아직 완전하게 모습을 내민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 놈을 모두가 보고 있다는 것이 내겐 또 다른 경험이었다.


제주에서 이무기와 싸울 때, 그곳에 몇몇 사람들이 눈치를 챘으나,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했고, 웬디고와 싸울 땐, 영화를 촬영하는 것이라, 오해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때 찍힌 영상이 뉴스가 되어 방송되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모두가 나와 함께 다른 세상의 존재를 보고 있다는 것이 내겐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 설마, 현신 넌 항상 저런 것들과 대면하고 있던 거야?”


로운은 공포에 질린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지만, 그녀의 호기심 아니, 진실을 알고자 하는 직업의식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는지 그녀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 벌어진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로운 뿐만이 아니었다. 겁에 질린 것은 수로와 강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놈의 모습을 모두 드러내니, 나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놈의 모습은 쥐의 형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멸귀, 쥐였단 말이야?’


툭 튀어나온 앞니와 비만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튀어나온 배, 그리고, 입 주위로 검은 매연이 나오는 듯 검은 연기가 입 주위에 흘렀다.


그 검은 연기는 사악함의 상징인 듯 놈의 주변에 검은 연기가 쌓일수록 사악함도 강해졌다.

놈의 사악한 기운이 바닥을 덮자, 로운의 상태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아마도, 우리 중에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속도가 가장 빠른 듯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로운이 위험해질 수도 있겠어.’


난, 놈을 강하게 잡을 팔을 이끌 듯 놈을 산 안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놈의 사악한 검은 안개가 로운의 발아래에서 사라지자, 원래의 로운의 상태로 돌아온 듯했다.

그 모습이 확인되자, 난 확신하게 되었다.


‘앞으로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놈은 반드시 사멸시켜야 한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들이 도대체 얼마나 넘어온 거야?’


난 잠시 놈들의 규모가 궁금했지만, 지금 해결해야 할 상황부터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놈을 산 안쪽으로 끌고 들어가니, 산 안쪽이 아니라, 반대편 바깥으로 나와버렸다.

그곳은 산 중턱 산과 산이 교차하는 골짜기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아, 실수다. 이곳이 산 정상이었지. 어쩔 수 없지 여기서 결정 짓자.’


결정 짓겠다고 생각했지만, 놈은 쥐.

놈을 놓치면, 영영 못 잡을 것 같았다.

때문에, 잡은 손을 절대 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은 상태로 놈을 사멸시키려면, 육탄전 뿐이겠다.’


육탄전을 생각하고, 놈을 공격하려 주먹을 쥐고 놈의 면상을 치려는 순간 놈의 손이 더 빨랐다.

놈의 앞발이 나의 복부를 강타했고, 이어 꼬리를 이용해 나의 발을 감아 넘겼다.

하지만, 내가 놈을 잡고 있던 팔을 놓지 않았기에, 놈과 함께 바닥으로 넘어졌다.


“악!!!”


순간 난 소리치고 말았다.


“젠장, 놀랐잖아.”


그랬다.

놈의 공격은 별것 아니었지만, 바닥에 넘어진 것은 예상 밖이었기에, 나도 살짝 놀랐다.


나보다 놀란 것은 놈이었던 것 같다.

공격은 놈이 했는데, 내가 잡고 있던 팔로 인해 놈도 함께 바닥에 넘어졌기 때문에 의외라는 듯,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놈은 내가 놀랍거나, 두렵지 않은 모양이구나, 한낱 인간 주제에.”

“한낱 쥐새끼 주제에 주둥이에 담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뭐? 쥐새끼? 네 놈이 곱게 죽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구나.”

“곱게 죽어? 하!!! 요즘, 죽고 싶은 생각은 못 했는데, 네 놈 주둥이에서 죽음이란 말을 들으니, 죽으려 했던 내가 참 한심하게 느껴지네. 그래서 말인데, 네 놈을 곱게 죽이진 못하겠다. 네 놈 때문에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널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야겠다.”

“뭐? 네놈이 천자인 나를? 하하하!! 하하하!!! 미친놈.”

“천자? 네놈이?”

“그래. 내가 그 천자다 만 년 전, 인간계에 떨어진 천자.”

“지랄!! 그럼 지금까지, 어디에 있다가 이제야 나타나 여기서 낚시질을 했다는 것이냐?”

“내가 지옥에 좀 있었지.”

“미친, 천자는 하늘에서 내린 사람을 뜻하는 것인데, 네놈이 어찌 사람이란 말이냐!!!”


나의 똥씹은 듯한 표정에, 쥐새끼는 큰 소리로 웃었다.

놈은 인간들이란 정말 우둔하다며, 자신이 천자가 된 이유를 내게 읊었다.

그것은 우둔한 인간이 만든 하나의 웃푼 이야기였다.


놈은 한숨을 내리 쉬더니,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라며, 먼저 밑밥을 깔았다.

그리곤, 놈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내 의견과 상관없이 시작된 놈의 썰이었다.


놈이 천자가 된 것은 너무나 우연이었다.

사실 고대 사용했던 한자는 상형문자에서 유래했다.


여러민족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살았기에, 그 많은 서로의 언어를 모두 배울 수는 없었다.

해서 생각해 낸 것이 문자였다.

처음엔 그림을 그렸고, 그것이 발전되어, 간단하게 핵심만 그린 그림. 더 발전해 그것을 본뜬 문자로 서로의 뜻을 전했다.


한자의 탄생은 어느 특정 언어를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림만 그릴 수 있으면, 모두가 한자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가 한자에 음을 붙이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세월이 지나고, 1만 오천 년 전 신선의 시대에 이르러, 한자로는 음을 붙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문자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가 어떤 문자를 만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모두가 자신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기호들을 사용했고, 그중에는 지금도 남아있는 문자들도 있었다.


쥐새끼는 그러한 무모한 일을 벌인 신선들과 별개로, 인간들도 그와 비슷한 일들을 벌였고, 인간계에 내려온 쥐새끼는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쥐라며, 언어가 통하지 않자, 그들이 사용하는 문자인 상형 한자로 천자라 썼고, 인간들은 놈을 천자라 불렀다는 것이었다.


“내가, 왜 그런 하찮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지? 그런 개소리는 됐고, 네놈의 죄를 물어야겠다.”

“뭐? 내 죄?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이냐!!”


놈의 당당함에 어이가 없었다.


“네놈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와 같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다른 생명, 아니 다른 동물들의 생명은 마구 없애면서, 인간을 죽이면 죄라는 건 좀 편협한 것 아니야?”

“뭐?”

“네놈들이 소나 돼지를 잡아 먹는 것과 같아. 난 단지 너희 인간을 잡아 먹었을 뿐이라고.”


놈의 말에 할말을 잃었다.


‘지금 이놈은 양육강식을 말하려는 것인가? 그것엔 뾰족한 해결법이 없는데...’


놈의 말을 듣자니, 나의 멘탈이 흔들렸다.

인간이나, 다른 동식물의 생명이 하나뿐인 것은 같았다.


지배종인 인간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으니, 그들의 위에 있는 인간의 생명은 존엄하고, 다른 종의 생명은 하찮게 여겨지는 모습, 놈의 입장에서 보면, 놈이 지배종이고, 인간은 하위종이라 생각하면, 놈의 괴변도 일리는 있었다.


신과 인간, 윤회, 환생 이런 것을 따져 모두가 현존하는 것이라면,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도, 모두 같은 영혼.

전생의 친구가 돼지로 태어날 수도, 들꽃으로 태어날 수도 있는 이론이 성립된다.


이 이론으로 따지면, 매일 먹던 배추가 전생 친구일 수도 있고, 배추를 먹은 난 친구를 먹은 사람이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놈이 뱉은 가설로 인해 잠시 복잡한 심경이 되기는 했으나, 이내 평온함을 되찾은 나였다.

놈이 간과한 것은 내가 천세의 열매를 먹었다는 사실이었다.

지혜의 열매에 따르면, 인간의 영혼은 다시 동물이나, 식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윤회, 그것은 돌고 도는 것이지만, 종을 이탈하여 도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인간이 동, 식물로 윤회한다면, 지옥은 사실상 필요가 없는 것이나, 지옥에서 인간의 영혼을 벌을 준다는 것은, 윤회는 하되, 인간이 아닌 하위 종으로 퇴화해 태어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어쨌든, 난 지혜의 열매를 먹은 뒤로, 세상에 알려진 지식과 다른, 여러 사실을 알게 되어, 과거의 환(신)과 악(마), 그리고 신선(神仙)시대 등등 여러 비상식적인 지식을 얻은 후 그들의 존재와 싸우는 것이 더 수월해졌다.


“응, 쥐새끼야. 네놈의 말이 맞기는 해. 하지만 말이다. 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거야. 네놈이 있어야 할 곳에서 편히 먹고 놀지, 왜 인간계에 와서는 살인을 했냐는 거지. 네놈의 죄는 네놈의 세계가 아닌 인간계에 머무른, 그 순간부터 죄가 시작된 것이다.”


난, 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놈의 얼굴을 가격했다.

놈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뒤로 튕겨 나갔지만, 내가 놈의 팔을 꽉 잡고 있어, 그 반동으로 내게 다시 튕겨 나왔다.


놈의 얼굴을 치고, 치고 또 치자, 놈의 얼굴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리고, 놈도 그저 쳐 맞지 만은 않았다.

현신무당과함께027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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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1화. 강철규의 CCTV 영상 PART 1. 24.08.27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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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화. 변태한 정멸귀 24.06.29 25 0 13쪽
93 93화. 근본적 원흉. 24.06.23 32 0 13쪽
» 92화. 정멸귀 등장. 24.06.22 30 0 13쪽
91 91화. 음기가 가득한 그곳. 24.06.12 42 0 12쪽
90 90화. 다시 동업. 24.06.02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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