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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원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 3세 야알못 감독의 우승 필승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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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온리원.
작품등록일 :
2024.05.08 23:36
최근연재일 :
2024.07.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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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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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6)

DUMMY

“전 솔직히 준이가 동갑이라 제일 편하긴 했는데요······.”

변화구 던지지 마시라고요.

누가 투수 아니랄까 봐.

공은 마운드에서나 던지세요!

권신뢰 선수과 이백수 선수 중에 선택하라니까, 내가 엔트리에서 제외했던 세 번째 포수를 고르다니.

나는 잠자코 강노을 선수의 말이 이어지길 기다렸다.

주저하는 듯하던 강노을 선수는 금세 다시금 입을 열었다.

“신뢰 선배님보다는 백수 형이랑 더 친하긴 한데, 그래도 받아주신다고 하면 신뢰 선배님과도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기도 하고······.”

내가 난처할 질문을 한 모양이었다.

흠, 어떡하지?

미친 소리 같겠지만, 난 저 소리를 듣고 왠지 김도곡 선수를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신뢰 선수를 포수로 쓰고, 이백수 선수를 지명타자로 써야겠다.

응, 결정했어.

고개를 든 나는 강노을 선수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너무 오래 말이 없었는지, 강노을 선수는 동공에 지진이 일어나다 못해 몸까지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다.

그런 강노을 선수의 어깨를 정시우 선수가 감싸고 서 있었고.

“이백수 선수랑은 호흡 맞춰본 거고, 권신뢰 선수랑은 권 신뢰 선수 부상 탓에 안 해본 거죠?”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올해 첫 등판이라서요······. 그냥 기회가 없었어요.”

“얘도 그렇고, 저도 권신뢰 선배님이랑은 별로 대화해 본 적 없어요.”

정시우 선수가 끼어들었다.

투수들이랑 친한 것 같더니, 꼭 그렇지는 않나?

어쩌면 나이 차이가 크게 나서 그럴지도 몰랐다.

“그래도 오늘 정시우 선수는 권신뢰 선수랑 배터리 해 봤잖아요. 어땠어요?”

“어, 음, 그게······.”

정시우 선수가 시선을 저 멀리 허공으로 돌렸다.

아, 참.

결과적으로 이겼으니까 잠시 잊고 있었는데, 아까 경기를 아주 쫄깃하게 만들어줬지?

말을 고르던 정시우 선수가 약간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구종 물어보셔서 대답했고,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하셨는데, 제가 너무 긴장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감독님!”

냅다 허리를 90도로 숙이다 못해 석고대죄를 하려는 것처럼 내려가는 정시우 선수를 겨우 말렸다.

“아, 아, 아, 아, 아닙니다! 괜찮아요. 졌어도 절대 정시우 선수 탓하지 않았을 겁니다.”

진심이었다.

내가 잘 몰라서 타자처럼 투수도 똑같이 쓰면 되는구나 안일하게 생각했고, 그래서 투수 누구 내보낼지 연구도 안 했고.

걱정한 건 맞지만, 사과받을 일은 절대 아니지.

나는 정시우 선수를 똑바로 세우며 말을 이었다.

“3연투 하느라 고생했어요. 주말 푹 쉬고, 다음 주부터 또 달려봅시다.”

“일요일 경기는 나갈 수 있습니다! 월요일이 휴일이니까요.”

“무리하지 마세요.”

의욕이 넘쳐서 나갈 수 있다고 하는 건지, 정말로 나갈 수 있는 건지······.

나로서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아무튼, 어쩌다 보니까 화제가 정시우 선수에게로 쏠렸는데.

내가 궁금한 사람은 강노을 선수란 말이지.

“근데, 말도 별로 안 섞어봤지만, 호흡을 맞춰봤으면 좋겠다는 건 무슨 이야기예요?”

“아, 그게요······.”

강노을 선수는 눈을 깜빡거리다가 대답했다.

“포수 중에 제일이신 분이니까요. 백수 형도 상대의 마음을 읽는 사람처럼 볼 배합을 잘하시지만······.”

내가 알기로 그분은 진짜로 사람 속마음을 읽는 거고.

“신뢰 선배님은 별명이 무당이잖아요. 미래를 아는 사람 같다고요.”

글쿤.

어쩌면 이백수 선수의 초능력처럼 권신뢰 선수도 미래 예지 능력이 정말로 있을지도 몰랐다.

실제 권신뢰 선수는 몰라도, 적어도 이 게임 속 권신뢰 선수는.

여하튼.

단순히 내 느낌일 수도 있지만, 어린 투수들은 권신뢰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거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호칭만 해도, 신뢰 ‘선배님’과 백수 ‘형’이니까.

“알겠어요.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고, 이따가 미팅에서 만나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가려는데,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붙잡았다.

건장한 청년 둘이 팔을 한 쪽씩 잡아당기니까 몸이 휘청거리는데, 와······.

은비가 왜 나 보고 확확 잡아당기지 좀 말라고 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뭐, 나는 그것도 진짜 힘 빼고 살짝 잡은 거였지만.

아마도 이 두 사람도 그런 거겠지.

“무,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

갑자기 붙잡힌 나는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쳐다봤고, 둘은 아차 싶었는지 나를 놓아주었다.

“이렇게 가시려고요?”

“그럼, 뭘 더······.”

“내일 올라오는 투수요. 우리 팀 상대로는 첫 등판이지만, 이전에 한 번 1군에서 경기한 적 있잖아요. 저는 완전 처음이고.”

강노을 선수의 눈에서 이채가 돌았다.

막내 선발 투수라고 들어서, 순한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번뜩이는 눈으로 꺼낸 말은 놀라웠다.

“근데, 고등학교 때 제가 걔보다 더 잘했거든요?”

아, 아하.

그렇군요?

“오늘 경기 보면서 저도 어떤 타자랑 어떤 승부를 할지 쭉 이미지 트레이닝 했어요. 제 단점은 저도 알고, 투수코치님도 알고, 감독님도 아시겠지만······.”

뭔데요?

나는 모르는데.

마른침을 꼴깍 삼키는데, 강노을 선수는 본인의 단점을 말하는 대신 목표를 발표했다.

“내일 무조건 5이닝 이상 던지겠습니다. 저 진짜 열심히 준비했어요. 오늘 져도 내일 딘이니까 위닝은 무조건 확보겠지만, 두 번째 스윕 노려보고 싶어요.”

투수는 아무리 잘해도 0점인데.

살짝 마음이 아팠다.

어린 투수들마다 하나같이 이런 말을 하는데, 우리 타자들은······.

더 갈궈야지, 더 눈치 주고.

점수를 내야 경기를 이기니까.

아무리 투수들이 잘해도 0 대 0이면 이길 수가 없는 법이었다.

먹먹함에 취해 있는데, 정시우 선수가 강노을 선수를 쿡 찔렀다.

“형, 구체적으로 말해야죠.”

“넌 좀 가만히······.”

발끈했던 강노을 선수가 나를 의자에 앉히고는 공책을 들고 왔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제가 빠르게 제 계획을 말씀드릴게요.”

힐끔 스마트폰 시계를 본 강노을 선수는 정말로 초고속으로, 그러나 동시에 또박또박 발음하면서 내게 광주 레드스의 내일 예상 라인업과 그 타자들을 어떻게 공략할지를 설명했다.

구종에 관해서는 직구와 변화구,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커브 정도, 아니, 페인지업도 안다.

하여튼, 그런 나에게······.

정신이 혼미해질 때쯤 공책을 접은 강노을 선수는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말했다.

“투수코치님이랑 배터리코치님이랑 포수 선배님, 혹은 형이랑도 잘 조율해서 준비하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맡길게요.”

나는 맞은편에 앉은 강노을 선수의 어깨에 손을 얹어 토닥였고.

때마침 시간이 다 되어서, 우리는 다 같이 회의실로 출발했다.


* * *


10분 일찍 왔는데도, 이미 회의실은 선수들로 인산인해였다.

운동선수들이라 그런지 지각에 예민한 것 같았다.

나는 바로 코치님들이 모여 계신 곳으로 걸어갔고, 내 뒤를 따라오던 선수들도 흩어졌다.

오는 길에 선수들과 하나둘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내가 무슨 피리 부는 사나이도 아니고······.

다들 내 뒤로 줄을 서더라.

진작에 코치님들께 결정된 라인업을 알려드렸던 터라, 마음은 편했다.

근데, 발표만 하고 말 거면, 굳이 이렇게 다들 모일 필요가 없지 않나?

특히 저기서 나한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딘 알렉슨 선수 같은 경우도······.

내일 경기에 나오는 것도 아니면서 꿋꿋하게 통역하시는 분이랑 함께 투수들 사이에 앉아 있었다.

인사하는 사람한테 매정할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손을 흔들었다.

손 인사를 하고 나서, 다시 코치님들을 보니까 어째 다들 묘한 표정이었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눈치만 보는데······.

“보내 주신 라인업 잘 봤습니다, 감독님.”

타격코치님이 제일 먼저 말을 꺼냈다.

왠지 그때의 느낌이 났다.

시안즈와의 두 번째 경기에 이동민 선수를 쓰겠다고 했을 때.

발표를 바로 안 하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 이유가 있겠지.

잔뜩 쫀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네, 무슨 문제가······.”

“저는 일단, 반대입니다. 도······, 어, 4번 타자요.”

김도곡 선수라고 실명을 거론하든, 4번 타자라고 하든, 똑같지 않나?

타격코치님은 주변을 둘러보고는 목소리를 더 낮춰서 속삭였다.

“신뢰가 4번인 걸 반대하는 게 아니라, 감 좋은 4번을 내일 빼는 거에 반대하는 겁니다. 5연승 하셔야죠. 타율도 2할대로 회복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지명 타자로 백수를 쓰는 것도, 아직은 이릅니다.”

수석코치님도 합세했다.

“아, 그······, 저도 후반을 대비해서 백수는 대기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투수코치님도.

“사실, 저는 배터리 호흡을 고려하면 백수가 선발인 게 낫다고 봅니다. 하지만, 신뢰도 알아서 잘하겠죠. 신뢰니까요.”

곧이어, 배터리코치님도 말을 더했다.

“그거 말고는 저는 아무래도 좋다고 봅니다. 우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우리도 상대 투수가 처음이지만, 마찬가지로 상대 투수도 우리 타자들이 처음입니다.”

대충 요약하자면, 4번 타자는 그대로 김도곡 선수를 쓰고, 포수는 권신뢰 선수를, 이백수 선수는 라인업에서 빼라는 이야기지?

왜 대기해야 한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 갔지만······.

“그리고 2군 상대 전적도 보셨겠지만, 동민이가 상대 전적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저는 타순을 올려 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요.”

“아무리 그래도 오늘 컨디션 보면 위로 올리긴 좀······.”

“내일 2시 경기라서 동민이가 수비도 더 집중해야 할 텐데, 타순까지 올리면 힘들 거 같은데요.”

“아, 그렇죠. 동민이 걔가 멀티가 잘 안 돼요.”

잠깐, 내일 왜 2시 경기예요?

물어보려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코치님들은 그 이후로도 고참들 휴식이 어쩌고, 지금이라도 많이 이겨둬야 한다는 둥, 별별 얘기를 다 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왜 지금 떠오르는지.

나는 코치님들이 한마디씩 하는 걸 천천히 듣고 있었다.

그간 투수코치님이랑 타격코치님 빼고는 다들 무기력하다고 해야 하나?

별로 말이 없었는데.

모두 기운을 차려서 참 다행이야.

핏대 세우면서 싸우는 건 아니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나는 그런 의미에서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음, 알겠어요. 이백수 선수는 후반을 위해 아껴두는 걸로. 내일 이기면 모레 박호승 선수 선발로 낼 거고요. 베테랑들 휴식. 됐죠?”

“중견수는 그대로 두셔야 합니다. 우리 딘이가 불안해합니다.”

기어코 투수코치님이 내 요약 정리에 토를 달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중견수는 진유진 선수로. 됐죠? 이제 슬슬 라인업 공개하고 선수들 보내줍시다. 2시 경기라면서요. 컨디션 조절하려면 자야죠.”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한민찬 선수가 벌떡 일어나서는 박수를 유도했다.

나는 움찔 놀랐으나 코치님들은 익숙한 듯이 무표정을 유지했다.

흠흠.

목소리를 가다듬은 나는 마이크를 들었다.

“오늘 경기도 무척 수고하셨습니다.”

박수가 잦아들길 기다렸다가 주위를 쓱 둘러본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입술을 뗐다.

“그럼, 라인업 발표하겠습니다.”

이게 뭐라고 떨리는지.

1번부터 9번까지.

선수 이름과 포지션을 말하고, 선발 투수 강노을 선수까지 소개했다.

짝짝짝짝······.

한 번 더 박수가 나왔고.

오늘 낮에 그랬듯이, 선수들을 각자 코치님을 찾아 옹기종기 모였다.

그리고 나는 수석코치님을 콕콕 건드려 질문했다.

“내일 왜 2시에 경기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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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043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7) 24.07.03 10 0 12쪽
» 042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6) 24.07.02 17 0 12쪽
41 041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5) 24.07.01 15 0 12쪽
40 040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4) 24.06.28 15 0 12쪽
39 039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3) 24.06.27 17 0 12쪽
38 038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2) 24.06.26 19 0 12쪽
37 037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1) 24.06.25 20 0 12쪽
36 036 : 전지적 겜알못 시점 (9) 24.06.24 19 0 12쪽
35 035 : 전지적 겜알못 시점 (8) 24.06.22 24 1 12쪽
34 034 : 전지적 겜알못 시점 (7) 24.06.21 19 1 12쪽
33 033 : 전지적 겜알못 시점 (6) 24.06.20 23 0 13쪽
32 032 : 전지적 겜알못 시점 (5) 24.06.19 25 1 13쪽
31 031 : 전지적 겜알못 시점 (4) 24.06.18 29 1 12쪽
30 030 : 전지적 겜알못 시점 (3) 24.06.14 41 1 13쪽
29 029 : 전지적 겜알못 시점 (2) 24.06.13 47 1 12쪽
28 028 : 전지적 겜알못 시점 (1) 24.06.12 53 0 12쪽
27 027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9) 24.06.11 51 0 12쪽
26 026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8) 24.06.10 52 0 12쪽
25 025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7) 24.06.07 57 0 12쪽
24 024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6) 24.06.06 53 0 12쪽
23 023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5) 24.06.05 57 0 12쪽
22 022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4) 24.06.04 56 1 13쪽
21 021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3) 24.06.03 62 0 12쪽
20 020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2) 24.05.31 64 1 12쪽
19 019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1) 24.05.30 71 0 12쪽
18 018 : 나 혼자 야구 바보 (9) 24.05.29 69 0 13쪽
17 017 : 나 혼자 야구 바보 (8) 24.05.28 69 0 13쪽
16 016 : 나 혼자 야구 바보 (7) 24.05.24 7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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