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온리원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 3세 야알못 감독의 우승 필승 전략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게임

공모전참가작 새글

온리원.
작품등록일 :
2024.05.08 23:36
최근연재일 :
2024.06.25 18: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3,782
추천수 :
34
글자수 :
205,964

작성
24.06.05 17:00
조회
49
추천
0
글자
12쪽

023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5)

DUMMY

분명히 튜페가 튜토리얼 환경에 있으면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눈을 떠 보니, 코치님들 두 분이 감독실에 와 계셨다.

하여간 걔는 입만 열면 다 거짓말이라니까.

물론, 내가 거기 구름 둥둥에 들어가자마자, 타이밍 좋게 코치님들이 문 열고 들어왔을 수도 있긴 하지만.

“오늘의 라인업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감독님?”

속으로 툴툴대던 다는 수석코치님의 물음에 현실(?)로 돌아왔다.

어째 어제와는 다르게 기대감으로 반짝거리는 수석코치님의 눈은, 살짝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그, 라인업 얘기하기 전에요.”

나는 타격코치님을 의식하며 말을 꺼냈다.

“어제 류노원 선수가 늦게까지 특타를 하고 갔다던데요.”

절대, 엊그제와 다르게 라인업에 관해 아무런 생각도 안 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류노원 선수가 마음에 좀 걸렸을 뿐.

아까도 생각했지만, 단순히 전날 면담을 했다고 바로 라인업에 넣어주긴 좀 그렇지만.

코치님들이 보기에도 열심히 했다면, 아마 이 정도 이야기에 바로 칭찬이······.

“특타요?”

전혀 몰랐다는 듯한 반응에 나는 무척 당황했다.

뭐야?

나한테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해 놓고는 정작 특타를 안 했다고?

정말?

레알?

혼또니?

“그게, 어제 류노원 선수가 찾아와서 면담을 신청했거든요.”

은퇴 이야기는 혹시 몰라서 꺼내지도 않았다.

괜히 난처할 수도 있으니까.

퇴직 상담은 원래 비밀 유지가 기본 아니던가.

금세 마음 접은 거 보면, 진심으로 은퇴할 생각은 없었을 수도 있고.

누가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그랬을 수도 있지.

“앞으로 후배들이랑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겠다고 했는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진짜, 바깥의, 실제 류노원 선수는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여기 게임 속 류노원 선수는 좀, 그런 사람인 것 같았다.

행복센터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지.

공익이었는데, 젊은 남성인 나한테는 굽신굽신하면서 정작 잘 보여야 했던 우리 센터장님께는······.

음, 그거랑은 좀 다른가?

감독이 코치보다 높은 직급이니까.

에휴.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나는 단장님이랑 노느라(?) 안 볼 수 있어도, 코치님들은 선수들 다 체크하시는데.

몇 번 이야기하면 다 탄로 날 뻥을······.

유니폼 판매량이 많다는 거 보면, 인기도 많은 선수일 텐데.

쯧쯧.

속으로 혀를 차고 있는데, 수석코치님이 입을 열었다.

“감독님, 노원이는 좀 더 지켜보시죠. 어제는 막상 특타 하려니까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곧이어 타격코치님도 말을 얹었다.

“예예, 아니면 상황이 여의치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는 다들 역전의 기쁨에 취해서 연습실 불도 다 끄고 그랬거든요. 애들 밥 사줘야 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요.”

다들 두둔해 주는 거 봐서는 아주 막 나가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

좀 더 지켜보지, 뭐.

본인이 직접 2군 가라고 하면 가겠다고도 했으니까 여차하면 2군 보내고.

처자식도 있는 분이 2배로 특타하겠다는 약속도 어기다니.

이따 만나면 왜 특타 안 했느냐고 꼭 물어봐야지.

나는 화제를 전환했다.

“그럼, 오늘 오전 훈련하면서 컨디션 좋았던 선수 있을까요?”

뭘 먹을지 고민될 때 주방장 추천 메뉴를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적지.

즉, 라인업이 고민될 때는 코치님들한테 물어보면 된다는 거.

나는 코치님들을 둘러봤고, 수석코치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태블릿 PC를 내밀었다.

“전력 분석팀에서 이번 상대 투수 관련 기록 작성한 거 여기 받아 왔습니다.”

음······.

화면에 정체 모를 알파벳이 너무 많았다.

게임이면 자고로 눌렀을 때, 옆에 설명이 떠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빨간 글씨로 적힌 것만 빠르게 봤다.

상대 전적이 4할 5푼 5리?

오늘은 이 친구를 4번에 넣어야겠다.

쓰읍.

아니지.

가능한 한 많이 치게 하고 싶으니까 1번에 넣을까?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코치님들의 시선이 느껴져서 얼른 태블릿 PC를 내려놓았다.

“기록은 이따 확인하고, 오늘 수비 훈련부터 같이 보려고 하는데요. ”

“아, 수비요······.”

딱히 저격하려던 건 아닌데, 수석코치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민찬이 빼고는 다들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급한 상황에 종종 실수가 있습니다.”

“어제 실책이 하나 있었지만, 그렇다고 주전 2루수를 뺄 생각을 하시는 건 아니죠? 선릉이는 감독님 좋아하시는 타율도 정말 좋고, 오늘 상대 선발 투수랑도······.”

나는 내가 어제 저지른 일이 얼마나 두 분께 충격을 안겼는지 알 것도 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타격코치님 말대로 타율을 좋아하고······.

“최선릉 선수는 그대로 쓸 거예요.”

아직 수비력까지 고려할 정도로 내가 감독으로서의 능력치가 있지 않았다.

게다가 설령 최선릉 선수의 수비가 엉망이라서 매회 실책을, 아니, 매회는 곤란하지만.

여하튼, 중간 정도만 한다면, 당연히 최선릉 선수를 쓸 수밖에 없었다.

태블릿 PC에 붉은 글씨로 표기되었던 상대 전적 4할 5푼 5리를 어떻게 포기하겠는가.

내 말에 타격코치님도 그렇고, 수석코치님도 안도하는 눈치였다.

“그냥, 아침에 타격 훈련하는 거 못 봐서 수비라도 보려고요. 누가 컨디션 좋은지는 저도 감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솔직히 꿰뚫어 볼 자신은 없었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감독실을 나왔다.


* * *


수비 훈련은 땡볕에서 진행되었다.

그늘에서 지켜보는 나도 더운데, 경기장 한가운데서 땀 뻘뻘 흘리면서 뛰어다니는 건 얼마나 더 힘들까?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펑고’를 받는 이들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매일 같이 하는 훈련이라서 그런지, 딱히 특별한 건 없었다.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너무 더워서 그만 들어갈까 하고 있는데, 이백수 선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X나 덥네.]


포수 장비까지 착용하니까 얼마나 더 더울까?

벌떡 일어나서 포수 마스크를 벗고 수건으로 땀을 벅벅 닦던 이백수 선수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꾸벅 인사했다.

나도 덩달아 인사하고는 다시 더그아웃 의자에 앉으려는데, 뒤에서 투수코치님이 내게 말을 걸었다.

“아이고, 감독님. 원정 가는 거 짐은 안 챙겨 오셨다면서요?”

장난스런 목소리에 근처에서 스트레칭하던 투수들이 이쪽으로 귀를 쫑긋하는 게 보였다.

“네, 제가 원정은 처음이라······.”

“그래서 다시 댁에 다녀오신 거예요?”

“아뇨, 그냥 단장님 통해서 이것저것 받았어요.”

“그렇군요.”

투수코치님은 빙그레 웃으시고는 본론에 들어갔다.

“오늘 투수 운용은 어떻게 할까요? 생각하신 기조가 있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기조······.”

나는 그저 잘 부탁드린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투수 공부도 해야 하는데, 사실 당장은 선발 라인업 짜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

야구의 신도 참 그랬다.

나 같은 문외한 말고 야구에 미친 사람을 여기 앉혀 놨으면 훨씬 더 좋아했을 텐데.

차라리 어중간하게라도 아는 아이돌 쪽이었으면······, 아니다.

그랬다가는 남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을 것 같아.

뭐, 지금도 남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긴 한데······.

투수코치님을 보내고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데, 이백수 선수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뭐야뭐야, 정시우! 공이 미쳤다, 미쳤어!”

이번에는 속마음이 아니라 찐 목소리였다.


[제구 잡는다고 손 안 댄 건 좋은 거 같은데, 제구가 영······. 오늘도 시안즈 애들이 붕붕거려 주려나?]


겉으로는 활짝 웃으며 엄지척하고 있으면서 속으로는 저런 생각을 한다니······.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나저나 감독님이 오늘은 자꾸 불펜 보시는 거 봐선······.]


왜! 왜!

볼 수도 있지!


[투수 쪽도 어린 애들 써 보시려나? 어제 시우는 코치님 추천인 거 같던데.]


이백수 선수가 시선을 돌렸고, 나는 그제야 안심했다.


[뭐든 이길 수 있으면 됐지.]


이길 수 있게 라인업 잘 짜보겠습니다······.

더 구경하면서 뻐기려고 했는데, 역시 얼른 감독실 가서 전력 분석팀이 준비한 기록표나 유심히 봐야겠다.

몸을 일으키려는데, 이백수 선수의 속마음이 다시금 들려왔다.


[그보다 신뢰 형 언제 등록하실 건지 물어봐도 되나? 형은 주말 시리즈 나오고 싶어 하시던데.]


신뢰 형?

모르는 이름이었다.

주말 시리즈면 원정 경기?


[에이, 형이랑 감독님이랑 알아서 하시겠지. 나는 그저 내 일 열심히 하면 돼.]


설마 오늘 댓글에서 봤던 ‘믿음이’랑 관련이 있는 건가?

본명이 ‘신뢰’고 별명이 ‘믿음’이라든가.

다른 사람일 확률도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나는 눈치를 쓱 보고는 후다닥 더그아웃을 나왔다.

그리고 폰으로 ‘네이비즈 신뢰’를 검색했다.

바로 선수 얼굴이 딱 떴다.

권신뢰.

키 181에 몸무게 90.

포수.

뉴스를 보니까 부상 복귀는 언제냐는 기사가 제일 많았다.

내가 감독이 되기 한참 전에 부상으로 빠진 듯한데, 몇몇 기사는 권신뢰 선수의 빈 자리를 이백수 선수가 잘 메워 주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제야 나는 왜 이백수 선수가 자신을 백업이라고 여겼는지 알 수 있었다.

이백수 선수의 타율도 2할 8푼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권신뢰 선수는 무려 3할 8푼이었다.

경기 수도 이백수 선수보다 많은데, 타율이 이렇게 좋으면 당연히······.

미안한 말이지만, 누구라도 권신뢰 선수를 쓸 터였다.

어제 보니까 시안즈 포수는 타율이 2할 5푼인가 그렇던데.

기록이라는 게 참으로 상대적이었다.

사람이 없는 복도를 지나 감독실에 도착한 나는 소파 테이블에 놓고 갔던 태블릿 PC를 확인했다.

나 바본가?

굳이 여기 두고 갈 필요 없이, 가지고 가서 봤어도 됐는데.

하지만 더그아웃은 글씨 쓰기 좀 불편하니까······.

책상으로 자리를 옮긴 나는 수첩을 펼쳤다.

어제 라인업에서 몇 명만 바꾸면 되겠지?

그런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상대 전적을 보니까 내가 어제 타율이 안 좋다고 안 쓴 선수들이 붉은 글씨 명단에 대거 포진하고 있었다.

하루 쓰고 빼기 미안하긴 한데······.

동민아, 안녕이다.

내일 활약하렴.

우선, 상대 전적이 0할인 이동민 선수를 뺐다.

하루 전의 나였다면, 5할 타자를 왜 빼냐고 했을 수도 있겠지.

그치만, 전체 타율보다 중요한 건 상대 전적이라고!

전날 경기에서 정시우 선수를 보니까 확신이 들었다.

박호승 선수도 그렇고.

앞으로도 만루에는 무조건 박호승 선수를 대타로 넣어야지.

그런 의미에서 최선릉 선수는 특히 상대 전적이 좋으니까 1번에 넣었다.

진유진 선수는 무난하니까 2번이고······.

나름의 이유를 하나하나 붙여가면서 선발 라인업을 완성한 나는 뿌듯한 마음에 라인업지를 들고 감독실을 나섰다.

새로운 마음으로다가 ‘스윕 승’이라는 걸 한번 해보자고!

2연승 감독은 두려울 게 없는 법이었다.

그러나 이때는 몰랐다.

스윕 승이라는 건 쉽게 되는 게 아니고, 상대도 스윕 패만은 피하고자 전력으로 승부를 걸어올 것이며, 선발 투수는 무조건 6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해서 달라졌을 건 없지만 말이다.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수석코치님께 라인업지를 내밀었고, 수석코치님은 고개를 갸웃하셨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실 줄 알았는데, 왜지?

평가(?)를 기다리는 나에게 수석코치님이 한참 후에나 말을 꺼내셨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 3세 야알못 감독의 우승 필승 전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24.05.28 35 0 -
37 037 : 사상 최강의 초보 감독 (1) NEW 20시간 전 8 0 12쪽
36 036 : 전지적 겜알못 시점 (9) 24.06.24 13 0 12쪽
35 035 : 전지적 겜알못 시점 (8) 24.06.22 19 1 12쪽
34 034 : 전지적 겜알못 시점 (7) 24.06.21 15 1 12쪽
33 033 : 전지적 겜알못 시점 (6) 24.06.20 19 0 13쪽
32 032 : 전지적 겜알못 시점 (5) 24.06.19 19 1 13쪽
31 031 : 전지적 겜알못 시점 (4) 24.06.18 21 1 12쪽
30 030 : 전지적 겜알못 시점 (3) 24.06.14 35 1 13쪽
29 029 : 전지적 겜알못 시점 (2) 24.06.13 41 1 12쪽
28 028 : 전지적 겜알못 시점 (1) 24.06.12 47 0 12쪽
27 027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9) 24.06.11 45 0 12쪽
26 026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8) 24.06.10 44 0 12쪽
25 025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7) 24.06.07 50 0 12쪽
24 024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6) 24.06.06 47 0 12쪽
» 023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5) 24.06.05 50 0 12쪽
22 022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4) 24.06.04 50 1 13쪽
21 021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3) 24.06.03 54 0 12쪽
20 020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2) 24.05.31 57 1 12쪽
19 019 : 포수가 속마음을 숨김 (1) 24.05.30 64 0 12쪽
18 018 : 나 혼자 야구 바보 (9) 24.05.29 63 0 13쪽
17 017 : 나 혼자 야구 바보 (8) 24.05.28 62 0 13쪽
16 016 : 나 혼자 야구 바보 (7) 24.05.24 64 0 12쪽
15 015 : 나 혼자 야구 바보 (6) 24.05.23 67 1 12쪽
14 014 : 나 혼자 야구 바보 (5) 24.05.21 67 0 12쪽
13 013 : 나 혼자 야구 바보 (4) 24.05.20 67 0 12쪽
12 012 : 나 혼자 야구 바보 (3) 24.05.19 73 0 12쪽
11 011 : 나 혼자 야구 바보 (2) 24.05.18 81 0 13쪽
10 010 : 나 혼자 야구 바보 (1) 24.05.17 105 0 12쪽
9 009 : 이혼(?) 후 각성 어쩌고 (9) 24.05.16 111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