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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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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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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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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91화 두 번째 황제의 죽음

DUMMY

391화 두 번째 황제의 죽음


가을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고 하나 이날은 특히나 그러하니, 아침은 초겨울처럼 쌀쌀하고 점심은 여름처럼 더우며 저녁에 이르러는 그 더위는 환상이었다고 하듯 추웠다.


“날씨 변하는 것이 기괴하다고 할 정도로 아침이 다르고 낮이 다르며 또 밤이 다르구나.”


변덕스러운 날씨는 밤에 술 한잔 기울이며 느끼던 홍타이지는 그렇게 멍하니 중얼거리고는 하늘을 보았다.


그저 보고자 하여 본 하늘은 청명하여 구름 하나 없으니 자신만이 온전히 빛나는 주인공이라고 하듯 달이 덩그라니 걸려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홀로 하늘에 걸린 달은 사람을 우수에 차게 하며 온갖 일을 생각나게 하였는데, 지금 홍타이지에게 있어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일이 무엇인고 하면 죽은 민혜공화원비의 일이었다.


“하르졸, 하르졸이여. 네 얼굴이 보이는 거 같구나.”


보석과도 같이 빛나는 달을 보며 쓸쓸하게 말한 홍타이지는 어느 순간 크게 놀랐다.


“!?”


달빛이 환상과 같이 내려온다고 싶더니 그대로 술잔에 깃들이니, 달을 담은 술잔은 곧 그 담은 달을 홍타이지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하르졸로 변하게 했다.


“허허, 술이 과하였는가 보구나.”


술기운 탓으로 치부하며 헛것이라 여기나 그 얼굴 보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라, 홍타이지는 가만히 술잔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얼마간 있다가 하르졸의 입이 움직이는 듯하니, 그 입술이 소리 없이 그에게 일렀다.


다시 만달 때가 되었다고 말이다.


그것을 알아챈 순간, 홍타이지는 술잔을 그대로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걸음을 옮기니 멀찍이서 시위하던 이들이 다가와 공손히 예를 취했다.


“한이시여, 안으로 드시옵니까?”

“옥좌로 갈 것이다.”


누구의 명이라고 거역할 것이며, 이상하게 여길 말도 아니었으니 따르는 이들은 누구 하나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그 뒤를 따랐다.


이윽고 옥좌에 앉은 홍타이지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어 명령했다.


“······대학사 범문정을 불러라. 긴히 전할 것이 있다.”

“예, 한이시여.”


범문정을 부르러 한 사람이 나가는 것을 본 홍타이지는 스스로 생각하여도 지독하여 제 자신에게 질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나도 참 못난 놈이구나.’


정녕 대청을 위한다면 범문정만 부를 것이 아니라 응당 불러야 하는 사람이 하나, 아니 둘이 있었다.


바로 영복궁 장비 보르지기트 붐부타이와 그 소생인 아이신기오로 푸린이었다.


작금 청나라에서 유일한 그의 적자이자 그 모친을 불러 든든히 함이 옳고 또 옳았다.


하지만 홍타이지는 그럴 수 없었다.


붐부타이에게 하르졸 만한 애정은 없지만 나름대로 정은 있다.


허나 그 아이 푸린에게는 그런 것이 없고 오히려 거리낌을 넘어 싫어하는 마음이 있었다.


붐부타이의 아이가 살았기에 하르졸의 아이가 죽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이 여전히 마음 한쪽이며 머리 한구석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걸 홍타이지는 잘 알았다.


어쩌면, 아니 확실하게 이건 아집이며 고집이고 억지였다.


그러나 알고도 고칠 수 없는 일이며, 바꿀 수 없는 일도 있는 법.


지금 푸린의 일이 딱 그러하니 고치려면 시간이 한참은 더 필요할 것이나 아쉽게도 그런 긴 시간은 그에게 허용되지 않았다.


‘왔는가, 대학사.’


멀리서 오는 대학사 범문정을 보며 입을 열어 말하고자 하나 이미 몸은 말을 듣지 않고 혀와 얼굴은 굳어 변화를 보이지 못하니, 홍타이지는 범문정 오는 것을 보는 걸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



“한이시여, 부름대로 대령하였나이다.”


걸음걸이며 몸가짐을 예법대로 하여 다가와 말을 올리니 대답이 돌아와야 마땅하건만 기이하게도 대답은 한참을 돌아오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여겨 곁눈질로 살피고자 하나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으니, 이상함이 한층 더 가중될 뿐이었다.


이는 주변에 있는 이들도 그러하니, 무언가 이상함을 느껴 다들 눈을 일렁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고자 나선 것은 범문정이었다.


“한이시여, 이 범문정이에게 하문하실 것이 있다면 열이든 백이든 하소서. 또한 잘못하여 내치고자 하신다면 응당 뜻대로 행하시되, 부디 제게 그 옥음으로 죄를 알게 하여주소서.”


소리 높여 이르나 여전히 묵묵부답이라.


범문정은 아예 고개를 들어 홍타이지를 살폈다.


가만히 홍타이지를 살피던 범문정은 그 시선이 자신이 지금 있는 이 자리가 아니라 들어오는 곳을 보고 있음을 알고 크게 놀랐다.


“어의는, 어의는 없는가!”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범문정은 곧장 최악을 생각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사!”

“함부로 행동하지 마십쇼!”


감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여 몇몇 사람들이 외치나 범문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서 어의를 불러라! 황상께서 용태가 이상하시다!”


이렇게 말함에도 홍타이지가 일언반구 하나 없으니 그제야 사람들은 이 상황이 평범하지 않음을, 어쩌면 최악을 가정해야 할 수도 있음을 깨닫고 안색이 크게 창백하여졌다.


이윽고 몇몇은 어의를 부르러 가고 몇몇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지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급히 달려온 어의가 홍타이지에게 다가가 이름을 부르며 진맥하더니 곧 어두운 얼굴로 현실을 모두에게 알려주었다.


“하, 한께서 붕어하셨습니다.”


머리로는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직접 들으니 범문정의 가슴은 현실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 의심하며 부정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 순간, 범문정 생애 몇 번이나 있을까 싶은 일이 일어났다.


감정이 이성을 확연하게 억누르고 이긴 것이다.


“그, 그것이 정말이냐! 그럴리가, 그럴리가 없다!”

“케겍.”


대번 어의의 멱살를 잡아채니 주변에 있던 이들은 당황하면서도 말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의는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범문정이 조르는 목을 풀며 크게 외쳤다.


“화, 황상께서는 이미 맥이 뛰지 않으며 호흡이 없으십니다! 콜록, 콜록. 또한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도 않으시니, 붕어하신 것이 맞습니다!”


어의가 외치는 말에 범문정은 망연한 얼굴로 손에서 힘을 풀었다.


“콜록, 콜록. 후아-.”


괴로움에서 벗어나 기침하며 숨을 고르는 어의를 보며 감성은 순식간에 이성에게 제압되어 갔다.


이제 가슴이 아닌 머리가 일하기 시작하니 범문정은 서늘한 눈으로 사방을 보며 외쳤다.


“위대하신 한, 대청의 기반을 세운 분, 관온인성황제께서 붕어하셨다. 그대들은 한을 수습하고 명을 기다리라.”

“대학사께서 명하시는 걸 말입니까?”


서슬 퍼런 말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용기내어 물으니 범문정을 고개를 저었다.


“아니. 명은 황궁에서 새로이 내려질 것이다. 이 일을 내가 장비께 알리겠다.”



***



운이 좋았다.


범문정은 영복궁으로 가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영복궁 앞에 선 순간, 그는 생각을 뒤집었다.


‘차라리 내가 아니라 장비께서 보셨다면 좋았을 것을.’


그렇다면 홍타이지의 뜻이 있었노라고 주장하며 한층 더 공고한 후계 계승을 할 수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러하지 못하니, 범문정은 시작이 나쁘진 않으나 그렇다고 좋지도 않다 여기며 영복궁 지키는 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한께서 붕어하셨다. 장비께 당장 말씀드려라.”


범문정이 건넨 말에 두 눈을 부릅뜬 이들은 이내에 허둥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안쪽에서 부산스러운 기색이 나더니 급히 나온 기색이 역력한 붐부타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들은 말이 정녕 사실입니까?”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오늘 황상께서 저를 보고자 하셨는데, 미처 만나 뵙기 전에 떠나셨습니다.”


범문정이 이르는 말에 붐부타이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잠시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어서 물었다.


“대학사, 나와 내 아이는 이제 어찌 해야 합니까?”

“국상을 치르셔야 합니다.”


확신을 품고 단언하는 범문정과 달리 붐부타이는 눈에 불안이 가득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까?”

“지금은 그렇습니다. 아니, 지금은 그것만 해야 합니다.”


못 박는 말에 붐부타이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날이 밝으면 제가 공표할 것이니 그때가 시작입니다. 남은 밤은 평안히 보내십쇼.”


범문정은 제가 말하면서도 참으로 모순적이라고 느끼며 속으로 쓴웃음을 흘렸다.


‘시작? 평안히? 참으로 우습구나.’


자신이 하는 말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범문정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붐부타이에게는 이리 말하였으나 그는 다르니, 그에게는 이미 시작된 일이며 할 일이 아주 많았다.


그리고 그 수많은 일 가운데 그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살펴 가십쇼.”


범문정이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리고 물러나니 붐부타이는 그가 멀어지는 것을 보다가 조심스러운 얼굴로 사방을 살피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영복궁 지키던 이들 가운데 하나가 슬그머니 자리를 비웠으나 누구 하나 알지 못했다.



***



“세자저하, 기침하여 계십니까?”

“무슨 일인가?”


바깥에서 그를 찾는 소리에 소현세자는 이상함을 느끼며 물었다.


이에 돌아온 대답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대학사가 사람을 보내어 당장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대학사가? 이 오밤중에 말이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소현세자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었음을 직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시작했다.


채비를 한다고 한들 그가 하는 일보다야 주변 사람들의 손이 더 바쁘기 마련이나 그렇다고 하여 소현세자가 그저 가만히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는 말은 아니었다.


‘밤에 나를 부른다라······설마?’


생각하고 생각하여도 자신을 이리 급히 부를 이유가 하나밖에는 떠오르지 않으니 소현세자는 안색을 어둡게 하며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저하, 준비가 끝났습니다.”

“고생하였다.”


채비가 끝났음을 고하는 말에 가벼이 치하한 소현세자는 빠르게 바깥으로 나갔다.


거기서 대학사가 보냈다는 사람을 확인하니 소현세자는 제가 생각한 것이 옳을 거 같다는 심증을 굳혔다.


그는 범문정이 부리는 이들 가운데 가까이 두며 이런저런 일을 보여주고 시키는 이로, 이른바 실무에 있어서 가장 믿고 신용하는 이였다.


“세자저하, 야심한 시각에 송구합니다.”

“아니오. 세상에 예의가 있으나 때로는 그것을 도외시할 급한 일도 있는 법. 어서 가보아야 할 거 같으니 앞장서시오.”

“감사합니다.”

감사하는 말을 끝으로 그는 더 말하지 않고 바로 걸음을 옮겼다.


그 가는 길은 지금까지 수없이 다녀본 길이나 기이하게도 낯섦이 가득하니, 달만이 세상을 비추는 시각이라 그런가 싶었다.


그리고 그러한 감상을 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현세자는 범문정과 마주하게 되었다.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조선의 세자께 먼저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흉보를 하나 전해야 하겠습니다.”

“······말씀하시지요.”


범문정이 예의 갖추어 말하는 것을 들으며 소현세자는 전과 또 다른 그 태도로 심증이 아예 확신으로 변하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확신은 범문정의 입을 통해 형체를 드러냈다.


“방금 한께서 붕어하셨습니다.”

“!”


짐작을 넘어 확신하였다고 하나 직접 들으니 놀라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심경과 별개로 소현세자의 머리는 맹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일이 조선에게 어찌 되는가를 말이다.


“전에 한께서 정하신 바에 따라 조선에서는 승계에 참여하실 것이며, 세자저하께서는 조선왕을 대신하여 참가하실 것입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여 청하고자 하니, 조선에서는 당분간 거동이며 교류를 줄여주셨으면 합니다.”


거동과 교류를 줄이라는 말에 소현세자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전에 정한 것을 기억하며 할 것을 압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찌 운신을 제약하는 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기 어렵군요.”

“제약이라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세자께 청하였을 뿐입니다.”


범문정이 슬쩍 물러나는 태도를 취하니 소현세자는 이상함을 느꼈다.


자신들에게 제약을 가하고 싶기는 한 거 같은데, 그것을 강요로 하고 싶지 않다니 실로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조금 더 고민한 소현세자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슬픈 일이 있으니 응당 함께 슬픔을 나누어야 하지요. 이에 조선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현세자가 답한 것은 사실상 거절에 가까운 동문서답이었다.


허나 범문정은 그것을 탓하지 않고 다른 말을 꺼냈다.


“조선에서 청에 좋은 이웃이자 번국이 되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내일 정식으로 사람을 보내어 이후 국상이며 절차를 일러드리겠습니다. ”


범문정이 이르는 말에 소현세자는 묵묵히 듣더니 슬쩍 물었다.


“그것이 전부입니까?”

“전부입니다.”

“알겠습니다.”


대답 뒤에 소현세자는 ‘지금은’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면 실례하겠습니다. 조선에 속히 알릴 이야기니 서둘러 보내고자 합니다.”

“그러시지요.”



***



오밤중에 부른 것 치고는 내용은 별것이 없으며 대답도 순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에 소현세자는 오히려 의심을 품고 돌아왔으니, 그는 돌아오자마자 곧장 사람을 여럿 불러 모았다.


“봉림대군과 시강원 사람들 그리고 외조 사람들 전부를 깨워 모아라. 급히 논할 일이 있다.”


새벽을 향해 가는 시각이나 사람들이 금세 모이니, 소현세자는 모인 사람들을 향해 일렀다.


“······청나라 황제가 방금 죽었소.”


소현세자가 이르는 말에 사람들은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대학사 범문정이 오늘 급히 날 불러 이 일을 알려주고는 이르길, 당분간은 거동이며 교류하는 일을 줄임을 권하였소이다.”

“불안정한가 보군요.”


소현세자가 이르는 말에 대뜸 입을 열어 말한 것은 외조 정랑 송시열이었다.


“송 정랑, 그것이 무슨 말이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아마도 청나라는 지금 국초 태조 시절부터 태종 시절까지에 비견될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연.”


어렵지 않게 알아들은 소현세자는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궁리했다.


그러나 이내에 이것이며 저것이며 하나도 빠짐없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우빈객 남이웅이 입을 열었다.


“거동은 줄이되 교류는 늘림이 마땅합니다.”

“어떤 차인지 잘 모르겠소이다.”

“전에 이 나라 상속하는 일에 한몫하게 되셨다고 할 때, 이 나라 친왕들이 함께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랬지.”


고개를 끄덕인 소현세자는 이어서 들린 말에 크게 동감하였다.


“그들 다수를 조선에 우호적인 이들로 하여 청나라 차대가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함이 당장은 가장 나으니, 함부로 움직이는 것은 지양하되 여러 친왕이며 후계에 교류하는 일 늘림은 지향해야 마땅합니다.”

“실로 옳은 말이오.”

“저하, 그런 일로 끝나면 온건하나 그렇게 끝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회안군과 같은 이가 과연 없으며 그 박포와 같은 이가 없겠습니까?”


그러던 중 송시열이 걱정을 담아서 이르니 소현세자는 이번 일에 힘이 더 필요함을 느꼈다.


“당장은 우빈객의 말대로 행하되, 그것으로 부족한 때가 이를지도 모르겠소이다. 내 당장 서신을 적어 보내겠소.”


그리하여 날이 새기 전에 서신을 들고 조선으로 사람 여럿이 향하니, 그 제일 앞에 있는 것은 외조 좌랑 윤선거였다.


작가의말

[첨언 - 홍타이지의 죽음]

기록에 따르면 홍타이지는 병이 없었는데 밤에 단정히 앉아 있더니 그대로 급사하였다고 합니다.

 

이전에 전쟁에서 지휘하다가 코피를 심하게 흘렸다는 기록 및 이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기록 등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병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이며, 사인은 뇌출혈로 보고 있습니다.

 

 

[첨언 - 회안군과 박포]

회안군 이방간은 박포의 부추김을 받아서 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습니다.

 

다만 당시 기록들을 살피면 정황상 흥미로운 가설이 몇몇 제시되곤 합니다.

 

그중에 하나는 사실 박포는 덤터기를 쓴 것이고 실제로 이방간이 반란을 주도하였다는 것으로, 기록들을 살피면 이방간이 주도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사실 2차 왕자의 난은 태종 이방원이 유도했다는 설로,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껄끄러운 형을 치워버리는 수단으로 반란 유도했다는 설입니다.

 

양측 모두 흥미로운 가설이나 2차 왕자의 난이 시사하는 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권좌를 향한 욕심은 눈을 가린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여 주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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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417화 멈추는 것은 언제인가 +4 23.11.26 249 19 13쪽
417 416화 승전 아닌 승전 +2 23.11.25 262 21 13쪽
416 415화 찻잔은 넘길 수 없다 +4 23.11.24 239 18 18쪽
415 414화 선택할 수 없는 일 +3 23.11.23 229 16 13쪽
414 413화 시작은 끝이 아니다 +3 23.11.22 254 19 13쪽
413 412화 소문에도 진실은 있다 +3 23.11.21 263 19 12쪽
412 411화 새로운 하늘 +5 23.11.20 282 22 13쪽
411 410화 사천 평정 +2 23.11.19 252 19 13쪽
410 409화 천수가 있는 성 +4 23.11.18 258 19 12쪽
409 408화 이역만리의 만남 +5 23.11.17 295 22 12쪽
408 407화 부자가 가는 길 +6 23.11.16 289 21 14쪽
407 406화 체면 경쟁 +10 23.11.15 282 22 13쪽
406 405화 꿈보다 해몽 +2 23.11.14 274 19 12쪽
405 404화 할 수 있는 최선 +2 23.11.13 249 18 12쪽
404 403화 천명의 사자 +5 23.11.12 248 20 13쪽
403 402화 가시는 삼킬 수 있다 +2 23.11.11 257 19 12쪽
402 401화 시간은 때때로 불공평하다 +5 23.11.10 260 19 13쪽
401 400화 서쪽으로 +8 23.11.09 263 19 14쪽
400 399화 작은 천하 +3 23.11.08 262 19 14쪽
399 398화 아직은 반쪽 +3 23.11.07 257 21 14쪽
398 397화 흔들리는 판 +1 23.11.06 253 21 14쪽
397 396화 균형 +1 23.11.05 254 22 12쪽
396 395화 논공행상 +3 23.11.04 267 22 12쪽
395 394화 동경 +3 23.11.03 266 20 12쪽
394 393화 다섯인가 하나인가 +5 23.11.02 254 22 14쪽
393 392화 노리는 것은 +1 23.11.01 249 20 12쪽
» 391화 두 번째 황제의 죽음 +1 23.10.31 263 20 16쪽
391 390화 떠나는 계절 +3 23.10.30 248 22 13쪽
390 389화 사대부로서 부끄러운 일 +3 23.10.29 262 20 12쪽
389 388화 필요하면 만든다 +5 23.10.28 290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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