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새글

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최근연재일 :
2024.07.01 21:00
연재수 :
626 회
조회수 :
346,985
추천수 :
16,016
글자수 :
3,695,305

작성
23.03.21 21:02
조회
552
추천
27
글자
12쪽

167화 철원 재판

DUMMY

167화 철원 재판


왕이 정식으로 행차함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 절차나 움직이는 인원 그리고 움직이는 이유까지 더해 여러 준비가 필요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정식으로 움직이고자 하면 그 행렬과 움직임을 알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이 시대, 이러한 일은 좋게도 나쁘게도 백성들에게 있어서는 몇 없는 구경거리였다.


자연스레 병졸들이 정비하고 막아선 곳들 너머에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이제나저제나 하며 고개를 빼꼼히 들었다.


그러나 막상 기대하는 건 보이지 않으니 맥이 빠졌는지, 아니면 지루함을 달랠 이야기가 필요했는지 몇몇 사람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꺼냈다.


“건너건너 들으니 철원으로 가신다고 하던데?”

“진짜? 전쟁이 또 나나?”

“그러면 강도로 가시겄지.”

“그도 그렇네.”


두엇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니 누군가 낮게 목소리를 내었다.


“오, 온다! 아, 아니 오신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의 말에 사람들은 하나 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고 몸을 숙였다.


고개를 숙이며 힐끗거리길 얼마나 되었을까, 그들은 그토록 보고자 했던 어가 행렬을 곁눈질로나마 담을 수 있었다.


“가마를 타셨잖아?”


그러던 중에 누군가가 중얼거린 말이 귓가를 때렸다.


동시에 그 말로 사람들은 한 가지를 확실히 깨달았다.


혹시나 해서 마음 한구석에 내려놓은 걱정거리, 전쟁은 없다고 말이다.



***



어가 행렬은 그대로 철원까지 이어졌다.


“오는군. 네놈이 말한 준비, 충분하겠지?”

“물론입니다.”


멀리서 오는 걸 본 요토의 물음에 정명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 모습에 요토는 문득 지나친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에 그걸 머리에서 털어냈다.


당장은 맡겼으니 두고 봄이 옳으며, 아랫사람의 실수는 윗사람의 책임이나 아랫사람의 어리석음은 윗사람의 책임이 아니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보게 되어서 안타깝게 생각하오. 조금 더 일찍 보았으면 좋았을 거요.”


어가에서 내려 다가와 건네는 조선왕의 말에 요토는 못마땅한 얼굴로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자 조선왕과 달리 말을 타고 이곳에 온 도르곤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책망했다.


“무터부러 친왕, 그대는 지금 한의 권위에 도전할 생각인가?”

“내가 한 일에 무슨 도전이 있다는 말이지?”

“전에 한께서는 확실하게 조선왕이 그분 다음이자 모든 친왕보다 앞선다고 공언하였다. 헌데 그 예의 없는 행동이 도전이 아니면 무엇이라고 할 생각이지? 반역?”


한층 더 강한 말을 입에 담으니 요토는 못마땅함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예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왕을 뵈오.”


마지못해 인사한 요토는 곧장 몸을 돌리려고 했다.


군영 안쪽에서 심문하고 재판할 생각이었으나 그 의도는 시도하기도 전에 막혔다.


“조선은 이곳에서 바로 심문장과 재판 자리를 열고 싶소.”

“여기서?”


예상치 못한 말에 요토는 두 눈을 껌벅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확실히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널찍하니 사람이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는 장소였다.


산맥으로 통하는 길을 내려와 펼쳐진 평지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시작부터 자신의 의도가 아니라 상대의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요토는 대답을 주저했다.


“문제 될 일은 아니라고 여기오. 그대가 이상한 생각을 품었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지 않다면 이 정도는 충분히 들을 법하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그러신가?”

“.......그게 무슨 뜻이지.”


사람의 신경을 긁어대는 조선왕의 물음에 요토는 눈빛을 날카롭게 하며 물으니 조선왕은 그에게 가벼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대는 용맹이 뛰어난 자니 그 옛날 초패왕과 같지.”

“초패왕?”


단번에 이해하지 못하여 되물었다.


그가 고사나 역사에 박식하지 않으나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그것이 칭찬인지 비꼼인지 알 수 있는 눈치는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 조선왕이 그에게 건넨 말은 확실하게 비꼬는 말이었다.


“크흠.”


의도를 파헤치려고 조선왕을 노려보던 중 요토의 귀에 도르곤이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시선만 옮겨서 그를 보니 눈으로 말이 날아들었다.


-일단은 받아들여.


“......좋아. 그렇게 하지. 굴마훈, 놈을 데리고 와라.”

“예, 친왕 전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요토의 명령에 정명수가 체면을 한껏 세워주며 물러나니 세 왕 사이에 뜻 모를 침묵이 감돌았다.


그 침묵은 깬 것은 조선왕이었으니, 그는 느긋하게 뒷짐을 지며 입을 열었다.


“오는 동안 자리 준비는 이쪽에서 하겠소. 친왕이니 임금이니 하는 이들이 어찌 흙바닥에 앉아서 논하겠소이까.”



***



‘하, 초패왕이라.’


조선왕의 말에 따라 이곳에 온 조선 군사들이 바삐 움직여 자리를 만드는 걸 보며 도르곤은 방금 들은 말을 되새겼다.


그간 범문정과 함께 배우고 익힌 시간이 바래지 않아 그는 조선왕이 하고자 하는 말을 아주 잘 알아들었다.


‘용맹은 천하에 비길 자가 없으나 심보는 그 반대되는 의미로 비길 자를 찾기 어려운 자였지.’


천하를 쥐고도 놓친 사내를 떠올리니 입가에 비웃음이 자꾸 걸리려고 해서 참는 게 상당히 곤욕이었다.


그러던 중 도르곤은 요토가 다가오는 걸 보았다.


“도와달라고 할 거면 꿈도 꾸지 마라.”

“기대도 하지 않았다. 난 그저 방금 말이 어떠한 욕이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을 따름이다.”

“흐흐, 욕이라는 자각은 있었나 보지?”

요토가 묻는 말에 작게 웃은 도르곤은 굳이 가릴 거 없다는 생각에 혀를 놀렸다.


“옛 고사, 아니 역사인가? 아무튼 옛일이다. 한때 천하를 그 용력으로 거머쥔 사내가 있었지.”

“호오. 그게 초패왕인가?”

“그래. 하지만 어리석은 사내라 그 천하를 극히 짧은 시간 밖에 쥐고 있지 못했지.”

“......날 보고 어리석다고?”


눈살을 찌푸리며 되묻는 요토를 향해 도르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분위기가 흉흉하고 적대하니 의심하고 있다고 말한 거다. 그는 정적을 암살하기 위해 진중에 연회를 베풀었다. 그리고 적국 백성에게 매정하고 잔혹하여 생매장을 서슴지 않았지.”

“하.”


도르곤이 하는 말을 듣고 그제야 자신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안 요토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난 그렇게 머저리가 아니고 어설프지도 않아.”

“그래, 너라면 그자처럼 정적을 암살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돌려보내진 않겠지.”

“뭐? 날 그런 머저리와 비교했다고!?”


한순간 기분 나쁨보다 어이없다는 감정이 앞선 요토는 그 감정을 그대로 토해냈다.


“그러고자 하면 난 네놈도 죽여야 한다. 내가 아무리 정신이 나가도 그런 짓을 할 거 같나?”

“그러지 않겠지. 하지만 잡았다는 조선 사람을 죽이고 발뺌한다는 건, 글쎄다? 이미 전에 한번 한 일이지. 아니지, 그래도 발뺌은 하지 않았던가.”

“.......”


전에 한번 한 일이라는 말에 요토는 말문이 막혔다.


그 말대로 분명 비슷한 일이 있었고, 의심 하기에 충분한 일이 있었다.


역질을 막겠다고 조선 사람을 죽이고 마을을 태운 일이 있으니 말이다.


그에 즐겁게 웃은 도르곤은 자리가 거의 준비되었음을 보고 걸음을 옮겼다.


“자리가 준비된 모양이다. 그러고 있지 말고 와라. 너도 친왕이 아니더냐.”


아직은, 이라는 말을 삼킨 도르곤은 이제부터 있을 일을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


반면 무거운 발걸음을 뗀 요토는 복잡하여 전조가 좋지 않음을 느끼며 한껏 찌푸려든 얼굴이었으니, 마치 이 일이 어떻게 끝날지 서로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듯하였다.



***



‘안타깝구나.’

“으, 으아아악!!!!!”


빛이 잘 들지 않는 창고에서 잠들어 있던 사내, 박귀동은 경악하며 두 눈을 번쩍 떴다.


“허억, 허억. 꾸, 꿈인가?”


박귀동은 식은땀이 축축하니 가득 등을 타고 흘러내린 걸 느끼며 손으로 등을 매만졌다.


손을 통해 느껴지는 그 특유의 기분 나쁜 축축함을 느끼며 박귀동은 꾸었던 꿈을 평했다.


“지, 지독한 악몽이었어.”


입에서 내어도 그 흥분하고 불안한 마음이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만큼 지금 잠시 졸았다가 꾼 꿈은 그에게 있어서 다시 없을 악몽이었다.


꿈에서 그는 약속대로 돌아온 사람, 조선인으로 생각되는 신발 주인을 만났다.


그는 분명히 돌아와서 박귀동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하여 이제 끝났구나 싶은 순간 돌연 그자의 얼굴이 박귀동을 이곳으로 끌고 온 팔기의 얼굴로 변하고, 이어서 자신에게 거짓을 강요하던 조선말에 능숙한 청나라 사람으로 변했다.


이어서 한번 풍경이 변하더니 주변 어디를 보아도 조선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 되었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 여겨 반기니 사람들이 그를 보며 하나 같이 화내며 의심하는 얼굴이 되어 있었다.


영문을 몰라 살피니 그를 안타깝게 여기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눈앞에서 무언가 번쩍였다.


그리고 머리가 없는 자신을 보는 것으로 꿈이 깨니 이만한 악몽도 드물 것이었다.


쿠웅


“으억!?”

“하, 먹여주고 재워주니 아주 팔자가 좋군그래?”


악몽의 조각 가운데 하나가 눈앞에서 빈정거리니 박귀동은 설마 방금 본 꿈이 단순한 꿈이 아니었나 싶어서 덜덜 떨었다.


‘이, 이놈들이 설마 날 죽이고 모른 척하려는 건가?’


혹시나 싶은 두려움에 박귀동은 무어라도 저항할 생각을 하였으나 손에 잡히는 거라고는 지푸라기가 전부라 무엇을 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도 물에 빠진 사람보다 다급했던 박귀동은 지푸라기 몇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들려온 말은 상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말이었다.


“새끼라도 꼴 생각이냐? 그런 소일거리는 나중에 해라. 가자.”


퉁명스레 말한 정명수는 딱히 말을 알아듣고 이해하길 기다릴 생각이 없었는지 손짓으로 박귀동을 가리켰다.


그러자 어딘지 낯이 익은 청나라 사람 둘이 다가와서 그를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날 잡아 온 놈들이구나!’


조금 늦게 두 사람을 알아본 박귀동이 정녕 때가 늦었나 싶어서 정명수를 보았다.


그 시선을 알았음인가, 정명수는 몸을 돌려 걸으며 말을 꺼냈다.


“귀하신 분들이 네놈의 일을 알고자 하여 부르신다. 언행을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그래, 기뻐해라. 그중 하나는 너같이 비루한 조선 사람들이 왕이라고 떠받들어주는 분이니.”


존경심 따위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말로 분이라고 칭하니 박귀동은 저도 모르게 그 말에 거부감을 느꼈다.


그렇게 본능적인 감각에 몸이 적셔진 듯 하던 박귀동은 방금 들은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 임금님이 오셨다고?”

“하. 말귀는 제법 알아듣는군. 안타까운 일이야. 조금 더 잘 알아들었다면 이런 온갖 일이 필요가 없었을 텐데 말이야.”


정명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앞서 걸으며 말하다가 돌연 말에 즐거움을 담았다.


“그래그래. 내가 미안한 일을 했어.”


미안한 일이라는 말에 박귀동은 대답 없이 말을 기다렸다.


짐작이 가는 게 없어서가 아니다.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박귀동에게 있어서 이곳에 끌려온 것을 시작으로 청나라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사과할, 아니 사죄할 일을 하였다고 할 수 있었으니 당연한 반응이기도 했다.


“소일거리, 다음에는 못할 텐데 괜히 막았어. 잠시라면 이승에서 하는 마지막 일로 적당하다고 여기며 기다려주는 게 더 나았는데 말이야.”

“무, 뭣!? 이, 임금님이 날 죽여!?”

“아, 지금은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 거다.”


정명수는 정리되어 멀리 앉은 세 왕을 보며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박귀동에게 몸을 돌린 정명수는 한껏 비웃음을 담아서 입을 놀렸다.


“네놈 말은 이제 아무도 믿지 않게 될 거거든.”


작가의말

[첨언 - 초패왕 항우]

초패왕 항우는 그 용맹과 무력이 천하에 비길 자가 없다고 알려진 영웅이지만 일대기를 살피면 상당히 제멋대로인 사람이었습니다.

 

홍문연을 주최하고 유방을 그저 개인적인 기분으로 풀어주고 암살을 무위로 돌리고 적대하는 이들은 민초, 병졸, 장수, 왕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걸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초한지를 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런 온갖 악수를 두고 한번은 천하를 쥐었다는 점에서 항우의 무력과 전쟁 능력에는 정말 감탄이 나오게 됩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1 180화 굶지 않는 세상 +2 23.04.03 537 29 15쪽
180 179화 희망이 크면 실망도 크다 +2 23.04.02 563 24 12쪽
179 178화 말은 후에 붙는다 +3 23.04.01 545 25 15쪽
178 177화 보고 느낌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1 23.03.31 549 27 12쪽
177 176화 답은 정해져 있다 +1 23.03.30 572 30 12쪽
176 175화 이웃을 보면 자신을 알 수 있다 +1 23.03.29 571 27 12쪽
175 174화 소문에서 진실은 찾기 어렵다 +2 23.03.28 584 22 13쪽
174 173화 밑 빠진 독 +2 23.03.27 582 30 12쪽
173 172화 칼이 없는 전장 +3 23.03.26 583 29 11쪽
172 171화 재판이 끝나고 +2 23.03.25 575 27 11쪽
171 170화 그는 청나라 사람이다 +9 23.03.24 620 30 12쪽
170 169화 보은은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 +4 23.03.23 571 35 14쪽
169 168화 도둑맞을 수 없는 사람들 +5 23.03.22 569 35 14쪽
» 167화 철원 재판 +2 23.03.21 553 27 12쪽
167 166화 토끼의 꿈 +1 23.03.20 561 27 13쪽
166 165화 욕심은 눈을 가린다 +4 23.03.19 581 27 13쪽
165 164화 그 끝에는 편함이 있다 +2 23.03.18 560 32 14쪽
164 163화 나는 친왕이 아니다 +1 23.03.17 575 28 12쪽
163 162화 때로는 무모한 전진이 낫다 +4 23.03.16 591 30 12쪽
162 161화 호랑이를 만드는 방법 +2 23.03.15 594 28 14쪽
161 160화 야합 +5 23.03.14 592 30 12쪽
160 159화 저울질하는 사람들 +1 23.03.13 582 29 14쪽
159 158화 앎은 때때로 사람을 힘들게 한다 +1 23.03.12 586 37 12쪽
158 157화 두 사람이 보는 시선 23.03.11 607 30 12쪽
157 156화 사람은 성공만 본다 +1 23.03.10 599 30 12쪽
156 155화 사지에서는 당당해야 한다 +3 23.03.09 616 32 15쪽
155 154화 복이 되기 전 화는 그저 화다 +3 23.03.08 612 28 11쪽
154 153화 어긋남은 두고 보는 것이 아니다 +3 23.03.07 581 36 12쪽
153 152화 불은 사방을 향한다 +1 23.03.06 579 31 12쪽
152 151화 마음 가득한 심증 +2 23.03.05 580 2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