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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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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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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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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6,468

작성
23.05.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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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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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5쪽

232화 표명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

DUMMY

232화 표명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


40년.


적은 세월은 아니다.


이제 막 약관에 달한 이에게 물으면 참으로 길기도 하다 할 것이고, 이립에 달한 이라고 하여도 여전히 길다고 할 것이다.


불혹이라면 잠시 우수에 잠겨서 그 세월을 돌아볼 것이고, 지천명에 이르렀다면 자신이 그 세월보다 더 살았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이윽고 환갑, 고희, 산수에 이르면 그 세월이 점차 대단치 않고 짧게 느껴질 것이니, 혹자는 그만한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때의 일을 바로 어제처럼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40년이 지난 일이라고 하더라도 과거가 아닌 현재로 여길 이들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이곳, 대구 녹리 김충선 댁에 모여든 사람들처럼 말이다.



***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로 이 늙은이를 찾아왔는가 했더니, 통교? 그게 무슨 대수라고 이 난리야?”


한때 전장을 종횡무진 날뛰었고 지난 병자년에서 정축년에 걸쳐 활약하여 노장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과시한 김충선은 가득히 모여든 나이 든 사람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통교라고 하여 옛 고향 사람들이 오가는 일이야 이 나이만 헛먹은 놈들이라도 달갑게 여기며 개의치 않습니다요.”

“하지만 그저 통교가 아닌 듯 하니 어찌 그냥 넘기겠습니까.”

“맞습니다. 오늘 마을에 들린 사람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이니 다이묘가 아예 동래에 자리 잡았답니다.”


김충선만큼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 앞다투어서 그 나이도 잊고 기력을 내어 말을 내었다.


이에 김충선은 살짝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다이묘가? 대마도주는 아니고?”

“아닙니다. 정확히는 몰라도 소 씨는 아닙니다.”

“세월이 변하긴 했군. 다이묘가 동래에 상행이나 하러 오고 말이야.”


여러모로 생각이 드는 일에 김충선은 두 눈을 감고 옛일을 생각했다.


끝없는 전란에서 살아남아 이름을 올리기를 즐김도 잠시, 싸우고 싸워도 끝나지 않은 현실에 그는 한때 절망했었다.


그러다가 걸출한 이가 전란을 끝내고 명목으로나마 통일하여 분쟁이 없어지니 기뻐했다.


드디어 끝났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그 걸출한 자요 영결이라 생각하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무슨 생각인지 조선 정벌을 명했다.


조선을 교두보로 삼고 명나라를 발 아래 두며 저 멀리 인도를 얻고자 하는 그 계획은 본인 딴에는 원대한 포부요 야망이라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충선이, 전에는 사야가라 이름하였던 그가 보기에 그건 간신히 끝난 전쟁의 세월을 다시 이어가겠다는 의지 천명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전란이 없던 곳에 전란을 뿌리고 그 전란을 다시금 전국시대처럼 백여년, 아들과 손자 그리고 자손 대대로 물려준다.


지겨웠고,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투항하였고, 또 다른 전국시대가 열리지 않게 하려고 조선에서 싸웠다.


그런 그가 보기에 이번 일은 오히려 그간 있었던 일들이 헛되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니 기껍게 보였다.


“다이묘가 상행을 하러 굳이 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전과 마찬가지로 일을 일으키기 위함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반란으로 인해 우리가 받은 처우며 숨죽이게 된 것을 생각하면 이건 그냥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노인들이 저마다 불안함을 드러내며 말하니 김충선은 입을 다물었다.


말하는 것들이 마음에 차지는 않으나 그 말하는 일들이 아주 이해 못할 일들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임진년부터 공을 세워 자리 잡은 이들은 먹고사는 일이며 자손들 걱정할 일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안정은 조선이 안녕해야 보장되는 것이다.


하여 나이 먹었음에도 몸소 전장에 나간 이들도 있었으니 김충선은 그렇지 않다고 단칼에 거절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고?”


비록 그 걱정이 과하게 보이긴 하나 뭐라도 해주어야 이들이 안심하겠다 싶어서 물으니 그들은 서로를 보더니 한 사람을 앞세웠다.


미리 바랄 말을 준비한 듯한 모습에 김충선은 가만히 그 나선 이를 보았다.


“알려야 합니다. 이 일이 위험함을 말입니다.”

“나보고 올라가라고?”

“함께 가주십쇼.”


함께 가 달라.


이 말에 김충선은 이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단박에 깨달았다.


잠시 고심하여 이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본 김충선은 한탄했다.


“하, 내 말년이 어찌 이리 고생스러운지 모르겠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리 해야 합니다. 그래야지 나중에 할 말이 생깁니다.”


대표로 나선 이가 고개 숙이며 하는 말에 조금 더 정확히 어떤 것을 바라는지 알게 된 김충선은 쓰게 웃었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당장 김충선 본인도 자식들에게 출사를 자제하도록 이른 바가 있으니 말이다.


“바람이 불면 숙이는 게 당연하지만 옆 사람에게 조심하라고 하지 않으면 나중에 그가 넘어지고는 왜 말해주지 않았냐고 말하는 법이지. 하루만 주게. 준비하고 출발하지.”

 

김충선은 그 말을 지켰다.


그는 다음날 나이 든 사람들과 함께 한양을 향하였으니, 통신사가 동래에서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의 일이었다.



***



“통신사 일, 고생들이 많았다.”

“상께서 살피시어 일이 순탄히 끝났나이다.”

“또한 석년과 달리 일본도 평화를 바라니 수월하였습니다.”


김반과 심기원이 이어서 하는 말을 들으며 나는 묘한 얼굴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평화라.


이후 수백 년을 알고 있는 자로서는 다소 복잡한 기분이 드는 말이었다.


허나 괜한 말로 일을 어지럽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말을 아끼고 의례적인 말로 화답했다.


“그것은 다행이구나. 일본에서 회답사를 보냈다고 했지. 어떠한 자더냐?”

“진서로는 유생십병장(柳生十兵衞), 유생이 성이며 십병장이 이름이니 그들의 말로는 야규 미츠요시라 하는 젊은 청년입니다.”


일본 이름을 진서로 옮겨서 말하는 걸 들으니 절로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직전신장이니 풍신수길이니 덕천가강이니 하는 말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가, 오히려 일본식으로 읽은 것보다 어색함이 더 하다.


거기에 생각하니 이런 방식이 영미가 다른 나라를 제멋대로 부르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하니 불편함이 다른 방향에서 한층 성장했다.


“저들의 이름은 언제 들어도 길고 기이하다. 본디 그 땅 풍습을 따르며 법을 따르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하나, 이름이나 그들의 나라 명칭과 같은 것은 그들의 말하는 것을 따름이 옳으며 존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관은 이 점을 유념하여 병기하라.”


말함에 조심이 있어야 하고 살핌과 생각이 있어야 함이 마땅하다고 하나 아마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가벼이 불편함을 해소한 나는 김반과 심기원에게 여러 이야기를 물었다.


“정사와 부사는 그대들이 겪은 일을 한번 소상히 풀어보거라.”


내용은 일본에 대한 정황이나 그들의 보고 느낀 것 등등 자잘한 것부터 큰일에 이르기까지 말할 것은 많았다.


이윽고 그들이 보고 겪은 것이며 들은 것이며 생각한 것이며 다 듣고 난 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을 물리고자 했다.


“정사와 부사는 고생이 많았다. 이만 물러가서 피로를 풀라.”

“상께서 마음 쓰심이 실로 감읍합니다.”

“······.”


보통은 이리 말하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물러나는 것이 보통이나 무슨 연유인지 심기원은 머뭇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부사 심기원은 무슨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듯이 보인다. 혹여 이후 조정에서 거취가 걱정스럽다면 그것은 걱정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허나 그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다른 것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하라.“


사사로운 걱정인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것이 있어서 이러는가 확인하고자 물으니 그는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상께서 허락하여 사람을 오게 하심은 실로 관대하며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법도에서 사정을 보아 예외를 하나 만드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고 때때로 미담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람은 예외와 자신을 비교하며 그 다른 것이 무엇인지 찾으며 없다고 여기면 불만을 품습니다.”


심기원이 이르는 말을 듣고 그가 걱정하는 것을 짚어낸 나는 그에게 물었다.


“다른 자들도 더는 동래에 머무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인가?”

“그러합니다. 또한 그것을 옳게 여겨 허락하시면 하나가 둘이 되며 둘은 넷이 될 것입니다. 종국에는 수백, 수천에 이르는 이들이 찾아와 조선팔도를 돌아다니며 곤란하게 할 것입니다. 또한······.”


우려를 가득 담아서 말을 하던 중 심기원은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렵다는 듯이 주저하는 기색으로 입을 우물거렸다.


그 소리없이 우물거림을 보고 있자니 심기원은 딱딱한 얼굴로 매우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그들은 여차하면 엄한 일에 선두가 될 것이니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과연. 엄한 일이라고 하면 아마도 전에 옛 임진년 시절과 같은 것을 우려함이로구나.”

“예, 전하.”


이르는 말들이 모두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러한 일은 교역과 별개로 욕심만 품으면 일어난다.


그러니 이 또한 방법이되 딱히 괜찮은 방법은 아니었다.


나는 전쟁을 멀리하고자 하되 고요한 동방의 나라로 지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


“부사의 말은 마음에 담아두겠다. 두 사람은 이만 물러가라.”


다시금 물러가라 이야기한 나는 이제부터 보게 될 이를 생각하며 잠시 상념에 잠겼다.


여러 생각이 떠오르나 저렇게 경계하고 우려하는 게 심기원이 끝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


“없지는 않을 것이나 당장 오늘 일어날 일도 아니겠지. 일본에서 온 회답사를 들여라.”



***



“후우.”


안내받아서 기다린 지 얼마나 지났을까, 야규 미츠요시는 기다림에 지쳐 더는 참지 못하고 서성이기 시작했다.


그러길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심정을 안다고 하듯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일본에서 오신 회답사께서는 안에 계십니까.”


그의 귀에 익은 일본어로 들리니 미츠요시는 한달음에 달려가 문을 열었다.


“있습니다!”

“······상께서, 조선 임금께서 보자고 하십니다. 가시지요.”


그 모습에 전하러 온 이는 다소 당황하였는지 슬그머니 몸을 뒤로 빼며 용건을 전했다.


그러자 미츠요시는 뒤늦게 다소 경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음을 깨닫고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정신 차려라, 쥬베!’


예전 홀로 일본을 여행하던 시절 자신을 칭하던 말로 호되게 자신을 책한 미츠요시는 부끄러움을 애써 눌러 담고는 태연한 척 대답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귀한 분을 뵌다고 생각하여 다소 흥분하였습니다.”

“이쪽입니다.”


통한 것인지 아니면 개의치 않은 것인지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먼저 걷기 시작했다.


그 걸음을 따라서 움직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안내하던 이가 어느 문 앞에 서서 외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전하, 회답사가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들라.”


앞서 미츠요시를 부르러 왔던 때와는 달리 조선말로 하였기에 그 말들이 무엇인지 알아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후에 문이 열리니 어떠한 말들이 오갔는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아 미츠요시는 각오를 다지며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대가 일본에서 온 회답사인가?”

“예, 그렇습니다. 조선 임금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인은 야규 미츠요시라 하며, 한때는 야규 쥬베라 자칭하였습니다. 조선국 임금께서는 편한 대로 저를 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야규 쥬베?”


상대에게 많은 걸 맡긴다는 의미로 논한 것이건만 무슨 일인지 상대는 그가 한때 자칭하였던 이름에 관심을 보였다.


아비 무네노리와 사이가 나쁠 때에 자칭하던 이름이니 껄끄러우나 한편으로는 야규 쥬베라는 이름이 한때의 치기가 아니라 옳은 일을 하고 다녔다는 증명이라 생각하는 미츠요시는 다소 애매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야규 미츠요시, 야규 쥬베. 양자 모두 제 이름입니다.”

“······가 아니구나.”

“예?”


나직이 조선 임금이 무어라 하였건만 소리가 작아 미츠요시는 그 말을 온전히 듣지 못하였다.


그러하여 저도 모르게 되물었으나 조선 임금은 굳이 두 번 말할 생각이 없는지 본론을 꺼냈다.


“그래, 회답사는 어떠한 연유로 이리 먼 길을 걸음 하였는가?”

“하! 통신사로 여러 번 우애를 다지니 이제 일본에서도 나섬이 옳다고 여깁니다. 하여 조선과 더욱 깊은 우애를 맺어 사이를 깊게 하고 싶습니다. 또한 그 교역함을 장차 늘리고 싶다 여기니, 그 교섭과 감독을 제가 맡고자 하여 이리 찾게 되었습니다!”

“기운이 좋구나.”

“가, 감사합니다.”


다소 애매한 말에 일단 좋게 듣기로 하고 감사를 표한 미츠요시는 입이 바짝 마르는 걸 느끼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하여, 저를 비롯한 몇몇 일본인이 한양 근방에 머무르며 조선과 통하고자 합니다.”

“사귀어 깊게 하고 머물며 친하게 하고자 함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 일은 바로 결정을 내리기에 어려운 바가 있다.”


바로 허락하지 않았으나 미츠요시는 그 말을 두렵거나 기분 나쁘게 여기지 않았다.


쉽게 쉽게 갈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머물고자 하면 어디든 그 거처 정함도 쉽지 않다. 이 일은 자세히 논해보겠으니 회답사는-.”

“전하, 도승지 이경증이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도승지가?”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아한 얼굴이던 임금은 곧 고개를 끄덕이며 하던 말을 마저 이었다.


“회답사는 며칠 몸을 편히하며 기다리라.”

“허면 그동안은 조선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합니다. 그리하여도 되겠습니까?”


미츠요시가 묻는 말에 임금의 눈이 살짝 커지더니 이내에 웃는 얼굴과 함께 대답이 돌아왔다.


“사람을 붙이겠으나 좋을 대로 하라. 그대는 원로에 고생이 많다. 이만 가서 몸을 편히 하는 것이 좋겠다.”

“편의를 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츠요시는 감사하며 몸을 숙였다.


이만하면 첫 만남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여긴 미츠요시는 곧 몸을 일으키고 임금 앞에서 물러 나왔는데, 그가 바깥으로 나오는 것에 맞추어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섰다.


‘저자가 그 도승지라는 사람인가?’


방금 들은 말을 토대로 스친 이가 누구인지 추측은 미츠요시는 안쪽에서 다급하며 다소 큰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걸 알고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정헌대······함께······.”


그와 동시에 막부에서도 이런 일이 있으면 보통 무언가 일이 터졌다는 걸 기억한 미츠요시는 슬그머니 호기심이 샘솟는 걸 느끼며 귀를 기울였다.


“안 오고 뭐하시오?”


그러나 그 귀 기울임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으니, 안내인이 그가 늦음을 보고 돌아와 타박한 덕이었다.


“큼큼, 미안합니다. 내 조선 왕궁 구경함에 넋이 나갔소이다.”

“마음은 이해하나 그러고 있으면 오해를 받으실 겁니다.”


미심쩍으나 경고만 하고 더 캐묻지 않으니 미츠요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번 솟은 호기심이 가라앉지 않음을 느끼니 미츠요시는 방금 들은 말을 잘 기억해두겠다고 생각하며 이동했다.


‘정헌대? 그게 뭘까?’


작가의말

[첨언 - 김충선]

김충선은 항왜, 항복한 왜구라고 불리는 이들 가운데 가장 유명하며 출세하였다고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동래에 상륙한 김충선은 그대로 부하들과 항복, 이후 의병과 조선군을 이끌며 전쟁을 치르게 됩니다.

또한 일본의 조총 전술 및 백병전 전술을 조선군에게 가르쳐 전쟁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공을 보아 종2품 가선대부에 올랐으며, 이후 한층 더 품계가 올라 정2품 정헌대부가 되었으며 동시에 일본 이름인 사야가 대신 김충선을 받아 사성 김해 김씨 시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괄의 난에서 활약하여 같은 항왜 출신으로 난에 가담한 서아지라는 자를 베기도 했으며, 병자호란 당시에도 사람을 모아 나가 싸웠으며 쌍령 전투에서는 청나라 군사 500여 명을 벨 정도로 분전하였으나 화의가 성립된 후 통곡하며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첨언 -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목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관백에 올라 조선에 전쟁을 벌인 이유로 명나라 정벌을 댔음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정명가도, 명나라를 치기 위한 길을 빌려달라는 이 단어는 매우 유명하죠.

이것도 터무니없는 일이나,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포르투갈 선교사에게 전한 편지 내용을 보면 자신이 인도를 점령할 테니 인도에서 보자는 내용(...)도 있었다고 합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몰라도 도요토미 히에요시의 야망은 어쩌면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 그 이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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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5 ageha19
    작성일
    23.05.25 21:13
    No. 1

    그러고 보니 조선에 정착한 항왜들이 있었군요. 흐름을 보아하니 김충선과 쥬베가 만날 것 같은데, 어떤 이야기가 오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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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242화 왕의 옆, 신하의 위 +2 23.06.04 364 21 13쪽
242 241화 오래가지 못 할 일 +3 23.06.03 356 25 12쪽
241 240화 이가 없는 입술 +2 23.06.02 376 22 13쪽
240 239화 정할 수 없는 괴로움 +2 23.06.01 372 23 15쪽
239 238화 거기서 거기다 +1 23.05.31 364 26 13쪽
238 237화 사람의 생각은 +1 23.05.30 377 25 15쪽
237 236화 한 해로 한 해를 감당치 못하면 그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다 23.05.29 371 24 13쪽
236 235화 원숭이와 너구리 +4 23.05.28 390 24 16쪽
235 234화 동향 사람 +2 23.05.27 365 21 14쪽
234 233화 조선에 정년은 없다 +3 23.05.26 381 22 13쪽
» 232화 표명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 +1 23.05.25 352 25 15쪽
232 231화 남는 자의 고민 +2 23.05.24 355 21 13쪽
231 230화 머무는 객, 떠나는 객 23.05.23 377 19 12쪽
230 229화 어렵다고 하여 멈출 수는 없다 +1 23.05.22 381 18 14쪽
229 228화 소문은 자극적이다 23.05.21 382 20 15쪽
228 227화 복록의 약조 +2 23.05.20 367 21 18쪽
227 226화 불은 모든 것을 태우고서야 잦아든다 +2 23.05.19 366 19 13쪽
226 225화 불씨는 작다 +4 23.05.18 374 20 16쪽
225 224화 장작을 모으는 법 +1 23.05.17 389 16 15쪽
224 223화 천하가 여기에 있다 +2 23.05.16 398 19 11쪽
223 222화 바라는 것은 23.05.15 398 23 12쪽
222 221화 배부른 사람은 모른다 +1 23.05.14 406 21 13쪽
221 220화 선택이 가능하다면 사람은 고른다 +2 23.05.13 409 20 13쪽
220 219화 전쟁은 도박이다 +1 23.05.12 448 21 12쪽
219 218화 타협과 양보는 때때로 일방적이다 +2 23.05.11 433 22 13쪽
218 217화 청개구리 +1 23.05.10 421 17 13쪽
217 216화 의심은 아래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1 23.05.09 432 18 13쪽
216 215화 일을 미루면 이자가 붙는다 +1 23.05.08 424 23 15쪽
215 214화 전쟁과 정치는 한 몸이다 +2 23.05.07 465 18 12쪽
214 213화 양동 +3 23.05.06 457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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