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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Light 서재입니다.

신인 GODMA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BrainLight
작품등록일 :
2019.09.20 09:55
최근연재일 :
2019.12.25 08:00
연재수 :
97 회
조회수 :
34,294
추천수 :
2,420
글자수 :
408,390

작성
19.10.22 08:00
조회
277
추천
27
글자
8쪽

재회再會

DUMMY

"고 대통령이 지어 낸 이야기가 아니야? 꼭 무협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 같은데...?"


한정은 예나의 이야기를 듣다가 신기해 하며 끼어들었다.


"글쎄요... 선인골 천화동굴에서 잠시 명상하며 본 영상이라고 했으니 누구도 진위를 가릴 수는 없겠죠. 워낙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라 저도 뭐라고 쉽게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고 대통령이 본인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굳이 지어낼 이유가 없다는 게 인터뷰를 마치며 제가 내린 결론이에요. 이야기 중에도 수시로 제 반응을 살피며 매우 조심스러워했거든요."


"그럼 토굴 기도는 어떻게 된 거야?"


예나가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는 데 바텐더가 계산서가 나온 태블릿을 들고 왔다.


"손님 죄송합니다만 영업시간이 다 되어서요. 계산을 부탁드립니다."

"아, 그런가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


바텐더의 말을 듣고서 한정은 시계를 보았다.


"어! 1시가 훨씬 넘었잖아. 예나 피곤하지?”


한정은 태블릿에 나온 내역을 확인하고 사인을 하며 예나에게 말했다.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듣자. 룸까지 데려다 줄 게."


"저는 괜찮아요. 바로 운전하기 어려우실 텐데. 올라가서 차 한 잔 하시고 술 좀 깨서 가세요."


한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나는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탐모라에서 산 수제 황칠차 티백을 꺼내 따뜻한 물을 가득 부어서 한정에게 가져다 주었다.


"저 옷 좀 갈아입고 바로 나올 게요."


몇 분 뒤 한정은 예나가 입고 나온 셔츠를 보고 큰 소리로 웃었다.


"예나, 너 아직도 여전히 미니 사랑이야?"


핑크빛 셔츠 중앙에는 디즈니 캐릭터 미키 마우스의 여자친구 미니가 긴 속눈썹을 깜박이는 모습이 크게 그려져 있었다.


"전 미니와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미니의 커다란 리본도 예쁘잖아요."


예나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방긋 웃었다. 예나의 긴 머리도 그 사이 미니가 하는 커다란 물방울 무늬의 핑크 리본으로 묶여 있었다.


"차는 어때요? 지난 번 강 실장님이 권한 황칠차를 마셔 보니 좋아서 샀어요."

"음, 좋아. 나도 가끔 마셔. 정심 브레이너가 권해서."


"정심 브레이너? 선배가 도움 받는다는 그분이구나."

"맞아. 그동안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지. 그럼 나머지 이야기도 들어볼까?"


한정은 정심에게 관심을 갖는 예나에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이 말하며 예나의 이야기를 기다렸다.




고태건은 천화동굴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복 신명님이 이곳에서 겪은 일들을 어떻게 내가 그렇게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


그는 천화동굴을 내려오며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메였다.


왕후지지에 관한 일이 마치 실제로 내가 겪은 일처럼 느껴지다니.


박영철의 안내로 도착한 천손 토굴은 왼쪽에 삼합비경, 오른쪽에 천화동굴과 서복 바위가 있는 골짜기를 두고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사람이 선 키 정도 높이의 토굴은 7, 8명이 함께 들어가도 좋을 만큼 크고 넓었다.


외벽은 탐모라 고유의 석공 기술로 현무암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둥그런 곡선을 자연스럽게 살렸고, 내벽은 황토를 두텁게 발라 정갈하면서도 아늑했다.


높은 천장은 안으로 붕긋하게 굴려 소리 내어 기도를 하면 토굴 전체에 커다란 공명이 일어날 것 같아 보였다.


고태건은 토굴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삼합비경에서 어렴풋이 보이던 수평선이 이마 한 가운데에 닿을 듯이 선명했다. 짙푸른 바다가 떠오르는 태양으로 서서히 황금빛이 되어 가고 있었다.


강우용은 박영철과 함께 토굴 밖에 있겠다고 했다.

금지화가 말했다.


"편안히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으시며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영상이 보일 수도 있고, 소리가 들릴 수도 있으며 두 가지 현상이 같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신인들은 이곳에서 사명을 받습니다. 원하는 무엇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고요히 하고 그저 받는 것입니다."


고태건은 토굴에 혼자 남아 있었으나, 선인골에 도착했을 때 마음을 어지럽혔던 두려움은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영상들을 보았기 때문인 것인가?


고태건은 눈을 감고 조용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들이쉬는 숨결에 삼합비경, 폭포, 천화동굴에서 느꼈던 에너지가 다시 묻어나 몸 주변을 감싸 도는 것 같았다.


순간 정수리가 저릿하며 백색 입자 같은 것이 몸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눈을 감았지만 푸른 바다의 출렁거림이 이마 중앙을 닦아주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태양.


따뜻하고 부드러운 황금 빛줄기가 나를 어루만지고 있구나.


고태건은 태어나 처음으로 태양이 살아있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왔느냐?"


익숙한 음성이 들렸다.


예, 제가 왔습니다.


고태건은 소리 없이 대답했다.


"이제 내가 말한 의미를 알았을 것이다. 제주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천화동굴에서 신명님께서 제주도와 맺게 되신 인연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대나무 숲 입구에서 주장자를 내리치시던 그분은 누구이십니까?


"주장자로 천화동굴의 길을 여신 분이 바로 나의 스승님 현묘진일이시다."


제가 이제 앞으로 어찌 해야 합니까?


"끊어진 맥을 이어야 한다. 선인골 '맥'의 천제단에 올라 천제를 지내라. 천제를 올려 2천 년 간 끊겨 있는 왕후지지의 기운을 잇고 탐모라의 정신을 계승해라!"


그런데 왜 저입니까?

저는 이날까지 종교적 신념을 굳게 지켜 왔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안 되겠습니까?


"아직도 모르겠느냐? 나의 모든 이야기를 알게 해 준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태건 너는 누구냐? 고조선의 후예, 고흘물의 자손이 아니더냐?"


고태건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솟았다.


"이 일은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용머리의 혈이 연결되어 있는 '맥'에 올라 천제를 올려라.


그 자리에서 하늘에 천손으로서의 뜻을 고하고, 하늘의 축복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시작이다. 너의 마음을 하늘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한정은 이야기 중에 계속 하품을 하면서 눈이 거의 반쯤 감겨 있는 예나를 보고 일어서야겠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예나, 이제 갈 게. 어서 자라. 나오지 말고."


한정은 일어나 침실로 들어가라고 예나를 떠밀었다.


"네, 선배. 그럼 남은 이야기는 내일 다시 할 게요. 조심히 가세요."


예나가 출입문으로 한정을 다시 따라 나오며 말했다.


"그래, 걱정 말고 잘 자. 내일 연락하자. 참, 이야기 중에 아주 궁금한 게 있었는데 말이야. 고 대통령에게서 들었는지 모르겠다."


"뭔데요 선배?"

"도대체 현묘진일이란 서복의 스승은 누구야?"


한정의 물음에 예나가 웃었다.


"역시나 선배도 저랑 같네요. 저도 이야기 듣는 내내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물어 봤어?"

"네, 그런데 제가 말해도 아마 믿기 어려우실 거예요."


"왜? 누구야? 역사에 나오는 인물인가?”

"지금도 살아 있는 인물이에요."

"뭐야? 그럼 2천 년을 살아 온 신선이라는 거야?"


"그것과는 좀 다른 것 같은데요. 그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알아 봐야 할 거 같아요."

"지금도 살아 있는 인물? 누굴까...?"

"마스터 Z요"




- 신인 GO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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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세 개의 거울 (2) +2 19.10.26 263 23 8쪽
36 세 개의 거울 (1) +2 19.10.25 302 24 8쪽
35 영안靈眼 (2) +3 19.10.24 274 23 8쪽
34 영안靈眼 (1) +3 19.10.23 293 28 9쪽
» 재회再會 +2 19.10.22 278 27 8쪽
32 천부신검天符神劍 +2 19.10.21 285 27 11쪽
31 호종단胡宗旦 +2 19.10.20 285 24 8쪽
30 사후를 위해 사는 자들 +2 19.10.19 298 25 9쪽
29 삼합비경三合秘景 +3 19.10.18 278 31 8쪽
28 비룡승천飛龍昇天 +1 19.10.17 275 26 7쪽
27 맥脈 +1 19.10.16 333 32 11쪽
26 고양이와 호랑이 +1 19.10.15 327 29 9쪽
25 선인仙人골 +1 19.10.14 346 26 9쪽
24 그것을 원합니다 +1 19.10.13 334 28 9쪽
23 매우 사적인 인터뷰 +1 19.10.12 364 31 10쪽
22 테라코타Terracotta +4 19.10.11 342 32 8쪽
21 우주목宇宙木 +5 19.10.10 377 29 11쪽
20 공명共鳴 +5 19.10.09 373 31 8쪽
19 천부관天符館 +4 19.10.08 402 33 12쪽
18 신인의 언어 (3) +2 19.10.07 393 34 10쪽
17 신인의 언어 (2) +2 19.10.06 402 39 8쪽
16 신인의 언어 (1) +3 19.10.05 451 36 9쪽
15 가을 속 여름 +2 19.10.04 471 34 11쪽
14 제왕의 터, 왕후지지王侯之地 +4 19.10.03 458 32 8쪽
13 불로초不老草 (3) +1 19.10.02 472 37 9쪽
12 불로초不老草 (2) +1 19.10.01 477 3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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