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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4 19:32
연재수 :
594 회
조회수 :
121,996
추천수 :
296
글자수 :
3,677,983

작성
23.08.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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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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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253.5 아름다운 춤

DUMMY

“ 아으으... 뻐근해라... “

일주일 전에도

이틀 전에도

어제도 너무 과하게 얻어맞았다.

아니.. 스승님의 말대로라면 가만히 있는 검에 직접 와서 얻어맞은 거라고 하는데..

나. 라라케니아 페인레리트로서는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단지 스승님이 강하고 난 약하니까 얻어맞은 건데도..

언제나 엘레케아 스승님께서는 항상 그렇게 말한다.

그 누가 멍청하게 검으로 달려들어 가서 얻어맞겠는가.

당연히 나도 그런 건 싫다.

“ 라라. 일어났니? “

이거 참..

제자가 된 몸으로 언제나 스승님보다 먼저 일어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도 스승님께서는 그런 나보다도 훨씬 더 일찍 일어나서 언제나 나를 깨워주신다.

“ 네 스승님... 아니.. 오늘도 요리하신 거에요? “

“ 허허. 그래. 요새 이런 게 재밌더구나. 얼른 식기 전에 먹거라. “

평소에는 내가 늦게 일어나더라도 요리를 해줬었는데..

최근 들어서 스승님께서 계속 요리를 해주신다.

아마.. 곧 고향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하셨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되 얼른 먹거라. 오늘부터는 훈련을 일찍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

“ 천천히 꼭꼭.. 그런데 얼른 먹으라니.. 그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

“ 그런 건 스스로 생각하라고 했잖니. 평소에도 생각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전장에서도 최고의 수를 생각해가며 싸울 수 있단다. “

언제나 똑같은 말을 해주시지만 요즘 따라 뭔가 대충 넘길 때마다 저런 말을 하시는 게 아닌가 싶은 의심도 든다.

스승님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저.. 저 미소를 봐라.

내가 실수로 내 발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을 보며 재밌다는 듯이 웃는 미소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 스승님은 매우 훌륭하신 분이며,

스승님의 밑에서 마나와 인품, 그리고 스스로를 지킬 힘을 길러 주시니

알면서도 당해주는 것이 제자의 도리일 것이다.





“ 핫! “

오늘도 마찬가지로 목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두른다.

-딱!

하지만 아주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엘레케아의 목검에 튕겨 나간다.

“ 조금 더 부드럽게 해라.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어. 너무 올바르게 공격하려 하지 마라. 상대는 바보가 아니야. “

“ 핫..!!! 네!!! “

부드럽게..

부드럽게.....

대체 검술에 부드러움이 뭘까...!!!

상대를 베는 데 있어서 부드럽게 베라는 건 더 천천히 공격하라는 건가..?!

타이밍을 잡고...!

갑자기 변하면 스승님께서 뻔하게 읽는 구조일 거야..!

고민하는 척 평소처럼 휘두르다..

한 번에..!

“ 얍! “

-딱!

“ 아악!!! “

일부러 시선에서부터 고민하는 척하며 평소와 같이 위에서, 그리고 옆에서 내려찍다가 변칙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공격했는데

역시 스승님은 스승님답게 모든 것을 읽었는지 반 박자는 더 빠르게 내 머리를 가격했다.

“ 너에겐 위아래 오른쪽 왼쪽밖에 없니? 거 참... 너무 정직하잖아.. 누가 가르쳤는지 원.. “

스승님께서 웃으면서 손을 내민다.

하아.. 참...

나도 이렇게 못하는 걸 계속하기는 싫은데...

나는 그 손을 붙잡으며 살짝 투덜거리기로 한다.

“ ..스승님이 가르쳐 주셨는데요. “

“ 큭큭큭.. 그렇지. 내가 가르쳤구나. 칭찬해주마. 아주 잘 배웠어. “

이게 대체 무슨 대화인지..

오늘따라 스승님께서 조금 더 많이 장난을 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 후우..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

나는 검을 들고 다시 한번 달려나갈 준비를 한다.

그러나 스승님께서는 검을 들지 않으신다.

가끔 저렇게 검을 들지 않을 때마다 항상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서는 훈련방식을 약간씩 바꿔왔었지만, 지금은 검만 내려놓은 채 계속 나를 바라본다.

“ 흐음... 오늘은 왠지 검을 잡기가 싫은데? “

그러시더니 검을 놔버리신다.

검사가.. 검을 놓으셨다.

설마 마나를 활용해서 실전처럼 싸우시려는 건....

“ 라라. 이리 오거라. 내 너에게 필수 교양을 가르쳐주마. “

“ 교... 교양이요..? “

검사로서 전투기술을 익히고 앞으로 은하에서 싸워나갈 각오를 다짐했던 나에게

교양이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이질감이 드는 단어였던 바람에 나는 나도 모르게 한 발 뒤로 물러섰다.

“ 라라. 손을 잡아라. “

스승님께서 양손을 허리 쪽에서 내민다.

조금 겁났지만... 음.. 그래. 스승님께서 필요하다고 하신다면.. 필요한 것이리라..

“ 자. 발밑을 봐라. 너와 나의 발이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 이 거리를 유지하게끔 내 움직임에 맞춰 따라와라. 할 수 있겠지? “

“ 네.. 네..! “

언제나 초 단위로 쪼개서 생각해오며 전투를 펼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반응은 간단한 것이었지만

괜히 검을 들지 않고 다른 것을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는지 내 심장 소리가 평소보다 조금 크게 들려왔다.

그렇게 오른발.

왼발.

오른발.

다시 오른발 후 왼발.

“ 후훗.. 역시. 가르치는 대로 잘 따라오는군. 이게 기본스텝이다. 자. 라라. 나를 봐. 이제 발을 보지 않고 아까와 같은 동작을 하는 거다. “

스승님의 눈을 맞추고..

오른발 왼발 오른발 오른발 왼발.

....

너무나도 간단한 동작에 별 의미 없는 행동 같아 보이지만

무언가 재밌다.

즐겁다.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 잘했어. 역시 가르쳐주는 대로 흡수하는 건 빠르구나. 그것밖에 못 해서 문제지만 말이야. “

“ 으으.. 죄송해요.. “

스승님께서 웃으시는 것을 보니 이번에도 장난이셨던 모양이다.

“ 자. 이번에는 아까 배운 것만 반복해보렴. 알았지? “

“ 네. 이거 은근히 재밌어요! “

나도 모르게 해맑게 웃었는지 스승님의 미소도 더욱 깊어진다.

의외로..

어디다 써먹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검술이 아닌 이런 교양훈련도 나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 자. 간다. “

오른발 왼발 오른발 오른발 왼발.

아까와 똑같은 패턴으로 계속 스텝을 밟아 나간다.

“ 어? “

그러다 갑자기 스승님의 발이 반 박자 빠르게 평소 패턴에서 사이사이에 다른 스텝을 집어넣는다.

아니..

그러다 완전히 다른 스텝이 되어 있다.

살짝 혼란스러웠지만 나는 배운 스텝이라는 건 이것밖에 없고

그걸 스승님도 알고 계실 테니

괜히 따라가지 않고 하던 대로만 진행한다.

오른발 왼발 오른발 오른발 왼발.

이젠 완전 멋대로 스텝을 밟고 있는 스승님이었지만 단 한 번도 서로의 발이 얽히지 않는다.

분명 같은 스텝인데도 스승님께서는 나를 이끌고 움직인다.

분명 똑같은 박자로 밟는 스텝인데도 내 몸은 이 잔디밭을 맴돌고 있다.

“ 후후 이렇게 즐거운데 음악이 없는 것이 아쉽구나. 새라도 몇 마리 외계에서 잡아 와서 번식을 시킬까? “

꽤 무서운 말을 하시면서 이제는 내 한쪽 손을 놓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까지 하신다.

음...

내가 하던 스텝이 꽤 재밌다고 느껴졌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뭔가 나는 딱딱한 기분이 들었다.

“ 자. 라라. 너도 이제 마음대로 스텝을 밟아보렴. 내 발을 밟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를 양보하면서 함께 춤을 추자꾸나! “

슬슬 몸이 근질근질하던 찰나에 스승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물론..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

모르지만..

일단 해보고 싶다.


“ 앗..! “

어어... 어..

실수로.. 스승님 발을 밟을 뻔했다.

물론 스승님께서 피하셨지만 말이지..

얼마나 정신을 놓고 이 상황을 즐기고 있던 걸까.

“ 하하! 괜찮아.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춤이 어색하다면 이런 일이 평범하단다. 계속 춰보렴. “

으음...

스승님의 스텝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나는 나대로 화려하고 예쁘게 춤을 추는 방법이 뭐 없을까...?

...

스승님의 스텝은 바닥을 휩쓸면서 지나가시니

나는 그럼 공중에서 날면 서로 겹칠 일이 없지 않을까?

어디..

오른발을 살며시 떼고

한 바퀴 돌면서

왼발을 떼자마자 오른발을 살짝 지면에 붙이고..

“ 풉... 하하하하하! 생각의 끝에 도달한 것이 발을 지면에 닿지 않는다니... 아하하하! 참 간단하고도 확실한 생각이구나 아하하!! “

“ ...놀리지 마세요..... 전 춤을 모른단 말이에요.. “

아무래도 이건 아니었나 보다..

조금 부끄러워지는데...

“ 라라. 물론 춤은 그런 것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오히려 그런 너의 모습이 참 좋았다. 검을 휘두를 땐 언제나 정적으로 움직였는데 자유롭게 춤을 추니까 훨씬 부드럽고 아름다웠어. 내 교육방식이 잘못된 걸까? “

나는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항상 결투할 때마다 지적받았던 정적인 움직임이었는데

놀 때만 자유롭고, 부드럽고, 아름답다니.

뭔가 나와 맞지 않은 단어들 같아서 살짝 소름이 돋았다.

“ 자. 다시 제대로 춤을 배워보자. 오늘 저녁에는 식사예절도 가르쳐주마. “

“ 넵..! “

그렇게 오늘은 여섯 가지 다양한 춤동작들과 예쁘게 걷는 법...?

그리고 식사예절에 대해서 자세히 배웠다.

그중 식사예절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뭐 평소에 예의 없이 먹는다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도 아예 다른 방식으로... 음... 솔직히 말하자면 왜 이렇게 귀찮게 먹는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규칙이 존재했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평소와 너무 다른 것들을 해와서 그런 건가.

훈련이 모자란 건가.

아니다...

이제 내일이면 스승님께서 잠시 고향에 다녀오신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기에 최대한 의미 있는 결투를 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나의 가장 최대 단점인 정적인 움직임을 바꿀 수 있을까?

왜 내가 춤을 출 때 스승님께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들을 해주셨던 걸까?

그렇게 고민에 거듭한 끝에 나는 잠이 든다.





“ 핫..!! “

스스로도 느껴진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똑같은 움직임으로 딱딱하게 싸우고 있다.

아니 오히려 어제 자유롭게 추었던 춤 때문에 더욱더 나 자신이 정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스승님께서는 이걸 알려주기 위해 어제 춤을 추자고 한 것이 아닐까?

“ 발이 조금 더 빠르다. 침착해라. “

“ 네! 핫!! “

-딱!

여전히 경쾌한 목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이 숲속에 울려 퍼진다.

여전히 나의 공격은 스승님께 닫지 않는다.

안된다.

오늘 스승님께서 고향으로 잠시 돌아가신다.

그 전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스승님께서 돌아오셨을 때 더욱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여전히 너무 정직해. 너의 공격패턴이 전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단 한 번의 변수도 없어. 모두 예상 가능한 범위야. 생각해라. 어떻게 해야 너의 공격을 예상하지 못하게 할지. “

생각..

생각....

공격을 예상하지 못하게..

어디서 공격해야 할지 모르게...

그걸 알았으면 진작 했겠죠...!!!!!

“ 네엡...!!! “

떠오르는 방법은..

솔직히 없다.

아니.

어제 한번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칭찬을 들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이걸 전투에 접목한다는 건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같겠지만

지금의 나는 뭐라도 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스승님께 똑같은 말이 아닌 다른 점을 지적받고 스승님께서 안 계실 때 고쳐나가야 한다.

천천히

오른발 먼저 앞으로 나서며 위에서 휘두르고

왼발을 옆으로 뻗으며 왼쪽으로 공격한다.

“ 흐음? “

그리고 오른발을 앞으로 뻗으며 다시 앞으로 공격하고

다시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뻗으며 검을 옆으로 베어낸.. 음...

아니야..

이것도 너무 정적이야...

너무 정직해..

나는..

지금까지 배워왔던 검술 자세를 전부 잊어버리고

오른발을 지면에서 뗐다.

그리고 남은 왼발마저도 힘을 주어 공중으로 도약한다.

어제 춤을 췄을 때처럼

공중에서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둘러본다.

물론 나의 검은 스승님의 검에 가볍게 막히고 나는 지면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나는 왠지 이전보다 자유롭다고 느껴졌다.


지면에는 오직 발끝만 잠깐 닿는다.

그렇게 다시 뛰어올라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게 몸을 회전하며 공격한다.

조금씩 어지러워졌지만

조금씩 머리 아파졌지만

지금까지와는 완벽하게 다른 식의 공격인 것은 확실하다.

배운 건 어디다 팔아먹었냐며 욕을 먹더라도 상관없다.

나는 지금이 가장 자유롭게 공격할 방법이다.


그러다 한순간

너무 어지러워진 바람에 나는 주저앉았다.

아니...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스승님께서 그러지 않았는가.


내가 힘든 것쯤이야 상대는 배려하지 않는다.

상대가 쓰러지기 전까지는 절대 전투를 멈춰서는 안 된다.


나는..

주저앉은 그대로 왼쪽으로 스텝을 밟고 스승님의 팔 아래로 몸을 집어넣어 뒤로 움직인다.

분명..

분명 반응할 수 있을 만큼 느린 속도였지만

스승님은 이상하게 그대로 멈춰있다.

나는.. 그대로 검으로 스승님의 등을 찔렀다.

“ 읏..! “

물론 목검이었기에 들어간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충격은 있을 것이다.

“ 하아... 하아... 아윽... 어지러워... “

“ 크크큭.. 아하하하!! 그렇게 빙글빙글 돌면 당연히 어지럽지 않겠냐! 하하하하하!! “

알고 있다.

사실, 이 결투는 나의 패배다.

하지만 스승님은 굉장히 상냥하신 분이기에

제자의 새로운 시도에 일부러 당해주신 거겠지.

그렇게 내 자존감을 올려주시려는 거겠지.

다른 제자들이었으면 자신의 공격이 성공했다는 것에 기뻐서 웃겠지만

나는 그런 스승님의 상냥한 마음씨에 웃는다.

“ 지금까지 본 공격 중에 가장 자유로웠다. 드디어 너만의 검술을 찾아낸 느낌이었어. 너도 마음에 들었다면 끊임없이 생각해가며 발전시키렴. “

솔직히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검술을 전부 지키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지적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직 칭찬만 해주시는 바람에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고마웠다.

아니 아니...

아니지..

난 칭찬받으러 스승님의 제자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

“ 스.. 스승님..! 그렇다면 방금 제 공격..! 냉정하게 어딜 고쳐야 하나요?! “

“ 흐음.. “

평소라면 이대로 장난치실 만도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장난치는 걸 원치 않았다.

무언가..

지금까지 걷던 길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에 들어선 느낌이 들었다.

부디 이 길에서 첫 한 발을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 굉장히 아름다웠어. 넌 역시 아름다운 아이야. “

...

“ 그런데.. 그렇게 아름답게 회전하며, 어디서 공격할지 예측하기도 힘들고, 실제로 적이었다면 너의 움직임에 시선을 빼앗겨 점점 조급해졌을 거다. 하지만.. 마지막 그 파고드는 공격만큼은 너무 무리수였어. 아름답게 시선을 빼앗고 심리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그 유리함을 전부 저버리고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 있을 만한 길로 너무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네가 만들어나갈 아름다운 선율에 완벽한 조명과 함께 완벽한 마무리를 짓도록 연습해보렴. “

난생처음 듣는 조언이다.

나는 머릿속에 깊이 새겨넣기 위해 조용히 스승님의 말을 반복하느라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계속 생각해본다.

나는..

나는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내 춤만큼은 아름답게 추고 싶어졌다.

“ 후후.. 내가 돌아왔을 때 얼마나 성장했을지 기대가 되는구나. 꼭 돌아오면 나와 함께 춤을 춰보자꾸나. “

결투가 아닌 춤을 추자는 것이 어딘가 놀리는 것 같았지만..

나는 지금 기분이 매우 좋다.

진지하게 좋다.

“ 네!!!!!! “


그렇게

그것이 스승님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 칫... 왜 하필 이럴 때 저 자식은.. “

내 스승을 정당한 전쟁에서 죽이고

스승님이 인정해 자신의 마나를 전부 건네주었다는 저 붉은 머리의 남자는

대체 뭐 스승님께 가르침이라도 받은 걸까.

아니면 지가 내 스승이라도 되고 싶은 걸까.


내 춤을 스승님께 보여주고 싶었는데

내 스승님의 마나는 아직 내가 예전과 똑같다고 말하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저 자식이 뭔데 내 스승님이랑 똑같이 말하는지 기분이 나빴다.

아니 그리웠다.

아니 화가 난다.

아니.. 좋다.

아니 아니..

“ 하아.. 대체 왜 이런담..... “

내가 좋아하는 이 숲속에서 혼란스러워진 마음을 다잡고 있자 어디선가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온다.

“ 음... 저.. 저기.. 라라케니아씨? “

그 붉은 머리 남자애.. 네이렌 라티안과 함께 있던 네이렌 피렌이다.

나는 일부러 이들에게 차갑게 대했었는데 이 사람만큼은 나에게 끝까지 예를 갖추는 바람에 조금 따로 만나기에는 부끄러운 상대였다.

그래도 뭐..

지금 날 찾아왔으니 어쩌겠나...

크흠 흠...

“ ...피렌씨였나요? 무슨 일이시죠? “


작가의말

.5.... 진짜 오랜만이네요!

왠지 .5를 쓸때면 설레는 이유는 뭘까요?
시점을 바꿔서 그런가...?
원래 .5를 쓸때는 하루에 두편이 올라갔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하나만 올라갑니다.
건강이..
많이..
안좋아졌거든요 허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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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261. 강한 사람은 알 수 없는 것 23.08.12 251 0 15쪽
268 260. 꺾이지 않는 각오 23.08.11 248 0 15쪽
267 259. 궁극의 필살기를 만들어보자 23.08.10 252 0 13쪽
266 258. 생사를 넘나든 남매는 23.08.09 249 0 15쪽
265 257. 솔직한 사과 23.08.08 252 1 13쪽
264 256. 이런 곳인 줄은 몰랐는데 23.08.07 252 1 14쪽
263 255. 어설프게 빛나는 원석 23.08.06 253 1 13쪽
262 254. 더욱 아름답게, 더욱 빠르게 23.08.05 255 1 13쪽
» 253.5 아름다운 춤 23.08.04 254 1 17쪽
260 253. 제자의 소소한 복수 23.08.03 256 1 15쪽
259 252. 내면의 또다른 나 23.08.02 252 1 15쪽
258 251. 하나의 육체 두 명의 망령 23.08.01 251 1 12쪽
257 250. 이제부터 너희가 해야할 일은 23.07.31 253 1 13쪽
256 249. 검은 왕국의 왕 23.07.30 251 1 13쪽
255 248. 두 가지 의뢰 23.07.29 252 1 14쪽
254 247. 제2차 작명 토론 23.07.28 250 1 15쪽
253 246. 차원이 다른 존재 23.07.27 254 1 15쪽
252 245. 사건의 전말 23.07.26 252 1 13쪽
251 244. 혼자서 고민할 필요는 없어 23.07.25 251 1 15쪽
250 243. 사슬의 끝 23.07.24 251 1 13쪽
249 242. 자유의 도시 23.07.23 251 1 15쪽
248 241. 큰 돈의 용도 23.07.22 253 1 14쪽
247 240. 정해진 승패 속의 베팅 23.07.21 25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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