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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햄의 서재입니다.

나노머신 세계정복! 후삼국에서 시작!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냥햄
작품등록일 :
2023.08.02 14:27
최근연재일 :
2024.05.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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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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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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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55) 감찰사

DUMMY

감찰.. 얼마나 무서운 단어인가.


장계에는 해적들을 수장시켜 없앴다고 적어놨는데 이게 거짓이란게 들통나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 지 몰랐다.

해적들을 회유해서 자신의 휘하로 집어넣었다?


해적들과 손을 잡고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모의작당 했다 라고 비춰지기 딱 좋았다.


감찰사라 불러야 하나? 감찰을 하러 온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시대 기준 아주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깐깐한 표정으로 엄숙하게 나를 바라보는 감찰사

파란 관복임에도 관복 재질을 다른 관리들과 달리 좀 더 고급스러운 비단을 쓴 것이 분명했다.


"감찰사라 부르면 되겠습니까?"


"감찰사? 감찰을 하러 오긴 했다만.. 사.. 선비 사 입니까?"


'사에 쓰는 한자 종류가 있나?'

[역사 사, 일 사가 있습니다. 판사 검사 할때 사는 일 사 입니다. 예전 감찰사 벼슬에는 역사 사를 썼습니다.]

왜 역사 사를 쓰는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역사 사를 붙여야 겠다 싶었다.


그렇다면 그 명칭에 기름칠 해서 아부 좀 떨어 봐야지


"역사 사 입니다."


"역사 사? 왜 역사를 붙였습니까?"


"감찰을 하여 보고를 하며 역사를 만들어 내시는 분인데 역사 사 정도는 붙여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손을 비비며 감찰사에게 아부를 떨었다.


뭔가 엄숙하고 엄격해 보이는 사람이지만 아부를 떤다고 손해를 볼 일은 없으니까.


"허허. 그렇게 아부를 떨어봤자 떨어지는 콩고물은 없습니다"

감찰사는 내 아부에 웃음을 한번 흘리고는 자신의 손가락을 비볐다.


'흠? 아부가 통하는건가?'

보통 엄격하다면 아부에 대해 호통을 친다거나 아부 해도 소용 없다고 딱 잘라 말할텐데 가볍게 웃음을 흘려주다니

엄숙하고 깐깐해 보이는 모습과는 다를 것 같은 느낌.


우선은 견훤에게 감찰 소식을 전해야지


"너는 당장 압해도로 가서 견훤에게 감찰이 왔다고 전하거라"

"멈추십시오"


상단병에게 명령을 내리는 순간 감찰사가 상단병을 제지했다.

"감찰이란 자고로 불시에 급습해서 확인을 해야 숨김 없이 진실이 드러나는 법!"


내 말에 상단병은 어찌 해야 하나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스읍.

이거 쉽지 않을꺼 같은데


나는 관찰사를 데리고 장계에 적은 내용을 따라

일의 진행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견훤의 군사들이 야영하고 있던 무안군의 마을을 방문했다.


"지원병을 데리고 온 저는 이 곳에서 작전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정선의 어께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부상단주 정선을 시켜 어부들을 매수했습니다. 큰 배들을 동원하기 힘들고 시간이 급박하였기 때문이죠"


"시간이 급박? 뭣 때문이지요?"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추위에는 대규모 군을 운용하기 힘들죠. 게다가 배 위에서 약한 우리 특성상 적들이 방비하기 전에 급습하는게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군요. 지원군이 온 것을 알면 적들이 긴장하고 대비할테니"

내 말에 감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향해 웃어보였다.

손가락을 비비는 것과 함께


'손가락은 대체 왜 비비는거지?'


"그러면 다음으로 이동하시죠."

나는 감찰사를 데리고 목포로 향했다.


무안군의 목포

오다련의 집으로 향했다.


"이 곳의 호족인 오희님의 집에서 하루 신세를 진 뒤 압해도와 가까운 어촌을 소개받아 방문했습니다."

감찰사와 함께 방문한 오다련의 집


감찰을 나왔다는 말에 오다련이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감찰사를 맞이했다.


"그래서 여기 이 주영화와 이견훤 두 분이서 방문 했다는 것이지요?"


"예 맞습니다. 물론 호위도 있었기 때문에 열다섯? 정도의 인원이었습니다."

오다련의 말에 감찰사는 장계를 적었던 서류를 읽어보며 흘깃흘깃 뒤를 쳐다보았다.


"아 여기는 제 아내인 성은 연씨인 연덕교 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부친이신 연위님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 봤습니다."


서로 인사를 하는 감찰사와 연덕교

그런데 왠지 감찰사의 태도가 매우 정중해 보였다.


"그래서 압해도에 해적들이 득실 댔었던 것은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매번 배들이 이 목포 앞을 나가 바다로 향할때나 바다에서 목포로 들어올때면 통행세라 하며 판매할 소금을 강탈해 갔었지요"

그때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는 듯이 오다련은 주먹을 꽉 지고 이를 갈았다.


"하지만 여기 주영화 님께서 압해도로 간 이후에는 해적들이 출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다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지만 이 목포 앞과 압해도에서는 꼬리 조차 보이지 않고 있지요"


"감찰에 협조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그렇게 오다련에게 질문을 끝내고 감찰사와 나는 오다련의 집을 나섰다.

우리를 태우고 압해도로 향했던 성아재가 있던 어촌 마을로 가는 길


시야에서 오다련의 집이 사라지자 감찰사가 입을 열었다.


"봤습니까? 오희 그 자.. 아무리 연위님이 6두품인 귀족이라 하더라도 어찌 그런 못생긴 여자와 혼인을 하다니."

감찰사는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은 비웃음 이었다.


'그 외모가 못생겼다고?'

좀 이국적으로 생기긴 했지만 못생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아름답다 하면 그게 맞겠는데


미의 기준이 다른건가?


"그런 못생긴 여자와 혼인을 하면서 까지 6두품 연위님에게 달라붙으려 한 것 보니 꽤나 야망은 있었나 봅니다."

감찰사는 킬킬거렸다.


처음에 뭔가 엄숙하고 깐깐해 보이던 이미지는 대체 어딜 간건지 매우 방정맞은 모습이었다.

외모 가지고 뒷담을 하다니..


그러면서 감찰사는 손가락을 비벼댔다.


'대체 저 손가락 비벼대는 것은 무슨 의미야?'


그렇게 도착한 어촌 마을.

슬슬 해가 중천에 도착할 때 즈음이라 그런지 어부들은 배에서 내리고 있었다.

일이 너무 고된 뱃일 특성상 점심을 먹기 때문.


배 위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도 있지만 먼 바다로 나간게 아닌 경우에는 뭍으로 올라와 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 보이는 성아재의 모습

성아재는 나를 보자 공손하고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오랜만이십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요?"


"그 조정에서 전에 있었던 해적 토벌과 관련해서 감찰을 나왔더구만"


내 말에 성아재는 내 뒤에 선 관리를 힐끗 보고는 공손히 허리를 굽혔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 어촌에서 배를 모는 성아재 라고 합니다"


"그래 잘 부탁하네"

감찰사의 말에 성아재가 무슨 말이냐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아.. 그 감찰을 위해서 압해도로 들어가야 하다 보니 그렇네"


"아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이 성아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지금 당장 가시겠습니까?"


"자네 점심은 안 먹나?"


"제 점심이 중요하겠습니까? 해적을 토벌하신 분인데 감찰사 님의 일이 중요하지요"

감찰사는 만족스러운 말이었다는 듯 흐뭇하게 웃었다.


그렇게 감찰사와 나는 배를 타고 압해도로 향했다.


"그래 자네 성아재라고 했나? 그 날 압해도는 어땠었나?"

감찰사의 말에 성아재는 배 앞을 주시한채 노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 날. 주영화님과 이견훤님 두 분께서 압해도에 내리셨을때만 해도 호랑이 소굴에 들어간다는 느낌이었죠."

나는 성아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호랑이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지. 재물로 회유하면 된다고 굳게 믿고 바보처럼


"저는 배를 살짝 빼서 압해도에서 살짝 떨어져 있었지요. 혹시나 두 분께서 다시 돌아오시거나 도망 오신다면 빨리 태워 드릴 수 있게"

성아재는 그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육지 쪽에서 불빛들이 촤르륵 잔뜩 켜지더니 압해도를 향해 횃불들이 다가오더군요. 어두운 밤에 그 모습은 장관 이었습니다."


"때가 만조였는데 밀물이 들어차면서 배들이 갯벌 있는 곳 까지 쭉 들어와 상륙을 하더군요. 제가 있던 항구 쪽도 그 횃불들이 다가왔는데 무장한 채 서슬퍼런 얼굴로 바라보던 병사의 모습이 얼마나 무섭던지"


"배를 몰고 있던 친구가 저를 알지 못했고 해적이 아니라고 말 해주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단칼에 죽었을겁니다. 그렇게 군인분들께서 상륙하고 나서 고함 소리가 들리더니 섬 너머에서 불길이 치솟더군요. 한 두개가 아니라 수십개의 불길이 치솟고 하늘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다 끝난거죠"


"압해도 너머 바다에서 일어난 일은 모르나?"


"저야 그 분들을 내려다 드리고 근처에 있었다 보니 너머의 일은 잘 모릅니다. 그저 불길이 치솟고 함성소리가 컸다 정도만 알고 있죠"

성아재의 답변에 감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자신이 들고 있던 장계를 다시 꺼내어 읽어보았다.


나는 고개를 들어 주변 바다를 살펴보았다.

날이 밝아서 그런지 다른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잘 보였다.


그리고 다른 배에 타고 있는 사람은

"상단병?"


상단병의 복장을 한 사람이 열심히 그물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해군 복장의 사람이 상단병을 재촉하며 뭐라 뭐라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지나 우리는 압해도 항구에 도착하고 감찰사와 나는 압해도에 내렸다.


"여기서 기다릴까요?"


"아닐세.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자네는 돌아가 봐도 좋네. 육지로 돌아가는 배는 이쪽에서도 구할 수 있으니까"

내 말에 성아재는 노로 땅을 강하게 밀어 배를 바닷쪽으로 몰아 떠났다.


압해도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무려 4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압해도에 있었다.


길을 따라 압해도의 저택으로 향하는데 여러 곳에서 열심히 기합 소리가 들려왔다.


기합 소리가 들려 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그 곳에는 해군 복장을 한 자들이 상단병들의 통솔 아래 검을 내려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해군은 창을 찌르고 있었고

어떤 해군은 편곤을 휘두르고 방패를 든채 상단병의 발차기를 막고 누구는 활을 당겨 보고


그런 모습을 지나 나와 감찰사는 저택에 도착했다.


"이 곳이 해적 수괴 능창의 본거지 였습니다."

감찰사는 저택을 쭉 살펴 보았다.

그리고는 나와 감찰사는 저택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주영화와 이견훤 두 분이서만 이 압해도에 오셨던 것은 왜 였습니까?"

내가 그에 대한 답을 하려 하자 견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야 양동을 위해서지요."

저택에서 견훤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그 뒤에서는 처음에 견훤에게 감찰이 온 것을 알려라고 명령했던 상단병이 서 있었다.

'미리 와서 감찰이 있다는 것을 알렸구나 근데 눈치 없게 왜 저기 서있는거야? 혹시나 감찰사가 견훤에게 감찰 한다는 소식이 전달 됬다는 것을 알아보면 어쩌려고'


나도 알아본 상단병인데 감찰사가 알아보지 않을까?

라는 두근거림도 무색하게 감찰사는 견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이 이견훤이군요."

감찰사의 말에 견훤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수상전에 약하기 때문에 적들이 뒤늦게라도 알아채고 대응하는 것을 막으려고 시선을 끌기 위해 둘이서만 왔던 것이었습니다."

감찰사는 장계를 다시 바라보며 견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흠"

그렇게 장계를 품에 집어넣고 고개를 드는 순간.

감찰사 눈 앞에 비싸 보이는 비단 옷을 잘 차려입은 구릿빛 피부의 건장한 남성이 보였다.


능창.

절대 들키면 안 되는

해적들의 수장이었던 능창이 그 곳에 서있었다.

몰래 몰래 빠져 나가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저 분은 누구십니까?"


감찰사의 물음에 나는 능창을 바라보았다.

절대 들키면 안 되는 능창.

해적들의 수장의 얼굴을 감찰사가 모른다?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데..."

그 말과 함께 감찰사가 손가락을 비벼댔다.


알게 되면 안된다 싶어 나는 중간에 감찰사의 말을 끊었다.


"아하하.. 저 자는 그 우리 견훤의 부하입니다. 덩치가 크고 힘도 세고 잘 싸우는 데다 바다에 익숙해서 제가 데려왔지요. 워낙 물에서 능숙하게 싸우기에 수달이라고 부릅니다. 물에 사는 그 동물 수달 말이죠."


내 말에 감찰사가 손가락을 비볐다.


'대체 저 손가락 비비는게 뭘 뜻하는거야?'


나는 감찰사에게 다가가 물었다.

"대체 손가락 비비는게 무슨 뜻입니까?"


내 질문에 감찰사는 헛기침을 흠흠 하더니 내 귀에 속삭였다.


"그.. 순조로운 업무 활동을 위해 그 비용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감찰사의 얼버무리는 모습에 나는 곧바로 직감했다.


'이 자 뇌물을 원하는구나!'


해군의 정체를, 능창의 정체를 들킨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뭔가 문제 없이 잘 되려면 뇌물을 바쳐야 할 것만 같았다.

아니 능창의 정체를 들켰을 때도 손가락을 비빈 것 보니 이미 들켰을 것 같았다.


'애초에 뇌물을 바칠 생각이었으니 문제는 없지.'


"아! 그런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업무도 많고 피곤하실 텐데 이미 다 준비해 뒀지요."

'이 자 처음에 봤을 때 엄격하고 깐깐해 보이더만 실은 그게 아니었나..'


나는 우선 가지고 있던 금전들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꺼내 감찰사의 품 속에 넣어주었다.


"큼큼.. 그러니까 수달 말이지요. 수달. 흠... 능창 사살에서 꽤나 활약했을 것 같은 사람이군요"

감찰사는 자신의 품에 들어온 주머니를 만져 보며 두툼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헤벌쭉 해졌다.


"자 그러면 이번엔 서쪽으로 가봅시다. 해전이 벌어졌다는 곳은 어딥니까?"

감찰사의 말에 상단병이 재빠르게 감찰사에게 붙어 안내했다.


그러자 견훤이 나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형님. 뇌물은 나쁜 것 아닙니까? 청렴하고 깨끗하게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견훤아. 저 자와 조정이 우리 편이더냐?"


내 말에 견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뇌물이란 것은 사회에서 암적인 존재, 공정하지 못하고 사회를 저해하는 것이지만 나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쓸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특히 적들에게 쓸 때는 더더욱"


내 말이 맞는 것인가 긴가민가 하는 견훤.

"지켜보거라 어찌 될 것 인지"



감찰사와 우리는 서쪽 바다로 다가갔다.

해전이 일어났다고 주장할 만한 곳으로 배를 타고 가야 했지만 이제는 뇌물이 먹히는 사람.


감찰사 품에 또 한번 금전을 넣어주자

"흠.. 원칙대로 라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봐야 겠지만 섬 서쪽으로 가서 바다를 보는 감찰 정도로 하지요."


그리하여 우리는 섬 서쪽으로 가는 것에 그쳤다.


"저기가 해전이 일어난 곳입니다."

나는 대충 서쪽 바다 아무데나 가리켰다.


해적들과 능창을 사로잡고 회유했다는 사실은 알릴 수 없으니 해전에서 1천명의 적을 수장 시켰다 라는 것이 장계의 내용

감찰사는 장계를 보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적이 1천명이나 되었는데 그 많은 수를 수장시켰다 이 말인가요? 배들을 동시에? 한명이라도 사로잡거나 적도의 시체를 확보하지도 않고? 게다가 아군은 아무도 다치지 않고? 이게 말이 되나요?"


"사실 저희가 멀리서 불화살을 쏴서 그렇습니다. 적선들이 불에 타면서 침몰하다 보니 적도를 확보할 수가 없었지요"


내 말에 감찰사가 손가락을 비볐다.

"그렇다 하더라도 물에 둥둥 뜬 시신이라도 건질 수 있었을 터 아닙니까?"


나는 감찰사의 품에 또 한번 금전을 넣어주었다.


"어두컴컴한 밤중에 바다의 물 흐름이 어찌 될지 모르는데 적도의 시신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웠겠지요. 그래도 압승을 거둔 것은 사실이라 이렇게 압해도를 확보할 수 있었으니 적도의 시신의 유무가 중하겠습니까?"


자신의 의견을 자신이 재반박 해서 없던 일로 만드는 감찰사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품에 든 금전을 만지작 거리며 만족해 하는 감찰사와

그 모습을 어이 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견훤


이 것으로 장계의 내용은 끝이었다.

감찰사는 이제 서라벌로 떠날 차례였기에 우리는 감찰사를 태워 보내기 위해 항구로 향했다.


"그래서 감찰 결과는 어떻게 됬는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감찰 결과는 알려드릴 수 없는게 원칙입니다. 추후에 조정의 반응으로 판단해 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감찰사가 또 다시 손가락을 비벼댔다.


이 사람이 또 튕기는구만.

어차피 처음에 준비해뒀던 뇌물이 있었다.


"저를 처음에 만났던 무안군으로 돌아가시면 제가 준비해 둔 선물이 있습니다."


"선물이요?"


"무슨 선물인지는 알려 드릴 수 없지만 돌아 가시는데 편히 가시라고 제가 드리는 아주 작은 성의일 뿐입니다. 만족하실겁니다."

내 말에 감찰사도 무슨 말인지 알았다는 듯이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감찰 결과는 곧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겁니다."


어느새 우리는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에는 우리가 미리 준비해뒀던 육지로 향하는 배가 있었다.


좋은 인상을 남겨주고 편하게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한 큰 배였다.

감찰사는 배를 보더니 만족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돌았다.


"감찰 결과 특이사항 문제점이 없다면 전달하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감찰사가 품에서 두루마리 종이를 꺼냈다.


"오십장 이견훤은 이 시간 부로 비장 자리에 임명한다. 서남해 방수군에 도호 직이 없는 관계로 비장 견훤은 서남해 방수군 전체를 통솔하게 되었습니다."


비장. 견훤이 부임하기 전에 원하던 자리.

5두품은 되야 오를 수 있는 자리였다.


견훤은 해냈다! 라는 듯이 주먹을 꽉 쥐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기존 비장이던 순재가 견훤이 비장이 된다는 말에 감찰사에게 물었다.


"축하합니다. 이미 해적들을 토벌하는 것에 대해 큰 공을 세운지라 그대는 서라벌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그 말에 순재는 잠시 얼어붙었다.

그러더니 입꼬리가 귀에 걸릴듯이 위로 올라가더니

그 자리에 무릎을 꿇으며 환호를 질렀다.


그리고는 동쪽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주상 폐하 만세!!!"


그렇게 환호하는 순재를 뒤로하고 순재는 배에 올랐다.

그의 품속에서 짤랑이는 금전 소리가 들렸다.


배 위에 올라 탄 감찰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봐라봤다.

"아 그러고 보니 전달할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좋은 소식을 전해주시려 그러나?

뇌물 혜택 확실하구만!


그리고 감찰사의 입이 열렸다.


"영화상단의 상단주 주영화. 조정에 출두하라는 명령입니다."


씨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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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해적 박멸 24.03.18 212 3 13쪽
60 (60) 설전 24.03.16 241 5 13쪽
59 (59) 뇌물로드 24.03.13 245 6 14쪽
58 (58) 최치원 +1 24.03.08 264 9 18쪽
57 (57) 입조 24.03.07 260 7 13쪽
56 (56) 서라벌행 24.03.06 270 6 14쪽
» (55) 감찰사 24.02.15 302 7 18쪽
54 (54) 배, 콩, 감찰 24.02.14 300 9 14쪽
53 (53) A/S 24.02.13 282 8 16쪽
52 (52) 누수 24.02.08 295 6 15쪽
51 (51) 내분 그리고 결투. 24.02.05 304 6 21쪽
50 (50) 배신 24.02.02 305 6 19쪽
49 (49) 신의의 사나이 능창 +1 24.01.31 319 7 19쪽
48 (48) 능창 +1 24.01.30 328 8 20쪽
47 (47) 작전 +1 24.01.29 334 9 15쪽
46 (46) 무안군으로 압해군으로 +1 24.01.25 345 8 16쪽
45 (45) 호남 농업 혁명 +1 24.01.24 356 9 16쪽
44 (44) 해적, 군기, 상단 지원 +4 24.01.23 368 8 19쪽
43 (43) 거점 이동 +1 24.01.22 363 8 17쪽
42 (42) 파견 +2 24.01.15 377 9 18쪽
41 (41) 반란 진압 +1 24.01.15 376 7 22쪽
40 (40) 대장군 영기 +1 24.01.11 399 9 19쪽
39 (39) 원종과 애노 +1 24.01.08 400 8 19쪽
38 (38) 수탈 +3 24.01.05 419 7 14쪽
37 (37) 김요의 난 2 +3 24.01.04 450 9 18쪽
36 (36) 김요의 난 +1 24.01.03 433 10 16쪽
35 (35) 괴질 2 +2 23.12.29 435 10 13쪽
34 (34) 깃필 그리고 괴질 +1 23.12.28 435 10 14쪽
33 (33) 회회교인 +3 23.12.26 439 7 15쪽
32 (32) 서라벌 왕 +1 23.12.22 481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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