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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햄의 서재입니다.

나노머신 세계정복! 후삼국에서 시작!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냥햄
작품등록일 :
2023.08.02 14:27
최근연재일 :
2024.05.15 18:00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38,832
추천수 :
797
글자수 :
635,676

작성
24.01.23 18:00
조회
368
추천
8
글자
19쪽

(44) 해적, 군기, 상단 지원

DUMMY

서남해 방수군에 도착한지 몇일 되지 않았던 때


견훤은 진영을 둘러보았다.

병사들은 군기가 풀어져 있었고 보초를 서는 자들도 잡담을 하며 대충 밖을 훑어 보는 정도였다.

마치 서라벌 성곽에서 보초를 서던 군인들과 비슷했다.


허나 이 곳은 해적들이 잔뜩 도사리고 있어 위험한 최전선

이러한 최전선에서 그런 군기는 백전 백패의 허약한 군이 될 수 밖에 없는 군기였다.


"하아 빨리 무돌주(광주)로 돌아가고 싶네"

전라남도 억양이 물씬 느껴지는 말이 병사들에게 들려 왔다.


'말과 억양을 들으니 무주 현지 병사들을 차출 했었나 보군.'


견훤이 순재에게 듣기로 서남해 방수군의 본진은 무진주(광주)였다.


해적이 출몰하며 난리를 치니 서남해 방수군이 무진주에서 나와서 해적들과 가까운 이 곳 무안군에 배치되어 있었던 것이었고

이렇게 무안군에 배치 된 지도 수 년이 지난 상황이었다.


서남해 방수군의 전력이 무안군에 몰려 있었던 것.


"무돌주 본진은 어떻습니까요?"


"아 넌 여기 온지 1년 밖에 안 되서 무돌주에서 복무 해 본 적이 없지? 그 곳은 이 촌동네 무안군과는 완전 다르지. 사람도 물건도 먹을것도 술도 많아. 내가 서라벌을 가본 적은 없지만 아마 서라벌 못지 않을까 싶다."

병사들이 아직 경력이 미숙한 후임에게 무돌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견훤이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오는 길에 무진주를 먼저 들렸던 견훤에게 무진주는 규모가 좀 큰 도시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장이 서고 제대로 된 초가집들이 대부분이고 기왓집도 아주 가끔 보이며 상단이 방문하긴 한다만 서라벌에 비할 바는 못 되었다.


그렇게 견훤이 병사들의 상태를 한번 쭉 보면서 살펴볼때


"나으리들!! 망운에 해적들이 오고 있습니다요!!"

한 촌민이 헐레벌떡 뛰어오며 외쳤다.


진영의 모두의 시선이 그 촌민으로 향했다.


"해적 놈들의 배로 보이는 것들이 망운으로 오는게 보였습니다요. 살려주십시오 나으리들"


병사들이 본 적이 있는 촌민이었다.

확실히 망운에서 살며 어느 정도 안면을 터놨던 자였기에 따로 경계하지는 않고 촌민을 맞이했다.


"이번엔 망운이냐"


"그래도 가깝네"


병사들이 투덜대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주섬주섬 대충 근처에 있는 무기들을 집어들기 시작하고

한 병사는 순재가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비장 나으리 망운에 해적이 왔다고 합니다."


"어 그러냐? 잘 다녀와라"

병사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돌아 나왔다.


아주 익숙한듯 다들 흔히 있다는 듯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적도들이 마을을 습격하고 있다는데 비장께서는 가지 않으신다더냐?"

견훤은 건물에서 나오는 병사를 향해 물었다.


"예 오십장 어른. 매번 있던 일이라 저희만 다녀와도 되기에 뭐 그런것이지요"

그 말에 견훤이 의아해 했다.


지휘관이 없이 병사들만 보낸다고? 그게 정상인가?

전투가 벌어질텐데 지휘관이 없다니 말이 되는가?


"적도들의 수준이 낮은가? 지휘관 없이도 섬멸이 가능한 수준이란 말인가?"


해적이 워낙 난리를 피워서 서라벌에서 골치를 썩히고 있고

그로 인해 서남해 방수군에서는 이 곳 까지 출장 나와서 수년째 무진주로 돌아가지도 못 하는 상황일텐데 견훤은 이상함을 느꼈다.


"설명하긴 그렇고 뭐 가보면 아실겁니다."

병사는 귀찮다는 듯이 자신의 창을 집어들었다.


그렇게 그 병사도 진영 밖으로 나가는 행렬에 끼어들자 견훤도 즉시 그 뒤를 따랐다.

바람 빠진 군기를 보니 실망이었고 이를 강하게 질책하고 바로 잡고 싶었으나 지금은 부임 해온 직후였다.


우선은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파악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1시진(2시간)을 걸어 가서 언덕을 오르자 언덕 아래로 망운 마을의 모습이 보였다.

마을은 불 타거나 피로 흥건하지도 않았고 그저 우는 마을 사람들과 신나게 소리치는 장정들의 소리만 들렸다.


해적들이 집에 들어가 곡식들을 끌어 내고 있었고

집의 아이들은 울고 있었고 주인은 해적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더 이상은 안 되오 이것으로 만족해 주시오.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할 것이 아니오"


"그럼 우리는 뭘 먹고 해적질 하며 살라고? 굶어 죽을 만큼 가져 가지는 않을테니 이 정도는 가져 가야 겠어"


해적들은 빼앗은 곡식들을 수레에 담고 있었다.


견훤이 보기엔 해적이 아니라 왈패 처럼 보였다.

해적이라 했을때는 마을에 쳐들어 와서 주민들을 죄다 참살하고 마을을 불 태우고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은 죄다 약탈 하는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러한 모습과 한참 동 떨어진 모습이었다.


마치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북상할때 농민들에게 수탈하던 정부군의 모습.

아니 오히려 정부군 보다는 양호했다. 정부군은 남겨 두지 않고 싹 다 쓸어 갔었으니.


병사들이 무기를 빼들고 마을로 걸어 내려가자


"방수군이다! 해군 놈들이 오고 있어!"

마을에서 누군가 견훤네들을 발견하고 소리질렀다.


"두목! 놈들이 온답니다!"


"젠장. 이제 떠나야 할 때구만! 이 놈들아! 지금까지 실은 것들만 챙겨서 빨리 떠나자!"

두목 처럼 보이는 자의 말에 해적들이 급히 수레에 짐을 싣던 행위를 멈추고 나머지 짐은 내버려 둔채 수레를 끌기 시작했다.


다른 해적들도 급히 수레를 밀었고 다들 해안 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하였다.


"적들이 도망간다! 쫓아라! 적도들을 참살하라"

도망가는 해적들의 모습에 견훤이 소리질렀다.


"예에이"

견훤의 말에 병사들이 마을을 향해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허나 그 속도는 그저 이 곳 까지 걸어 오던 속도 보다 조금 빠를 뿐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뭣들 하느냐! 그 속도로 적도들을 따라 잡을 수 있겠느냐? 뛰어라!"

견훤의 닥달에 병사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너 설명 안 했냐?"

"너는?"

"아니 난 한 줄 알았지. 아니면 비장나리께서 하실꺼라 생각했지"

"에휴. 저 양반 오늘 첫 부임날 이라잖냐. 처음이니까 어울려 주자구"


병사들은 한숨을 푹 내쉬며 속도를 높였다.

발걸음을 빠르게 뜀걸음을 시작하였고 금새 마을 안으로 진입했다.


허나 이미 해적들은 마을 밖으로 나간 상황.

병사들은 해적들을 쫓아 해안으로 달려갔다.


"방수군 놈들이 뛴다! 더 빨리 움직여! 빨리 배에 실어!"

"쟤네들이 왠 일이래? 저렇게 빨리 뛰고?"

"야!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빨리 실어!!"

이미 해적들은 해안에 도착한 상황이었고 작은 배들에 짐을 싣고 있었다.


그렇게 배에 짐을 다 싣자 두목이 외쳤다.

"자 출발한다 빨리 배에 올라타!!"


해적들은 힘차게 배를 바다로 밀었고 배가 어느 정도 사람의 발이 안 닿는 수심까지 나아가자 배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해안가에 도달했을땐 이미 배는 해안에서 멀어진 상태였다.


"저 놈들이 왠 일로 오늘 뛴다냐?"

"어휴 깜짝 놀라 식겁했네"


해적들은 배에 탄 채 해안가에서 멀뚱 멀뚱 자신들을 지켜보는 병사들을 보며 깜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에휴 이럴 줄 알았어"

"역시나 놓치는구만"


병사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해안에 주저앉았다.


그때 진영에서 비장에게 보고를 올렸고 견훤과 대화를 했던 병사가 견훤에게 찾아왔다.


"보시다 시피 놈들이 약탈을 하는 동안에도 감시를 세워 초계 하느라 제때 잡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놈들이 약탈을 한다 하더라도 살인이나 방화를 전혀 저지르지 않고 재물만 뜯어가다 보니 피해가 그리 크지도 않지요."


"피해가 그리 크지 않다니! 자네가 촌민이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견훤이 병사의 말에 역정을 냈다.


"허나 어쩌겠습니까. 서라벌로 장계를 올려봐도 죽은 자가 없고 마을도 사라지지 않았으니 중히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충분히 현재 병력으로 해적들을 토벌할 수 있다 생각하는지 아니면 이 곳에 보낼 병력이 아깝다 생각하는 건지는 몰라도 지원을 보내지 않는데요."


병사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해적들을 때려 잡으려면 해적들의 본진을 쳐야 하는데 도호 자리도 비어 있어서 비장 나리께서 진두 지휘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군의 병력도 많지 않은데 적들의 본진을 치는건 자살 행위지요. 그러니 이렇게 해적들이 출몰하면 뒤늦게라도 가서 쫓아내는 정도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겁니다."


견훤은 그 말에 병사들을 쳐다보았다.


군기가 빠진 것은 둘째 치고 인원도 너무나 적었다.

해적들의 수가 얼마나 많은 지는 몰라도 오늘 이 곳으로 나온 200명 수준의 방수군 병력에 비하면 더 많을 것으로 보였다.


서남해 방수군의 총 병력은 1000명이 약간 안 되었다.


"다행히 저 해적들도 원래 촌민들이던 자들이라 살인 방화를 저지르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을 죽이고 방화를 저지르던 왜구 놈들 보다는 한참 낫지요. 저 해적들이 왜구들의 침입도 막아주기도 하는 덕분에 오히려 낫다는 촌민들도 있습니다."


견훤은 말문이 막혔다.

공을 세우기 위해 자처해서 이 곳으로 파견을 나왔건만

정작 현실은 엉망이었다.

심지어는 해적들이 차라리 더 낫다고 하다니


"일단 돌아가지"

그렇게 방수군은 진영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몇 주간 방수군에서 생활해 본 결과 그저 잡담하며 시간을 때우고 해적이 나타나면 그저 모기를 내쫓는 태우는 쑥 마냥 찾아가서 해적을 내쫓는 정도였다.


그리고 가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빙빙 돌며 해적들을 살펴보며 감시를 할 뿐.


'이래서 출세는 할 수 없다는 거였나'

견훤은 이렇게 계속 지속되다간 늙어 죽을때 까지 이 곳에서 인생을 썩히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 생각이 든 견훤은 무안군으로 찾아가 영화상단을 찾았다.


"진고 거기 있나?"


"무주 지점장께서는 무진주로 가셨습니다."


견훤의 부름에 한 상단원이 대답하며 초가집에서 걸어나왔다.

그는 몸을 털며 살에 붙은 빈대를 하나 잡아 터트리며 견훤을 바라보았다.


"삼물 집에서 살다가 초가집에서 살다 보니 벌레가 들끓습니다요. 물가도 멀다 보니 목욕을 하지 못해 이건 뭐 영화님이 가은현에 오시기 전 보다도 더 끔찍합니다."


가은현에서는 마을 앞을 지나는 하천에 몸을 담궈 목욕을 할 수 있었다.

그리 하여 가은현 사람들에게서 이나 빈대 등의 기생충들은 거의 없다 시피 줄어든 상황이었다.


사벌주 또한 낙동강이 크게 흐르고 있었던 데다가 상수로를 설치하면서 물의 사용이 쉬워져서 위생 청결이 갖춰지고 있었다.


허나 이 곳은 영산강이 근처에 있다지만 영산강도 거리가 멀었고 근처에는 하천 또한 제대로 없어서 우물 물을 사용할 뿐이었다.


당연히 그런 우물 물은 몸을 매일 같이 씻는데 사용하기엔 너무 사치스러운 것.

바다는 가깝지만 바닷물은 소금기가 가득하며 그 바다 또한 한참을 걸어 가야 했다.


그렇기에 무안군 사람들과 상단원들 그리고 견훤 까지 모두가 서라벌이나 가은현에 있을 때와 비교해서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있었다.


"제가 무안군 마을을 담당하게 된 성태 입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도련님"


"내가 도움이 필요해서 왔네만 진고가 무돌주로 갔다니 우리가 이 곳에 내려 올때 같이 왔던 1천명의 인원은 다 어디갔는가?"


"이 곳에서 1천명이 머물 수는 없다 보니 다들 10개 조로 나뉘어져 무주로 흩어졌습니다."

사람들이 다 흩어졌다는 말에 견훤은 일이 쉽게 풀리지 않겠다 라고 느꼈다.


아자개의 병사들은 기본적으로 훈련을 받은 자들이었다.

서남해 방수군의 병사들도 명색이 병사들인지라 군기가 빠져 있다 하더라도 훈련은 받았기에 기본 실력이 괜찮은 수준이었으나

사벌주의 병사들은 훈련을 받고 산적 토벌도 하여서 실력이 높았다.


"내가 이 곳에 부임하며 해적들을 잡으러 왔는데 서남해 방수군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지원을 받으려 했지. 헌데 다들 흩어졌다면 다시 이 곳으로 모여서 나를 지원해 줄 수 있겠는가?"


애초에 견훤을 지원해 주기 위해 내려왔던 병사들.

그렇기에 견훤은 당연히 이 병사들을 운용할 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허나 상단에서는 견훤이 현지에 적응하고 방수군에 익숙해 지는 것에 시간이 꽤나 걸릴 것이고

게다가 자존심 때문에 아자개의 지원 병력이 아닌 스스로의 능력으로 현지 병력을 사용해서 스스로 한번 해보려 할 것이니

아자개의 1천 병력을 한 동안 쓰지 않을것이라 생각해서 상단 임시 소속으로 만들어 상단이 자리 잡는데 일꾼으로 쓰고 있었다.


성태는 예상 보다 빠른 지원 요청에 깜짝 놀랐다.

그런 중요한 대규모 인원을 다시 이 곳으로 모이도록 해서 견훤에게 지원하기는 힘든 상황.


견훤은 지원 없이 현지 병력 만으로 한번 해보려 했으나 그렇게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시점에서

굳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을 거절할 생각은 없었다.


자존심 보다 중요한게 대업.


"그건 지금은 힘들겠습니다.. 당연히 도와드려야겠지만 1천에 달하는 병력이 이 곳에 자리를 잡을 환경이 없다 보니 당장은 힘듭니다."


견훤은 지원을 거절 당하자 골치가 아파졌다.

어떻게 노력 하면 탈출구가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쉽지 않은 길이었다.

해적을 소탕함으로서 공을 세우고 좀 더 지위를 높히려 했건만 영화 상단의 도움을 받으면 좀 쉽게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하지만 실제로도 주변을 살펴보면 1천의 병력이 머물 만한 공간이나 환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견훤 본인도 느끼고 있었다.


"허나 가은현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내려 올 터이니 기다리시면 지원을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성태는 영화 상단이 무주 전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번 병력들과 추후에 내려오는 삼물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저희가 상단주님께 도련님을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원래 계획도 저희가 1차이며 그 이후에도 추가적인 인원이 보내질 것으로 계획되어 있는데 도련님께서 서찰을 하나 가은현으로 보내기만 해도 해적들을 잡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그 말에 견훤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당장 1천의 병력을 운용할 생각이었지만


이 곳에 와 보니 자신이 보기에도 당장 1천의 병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운용 하기에는 무리였다.

식량 문제도 있었고 주둔할 공간도 건물도 준비해야 했다.


시간이 걸리긴 하더라도 추후에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으니 견훤은 그걸로 만족했다.

당장 해적 본진으로 쳐들어 가고 싶었지만 시일이 조금 뒤로 미뤄진 것 뿐.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지만 어차피 방수군의 군기도 되살려야 하고 계획도 세워야 했기에 시간이 걸리는건 상관이 없었다.


방수군 만으로 이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 보다는 그래도 시간이 덜 소모되고 교전 피해도 덜 입을테니


"알겠네 그러면 난 이만 돌아가 보겠으니 다음에 보세나"


그렇게 견훤은 방수군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진영으로 돌아오자 마자 견훤은 비장을 찾아 막사로 직행했다.

순재는 책을 하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비장 나리 오십장 견훤입니다."

"들어오게나"


견훤이 들어오자 순재는 책을 탁자에 내려두고 견훤을 바라보았다.


"그래 무슨일인가"


"비장 나리. 서라벌로 가고 싶지 않으십니까?"


"서라벌로 당연히 가고 싶지. 공을 세우면 갈 수 있겠지만 그게 가능하겠는가.

자네도 이제는 알겠지만 해적들을 처리하고 공을 세우는건 무리일세"


5두품인 순재는 도호 자리에 올라설 수 없었다.

허나 공을 세우면 서라벌로 갈 수는 있었다.

비장 자리라 하더라도 서라벌의 자리와 무주의 자리는 급이 달랐다.


"허나 지원이 있다면 어떠하시겠습니까?"


"지원?"


"저 아자개의 아들이자 영화상단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견훤입니다. 서라벌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어도 영화상단의 지원은 기대할 수 있지요.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제가 처음 이 곳에 왔을때의 1천의 병력을?"


"1천의 병력이라.. 그 병력이면 뭐 자신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 가능 할 수도 있겠지만 쉽지는 않을걸세."

순재는 총 2천의 병력을 떠올렸다.


하지만 적들의 규모와 배, 수전의 어려움을 생각했다.


'육지전과 수전은 완전 다르니까.'


"그걸로 끝이 아닙니다. 영화상단에서도 추가 병력을 잔뜩 받을 수 있습니다."


"고작 상단이 뭘 하겠는가"

견훤의 말에 순재는 코웃음을 쳤다.


"상단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요. 허나 상단은 전국을 돌아다니는 일. 산적들도 많고 호랑이도 많고 심지어 호족들이 산적질을 하기 까지 하는 이 시대에 상단이라 하면 무력을 가져야 하는건 필수 소양이지요"


견훤의 말에 순재의 눈빛이 달라졌다.

관심이 생겼다. 견훤의 말을 들어보니 뭔가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상단원이 병사 수준은 되나?"


"실력이 전문 병사의 수준까지는 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영화상단의 재력을 생각하면 무기와 갑주를 확실하게 보급받기 때문에 실력차를 돈으로 메꿀 수 있지요."


순재가 견훤을 쳐다보았다.

견훤은 자신만만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서 있었다.


"자네가 이 곳에서 병사들을 바라보며 느낀 것과 영화상단과 함께 하며 느낀것이 그렇다면 상단원들의 실력도 꽤나 있는것이겠지. 그래서 얼마나 지원이 온다던가?"


순재는 견훤의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다. 그 당당함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었을테니

환경이 좋던 무돌주에서 이 무안군에 강제로 파견 되어 몇년간 썩던 것이 얼마나 괴롭던가.

회의적인 생각도 들긴 했지만 이 곳을 빠져 나가고픈 마음이 한줄기 희망에 두근거렸다.


게다가 추가 병력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됬다.


"1천 5백! 아마 잘 된다면 2천 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천도 엄청난 병력이었다. 헌데 2천이라니

현재 보유한 방수군의 1천 병력에 아자개의 병사 1천 그리고 상단에서 보내주는 2천


그 정도의 수 라면 해적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 있었다.


2천이라는 말에 잠시 얼이 빠져 있던 순재는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흔들었다.

'2천이라 하였지만 설마 2천이 오겠는가'

영화상단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대형 호족 규모의 엄청난 병력이라니


그 유명한 영화상단이니 2천을 동원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설마 그렇다고 이런 곳에 쉽게 2천을 투입할 정도로 여유로울 꺼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운 좋으면 1천은 오지 않을까?'

그래도 그 수 또한 많은 병력이었다.


순재는 해볼만하다 느꼈다.


무엇보다도 가만히 있으며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 보다는 나았다.

희망이 없던 시절에 비해서 지금은 희망의 빛줄기가 하나 내려온 것.


다른 사람이 이런 제안을 했다면 개소리라 치부하고 무시했겠지만

지금 순재의 눈 앞에 있는 것은 사벌주를 지배하다 시피 하는 아자개의 아들이자

요즘 한창 유명한, 신라 최고라 불리는 영화상단과 아주 밀접한 관계인 견훤.


어차피 여기서 썩느냐 아니면 기회를 잡느냐.

수 년간 이 곳에 있으면서 이 정도의 기회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자네에게 맡겨보겠네. 권한을 일임할테니 한번 크게 놀아보게나"


순재의 말에 견훤이 마음속으로 주먹을 치켜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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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5 이런써글
    작성일
    24.01.24 07:38
    No. 1

    너무 쫄보로 컨셉 잡는데 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4.01.24 18:38
    No. 2

    하긴, 신라조정의 우려도 납득은 가네요. 어떻게든 군벌을 하나라도 줄이는것이 필요하고 특히 아자개 세력이 사벌주와 무안등으로 퍼지고 있고 백제권이니 불안하겠죠.

    일단 숨 죽이는건 잘한 것이지만 반란에 대해서 좀 더 신경써야되긴하겠네요. 어차피 아자개도 설득해야하죠. 그래도 깃펜 더 좋은걸 바치는게 답일듯.

    Ps. 찐호박씨를 씹다보면 한번에 많이 넣었다가 안좋은 경험도 있는데 그런 경우도 나오지 않으려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사이소
    작성일
    24.01.31 05:48
    No. 3

    호박 자체가 신대륙 작물로써 청나라때 우리나라에 들어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냥햄
    작성일
    24.02.01 00:48
    No. 4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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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설전 24.03.16 241 5 13쪽
59 (59) 뇌물로드 24.03.13 245 6 14쪽
58 (58) 최치원 +1 24.03.08 264 9 18쪽
57 (57) 입조 24.03.07 260 7 13쪽
56 (56) 서라벌행 24.03.06 270 6 14쪽
55 (55) 감찰사 24.02.15 302 7 18쪽
54 (54) 배, 콩, 감찰 24.02.14 300 9 14쪽
53 (53) A/S 24.02.13 282 8 16쪽
52 (52) 누수 24.02.08 295 6 15쪽
51 (51) 내분 그리고 결투. 24.02.05 304 6 21쪽
50 (50) 배신 24.02.02 305 6 19쪽
49 (49) 신의의 사나이 능창 +1 24.01.31 319 7 19쪽
48 (48) 능창 +1 24.01.30 328 8 20쪽
47 (47) 작전 +1 24.01.29 334 9 15쪽
46 (46) 무안군으로 압해군으로 +1 24.01.25 345 8 16쪽
45 (45) 호남 농업 혁명 +1 24.01.24 356 9 16쪽
» (44) 해적, 군기, 상단 지원 +4 24.01.23 369 8 19쪽
43 (43) 거점 이동 +1 24.01.22 364 8 17쪽
42 (42) 파견 +2 24.01.15 377 9 18쪽
41 (41) 반란 진압 +1 24.01.15 376 7 22쪽
40 (40) 대장군 영기 +1 24.01.11 399 9 19쪽
39 (39) 원종과 애노 +1 24.01.08 400 8 19쪽
38 (38) 수탈 +3 24.01.05 419 7 14쪽
37 (37) 김요의 난 2 +3 24.01.04 450 9 18쪽
36 (36) 김요의 난 +1 24.01.03 434 10 16쪽
35 (35) 괴질 2 +2 23.12.29 435 10 13쪽
34 (34) 깃필 그리고 괴질 +1 23.12.28 436 10 14쪽
33 (33) 회회교인 +3 23.12.26 439 7 15쪽
32 (32) 서라벌 왕 +1 23.12.22 482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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