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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햄의 서재입니다.

나노머신 세계정복! 후삼국에서 시작!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냥햄
작품등록일 :
2023.08.02 14:27
최근연재일 :
2024.05.15 18: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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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35,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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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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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50) 배신

DUMMY

대부분의 해적들은 포위해서 사로잡았지만 소수는 탈출에 성공하였다.

몇몇 배들은 불태우거나 빼돌리지 않고 가만히 나뒀기 때문.


심지어 포위망에서도 약간 느슨하게 포위를 풀어줌으로서 몇몇의 해적들이 빠져나가도록 했다.

고의적으로 탈출에 성공하도록 한 것.


물론 해적들이 탈출 할 수 있도록 이러한 일들을 지시받은 병사들에게는 단단히 입단속을 시켰다.


우리의 병력이 4천이라는 것을 다른 해적들이 알지 못 한다면

봉화가 올라왔을때는 동맹끼리 합의한 대로 지원을 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


그래서 우리의 병력이 4천이나 되는 거대한 병력이라는 것을 다른 해적들이 알 필요가 있었다.

'허장성세도 상대에게 전달이 되야 의미를 가지는 법이지'


괜히 해적들이 지원와서 우리와 진짜 맞붙게 되기라도 하면 우리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

심지어 이 곳은 섬이기 때문에 바닷길이 막히면 보급 자체가 끊길 수 있어서 다른 해적들의 지원과 부딪히면 안 되었다.

물론 그 다른 해적들도 결국에는 소탕해야 하지만 현재 1천의 방수군 외에는 해적들을 상대할 수 있는 병력이 없었다.


'우리는 해전의 경험이 전무하니까.'


***


능창의 부하이자 동생인 능지는 암태도로 향했다.


능지는 불타는 압해도를 바라보았다.

압해도 곳곳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불타는 배들이 가득한 항구를 몇개나 건너 뛰었던가

적들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며 살펴본 항구들은 죄다 배가 불타거나 항구 밖으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해적 부하들이 배를 타고 빠져 나가는 것이었다면 늦었구나 하는 아쉬움 뿐이었겠지만

항구 밖으로 나가는 배들을 잘 살펴보면 어둠을 밝히기 위해 횃불을 들고 있는 자들은 해적 답지 않은 무장을 하고 있었다.


"해적의 배를 강탈하는 놈들이라니.."


그렇게 여러 지점들을 거쳐서 간신히 발견한 항구에는 아직 배들이 불타거나 뺏긴 흔적이 없었다.

능지와 부하들은 재빨리 상태가 좋은 배에 올라타서 서쪽으로 향했다.


'빨리 가서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4천의 병력이라니.. 지원 없이는 몰살 당할 뿐이야'


암태도는 4백의 해적들을 데리고 있는 규모가 거대한 집단이었다.

게다가 북쪽으로는 자은도 남쪽으로는 팔금도와 안좌도 라는 거대한 섬들이 붙어있다 시피 하였기에

이 지역들 까지 합하면 1천의 지원을 동원할 수 있었다.


'북쪽으로 향하는 배들도 있었지.. 분명 방수군의 솜씨는 아니었다. 탈출에 성공한 것이군'

압해도 북쪽으로는 임자도 증도 사옥도 등 큰 섬들이 있었다.


북쪽도 나름 규모는 있는 편.


북쪽에서도 지원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능지는 압해도에서 눈을 떼고 암태도를 바라 보았다.

암태도 에서 더 서쪽으로 가면 비금도 도초도 등이 있었다.

장산도 상태도 하의도 등 이 압해군(현대 신안군)은 엄청나게 많은 섬들로 이루어 진 곳이자 총 3천이 넘는 해적들의 보금자리


그 중 1천은 압해도에서 적들에게 제압 당했겠지만 지원이 오면 압해도 내부에서도 1천의 해적들이 호응하며 함께 싸워줄 수 있으리라.


능지는 제압당한 해적들이 어떻게 호응하고 어떻게 들고 일어설 수 있을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어떻게든 잘 되겠지 라는 생각만 가졌을 뿐.


그렇게 배는 암태도 해적 기지와 가까운 항구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능지와 부하들은 암태도에 배를 정박시키고 상륙하여 암태도의 해적 기지로 향했다.

여러번 다녀본 곳이라 지리도 익숙하고 해적들의 얼굴도 익숙했다.

특히나 암태도는 압해도와 가까운 터라 친분이 있었다.


암태도의 주인 안덕이와는 어릴 때 부터 친했던 관계

형 능창과 함께 해적이 되기 전 어릴 때 부터 바다 위에서 같이 어부 일을 하다가 바다에서 만나 인사도 하고 친해지며 장난도 치고 커서는 술도 마시고 놀던 사이.


그렇게 친밀한 사이니 당연히 지원을 와 줄꺼라 믿고 능지는 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가는 길에서 만난 해적들의 얼굴은 다들 뻗뻗하게 굳어있는 표정이었다.


섬에 도는 분위기 또한 심상치 않았다.


이미 암태도는 압해도에서 피어 오른 봉화에 이어 연달아 압해도 전역에서 피어오르는 불을 보며 긴장한 상황이었다.


"능지님 어찌 된거랍니까"

능지를 아는 해적들이 능지를 보고 물었다.


"압해도가 공격당했다. 형님이 사로잡혔고 압해도는 전멸 상태야. 서남해 방수군이 4천명을 끌고 왔어"

능지의 말에 해적들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무려 4천의 병력. 암태도의 병력의 10배나 되는 규모였다.


능지는 새파래진 해적들을 뒤로 한 채 해적 본진 안으로 들어갔다.


해적 본진 저택.

그 곳에는 안덕이가 있었다.


안덕이는 능지를 보자 마자 달려나가 능지의 어께를 잡았다.


"능지야!! 대체 어찌 된거냐!! 능창은 무사하냐?"

능창 이야기가 나오자 능지의 얼굴이 굳으며 그늘이 졌다.


"형님은 잡혔다. 방수군 놈들 4천명이나 끌고 왔더라."


"4천??!!"

안덕이는 이 곳으로 오며 만났던 해적들과 똑같이 얼굴이 새파래졌다.


"무장도 잘 하고 왔더라.. 우리 만으로는 못 이기겠어서 도망쳐왔다. 지원 좀 부탁한다."

능지는 적들의 무장 상태와 그들이 쳐들어 온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압해도 서쪽의 배들도 불 타버린 것 또한. 해적들이 몰이사냥 당한 것 또한 설명했다.'


능지가 하나 하나 설명할 때 마다 안덕이의 얼굴은 점점 핏기가 사라져갔다.


안덕이는 어지럽다는 듯이 비틀거리며 뒤돌아서 걸어가 집의 대청마루에 앉았다.

"4천이나... 완전히 무장을 철저히 하고.. 내부 침투를 하고 배들을 불태우며 몰이사냥 까지??"


안덕이는 충격을 받은 듯이 중얼거렸다.


"형님께서 도망치되 싸우게 되면 항복하라 해서 아마 압해도 1천명은 대부분 살아있을꺼다. 너희들이 도와준다면 내부에서.."

안덕이는 능지의 말을 끊으며 놀랐다.


"항복?? 그 능창이 싸우지도 못 하게 하고 바로 항복하라 할 정도란 말인가?"


안덕이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술에서는 피가 새어나왔다.

넋이 나가 멍하게 있을 시간이 없었다.


"정신 차리자!! 때가 온 것 뿐이야.. 언젠가는 이렇게 될꺼란 것을 알았잖아"

안덕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저택 밖으로 나갔다.


"당장 철수할 준비를 한다. 배에 최대한 재물들 식량들을 실어! 대적할 수 없는 수준의 적들이 압해도를 차지했다고 한다. 암태도도 위험하니 도망가야 돼!!"

안덕이는 해적들을 하나 하나 붙잡고 도망갈 지시를 내렸다.

싸움이 임박했다 느끼며 긴장하고 굳어있던 해적들의 표정이 안덕이의 지시를 듣자 조금씩 펴졌다.


싸움이 아니라 도망.

도망은 언제나 달콤한 법.

해적들의 몸놀림이 빨라졌다.


"도망이라니!! 지원을 와줘야지!!"

능지가 안덕이의 오른쪽 어께를 잡아 돌렸다.


"미쳤냐!! 4천이라며!! 잘 무장된 4천의 병력을 어떻게 이기냐!"

안덕이는 능지의 말에 빽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친한 능창과 능지라 하더라도 이 것은 개죽음.

도와주고 싶어도 안덕이는 자신의 목숨이 아깝기 때문에 사지로 뛰어들 수는 없었다.


"네 형은 죽은거라 생각해. 이길 방법이 전혀 없어. 넌 운 좋게 살아남은거니 싸울 생각 말고 어떻게 도망가서 잘 살지를 궁리 해"


"적들의 수가 많더라도 이길 수 있어! 이미 북쪽으로도 탈출에 성공해서 지원하러 갔어. 압해군 해적들을 모두 동원하면 4천 가까이 될꺼야. 승산이 있다고!"


"승산은 무슨 승산!! 압해군 해적들 다 합쳐도 4천은 안 되!! 게다가 우리 무장은 기껏 해봤자 잘 입어도 가죽 갑옷 수준이야! 그리고 압해도 1천명은 대부분 사로잡혔다며!!"


"지원이 오면 압해도 내부에서 봉기가 일어날꺼야. 게다가 놈들은 수전에 약하니까 이길 수 있어"


안덕이가 두 손으로 능지의 뺨을 찰싹 세게 잡았다.

"정신차려 이놈아!! 사로잡힌 놈들이 어떻게 싸울껀데!! 게다가 다른 놈들이 도와줄 꺼라 보냐??"


"전에도 연합해서 방수군과 싸워 쫓아 보냈잖아."


"그땐 적들의 수가 적어서 그랬고!!! 4천이라고 4천!! 모르겠어?? 조정에서 작정하고 보낸거라고! 우린 끝났어! 내가 이러는데 다른 놈들은 어떻겠냐!! 내가 지원 해준다고 해도 다른 놈들은 다 도망갈꺼야! 4백으로 4천을 공격하라고? 차라리 황해를 건너 중원으로 도망치고 말지!"


안덕이의 말에 능지는 열이 뻗쳤다.

그대로 안덕이의 턱에 주먹을 날리며 소리쳤다.


"그래! 네놈은 도망가라! 난 자은도 안좌도 비금도 도초도 다른 섬들 죄다 지원 요청 할테니! 네놈이 얼마나 비겁한 놈인지 다 알려주겠어! 동맹에서 네 놈은 배신자로 낙인 찍힐꺼다!! 난 떠난다!"


그렇게 능지는 몸을 홱 돌려서 타고 왔던 배가 있던 방향으로 떠났다.


"백날 다른 놈들 붙잡고 하소연 해봐라 지원을 해주나. 나라서 조언을 해준거야!!"

안덕이는 아린 자신의 턱을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친한 친구라 해도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다. 언제 방수군이 암태도로 쳐들어 올 지 모르기에. 당장 챙길껄 챙겨서 도망쳐야 했기에


***


압해도 북쪽으로 쫓기다가 운 좋게 발견한 아직 적들에게 처리 되지 않은 배.

고맹은 운 좋게 배에 올라탈 수 있었다.

배는 여러 척이 있었다.


배들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여러 척이었기에 지금 함께 있는 동료들도 이 정도면 탈출할 수 있으리라.

압해도 전역에서 배들이 나포당하고 불 타버려서 대부분의 다른 해적들은 탈출할 수 없겠지만

지금 이 배를 발견한 자신들은 탈출할 수 있었기에 운이 좋다 여겼다.


그렇게 탈출한 해상.

다른 동맹들에게 지원 요청을 하러 가야 했다.


이 곳은 북쪽 지점이었기 때문에 고맹은 북쪽으로 올라가 북쪽의 해적들에게 지원 요청을 해야 겠다 마음먹었다.


그렇게 북쪽으로 쭉 올라가는 와중에 고맹은 남쪽의 압해도를 바라보았다.

밤이라 연기는 보이지 않지만 시뻘건 화마와 불빛이 압해도에 피어나고 있었다.


그런 압해도 오른편. 즉 서쪽에 작은 불빛이 보였다.

처음에는 방수군이 배를 나포해서 먼 바다로 나가는 줄 알았다.

그러나

방수군이 빼앗은 배들은 바다로 나간 뒤 섬을 돌아 동쪽으로 향하거나 바다 위에 가만히 떠있었는데 반해

그 배는 계속 해서 서진하고 있었다.

게다가 방수군이 모는 것과는 다른 느낌의 즉 해적들이 모는 느낌이 들었다.


'서쪽도 탈출에 성공했구나. 암태도로 지원을 가나 보다.'

고맹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눈을 돌려 배가 향해고 있는 북쪽을 바라보았다.

북쪽 멀리서도 불빛이 보였다.


"저기서도 압해도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알아챘나 보구만"

다른 세력의 해적들의 불빛인 것이 분명했다.


배는 북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한참 북으로 향하던 때

불빛이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불빛은 점점 크기가 커지더니 여러개로 늘어났다.


"지원이다!! 지원이 오고 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지원이라는 것을 깨달은 다른 동료 해적들이 소리를 질렀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큰 배가 점점 까까이 오더니 고맹의 배 옆에 멈추었다.


"압해도에서 올라오는 것인가??"


"네 압해도에서 올라옵니다요!!"

큰 배에 탄 해적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고맹을 바라보더니 밧줄을 내렸다.


"올라오게"


밧줄을 타고 큰 배에 올라타자 싸늘한 분위기로 굳어 긴장한 해적들의 모습이 보였다.

"압해도는 어떻게 됬나? 능창은?"

고맹은 말을 꺼낸 상대가 전에 본 적이 있어 북쪽의 한 섬의 두목인 것을 알고 있었다.


"능창님은 붙잡혔습니다."


"붙잡혀? 적의 수는 얼마나 되길래? 압해도는?"


"적들의 4천이나 됩니다. 지원이 절실합니다. 항구에 배들은 다 불타거나 나포됬고 우리만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다들 압해도에 갇혀서 소탕 당하고 있습니다."

고맹의 말에 지원군의 분위기가 더욱 더 싸해졌다.

그리고는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4천??"

"4천이나 된다고?"

"우리가 4천을 상대하러 가는거야?"

"이미 압해도가 순식간에 박살이 났다며? 가봤자 개죽음 아니야?"

"미친!! 이건 죽으러 가는 거잖아!!"

"빨리 배 돌려!"

"생각해봐. 봉화 올라온지 얼마 됬다고 벌써 소탕 당하는 수준이냐? 못 이겨."

"야 이건 아니다! 돌아가자!"


웅성거리는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압해도를 사지로 여기고 돌아가자는 여론이 거세졌다.

그런 두목은 고맹을 힐끔 보더니 봐라는 듯이 자신의 부하들을 향해 턱짓했다.

"이거 놈들이 작정하고 나섰나 보구만. 미안한데 지원은 힘들겠다."


"예? 아니 동맹이지 않습니까!! 지원 해주셔야죠!"


"저기는 사지일세. 승산이 있을때야 지원을 해주는거지 뻔히 죽으러 가는 길에 지원 하라고? 얘들아 배 돌려라!!"


"배 돌리랍신다!! 빨리 배 돌리자!!"

"괜히 우리한테 불똥 튀어서 토벌 당하기 전에 돌아가자!!"

두목의 말에 해적들이 환호했다.

다들 두려움이 끼긴 했지만 굳고 그늘졌던 얼굴이 환해진 모습이었다.

힘차게 돛을 조작하고 노를 붙잡아 힘차게 움직였다.


그렇게 배가 뱅글 돌며 방향을 전환할 때


"압해도로 돌아갈 수는 없을테고 태워줄 수는 있는데 같이 돌아가겠나?"

고맹은 그 제안에 승낙할 수 밖에 없었다.


***


압해도를 점령 하고 1천명에 가까운 해적들이 사로잡혔다.

몇십명은 운 좋게 탈출에 성공한 듯 싶지만 대부분은 배가 없어서 갇힌 채로 사로 잡혔다.


그리고 방수군이 나포한 배의 숫자도 상당했다.

방수군이 모든 배들을 나포할 수는 없었기에 불에 태워 버린 배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수십척의 괜찮은 배들을 손에 넣었다.


해적들은 모두 밧줄로 묶어 놓으려 했지만 워낙 수가 많다 보니 밧줄이 부족했다.

그래서 생포는 했으나 묶어놓지는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집 안에 가둬놓고 외출하지 못 하도록 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들이 먹을 식량.

섬에 있는 식량은 몇일 동안은 감당할 수 있지만 그 이후가 문제.

1천의 해적들을 먹여야 했고 4천의 병력들 까지 먹여야 했으니..


그렇기에 대량의 식량을 압해도로 들여와야 했다.

다행히 방수군이 나포한 배들과 동쪽에 정박시켜 놨던 해적들의 배들이 있기에 운송수단은 부족하지 않았다.


그렇게 영화상단은 미친듯이 압해도로 식량을 운반했다.


압해도가 압해군 해적들 중 가장 큰 세력이라 하더라도

다른 해적들 또한 소탕을 해야 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이야기.


우리 병력은 육상전에서 라면 실력이 좋지만 수전은 불가능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저 수만 많을 뿐인 당나라 군대 마냥 약한 집단.


해적들을 소탕하러 배를 타고 출발했다간 적들에게 역으로 전멸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다행히 해적들도 우리 병력의 수에 압도 당해 쫄아서 안 나오는 모양.


겨울이 다가 오고 있었다.

압해도에는 4천의 병력과 1천의 해적들 총 5천명이 거주 할 수는 있었다.


야외에서 야영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니

사람들이 많아 집에 빡빡하게 서로 끼어 생활 해야 하더라도 다들 어떻게든 들어가서 지냈다.

사람이 많아 집이 비좁더라도 찬 바람이 부는 야외에서 야영 하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몇일이 지나고 우리 군이 압해도에 자리를 잘 잡았을 무렵

나는 능창을 압해도에 풀어두기로 했다.


어차피 곳곳에 병사들이 자리를 잡고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상황.

상황 파악도 좀 하고 깨달으라는 의미에서 압해도를 빠져 나가지만 않는다면 압해도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했다.


물론 혼자 마음껏 돌아다니도록 하지는 않았고 감시는 붙였지만 그게 어디인가.


그렇게 능창에게는 매일같이 바다를 바라보며 지원군이 오지 않는가 살펴 보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그렇게 몇일이나 더 지났을까.

나도 속이 점점 타들어 갔다.


해적들을 붙잡아 놓는 것도 다 비용.

가둬 놓은 놈들 관리하는 비용,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놈들을 먹이는 비용.


아무리 내가 부자라도 1천명을 무전취식 감당하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물론 빠듯한 정도는 아니고 여유로운 범위 내 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까운 내 재물...


'이 속 타는 마음을 식히려면 능창에게 가서 비꼬며 놀려줘야지'


"아직도 지원군을 기다리나? 아 혹시 항복해서 우리 식량을 축내도록 하라 명령한거 그거 기다리나? 그거 나한테 딱히 부담 안 되. 네 부하들 여유롭게 잘 먹이고 있는데?"


매일같이 바다로 나가서 지켜보던 능창.

우리 군도 바다로 나가지 않고 적들 또한 압해도로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본 능창이

내 말을 듣자 자극받아 분통을 터트렸다.


"아니 씨X 지원군은 언제 오는거야? 이 놈들은 나가는 모습을 통 본적이 없으니 수군들이 나가서 지원군을 격퇴한 것도 아닐텐데.. 죄다 압해도에 남아 있는데 왜 우리 지원군은 안 오는거야!!"


그렇게 화를 내고 몇 일이 더 지났다.


바다를 보며 짜증을 내던 능창은 자신이 배신 당한 것을 깨달았다.


더 이상 기다려 주기는 실시간으로 아무 이득 없이 소모되는 내 재물에 속이 타들어갔다.

나는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을 직감했다.


"말했지? 너 배신당할꺼라고.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뻔한건데 그걸 끝까지 지원군이 올꺼라고 믿고 있던 너도 참 멍청하다."


능창은 내 말에 발끈하며 발끈하며 반박하려 했지만 반박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실제로 지원군이 한 달 가까이 되서도 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심지어 지원군을 격퇴하러 수군이 섬 밖으로 나간 것도 없었으니


"그러니까 내가 말 했듯이 내 밑으로 오라니까? 장군이 되게 해주겠다고. 병력도 빵빵하게 지원 해주고 음식도 돈도 부족함 없이 지원 해줄테니 넓은 바다를 지배할 수 있도록, 예전의 장보고 처럼 아니 장보고 보다 더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테니까"


내 말에 능창의 귀가 쫑긋했다.

솔깃솔깃 하는 모양.


"거 아까 예전 부터 말 했던 말들 사실이오?"


"그래 사실이다. 내가 해준다니까? 안 그러면 내가 뭣하러 너를 지금까지 살려두고 이렇게 좋게 대우 해주겠냐? 나는 힘이 있고 재력이 있어. 그리고 네가 필요해. 네가 나한테 오면 행복하게 해주겠다니까"


마치 프로포즈를 하는 듯한 말투.


능창은 내 말을 듣고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지원군 안 오니까 배신 당한거 맞아. 넌 배신에 대해 복수를 하고 싶지 않냐? 내가 병력을 내줄테니까 네가 수군으로 제대로 한번 키워봐 나는 수군 키우는 너의 능력을 믿고 이렇게 회유하는 것이니까."


아직 뭔가 부족한 느낌.

추가로 더 건드려야 할 것 같았다.


"배신 당했는데 복수 하고 싶지도 않냐? 배신 당한 것을 그냥 참고 넘기는 호구냐?"

그 말에 능창이 발끈했다.


"호구라니!! 천하의 내가 이 능창이 호구?? 이 능창 배신 당한 것을 그대로 갚아 주지 않고는 못 사는 성격! 피를 나는 술잔 까지 함께 마신 사이인데 이런 식으로 배신을 하다니! 나는 끝까지 믿었는데!!"


능창은 나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아무래도 배신 당한게 맞는 것 같소. 사실은 몇일 전 부터 깨닫긴 했다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지원이 없는걸 보면 배신 당한게 확실하겠지. 이대로 참을 수 없지. 내 복수를 하리다. 그대 밑에 들어가리다."


말이 끝나자 능창은 나에게 고개를 숙여 절했다.

"복수를 하겠습니다. 당신의 밑에 들어가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나는 그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

한 달을 들여 노력한 결과 그것이 드디어 성과로 나타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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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 배, 콩, 감찰 24.02.14 305 9 14쪽
53 (53) A/S 24.02.13 286 8 16쪽
52 (52) 누수 24.02.08 300 6 15쪽
51 (51) 내분 그리고 결투. 24.02.05 310 7 21쪽
» (50) 배신 24.02.02 310 7 19쪽
49 (49) 신의의 사나이 능창 +1 24.01.31 323 8 19쪽
48 (48) 능창 +1 24.01.30 331 8 20쪽
47 (47) 작전 +1 24.01.29 341 9 15쪽
46 (46) 무안군으로 압해군으로 +1 24.01.25 350 8 16쪽
45 (45) 호남 농업 혁명 +1 24.01.24 362 10 16쪽
44 (44) 해적, 군기, 상단 지원 +4 24.01.23 374 8 19쪽
43 (43) 거점 이동 +1 24.01.22 367 8 17쪽
42 (42) 파견 +2 24.01.15 381 10 18쪽
41 (41) 반란 진압 +1 24.01.15 380 7 22쪽
40 (40) 대장군 영기 +1 24.01.11 403 9 19쪽
39 (39) 원종과 애노 +1 24.01.08 403 9 19쪽
38 (38) 수탈 +3 24.01.05 422 8 14쪽
37 (37) 김요의 난 2 +3 24.01.04 455 9 18쪽
36 (36) 김요의 난 +1 24.01.03 437 10 16쪽
35 (35) 괴질 2 +2 23.12.29 438 11 13쪽
34 (34) 깃필 그리고 괴질 +1 23.12.28 439 11 14쪽
33 (33) 회회교인 +3 23.12.26 441 7 15쪽
32 (32) 서라벌 왕 +1 23.12.22 485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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