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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햄의 서재입니다.

나노머신 세계정복! 후삼국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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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햄
작품등록일 :
2023.08.02 14:27
최근연재일 :
2024.05.15 18: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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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09
추천수 :
797
글자수 :
635,676

작성
24.01.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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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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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42) 파견

DUMMY

비쩍 마른 시체들을 보며 견훤은 가은현의 사람들을 떠올렸다.

풍족해진 사람들. 발전된 마을. 행복해 하는 표정들


이 곳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잘 먹지 못해 비쩍 마른 채 가족들이 아사 하는 것을 보다 못해 분노하여 항의하며 고통속에서 몸부림치다 살해 당한 사람과

얼굴에 살이 차올라 행복해 하는 가은현 사람들


이 차이는 무엇인가.

이 끔찍한 신라에서 가은현 사람들과 여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의 차이는


'영화 형님 덕분이다.'


견훤은 주먹을 쥐었다.

'신라는 옳지 못한 나라다.'


처음에 신라에 반감을 느낀 것은 그저 골품제 때문이었다.

신분제로서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한계 때문이었다.


가은현 사람들도 이들과 비슷하게 잘 못 살던 때가 있었지만

그때는 이게 정상이구나, 이게 보통이구나 하고 무심코 넘어가곤 했다.


대장군의 꿈을 가로막는 신라가 미웠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진압을 위해 북상하며 수탈 하던 모습

반란을 진압하면서, 반란군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들을 통해


신라는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될 나라 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대로 신라를 가만히 나두다가는 가은현 마저 화마에 휩싸이고 이런 비극을 겪게 될 것이라고 확신을 가졌다.

이미 김요의 난 때 사벌주가 크게 고통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아무리 지금은 풍족하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이런 치세는 가은현 마저 무너트리리라


'가은현의 모습이야 말로 이 나라가 새롭게 바뀌어야 할 모습이다. 신라는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가 세워져야 한다.'


그렇게 견훤은 시체들을 뒤로하고 아군 진영을 향해 뒤 돌았다.


"좋은 곳으로 가시오. 대신 내가 좋은 세상을 만들겠소이다."

견훤이 이를 꽉 깨물었다. 손이 덜덜 떨렸다.

분노가 가슴에서 차올라 머리로 올라오는 것 같았다.


'내 한 몸 불사르더라도 새 시대를 이루어 내고 말겠다.'



***



반란을 진압하고 서라벌로 돌아오니 봄철이었다.

지방에서 지원받았던 병력들과 강제로 끌어모은 농민들 까지 절반에 달하는 병력들은 진압이 끝나자 급히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지방에서 지원받은 병력들 또한 농사일을 겸업하기 때문에

이제 씨를 뿌리는 파종 시기라 이 시기를 놓쳤다간 농업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었다.


진압군은 서라벌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돌아왔다.

서라벌의 안전이 지켜졌다는 것에, 위험 요소가 사라졌다는 것에 두려움에 떨던 서라벌 사람들이 환호했다.


장군들 또한 각자 여왕에게서 반란 진압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그리고 견훤 또한 파견을 요청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번 반란이 마무리 되고 가라앉으면 사벌주의 조주로서 거대한 권력을 가지게 된 아자개의 아들인 견훤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심해질 것이고 파견은 더더욱 나가기 힘들 것이 뻔했다.


견훤은 상부 인사층에 접견을 요청하여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대접 받은 차를 한잔 들이키며 기다리고 있자 궁에 처음 왔을 때 자신을 안내해줬던 관리가 들어왔다.


"오랜만이군 울진의 영웅"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견훤입니다."


관리가 들어오자 견훤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관리는 전에 보았던 황색 관복이 아닌 청색 관복이었다.


'4년. 그 사이에 진급 했나 보군'


"나도 시간이 많지 않으니 본론부터 들어가는게 좋겠네. 그래서 무주(전라남도)로 부임하고 싶다고?"


"네 그렇습니다."

관리가 견훤의 얼굴을 바라봤다.


"무주는 이 서라벌에서 먼 곳인데 그 곳은 왜 가려 하나?"


"서남해에서 해적들이 많다 들었습니다. 공을 세우려면 공을 세울 수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 가야지요"

견훤은 예전에 영화가 견훤의 부임지를 무주 쪽으로 원한다는 이야기를 서라벌 지부장인 금환에게 전해 들은 적이 있었다.


'대업을 위해서 무주가 좋은거겠지'


"흐음.."

관리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견훤을 바라보았다.


"이미 자네의 요청은 우리 쪽에서 검토한 지 오래네. 사실 우리쪽에서도 자네의 요청 대로 서남해로 보내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 상태이지"


"그러면!"


"허나 문제는 자네가 요청한 비장 벼슬로의 진급은 너무 과하다는 이야기가 많네"

그 말에 견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과하다니요.. 제가!.."

나머지 말이 나오기 전에 관리가 손을 들고 견훤의 말을 끊었다.


"다들 자네 이야기는 알고 있네. 이번 난에서 적진 깊숙이 침투하고 수괴를 발견하고 수괴의 목을 베는데 일조했다는 것 쯤은"


"그렇다면 비장 벼슬 정도는 주실 수 있지 않습니까!"


"비장 벼슬이 애들 장난인가? 자네의 공이 크긴 하나 자네는 어리고 경력도 길지 않네. 이번 한 번의 전투 가지고 비장 자리를 내줄 만큼 조정이 녹록하지가 않아!"


관리가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나도 자네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자네 선배와 동료들이 간곡히 부탁하기에 위에 비장 자리를 강하게 밀어봤지만 혼만 나고 내쫓겼네"


관리가 자신의 왼쪽 뺨을 보기 쉽게 고개를 돌렸다.


관리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왼쪽 뺨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관리가 자신의 뺨을 매만졌다.


"좀 강하게 밀어붙였더니 뺨을 때리더구만. 어쨌든 이 정도로 만족하게나"


"하지만.."


관리가 견훤의 양 어께를 붙잡았다.


"자네가 떠나고 싶어 하는 건 나도 알고 있네. 지금은 조정이 정신이 없어서 그렇지만 원래는 더 중히 감시받고 이 곳에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욕심 부리지 말게나. 더 눈에 띄고 욕심을 부리다간 자칫하면 나가는 것 조차 못 하게 될테니"


관리의 말에 견훤의 의지가 꺾였다.

지금도 상수리 제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대업이고 뭐고 이 곳에 묶이게 될텐데

좀 더 높은 자리를 요구하며 시간을 끌다간 되려 파견을 갈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니

탐욕을 부리다가 오히려 다 잃는 꼴이 될 수 있었다.


"나는 자네의 편일세. 자네가 뭘 할지는 몰라도 큰 일을 해낼 꺼라는 촉이 왔어. 그래서 자네를 밀어주는 것이니 이번은 날 믿고 자중하게나"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리의 말에 견훤이 고개를 숙였다.

이 정도까지 말 해주는데 비장 자리를 더 밀어 붙일 수는 없었다.


"으흠.. 그래도 나도 노력은 했다네. 비장 자리를 주지 못 한 것은 아쉽네만.. 그나저나 내 이름은 황 재 라고 하네 기억해 두게나. 자네 아버님께 잘 말씀드리면 더 좋고 흠흠.."


***


견훤은 무주로 파견되었다.

일단 원하던 벼슬은 무산되었으나 그래도 지금 받은 자리도 나쁘지 않은 자리였다.

그렇게 무안군으로 부임하게 되었으나 견훤은 그 곳으로 향하지 않고 우선은 가은현으로 향했다.


'이게 분명 형님이 말 하셨던 때 라는 거일 거야. 형님을 만나 뵙고 나서 무안으로 떠나자'

그렇게 견훤은 북쪽으로 향해 가은현에 도착했을 때 가은현은 시끌벅적한 상황이었다.


"자 빨리 거기 짐 다 싣게!!"

"저기 창을 덜 실었잖아!!"

"화살 상자는 위에 실으란 말이야!!"

"방패는 앞차에 실어!! 종류별로 구분해!"


영화상단의 사람들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있었고 일꾼들이 열심히 소 수레에 짐들을 싣고 있었다.


마침 견훤의 눈에 영화가 보여서 견훤이 영화에게 뛰어갔다.


"형님!!"


"오 견훤아!! 오랜만이다!! 많이 컸구나!!"


'4년 만인지 엄청 컸네. 저 나이대는 빨리 많이 크지'

나는 견훤을 보고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봤던게 18살 이었다. 그때는 170 초반대 였다면

지금 견훤의 키는 170 중반대 까지 커 있었다.


거기에 근육 까지 붙어서 덩치도 더 커보였다.


"그런데 왜 무주로 떠나지 않고 이 곳에 왔느냐?"


"기억 안 나십니까? 서라벌에서 나와 파견을 갈 때 영화상단으로 오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아! 그렇지 그랬지"

나는 그때 헤어지며 말 했던 기억이 나서 짝 하고 박수를 쳤다.


"그런데 형님 제가 무주로 가는 것을 미리 아셨던 그런 느낌입니다?"


견훤은 무주로 파견을 승인받자 마자 가은현으로 신나게 달려 온 상황이었다.

전령이라 하더라도 자신 보다 빨리 이 사실이 전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하 내 눈이 신라 전역에 있지 모르는게 있겠느냐. 서남해가 해적으로 가장 어지럽고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그 곳으로 갈 줄 알았지"


'지리적인 조건이 원 역사와 동일하니 중국이 서쪽에 있는 것에서 가치 있는 물품이 많이 돌아다니는건 당연히 서쪽이고 그러면 가장 거대한 해적은 서남해에 있기 마련이지. 원래 역사에서도 그랬고 말이야'


이미 서라벌에 심어 놓은 정보통을 통해서 견훤이 서라벌에서 떠나기 전에 서남해에 부임한다는 정보는 입수한지 오래였다.


"헌데 이게 다 무엇입니까?"

견훤이 수레에 실리고 있는 물품들로 고개를 돌렸다.


"1천의 병력이 쓸만한 무기들과 갑주다. 대나마 아자개님이 아들 사랑으로 출세하라고 아들에게 지원해준다는 명목이지"


"아들 사랑이요??"


견훤이 코웃음을 쳤다.

아자개가 아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으로 아들을 보살피는 유형은 아니었다.


'아들을 신라 조정에 넣어서 출세시킨다. 자식을 성공시켜 대리만족 하는 유형이지'

나도 짐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신라에 충성스러운, 신라에서 인정받고 성공하고 싶어하는 남자.'


"출세 해봤자 대나마 태수나 시랑 정도가 한계일텐데"


"때가 온겁니까?"


"그래 이제 시작이다."

나는 수레에 실린 무기들 중 칼 하나를 집어 들었다.


"서라벌에서 친우는 많이 사귀었더냐?"


"사귀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서라벌 밖으로 나가는 데만 마음이 쏠려 있어서. 선임이나 동기들과 서로 아는 사이이긴 합니다만"


견훤의 말에 나는 한 숨을 푹 쉬었다.

'견훤이 성공해서 왕이 되야 그 밑에 달라붙을 수 있을 텐데 견훤이 일어설 때 지지기반이 될 인맥은 실패한건가?'


상수리 제도는 지방의 유력자들의 자녀들을 수도에서 일하도록 하여 딴 생각을 품지 못 하도록 볼모로 묶어두는 효과를 얻으면서

유력자들의 자녀들은 서라벌 생활이나 정계 인맥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상수리 제도로 들어간 왕궁 근위대나 수도 방어의 자리는 어느 정도 이름과 명망 있는 호족들의 자녀들만이 들어갈 수 있었고 이때 지방 유력자들의 자녀들과 견훤이 친분을 쌓게 하는 것이 내가 원했던 목표였었다.


"그러면 서라벌 쪽의 지리는 익혔느냐?"


"네 그 쪽은 완전 빠삭하죠"


견훤이 자신 있다는 듯이 웃었다.

나는 집어든 칼을 칼집에서 반쯤 꺼내어 칼날을 보았다.


"네가 이제 무주로 가면 거기서 자리를 잡거라."


"자리요?"


"그래 거기서 어느 정도 승진하고 병력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고 현지 백성들의 민심을 사로잡아야 한다."

칼 옆면을 손가락으로 스윽 문질러 보자 칼에서 기름기가 손가락에 묻어나왔다.

칼을 보관할 때 녹슬지 않도록 기름을 바른 것.


'보관 상태 좋네'


내 말을 들은 견훤이 깨달은 듯이 말했다.


"그 곳에서 시작이군요"


"그래 그 곳에서 시작이다. 후에 상단 본사를 그 곳으로 옮길 예정이야."



영화가 칼을 칼집에 넣고는 수레에 다시 올려놓았다.

칼은 보관 상태가 좋고 깔끔하고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거기서 우리는 확장한다"



***



거대한 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1천명의 병력과 1천명이 무장할 만한 규모의 무기들과 갑옷들 그리고 막대한 재화가 실려 있었다.


간덩이 부은 산적들이 단순한 상단인 줄 알고 달려들었으나 아자개의 병사들의 칼에 유명을 달리했으며

호랑이가 달려 들었다가 화살 꽂이가 되어 수많은 병사들에 의해 상단에 가죽을 선사해 준 적도 있었다.


1천의 병력은 사벌주에서 농사를 짓다가 수탈에 분노하여 농사를 때려 치우고 아자개의 소속이 되어 전투 훈련을 받은 장정들이었다.

이 1천의 병력에다 내려 가서 일하게 될 소수의 상단원들이 포함된 인원.


이미 사벌주에서는 이앙법과 농기구들 덕분에 농사에 필요한 노동력이 상당히 줄어들어서 나이가 들어 독립할 때 부모에게서 제대로 된 땅도 물려받지 못 하고 일 자리를 찾아 전전하던 사람들 혹은 쥐꼬리 만한 땅을 물려받은 사람들이었다.


영화는 사벌주에 남았다.

이 곳에서 무주로 본사를 옮길 준비도 해야 했기 때문.


무주로 향하는 1천의 행렬은 서남해 방면으로 쭈욱 이어졌고

거대한 행렬이 지나간 길목 마다 호족들이 깜짝 놀라 무슨 상황인지 수소문 하며 소동이 났다.


"이러다 내가 무주(전남) 가는걸 전주(전북)와 무주(전남) 사람들은 다 알겠구만"


산적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시대고 연속해서 반란이 터지고 있는 시대였다.

이 와중에 1천명 규모의 신원 불명의 무장 병력이라면 경계하고 적대하려 하는 것이 당연


또 하나의 지역 유력자가 병력을 모아 길을 막고 상단 행렬을 마주하여 긴장한 채 자초지종을 듣고 있었다.


"뭐?? 서남해의 해적들을 토벌하기 위해 부임하는 오십장이란 말인가?"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상단을 바라보았다.


'천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원을 거느리고 가고 있는 자가 고작 오십장이라니'


"뭐?? 사벌주의 조주님의 아들? 부임하는데 걱정이 되어 천명이나 지원을 하는거라?"

그 소리를 들은 견훤이 실소가 흘러나왔다.


이 시대는 부패한 덕분에 서라벌에서 지방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든 시대였다.

원래 원칙이라면 현지에 도착해서 50명의 병력을 운용하는 지휘관일 뿐이지만 유력자들의 자녀들은 가끔 이렇게 기존 자격 보다 더 많은 병력을 부모에게 따로 지원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봤자 나라에서 지원 받는 것의 2배에서 3배 정도의 지원이지만.

지금 견훤은 자신이 받은 직책을 과도하게 뛰어 넘는 거대한 지원을 아버지에게 받아 부임지로 가고 있는 것이었다.


'전주와 무주로 가면서 견훤이 거대한 병력을 이끌고 간다는 소문이 퍼지는건 덤이지'


어떤 도움이 있었던 간에 그 지원을 토대로 공을 세우면 얻는 것은 당연히 견훤의 것

오십장의 입장으로서 1천의 병력을 등에 업으면 공을 세우기는 쉬워질 것이 뻔한 것


사벌주 조주의 아들이면서 낮은 지위지만 서라벌에서 부임 명령을 받고 조정의 명으로 가는 견훤의 앞 길을 막을 자는 없었다.


그렇게 또 한명의 유력자를 안심시켜 집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발걸음을 옮겨 서남해 방수군의 진영에 도착했다.


무안군에 위치하고 있던 서남해 방수군의 진영은 거대한 목책으로 둘러 쌓여 있었다.

진영 뒤로 멀리 해안가가 보였고 바다 넘어 섬들이 보였다.


진영은 발칵 뒤집힌 듯 소란스러웠고 병사들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다들 급히 무기를 챙기는 소리, 고함 지르는 소리 등이 들려왔다.


"멈춰라!!"


출입문을 지키던 문지기 병사가 손을 내밀며 상단을 멈춰 세웠다.


"이 곳에 온 용건을 말하시오!"


문지기 병사의 뺨에 식은 땀이 한 방울 흘러 내렸다.

병사가 보기에 눈 앞의 세력은 엄청난 규모에다 다들 제대로 된 무장을 하고 있었다.


신원 미상의 무장한 집단이 접근하면 경계하는 것이 당연.


'해적은 아닐테고 혹시 지원군일까? 지원군이 온다는 소리는 없었는데..'

문지기 병사에게는 오히려 제대로 된 무장을 한 모습이 그나마 안도감을 주었다.


'우리 방수군 전체 보다도 수가 많은게 아닐까'


다른 동료 병사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창을 잡은 주먹에 힘을 주었다.

'저 들이 적으로 돌변한다면 이 창을 힘껏 내지르겠지만 살아남을 수는 없겠지'


그렇게 문지기들이 긴장하며 노려보고 있을 때


"나는 이 서남해 방수군에 부임받은 오십장 견훤이라고 하네!"

상단 사람들 가운데서 견훤이 앞으로 나왔다.


"멈추시오!"

견훤이 다가오자 병사는 깜짝 놀라 창으로 견훤을 겨눴다.

그와 동시에 목책 안에서도 다수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흠.. 평소에도 사람이 오면 이렇게 대우하는가?"


"보통이라니! 무장한 사람이 저렇게 많이 왔는데 적습이라 생각하지 보통이라고 생각 하겠소??"

병사의 말을 들은 견훤이 피식 웃었다.


"하하 아직 소문이 여기로 전해지지 않았나 보군"


"소문?"


견훤이 자신의 품 안에 손을 넣어 뒤적이더니 두루마리를 꺼냈다.

"이걸 도호께 전해드리도록 하게. 자네도 읽어봐도 좋네."


서남해 방수군 총사령관은 도호였다.


병사는 견훤이 건네준 두루마리를 받더니 펼쳐보았다.

두루마리의 내용을 대충 읽자 병사의 눈빛이 변했다.

서남해 방수군에 부임한다는 명령서였다.


"확실히 오십장 께서 새로 부임한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병력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미안하네.. 사벌주 조주 아자개의 아들이라 아버지께서 병력을 따로 많이 지원해 주셨다네"

견훤이 머쓱하다는 듯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왠지 부모 휘광을 등에 업은 호가호위 하는 여우 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런 견훤을 보며 조주라는 것이 뭔가 높은 자리겠거니 하며 병사가 고개를 저었다.

"도호께서는 안 계십니다."


"자리를 비우신건가?"


"아니요 도호 자리가 공석이라 저희 방수군을 이끄는 분은 비장 나리 십니다."

견훤은 서남해 방수군 자리가 중요한 자리라 생각했다.

옛날 장보고가 자리를 잡고 지휘했던 것이 서남해 방수군 아닌가.


그런데 그런 도호 자리가 공석이라니

조정은 서남해 방수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가?


병사의 말에 견훤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럼 저는 이 문서를 비장나리께 전달하러 들어가 보겠습니다."

병사가 견훤의 눈치를 보다가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목책 안으로 들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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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4.01.16 01:50
    No. 1

    다시 한번 이걸 보게되다니... 물론, 예상은 갑니다. 서라벌로 가는 이유가 어떻든간에 사람들 인식 바꾸는 문제를 떠나 리스크가 커도 이것이 기회이죠.

    백제의 군대에서 부식등 보급을 어찌할지도 궁금한 대목이지만 일본의 삼각주먹밥처럼 행군시 백미주먹밥 주고 평소 현미 먹여야될지 궁금하네요. ㅋㅋㅋ

    Ps. 서라벌가면 왕씨 부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이런써글
    작성일
    24.01.24 07:19
    No. 2

    콩이 있으니 콩나물 재배법 알려주면 좋을 듯 그 밖에 산에서 채취 가능한 나물들도 알려주고 표고버섯 재배법도 알려주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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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설전 24.03.16 241 5 13쪽
59 (59) 뇌물로드 24.03.13 244 6 14쪽
58 (58) 최치원 +1 24.03.08 264 9 18쪽
57 (57) 입조 24.03.07 259 7 13쪽
56 (56) 서라벌행 24.03.06 270 6 14쪽
55 (55) 감찰사 24.02.15 301 7 18쪽
54 (54) 배, 콩, 감찰 24.02.14 299 9 14쪽
53 (53) A/S 24.02.13 281 8 16쪽
52 (52) 누수 24.02.08 295 6 15쪽
51 (51) 내분 그리고 결투. 24.02.05 303 6 21쪽
50 (50) 배신 24.02.02 305 6 19쪽
49 (49) 신의의 사나이 능창 +1 24.01.31 318 7 19쪽
48 (48) 능창 +1 24.01.30 328 8 20쪽
47 (47) 작전 +1 24.01.29 334 9 15쪽
46 (46) 무안군으로 압해군으로 +1 24.01.25 344 8 16쪽
45 (45) 호남 농업 혁명 +1 24.01.24 356 9 16쪽
44 (44) 해적, 군기, 상단 지원 +4 24.01.23 368 8 19쪽
43 (43) 거점 이동 +1 24.01.22 363 8 17쪽
» (42) 파견 +2 24.01.15 377 9 18쪽
41 (41) 반란 진압 +1 24.01.15 375 7 22쪽
40 (40) 대장군 영기 +1 24.01.11 399 9 19쪽
39 (39) 원종과 애노 +1 24.01.08 399 8 19쪽
38 (38) 수탈 +3 24.01.05 418 7 14쪽
37 (37) 김요의 난 2 +3 24.01.04 450 9 18쪽
36 (36) 김요의 난 +1 24.01.03 433 10 16쪽
35 (35) 괴질 2 +2 23.12.29 434 10 13쪽
34 (34) 깃필 그리고 괴질 +1 23.12.28 435 10 14쪽
33 (33) 회회교인 +3 23.12.26 438 7 15쪽
32 (32) 서라벌 왕 +1 23.12.22 481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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