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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식객의 서재입니다.

도서관식객 인도겉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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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식객
작품등록일 :
2019.07.16 14:18
최근연재일 :
2019.09.06 12:46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7,604
추천수 :
343
글자수 :
75,937

작성
19.07.17 16:31
조회
478
추천
16
글자
9쪽

대망의 6월 23일. 인도로 출바알!

DUMMY

담배연기 없는 깨끗한 뉴델리공항


대망의 출국일 6월 23일 일요일.


비자도 나왔고, 짐도 다 쌌고, 뭐... 일이야 어찌저지 되겠지 싶은 마음을 가지고 집을 나와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게 내 기억이 맞자 모르겠는데, 내 주거래 은행 어플을 통해 인도 루피화를 환전하려 했더니... 없네?


이상하다. 인도정도의 대국이면 루피화 환전가능하지 않나 싶은데 말이지.


아무튼, 지난 번 출장에서 쓰고 남은 200달러와 비상시 사용할 300달러를 추가로 인출해, 지갑에 500달러를 넣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뭐 안되면 ATM에서 인출하지 뭐.


수수료가 비싸긴 하지만 뭐. 아무튼 그게 제일 편하니까.


아무튼, 뭐 그다음에는 단순하다.


공항가서, 발권하고, 라운지 가서 음식좀 먹고 놀다가, 비행기 타기 전에 깨운하게 샤워 한판 쌔리고, 비행기 탔다.


예전에, 몇 년 전에, 한 10년 전 인가? 아무튼.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교수님을 인터뷰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교수님게서 한국 항공사 승무원분들이 친절한 이유는 경쟁력 때문이라고 설명을 해 주셨더랬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 교수님도 예전에, 아아아아주 예전에 승무원이셨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코리아라는 나라가 어디 붙어있는지 모르던 그 시절에, 코리안에어? 그 무슨 듣보잡 나라의 듣보잡 항공사란 말인가.


안타!!


이랬다는 거지.


뭐 사실 가난하긴 가난했었고, 대한항공공사라는 만성적자 투성이의 국영항공사를 거의 반 강제로 민간기업에 맡겨버린 상황이었으니. 처음 인수했을 때만해도 항공기가 꼴랑 8기에 불과했으니.


아무튼 뭐, 회사는 만들어졌으니, 경쟁력을 갖춰야 되겠고 해서, 서비스에 총력을 가했고, 그 결과 한국 국적 항공사 승무원들은 다들 예쁘고 친철하시다 뭐 그런 이야기였다.


내가 막 엄청 타본건 아니지만,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항공사 승무원들이 대체적으로 친절하셨다.



아무튼 비행기에 타자 승무원분이 오셔서 XXX님을 뉴델리까지 모시고갈 승무원 누구누구입니다 하면서 직접 인사해주시고 하는데, 솔직히 좋다.


웰컴드링크로 뽀글이, 샴페인도 좀 마셔주고. 사실 입 텁텁해서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아. 맞다. 예전에 기프티드 쓰다가, 자료조사 하다 알게된 건데, 왜 어떤 항공사는 이륙전에 주류를 제공하고, 어떤 항공사는 안주는지 알아보니까, 이게, 비용이 들어가더만.


이륙전에 주류를 주면 운항비용이 증가하고 뭐 그런게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뭐 암튼 아시아나는 뱅기 뜨기전에 술 주신다.


감사합니다 아시아나....라고 하기에 내가 예전에 아시아나 주식 사서 진짜 피눈물 흘린거 생각하면.. 진짜 샴페인으로 병나발을 불어도 부족하다.


암튼, 다리 쭉 뻗을 수 있는 넓은 좌석, 밥도 잘 주고, 허리가 좀 아프기는 했지만 누울 수도 있는 어설픈 라이플랫 좌석에서 침흘리며 자다 보니 어느새 뉴델리에 가까워져 있었다.


7시간의 비행.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을 거쳐, 드디어 인도 땅을 밟은 것이다.


비행기가 멈추고, 탑승교가 연결되자마자 나는 후다다다닥 뛰어나갔다.


어글리코리안이라 그런 것은 아니고, 비자 카운터가 붐빌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출국 전에 검색해보니 e비자를 받았다고 해도 사람이 몰리면 한두시간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하더라. 도착비자 받는 상황이면 그 배 이상이고.


누군들 그러하지 않겠냐마는, 기다리는 시간은 짧을수록 좋은거 아니겠어? 그거 몇분이라도 좀 줄여보겠다고 진상처럼 입국심사대로 후다닥 뛰어갔는데......


없네?


아무도 없네?


사람들이 없네?


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입국심사관 아저씨들이 지루한 표정으로 입국심사대에 앉아 있을 뿐, 텅텅 비어있다.


와... 째수.


어쩐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이번 여행?


우훗!


입국심사대로 걸어가서, 여권하고 프린터 해온 e비자 용지 내미니, 뭐 질문도 하나 없이 기냥 도장 꽝꽝 하고 통과.


좋은데... 우훗.


누가 인도형들 막 느리다고 그짓말 했어?


비자도 개빨리 나오고, 입국도 막 기냥 일사천리구만.


그렇게 하고, 도착면세점을 거쳐 나왔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환전.


당장 쓸 루피화가 하나도 없으니, 일단 환전부터.


내 계획은 이랬다.


우선 공항에서 조금만 환전한다.


왜?


공항은 환율이 진짜 칼만 안들었지 날강도들이거든.


조금만 환전한다음에, 공항 입국장을 나가서 거의 8시간만에 담배를 한 대 피우고, 그 다음에 요청해둔 픽업 기사를 만나 숙소로 가는거지.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바로, 옷도 갈아입지 않고 나와서 근처에 편의점을 가는거야.


편의점에서 인도의 맥주라는 킹피셔와 안주거리를 사가지고 다시 숙소로 와서 샤워를 빡! 때리고, 나와 홀라당 벗은 상태로 침대에 누워 맥주와 안주를 먹고 잔다.


그런 계획이었다.


음. 완벽해,


아무튼 그런 계획에 맞춰, 50달러만 인출하고....날강도놈들 같으니.., 입국장을 빠져 나왔는데...


여기서 잠깐!


도서관 식객의 씨잘데기없는 여행정보!


혹시 인도 가실 분들 계신다면... 뭐 말리고 싶지만, 혹시라도, 나는 진짜 꼭 인도 꼭 진짜 어떻게 해서든 가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사실을 꼭 기억해 두세요.


인도 뉴델리공항은 입국장에서 한번 밖으로 나가면, 절대로 다시 안으로 못들어갑니다.


절대로. 네버 에버!


예를 들어서 밤 늦게 도착했는데, 픽업은 비싸서 신청을 못했고, 공항철도는 끊겼고, 밤에 택시 타자니 좀 후달리고 해서, 그래. 해가 뜨고, 첫차가 다닐 때 까지 입국장에서 버티지... 이런 생각을 하셨다면.


절대로!


입국장을!


빠져나오시면 안됩니다!


절대로!


바람이나 좀 쐴까? 아니면 담배나 좀 필까? 하면서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그 순간부터, 절대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AK소총 들고 있는 무서운 인도 군인형아들이 못들어가게 막습니다.


그러니..... 입국장을 빠져나올 때는, 내가 이 문을 나서면 다시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마음으로. 뭐. 실제로 출국할 때는 출국장으로 들어가니까, 틀린 말은 아니네요.


아무튼 그런 마음으로 나오셔야 합니다.


도서관 식객의 씨잘데기없는 여행정보 끝!


아무튼 입국장을 빠져나왔는데,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더워.


개 더워!


진짜 진짜 너무너무 더워!


거의 자정에 가까워진 시간이었는데도, 무슨 습식사우나에 들어온 것처럼 더워. 진자 심하게 더워.


허... 이 자식 이거 구라까고 있네... 그런 생각하는 분들 계시죠?


아무리 그래도 더워봤자 뭐. 거의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 에이... 그러면서.


그런 분들에게는 몬순 직전에 인도에 강제로 출장 같은거 가시길 기원드립니다.


무협지 표현에 따르면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릴 냥반들 같으니.


아무튼 더워. 너무 더워.


인도 막 왔는데, 입국장 빠져나와 몇 발자국 걸었는데... 벌써 돌아가고 싶어. 집에가고 싶어.


이러면 이거 나가린다...


아무튼, 뭐 더워도 어쩔껴. 그래.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우선 담배부터 좀 피자. 담배. 담배. 담배. 그러면서 흡연구역을 찾는데....


없어.


흡연구역은 없고, 흡연하면 벌금 졸라 쌔게 맞아요 하는 간판만 가득해.


군인 형들은 총들고 있고, 경찰형들은 몽둥이 들고 있어.


야... 이거 예상외네.


인도형들은 막 금연구역 조까. 난 담배필 거야 하면서 막 양손에 담배 하나씩 들고 필 것 같았는데.....


아무도 안펴. 다들 담배도 안피고 있어.


거 참.... 신기하네...


그래서 지나가던 경찰형아에게 물었다.


헬로우. 오피써. 웨얼이스 스모킹 플레이스?


그랬더니 그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그 눈에 불쾌감이 담겨있다.


놉.


그렇게 짧은 한마디를 하고는 사라진다.


아무튼 이래서 문제라니까. 응? 공직에 있으면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함이 없어.


응? 이래서 관광대국 인도가 되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근처에 있는 신문판매대로 간다.


수염기른 아저씨가 앉아 있다.


굿 이브닝 썰. 웨일 이즈 스모킹 플레이스?


아재요. 여기 담배피는데 어디있능교?


그 냥반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짧게 말한다.


놉.


뭐야. 이 양반도 공무원이야? 그런거야?


아니면 인도 사회주의야? 배급 받고 그러나?


암튼,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나에게서 시선을 거둔다.


이거 내가 너무 허름하게 입어서 그런가? 무슨 노숙자처럼 보이나?


어쩔까,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흡연자처럼 어디 으슥한데 가서 몰래 한 대 피고 올까?


아니야. 내가 뭐 중학생도 아니고, 안피고 말지, 뭘 으슥한데 가서 담배를 펴.


그것도 그렇고, 으슥한데도 무섭고, 또 뭣보다. 경찰형들 들고다니는 몽둥이도 무섭고...


군인 형 총은 안무셥냐고?


설마 씨. 담배 폈다고 총 쏘겠어? 총으로 때리면 몰라도.


암튼 그런 마음으로 픽업 기사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인도 사람들 담배 잘 안핀다. 한 진짜 5% 정도?


여행 기간 내내 담배 피는 사람을 거의 보질 못했다.


뭐. 그런건 배워야해.


아 진짜 담배 끊어야지....에효....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73 낙서
    작성일
    19.07.17 19:38
    No. 1

    맞아요. 인도공항은 들어갈 때 비행기 예약 정보랑 신분증 검사하죠. 활주로 사진도 못찍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도서관식객
    작성일
    19.07.29 15:55
    No. 2

    3시간 전인가.. 암튼 출국일이라고 맘대로 들여보내주지도 않는 숭악한 놈들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9.07.26 15:12
    No. 3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그나마 있던 곳도 없애버려서 입국비자 받기 바로 전에 한군데 있는게 다라고 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도서관식객
    작성일
    19.07.29 15:55
    No. 4

    그니까요. 처음 비행기에 내려 걸어가는데 흡연실 있길래, 이놈들은 기본이 되었꾼! 그렇게 생각했는데.... 왠걸...

    인도 형들 담배 참 안피데요...신기하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djsejr
    작성일
    19.12.30 21:44
    No. 5

    핵꿀. 식객님 소설도 좋지만 이참에 아예 기행작가로 나서심이?
    저같은 노땅보다는 젊은 친구들이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저도 소싯 적에 여권 비자 꽤나 찍었지요. 폐기 여권만 7~8개 되니^^.

    아시아나가 국적기에 비해 기내식이 더 맛있고 더 친절하다에 찬성!!!. 후발 주자로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 흔적일지도~~.

    3%??? 9%쎄리고 75% 나가린다.
    쎄리고. 쌔리고. 어떤ㆍ 표현이든 정거운 경상도 사투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djsejr
    작성일
    19.12.30 21:46
    No. 6

    3퍼는 기억이 맞자 싶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스타피아
    작성일
    20.08.14 14:36
    No. 7

    인도는 가기 어려울듯 하니, 식객님 여행기로 대리만족해야겠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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