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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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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4.22 10:13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110,756
추천수 :
2,324
글자수 :
792,371

작성
24.01.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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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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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21쪽

척산 전투(feat.신기전) 1

DUMMY

장군이 밖으로 나와서 운부와 진모리와 자리에 앉았다.


“저자를 데려다 우리 군사들을 가르치게 하면 어떻습니까?”


장군의 말에 진모리가 고개를 저었다.


“장군을 저격한 자를 그렇게 하기는 좀 힘들지 않겠습니까?”


운부도 우려를 나타내었다.


“군사들이 받아들인다 해도 저자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일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하긴 아직은 좀 그렇겠지요?”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고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장군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화제를 전환했다.


“저자가 여기 올 때 관군들이 쫓아왔다 했는데 그들도 모두 송시열과 함께 가두었습니까?”


“그자들은 송시열이 있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 제주로 보내었습니다.

송시열만 적성산성에 가둬 두었고요.”


“그럼 송시열이 여기 있다는 것을 저쪽에서는 아직 모르겠군요.”


“아마 그럴 것입니다. 그래도 의심은 하고 있겠지요.”


엇복이가 보은 인근에서 관군 둘을 죽인 후 남쪽으로 내려오다 뒤따라온 관군들의 추격을 받았는데 금강을 넘어 보은 근처까지 정찰을 하고 있던 진모리의 특전대가 엇복이 일행을 구하였고 관군들을 모두 잡아왔다.


진모리가 작전 참모장에 걸맞게 상황 판단을 잘 하여 운부에게만 그 사실을 알렸고 운부와 상의하여 최소한의 사람들만 알게 하였다.


“우리가 모른 척하면 자기들이 어쩌겠습니까?

그나저나 남은 마을 사람들과 문영후 등은 언제 데려옵니까?”


“오늘 중으로 2연대가 보은 쪽을 점령할 것이니 바로 데려올 수 있습니다.”


상주에서 영남 남인들이 다시 공격을 하겠다는 전갈을 보내와서 하루 전부터 보은 쪽으로 진격을 시작하였다.


보은 쪽이 확보가 되어야 청주 동남쪽이 열리게 되니 후방 걱정없이 청주성을 공략할 수 있기에 꼭 필요한 작전이었다.


“그런데 언제 송시열을 보러 내려 가실 겁니까?”


‘아직 송시열을 어떻게 할 지는 생각을 좀 해야 하니···’


“뭐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가지요.

문영후와 문징후를 적성산성으로 보내 같은 옥사에 가둬 놓으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기도 하고요.”


* * *


“도강을 시작한다!”


뿌우우우~


둥! 둥! 둥! 둥!


이틀 후 회덕 북쪽 금강변의 두저포(斗底浦)에서 장군의 명령에 대각과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군사들이 도열하여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하루 전 이광성이 이끄는 별동대가 선봉대로 여러 곳을 나눠서 금강을 건넌 다음 십리쯤 북쪽에 진지를 구축하였고 오늘 드디어 장군이 본대를 이끌고 도강을 하려는 중이었다.


“뗏목을 띄워라!”


공병대장 방대극이 한쪽에는 갈고리 다른 쪽은 도끼가 달린 날도비를 들고 뗏목위로 뛰어올랐다.


“뗏목을 나루터에 붙여라!”


“도비로 찍어서 당겨!”


“꺽쇠로 고정해라!”


긴 삿대로 뗏목을 밀어서 나루터로 접근시키면 나루터에서 날도비로 찍어서 끌어당긴 다음 디귿자 모양의 꺽쇠를 박아서 고정시켰다.


“다음 뗏목을 이어붙여라!”


첫번째 뗏목이 연결되자 방대극의 명령에 한꺼번에 수십개의 뗏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충돌하지 않게 조심해라!”


“중간에 말뚝을 박고 밧줄로 단단히 묶어라!”


이곳은 물살이 센 편은 아니지만 큰 나무 말뚝을 중간 중간에 박고 밧줄로 묶어 다리가 물살에 휩쓸려 끊어지는 것을 대비하였다.


“도강 준비가 끝났습니다.”


반나절이 지나자 방대극이 와서 도강준비가 완료되었음을 보고하였다.


“1연대 1대대부터 먼저 건넌다.”


“1개 중대씩 나눠서 건너도록 하여라!”


뗏목으로 만든 다리가 충분히 넓었고 뗏목아래에는 대나무를 엮어 붙여 부력을 충분히 보강하여 한꺼번에 많은 수가 건널 수 있게 했지만 처음 하는 대규모 도강이라 한 개 중대씩 나눠서 간격을 두고 건너고 있었다.


“나룻배를 띄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


뗏목 다리 양쪽으로 배를 띄워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비하였다.


“1중대는 건너는 즉시 방패를 세우고 교두보를 구축하라!”


“2중대는 뒤에서 엄호하라!”


이미 특전대가 며칠 전부터 십오리 밖까지 정찰을 하고 있어서 공격받을 일은 없었지만 도강 훈련을 하는 셈치고 정석대로 진행을 하였다.


“도강이 거의 마무리되었으니 보은과 공산성에도 전령을 보내 진군을 시작하라 하여라!”


“진지 구축이 완료되면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을 할 것이다!”


금강 중상류 쪽이라 강이 아주 넓지는 않아 큰 어려움 없이 저녁때가 되어 도강이 완료되었고 강에서 오리쯤 북쪽에 야영을 하였다.


“급보입니다. 청주성에서 적들의 움직임 있었다 합니다.”


새벽이 되어 청주성에서 온 보부상들이 청주성에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는 정보를 가져왔다.


청주성에는 점점 보안이 심해져 자유롭게 출입이 어려워지고 있어 보부상 정도만 출입이 가능하기여 성안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보부상이 알 수 있을 정도라면 제법 큰 규모의 움직임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제 오후부터 움직임이 있다 하였으니 밤에 어디론가 이동을 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경우를 고려하여 움직여야 하겠습니다”


2연대장 이집의 말에 1대대장 곰손이 매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였다.


“어딘가 매복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청주까지 가는 길목이 좁고 길어 매복이 있으면 낭패입니다.”


“그렇다면 특전대들이 이미 보고하였을 것입니다.”


하루전에 특전대가 이십여리 밖까지는 구덩이를 파고 숨어 있는 중이라 진모리가 그럴리 없다는 의견을 말하였고 운부도 긍정하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길목에 있는 절간의 당취들도 아무런 보고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상의 끝에 최대한 청주성 가까이까지 진격하기로 하였고 장군이 명령을 내렸다.


“선봉대에게 이십리 밖까지 진격하여 진지를 구축하라 하여라!”


“보은의 3연대에도 연락하여 좀 더 빨리 진군을 하게 하라!”


명령을 내리고 본대도 서둘러 진군을 시작하였다.


“청주성에서 오늘 새벽에 군사들이 남문으로 나왔다 합니다.”


“수천의 군사들이 남쪽으로 진군해오고 있다합니다.”


진군하는 중간 중간에 속속들이 정보가 도착하였다.


“북쪽 십오리밖 척산에 적들의 선봉대가 진지를 구축하는 중입니다.”


청주가는 길목 인근에 있는 안심사에서 당취가 전해온 속보에 이집이 군사들을 독려하였다.


“서둘러라! 적들의 본대가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도착하여야 한다!”


얼마 뒤 선봉대에서 전령이 달려와 보고하였다.


“척산에 이미 적들의 본대가 당도하였습니다.

하여 선봉대는 맞은편 3리 밖에 진지구축을 시작하였습니다.”


정찰을 하던 특전대도 도착하여 정보를 알렸다.


“적들의 규모는 약 사천 정도 되며 기병은 없고 대포등의 중화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십여대의 수레가 뒤따르고 있는데 천으로 가려져 있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합니다.”


“선봉대가 공격을 받으면 큰일입니다.

우리 연대에서 2개 대대를 먼저 보내 지원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집의 말에 장군이 동의했다.


“좋은 생각입니다. 연대장님도 함께 올라가도록 하시지요.”


본대는 대포와 여러 물자들을 함께 가지고 올라가다 보니 행군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못하기 때문에 병력을 나누어 진군하기로 하였다.


“우리도 빨리 가야 하니 조금만 더 힘을 내어라!

한낮이 되기 전에 도착하여야 한다.”


장군이 군사들을 독려하였고 마침내 척산 맞은편에 선봉대가 구축한 진지에 도착하였다.


“음, 적들의 진지가 제법 견고해 보입니다.”


장군이 아군 진영의 누대 위에 올라 천리경으로 관군의 진지를 바라다보면 말했고 운부가 대답했다.


“그래 보입니다. 산이름이 척산(尺山)이라 하더니 이름값을 하게 생겼습니다.”


척산은 자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산의 모양이 기역자로 꺾여 있고 그 중간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아 보였다.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저기 있는 수레에 실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었으면 좋을 텐데 방법이 없군요. 대포는 아니겠지요?”


장군의 말에 먼저 와 있던 이집이 말하였다.


“대포라고 하기에 조금 날렵하게 움직였다 합니다. 어쩌면 화차가 아닐까 합니다.”


“화차라면 그?”


“그렇습니다. 중신기전을 한꺼번에 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중신기전으로 대나무 방책을 완전히 뚫을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이미 실험해 보지 않았습니까?”


강진의 병영성에도 신기전을 보유하고 있어서 여러가지 경우를 산정해서 실험해 본 적이 있었는데 대나무를 이중으로 덧대어 만든 방책은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다.


“화차에서라면 한꺼번에 백발 이상씩 날라올 것이니 만만치 않습니다.”


장군이 너튜브에서 화차를 재현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아무렇게나 날라가고 생각만큼 큰 위력은 없어 보였었다.


‘양놈들도 나중에 저런 비슷한 것을 썼다고도 했던 것 같은데 꾸준히 써먹지 않은 걸 보면 생각만큼 위력이 없었다는 뜻이겠지.’


“그렇다 하더라도 어차피 한 번만 막으면 그만 아닙니까?”


“하지만 그 한 번에 피해를 많이 입게 되면 적들이 그 틈을 타서 공격해 올 수도 있고 밤에 화공을 펼치며 야습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그럴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밤이 되기 전에 저걸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겠습니다.”


장군의 말에 방대극이 서쪽 언덕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 산자락이 대포를 설치하기 좋게 생겼습니다.

저기에 대포를 설치해서 화차를 먼저 제거하면 어떻겠습니까?”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만 그동안 저놈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막아 내야지요. 우리가 숫자가 더 많으니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기병도 있지 않습니까?”


한참 동안 공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의견을 나누던 중에 이광성이 말하였다.


“그나저나 저놈들이 왜 지금 요격을 나왔을까요?”


운부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우리가 강을 건너기 전에 공격하였다면 훨씬 수월하게 막았을 터인데 굳이 여기에 진을 치고 기다린 것이 이상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강을 건넌 후에는 길목에 매복을 하고 있던지, 아니면 차라리 농성을 하는 것이 나았을 텐데 말이지요.”


* * *


“내 이번에 도제찰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어영청의 군사들을 모두 이끌고 왔으니 고장군을 반드시 사로잡아야 하네.”


장군 등이 관군들이 요격을 나온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있던 때에 척산 위의 관군 진지에서는 한남도원수 이완이 송시열의 제자 박세채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우리 의병들 중에 출신 군관도 있고 무과를 준비하던 자들도 많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착호군들도 있어서 몰이사냥에 일가견들이 있으니 이런 작전에 적격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과연 저자들이 먼저 공격을 해 오겠습니까?”


“저놈들을 꾀어내기 위해 기병도 데려오지 않았으니 반드시 응할 것일세.

정 안되면 야습을 해봐도 좋고.”


“야습을 하면 고장군을 사로잡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새벽녘에 아직 달이 있을 터이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암 대감께서 저들에게 잡혀 있는 것이 확실한 것이겠지?”


송시열을 구하겠다고 의병을 끌고 온 서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청주에 도착하자마자 군사들을 독려해서 달려온 이완이지만 송시열이 잡힌 것을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니 답답해하였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행방이 묘연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스승님께서 마지막으로 계셨던 마을에서 핏자국을 발견했고 그들 중 일부가 남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보은 근처에서 살해된 관군들도 여럿 발견했는데 모두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있었습니다.”


“허긴 다른 가능성은 없으니 그렇다고 봐야 하겠군.”


“스승님께서 고초를 겪고 계실 것이니 하루 빨리 고장군을 사로잡아야 스승님을 구출할 수 있습니다.”


“알겠네.”


“그런데 저들의 군사가 우리보다 많고 기병이 있는 것이 걱정입니다.”


“이번에 데리고 어영군은 중앙군이니 저들과는 질적으로 다를 것일세.

또한 화차의 위력은 당해본 자들만 알 수 있지.”


“그렇다면 한시름 놓았습니다.

우리 의병들은 기회가 나면 바로 뛰쳐나가 고장군을 꼭 사로잡도록 하겠습니다.”


“믿어 보겠네.”


박세채가 가고 나자 이완이 데리고 온 군기시 첨정을 불렀다.


“화차를 쏠 수 있도록 준비는 철저히 했겠지?”


“네! 약통 길이를 늘린 것들도 도화선 점검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발사대는 다 만들어 졌나?”


“발사대도 준비 완료되었고 쏘기 직전에 앞에 가져와 세우기만 하면 됩니다.”


“좋다. 이번 전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가 없도록 화약장과 다시한번 점검하도록 하여라.”


한남도원수 이완이 군사들을 점검하는 사이 남쪽의 혁명군 진영에서 운부가 전술을 설명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공병대들이 척산 서남쪽 팔봉산 산자락에 대포 진지를 구축하고 화차를 깨뜨릴 것이다.

진지 구축에 한 시진(2시간) 넘게 걸릴 것이니 그사이에 혹시라도 있을 적들의 도발을 막아야 한다.

1연대의 1대대와 2대대가 전군(前軍)이 되어 적들의 화차 공격을 막을 것이다.”


작전사령관 운부가 전술을 설명하였다.


이광성의 별동대 2개 대대가 좌군(左軍)이 되어 공병대 쪽을 엄호하기로 하였고 2연대장 이집은 3개 대대를 이끌고 중군(中軍)이 되어 선봉대의 백보 뒤까지 진군하기로 하였다.


박한립이 이끄는 기병대는 화차에 말이 놀랄 수 있으니 전장에서 멀리 떨어져 혁명군 진지 아래쪽에 대기하고 있기로 하였다.


고장군과 운부는 혁명군 진지에서 전황을 살피며 전장을 조율하며 예비대를 운용하기로 하였고 포병대도 함께 대기하다가 공병대가 포진지를 구축하면 대포를 옮겨 가기로 하였다.


“적들이 가지고 있는 화차는 최대 이백여보까지 공격할 수 있고 언덕위에 있는 것을 감안하여 척산의 사백보 거리까지만 진군할 것이다.”


작전 설명이 끝나고 전군(前軍)인 2연대의 1대대와 2대대의 군사들부터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앞의 개천을 건너 목책을 튼튼히 세울 것이다.

그리고 개천을 오른쪽에 끼고 적들을 막는다.”


1대대장 곰손이의 명령에 부대원들이 대나무 방책을 앞세우고 강을 건넌 다음 가지고 온 통나무를 앞쪽에 박고 목책을 튼튼히 세웠다.


관군이 주둔한 척산과 혁명군의 진영 사이에 남서쪽으로 흐르는 작은 개천이 두 진영 사이를 대각선으로 가로 지르고 있었다.


대포를 설치할 곳이 개천 건너편에 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전군은 강 건너에서 적군을 맞을 수밖에 없었고 이광성의 부대도 강을 건너 포대를 설치할 산자락 아래에 주둔하였다.


“적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척산의 관군진지에서 군관이 달려와 보고하자 한남도원수 이완이 혁명군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명령했다.


“적들이 예상대로 포대를 구축하여 화차를 부술 심산인 것 같으니 우리도 계획대로 움직일 것이다.

박진한은 전군(前軍)이 되어 적들의 삼백보 앞까지 진군하여 대기하라.

지난 회덕 전투에서의 과오를 씻겠다는 각오로 전투에 임하라!”


“넵!”


얼마전 회덕 전투에서 계족산 산자락에 매복해 있다가 줄행랑을 쳤던 좌군영장 박진한이 큰 소리로 대답하고는 군사를 이끌고 나아갔다.


“어영청의 천총 이동로는 우군이 되어 화차를 준비하고 대기하라.

그리고 의병은 좌군으로 준비하고 있다가 고장군이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보이면 사로잡도록 한다.”


각 부장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군기시의 첨정을 불러 지시를 내렸다.


“지금 즉시 어영청의 파총 양우급과 함께 신기전 발사대를 세우도록 하고 화약장에게 화약을 채우라 하여라!

거리는 일천보로 하고 반시진 이내에 모두 준비가 완료되어야 한다!”


“넵!”


한편, 장군과 운부가 혁명군 진지의 누대 위에서 천리경으로 적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역시 화차가 맞습니다. 모두 열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운부가 확인을 하고 장군에게 천리경을 건넸다.


‘드디어 신기전을 전장에서 실물 영접하게 되는군.

실험했던 대로 대나무 방책이 충분히 막을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런데 저건 뭐지?’


장군이 척산 동편에 관군들이 기다란 장대를 세우는 것을 보고 운부에게 물었다.


“화차를 운용하는 부대의 동쪽편에 길다란 장대를 새우는 것이 보입니다.

짐작가는 것이 있습니까?”


운부가 천리경을 받아 들고 확인했다.


“글쎄요. 아직은 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발석차 같은 것은 아닐것이고···”


“무슨 비밀병기 같은 것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큰일입니다. 바로 알아봐야겠습니다.”


운부가 즉시 군졸을 불렀다.


“지금 바로 말을 타고 중군으로 달려가 이집 장군을 모셔오너라.”


잠시 후 이집이 말을 달려 도착하였다.


“척산의 동쪽편에 무언가 세우고 있습니다. 무엇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이집이 천리경을 받아 들고 확인하였다.


“신기전 발사대입니다.

저것으로 대신기전이나 산화신기전을 쏠 수 있고 이 곳까지도 날라올 수 있습니다.”


운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화공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장군도 다급하게 말했다.


“불똥 하나라도 튀면 포병대의 화약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걸 세우고 있다는 것은 공격이 임박했다는 뜻이고 어디든지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바로 가서 전방의 군사들에게 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이집이 급히 떠나고 장군과 운부가 즉시 움직였다.


“모든 부대원은 가마니에 흙을 채워 화약 보관하는 곳 앞에 높이 쌓아라.”


“대신기전이 날라오면 폭발이 크게 일어날 수 있으니 두껍게 쌓아야 한다.”


군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흙가마니가 착착 쌓이기 시작했다.


“지금 산화 신기전을 쏠 준비가 되었습니다.”


척산 위의 관군 진영에 군기시 첨장이 보고를 하자 이완이 명령을 내렸다.


“화차를 적군의 이백보 앞까지 전진시켜라!”


둥! 둥! 둥! 둥!


북소리가 울리고 어영청 군사들이 화차를 밀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적들이 진격을 시작했다. 모두들 화차의 공격에 대비하라!”


이집이 큰소리로 외쳤고 중군진영의 군사들이 대나무 방책을 앞에 세우고 대비를 하였다.


“적들이 이백보 앞까지 왔다. 모두들 목책 뒤에 숨어라!”


곰손의 명령에 개천 건너의 전군의 군사들도 모두 목책과 대나무 방책 뒤로 몸을 숨겼다.


“적들이 전군의 이백보 앞까지 와서 멈췄습니다. 전군 쪽을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장의 말에 이집이 말했다.


“1,2 대대의 피해상황에 따라 즉시 지원할 준비를 하여라!

적들의 화차가 이곳보다 높은 곳에 있고 대신기전이 이곳을 노릴 수도 있으니 모두 조심하라 일러라.”


척산 위의 누대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완이 명령했다.


“공격을 시작하라!”


전령이 달려갔고 어영청 천총 이동로가 명령을 내렸다.


“좌측 화차 네대는 앞쪽의 적군을 공격하고 우측 화차 여섯대는 외천 너머의 적을 공격한다.

도화선에 불을 붙여라!”


치이이이~


화차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고 동시에 척산 동쪽의 신기전 발사대에서도 불이 붙었다.


슈우우우~ 슈우우우~


수백개의 신기전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날라갔다.


‘아! 저게 한꺼번에 날라가니 엄청나구나.’


혁명군 진지의 누대 위에서 화차의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장군이 탄식을 하였다.


“신기전이 날라온다! 대비하라!”


삐우우우~ 슈우우우~ 탁! 탁! 탁!


중신기전이 목책이며 대나무 방책에 날라와 박혔고 발화통이 폭발하였다.


펑! 펑! 슈우웅~ 펑!


으아악!


대부분은 목책에 막혔지만 사이를 뚫고 날아온 중신기전이 터지면서 피해가 발생하였다.


“우리 쪽으로도 날라온다. 피해라!”


삐우우우~ 슈우우우~ 펑! 펑! 펑!


“으아악!”


개천 너머의 전군에는 목책을 세우고 대나무 방책까지 이중으로 방호를 하고 있으니 피해가 덜했지만 중군이 있는 곳은 대나무 방책만 있으니 피해가 훨씬 심했다.


“어찌 여기까지 날라오는 것이냐!”


화차의 신기전이 예상보다 먼 거리까지 날라오자 군사들이 패닉에 빠졌다.


병영성의 신기전으로 실험했을 때에는 이백보가 공격가능한 최대 거리였는데 외천 건너 이백오십보 떨어진 곳까지 신기전이 날라왔다.


몇 년 전 현종의 명령으로 왜에서 유황을 밀수하는 등 군대의 첨단화를 진행하였는데 그 중 하나로 중신기전의 약통의 크기를 늘려 사거리를 많이 증가시켰고 다양한 거리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들었었다.


하여 병영성에 있던 구형 신기전과 달리 더 먼거리까지 신기전이 날라올 수 있었, 또한 곤장을 맞으면서 뼈를 갈아 만든 군기시의 명품인 것도 한 몫 하였다.


“이쪽으로 날라온다!”


슈우우우~ 슈우우우~


장군이 있는 혁명군 진영에도 산화신기전이 불을 뿜으며 날라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폭발에 대비해라!”


“화약고에서 멀리 떨어져라!”


‘어디에 떨어질 줄 모르니 엄청 후달리는데.’


누대 위에서 산화신기전의 궤적을 확인하던 장군이 땀이 난 손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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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거북선이 출동하면 어떨까? 24.01.28 136 3 22쪽
86 척산 전투(feat.신기전) 2 24.01.22 133 2 18쪽
» 척산 전투(feat.신기전) 1 24.01.18 144 1 21쪽
84 화천대유(火天大有) 24.01.08 153 4 21쪽
83 이사부의 사자 24.01.01 149 4 21쪽
82 삼죽(三竹)과 미수(眉叟) 23.12.25 159 4 18쪽
81 공산성 전투 23.12.17 177 3 21쪽
80 패드립을 대하는 자세 23.12.10 209 3 22쪽
79 회덕 전투 23.12.03 202 2 21쪽
78 온새미로 돌아오다. 23.12.03 189 2 21쪽
77 죽음의 인과 연 - 욕망 23.11.26 208 2 15쪽
76 죽음의 인과 연 - 환영 23.11.26 197 2 16쪽
75 두개의 행진 +1 22.11.12 573 13 14쪽
74 금산사 미륵법회 +3 22.11.07 571 16 22쪽
73 영남 남인과 전주 양반 +1 22.11.05 579 13 19쪽
72 부산진과 진주성 +1 22.11.01 606 14 19쪽
71 부안읍성전투 3 & 금산 의적 이광성 +1 22.10.29 622 14 16쪽
70 부안 읍성 전투 2 +1 22.10.24 653 13 20쪽
69 부안 읍성 전투 1 +1 22.10.22 715 13 17쪽
68 전략 회의 +1 22.10.17 709 1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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