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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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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02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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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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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20쪽

부안 읍성 전투 2

DUMMY

갑자기 들어온 새로운 소식에 혁명군 막사가 술렁였다.


“지금 바로 상륙을 저지하러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줄포까지 십리는 될 텐데 도착하면 이미 상륙을 완료했을 것이다.”


“지금 팔백이 왔다면 성안의 군사와 합하면 천 오백인데 우리만으로 성을 함락할 수 있겠습니까?”


“에이, 우리는 세 개 대대에 이천이 넘고 특전대에 포병대까지 있으니 군사야 우리가 더 많지.”


허현이 탁자를 치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우리는 계획대로 부안읍성을 공격한다.

척후대가 이곳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이 있을 테니 지금쯤 거의 상륙을 완료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 시진, 길어야 한 시진이면 동문으로 도착할 것이다.


그전에 서문과 남문에 진지를 구축하고 성을 공략할 준비를 완료하고 적들이 정비를 완료하기 전에 공격을 시작한다.


다른 이견이 있나!?”


다들 이견이 없었지만 곳곳에 염려의 눈빛이 보였다.


“지금 즉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집합한다.”


출발 준비를 마치고 군사들이 모이자 허현이 앞에 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다들 적들에게 지원군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으리라 생각한다.

허나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우리는 큰 대포가 있고 부안읍성을 무너뜨릴 것이고 우리가 여전히 적들보다 숫자가 많기 때문에 지금 바로 공격해 들어가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너희들의 눈빛에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 보인다.


다시 한번 지난 전투들을 생각해 보라.

고장군의 이름 하에 승리하지 않던 전투가 있었던가?

그리고 그 전투들 중에 어렵지 않았던 전투가 있었던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어떻게 승리를 쟁취해 낼 수 있었나?

그것은 바로 우리가 스스로의 힘을 믿고 내 한 몸 바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마전 제주에서의 전투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15살의 부시흥이 어떻게 싸웠고 17살의 강기찬은 어떻게 승리를 이끌어 냈던 것인지 모두들 똑똑히 들었을 것이다.


그처럼 어린 아이들도 새로운 세상을 위해 한 몸바쳐 나서는데 우리는 더 많은 군사들을 가지고도 혹시나 지지 않을까 걱정부터 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일어난 혁명군이다.

우리가 싸우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은 우리의 꿈은 이곳에서 좌절될 것이다.


그대들은 오늘 우리가 여기서 멈추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 승리를 쟁취할 것인가?”


특전대장 삼동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


“죽어도 싸운다!”


“싸우자!”


“와! 와! 와!”


허현이 칼을 뽑아 들고 우렁차게 외쳤다.


“자! 그럼 지금 바로 부안 읍성을 공격한다! 전군, 출발하라!”


계획한 대로 남문 쪽에는 1대대와 2대대 1,2중대가, 서문은 3대대가 맡았는데 부안 읍성 수비군이 보강이 되었으므로 2대대 3중대와 4중대 일부는 신안산 토성에서 내려와 서문공격에 추가로 투입되기로 하였고 5중대는 본진 방어를 하기로 하였다.


“가마니에 흙을 채워 넣어라!”


“이중 삼중으로 튼튼하게 쌓아야 한다.”


서문에서 오백보가량 떨어진 얕은 개천 건너편에 포대 진지를 구축 중이었고 허현이 돌아다니면서 독려를 하였다.


제주에서 배에서 쏜 대포에 포대가 금방 무너졌다는 말을 들었기에 좀 더 튼튼하게 진지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포가 모두 옮겨졌습니다.”


포병대장 조민수가 말하였고 허현이 대답하였다.


“고생하셨습니다. 우리 쪽도 지금 막 진지 구축이 끝났습니다.”


허현이 군대들을 모아놓고 작전 지시를 하였다.


“앞에 개천이 있기는 하지만 물도 얕고 크기가 작아서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성문이 깨어지면 바로 공격해 들어가야 하므로 철질려도 깔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만약 적들이 요격을 나온다면 우리가 반드시 이 진지는 사수해야 한다.

총병은 한개 중대씩 나뉘어 좌측과 우측 그리고 전면에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조총병들은 장전을 하지 않고 있다가 적들이 혹시라도 성문밖에 나오면 그 때 장전하도록 한다.

장창병은 한 개 중대씩 나뉘어 만약 적들이 가까이 접근하면 벽을 만들어 총병이 장전할 시간을 벌어주어야 한다.

나머지 신병들은 모두 연사석궁을 들고 방패 뒤에서 적들이 가까이오면 공격한다.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만약 성에서 대포가 날라오면 앞에 흙가마니를 쌓아서 만든 방벽 뒤로 붙어서 피하도록 한다.

방벽을 충분히 튼튼히 쌓았고 날라오는 시간이 있으니 잘만 피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잠시 후 척후병들이 속속 달려와서 보고를 하였다.


“남문 쪽에서도 진지 구축이 완료되었다 합니다.”


“지금 동문 쪽으로 적들의 지원군이 들어왔습니다.”


이내 포대 설치가 끝났는데 조민수가 포병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오늘은 중형 대포 다섯대와 대형 대포 두대를 사용할 것이다.

육지에서 실전으로 대포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니 포를 쏘지 않는 대원들은 잘 보고 익혀 두기 바란다.

목표는 성문 앞의 옹성과 성벽 두 곳이다.

중형 대포 장전 준비하라!”


“각도 15도 3시방향!”


“발사!”


꽝! 꽝! 꽝!


굉음과 연기가 자욱하게 일고 포탄이 성벽위를 지나 멀리 날라갔고 그 중 한 개는 성안의 민가에 명중하였는데 이미 성민들은 성황산 쪽으로 옮겨 두어 피해가 없었다.


“각도를 낮춰라!”


“각도 10도”


“발사!”


꽝! 꽝! 꽝!


쿵! 퍼벅!


5대의 대포에서 날라간 포탄이 성벽을 맞추고 돌가루가 우수수 떨어졌다.


성벽이 제법 튼튼하게 지어졌는지 특별한 피해가 없었다.


“드디어 공격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부안현감의 말에 전라중영 별장이 대답했다.


“성벽이 좀 흔들리기는 하는데 그래도 버틸 만합니다.

오히려 처음 쏜 대포가 위협적이었습니다.

성이 커서 다행이지 작았으면 눈먼 포탄에 숨어 있을 곳도 없었겠습니다.”


지원하러 들어온 전라 후영 영장도 대포의 위력을 확인하러 왔다가 한마디 하였다.


“홍이포가 있다 길래 걱정했더니 위력이 크지는 않는 것 같구만.”


후영 영장은 첨절제사로 종3품이었고 숙종 때 전라 후영이 있는 여산군이 여산부로 승격되면서 문관이 겸영장이 되었지만 이때에는 무관이 따로 전임영장으로 임명되었다.


후영 군사들은 익산 인근의 여산현에 있다가 서천진이 점령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군산포 인근의 옥구읍성에 주둔해 있다가 그 전날 가야포에 역도들이 상륙했다는 소식에 다시 만경읍성으로 내려 왔다.


그리고 저녁늦게 조정에서 부안읍성을 방어해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와 새벽부터 출발하여 부포에서 배를 타고 줄포에 상륙하여 동문으로 들어온 뒤 바로 남문을 방어하고 있었다.


쿵! 후두둑!


잠시 후 다시 포탄이 날라와 성벽에 부딪쳤다.


“성이 많이 흔들리는데도 버텨주는 것이 우리 부안읍성이 튼튼하게 지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부안현감의 약간 우쭐거리는 말에 중영 별장도 말했다.


“그래도 같은 곳에 수십차례 맞으면 견딜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후영 영장이 성벽위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밑을 내려다보고 나서 별 문제없다는 듯이 말했다.


“대포로는 성벽이 무너질 것 같지는 않구만.

나는 남문 쪽으로 가 보겠소이다.

상황이 바뀌면 즉시 알려주시오.”


꾸앙! 꾸앙!


슈우웅!


쿠웅! 콰앙!


굉음이 일면서 성벽이 크게 흔들리면서 돌 파편이 멀리 튀었다.


후영 영장이 남문 쪽으로 가다가 말고 다시 돌아왔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요?”


후영 영장의 말에 부안현감이 대답하였다.


“새로운 대포가 있었는가 봅니다.”


“저 정도 위력이면 여러 번 같은 자리에 맞으면 성벽이 무너지겠소.”


중영 별장이 대포수들에게 명령했다.


“안되겠다. 지자총통을 준비해라!”


군졸들이 급히 가서 미리 장전해 두었던 지자총통을 몇 대 가져왔다.


“발사!”


쾅! 쾅! 쾅!


슝! 슝! 슝!


“포탄이 날라온다! 피해라!”


포탄이 날라오는 방향에 선 군사들이 각자 앞쪽의 방벽 뒤에 숨었다.


퍽! 퍽!


몇 개는 다른 곳으로 날라갔고 두개가 흙가마니를 맞추고 박혔다.


“어떻게 되었느냐?”


중영별장이 확인하자 화포 군관이 대답했다.


“피해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 곤란한데···

앞에 방벽이 튼튼하게 지어져 있어서 이걸로는 쉽지 않을 것 같구만.

화약이 얼마나 있는가?”


후영영장이 묻자 화포 군관이 대답했다.


“비축해 둔 화약이 얼마 없어 앞으로 일곱 번 정도 더 쏠 수 있습니다.”


중영 별장이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대형화기가 이것 뿐이라 공격할 방법이 이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직접 깨뜨리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소.”


“저쪽에 군사들이 일천가까이 지키고 있는데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차라리 성벽이 무너지고 나서 공격이 들어오면 그때 방법을 찾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성벽이 무너지면 군사들의 사기가 떨어져 쉽지 않을 것이오.

이미 말했다시피 조정에서는 이곳을 며칠은 지켜내기를 바라고 있소.

그런데 성벽이 무너져 버리면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오.”


“그렇다고 성밖으로 요격을 나가면 적이 진영이 견고하고 이미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니 쉽지 않을 것입니다.”


“큰 대포는 장전시간이 긴 것 같으니 장전하고 있는 사이에 기병으로 공격을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거리가 오백 보는 넘는데 아무리 기병이라도 가는 사이에 조총을 두 번은 맞을 것이고 멀리서 우회한다고 해도 절반은 쓰러질 것입니다.

저기 죄다 조총을 메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것을 한 번으로 줄이거나 아니면 한 번도 안 맞을 수 있다면 승산이 있지 않겠소?”


뭔가 수가 있는듯 보이자 부안현감이 물었다.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지금 저놈들이 조총을 들고 있지만 아마 장전은 되지 않았을 것이오.”


“장전은 이미 한 상태가 아닐런지요?”


“설사 장전은 되었더라도 쏘려면 화구문도 열어야 하고 화승에 불도 옮겨 붙여야 하오.”


“그렇겠습니다.”


“기병이 달려나갈 때 여기서 대포를 쏴 주면 적들이 숨느라 정신이 없어 바로 준비가 안될 것이오.”


“그 사이에 기병을 몰아가서 개천을 건넌 다음 측면을 치면 된다는 것이군요.”


“그렇소.”


“그래도 적들이 수백인데 큰 피해를 주지 못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 사이에 보군들이 달려오면 되지않소?

여기 군사들 중 절반 이상이 군관급이라 들었소만···”


“그렇긴 합니다.”


“그럼 한명이서 역도들 세명을 당할 것인데 충분하지 않겠소?

후영의 군사들도 모두 이곳으로 데려와 함께 공격을 할 것이오.”


“후영의 군사들이 빠지면 남문 쪽에 있는 적들이 바로 지원을 오지 않겠습니까?”


“남문 쪽에는 삼백은 남겨두고 나머지 오백만 데려오면 될 것이오.

성문을 열고 여차하면 뒤를 칠 것처럼 하고 있으면 감히 지원을 하지 못할 것이외다.”


“오호! 허허실실 작전을 펴시겠다는 것이군요.”


“하하하! 부안현감이 병법을 좀 아시는가 보오.”


“하하하!”


슈우웅!


쿠쿵!


다시 한번 포탄이 날라와 성벽을 두드렸고 다시 돌파편이 우수수 떨어졌다.


후영 별장이 성벽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같은 자리에 두 번 만 더 맞으면 못 버티겠는데···

어서 빨리 서둘러야 겠소.

준비하는 동안 부안현감은 성문 위에서 대포를 계속 쏘아서 역도들이 대포 쏘는 것을 방해해 주시오.

아니, 대포는 여기 화포장이 맡도록 하고 부안현감은 사람들을 준비해 주시오.

남문 쪽에서 우리 군사들처럼 보이게 해야 하니 삼사백만 그럴듯하게 꾸며서 데려오시오.

그리고 중영 별장은 말을 준비해 주시게.

우리 영에 기병이 오십이 있으니 그 정도 준비해 주면 되겠소.”


“알겠습니다.

우리 쪽 기병까지 합해서 기병이 백 삼십 정도 되니 해 볼만 하겠습니다.

그런데 기병은 누가 이끌 것입니까?”


후영 영장이 호기롭게 대답했다.


“내가 직접 이끌 것이다.”


모두들 준비하러 달려가고 한참 후 중영 별장이 말 백오십필을 내어왔다.


그동안 여러 군현에서 군용 말, 역참 말, 양반들이 타고 온 말이 모여서 이백필 가까이 있었는데 나중에 요격이 필요할 때나 퇴각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잘 기르고 있었다.


덕분에 이번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군사들이 모두 준비가 되었다.


“너희들은 여기 말 십여 필을 가지고 이 사람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가 우리가 서문으로 나가면 남문을 열고 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된다.

적들이 서문 쪽으로 지원하러 이동하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따라서 이동하도록 하고 혹시나 적들이 다가오면 성문안으로 다시 들어오면 된다.

적들이 많기는 하나 한시진만 버티면 끝날 것이니 너희들 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후영 영장이 남문에 있는 후영 별장에게 명령하고 서문으로 향했다.


“모두 말을 타고 준비하라!

포탄이 성벽에 맞으면 말이 놀랄 수 있으니 뒤로 물러서 있어라!”


슈우웅!


쿠쿵! 콰앙!


후두두두둑!


포탄이 성벽에 맞자 성벽의 돌이 빠져나오며 벽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지금이다! 성문을 열어라!”


성문이 열리자 후영 영장이 소리쳤다!


“가자! 끼랴!”


이히히히힝!


두두두두두두


성문이 열리고 기병들이 옹성을 돌아 나와 두 갈래로 갈라져서 달리기 시작했고 보군들도 곧바로 따라 나왔다.


“발사!”


쾅! 쾅! 쾅!


미리 준비하고 있던 화포병들이 성벽위에서 지자총통을 발사했다.


건너편 혁명군 포대에서 갑자기 난리가 났다.


“포탄이다! 피해라!”


“기병이다! 적들의 기병이 몰려온다!”


삐이익!


허현이 손가락을 입에 넣고 휘파람을 크게 불고는 외쳤다.


“모두 동작 그만!”


모두들 허현을 바라다보았다.


“당황하지 말고 총병은 사격 준비하라!

조총병들은 즉시 조총을 장전하고 화승에 불을 붙여라!”


허현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기병이 개천을 건널 때 총병들이 먼저 사격한다!”


말을 타고 기병을 이끌고 달려오던 후영 영장이 소리쳤다.


“저놈들이 아직 화승에 불도 못 붙였다. 바로 달려 가서 화살을 먹여라!”


순식간에 기병이 개천에 당도했다.


“지금이다!”


허현의 말에 양쪽의 총병대장이 바로 발사를 명령했다.


“발사!”


철컥! 치이익!


플린트락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부싯돌에 불꽃이 일었다.


타다다당! 탕! 탕!


히히히힝!


으아아악!


양쪽에서 수십마리의 말이 쓰려 졌고 낙마를 하는 병사들이 속출했고 후영 영장이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냐! 산개해라!”


갑자기 날라오는 총탄에 개천 쪽에서 아비규환이 일었다.


달려오던 백삼십여 마리의 말 중에 삼분의 일이 총에 맞거나 놀라서 병사를 떨구고 멀리 달아났고 나머지 기병들도 혼비백산하여 멀리 한바퀴를 빙 돌아서 올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이미 조총병들도 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조총도 장전을 해 놓을 수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모아온 것들이라 규격이 통일되지 않았고 오래된 것들도 있어서 격렬하게 움직이고 나면 제대로 발사가 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 이렇게 쏘기 직전에 장전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발사!”


탕! 탕! 탕!


조총 소리가 콩 볶는 듯 들리고 다시 십여 마리가 쓰러지니 결국 돌아서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후퇴하라! 보군이 오면 함께 공격한다.”


와! 와! 와!


그사이에 보군들이 개천 너머 백오십보 가까이 도착했다.


“쏴라!”


중영 별장이 명령했고 화살이 수백개가 한꺼번에 날라 왔다.


“화살이다! 숨어라!”


투두둑! 퍼벅!


으악!


미처 피하지 못한 병사 몇명이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방패를 세우고 공격에 대비해라!

총병 중대는 사격 준비하라!”


관군들이 개천 건너편에 도착하자 허현이 발사를 명했다.


“발사!”


타다당! 탕! 탕!


총병이 일제발사를 했고 앞쪽에 있던 수십명이 총을 맞고 쓰러졌다.


“몰려 있지 말고 산개해라! 몸을 낮추고 둔덕 뒤에 숨어라!”


중영 별장이 명령을 내렸고 잠시 소강상태가 되었다.


잠시 뒤 기병을 이백보 뒤쪽으로 물리고 앞쪽의 전황을 살피러 온 후영 영장이 다가왔다.


“어찌된 것입니까?”


중영 별장의 물음에 후영 영장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저놈들의 총이 이상하다.

화승에 불이 붙어 있지 않아서 멀리 우회하지 않고 바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총알이 날라왔다.”


“화승이 없어도 발사가 되는 총이라니!

퇴각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직 기회는 있다.

성벽 일부가 이미 무너져서 지금 대포를 부수고 가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

정면은 방어가 튼튼하니 공격할 수 없고 잠시 후 개천을 우회해서 건너서 일제히 공격을 하면 될 것이다.”


“차라리 멀리서 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멀리서 쏴서는 큰 피해를 줄 수는 없다.

직접 공격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저쪽에서 준비가 저리 철저한데 지금 들어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게다가 총소리를 듣고 토성위에 있는 군사들이 바로 지원하러 올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가 군사들이 아직 더 많지 않느냐?”


품계는 영장이 위이나 서로 영이 다르므로 이번에는 중영 별장도 못하겠다고 버티었고 옥신각신 하고 있는 동안 남문 쪽의 혁명군 1대대장이 중대장들을 소집했다.


“서문쪽에서 적들이 요격을 나간 것 같다.

이쪽 군사 일부 빼서 지원을 가야 하지 않겠는가?”


“잘못하다가 뒤를 잡힐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이러고 있을 수 없지 않는가?”


“차라리 군 전체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군 전체가?”


“남문 앞에 나와 있는 적들이 오백 정도 되니 후미에 삼사백정도 배치해서 그들을 견제 하게 하면서 군사를 움직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와! 와! 와!


갑자기 남문 쪽에서 함성소리가 들리자 1대대장 김재홍이 급히 앞으로 가서 보니 성문 앞의 군사들 중 절반 정도가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전군 공격에 대비하라!”


“적들이 다시 멈췄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놈들이 일부러 도발을 하는 것이 아니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성벽 위에 군사들이 제법 숨어 있는 듯 보입니다.”


“우리는 잠시 이곳에서 대기한다.

그동안 2대대 소속 2개 중대는 서쪽을 지원할 준비를 하라!

1대대만으로 이곳을 막고 2대대는 서문 쪽으로 지원을 하러 갈 것이다.”


서문 쪽의 혁명군 진지에서는 허현이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저놈들이 곧 공격을 올 것 같다.

우리가 숫자가 적으니 목책을 다시 점검하고 방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고 총병들은 총검을 부착하도록 하고 삼윤방을 실시한다.

각 중대별로 3개 조로 나누어 돌아가면서 사격을 해서 사격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3대대장이 의견을 제시했다.


“포대 앞의 흙가마니를 옮겨서 측면과 후면을 막는 것이 어떻습니까?

적들이 요격을 나와 있으니 성위에서 대포가 날아올 일은 없을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다.

1중대와 2중대 그리고 신병 중대는 가서 흙가마니를 옮겨 목책 안쪽에 쌓고 사이사이에 큰 방패를 세워라!

나머지는 장전을 하고 앞쪽을 경계하라.”


혁명 군 진지가 분주해지자 후영 영장이 말했다.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면 적들의 방비가 완벽해지고 우리가 불리해질 것이다.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

내가 남은 기병을 이끌고 적들의 시선을 끌 테니 그동안 양 측면을 공격해 들어오도록 한다.”


“알겠습니다.”


중영 별장도 결국 동의하고 보군들에게 큰 소리로 명령했다.


“중영 군사들은 우측을 공격하고 후영 군사들은 좌측을 맡는다.

기병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즉시 개천을 넘어 공격을 시작한다.

이번이 마지막 공격이라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싸워라!”


두두두두


곧 후영 영장이 남은 기병 칠십여기를 데리고 좌측으로 멀리 돌아 개천을 건너기 시작했다.


“적군들의 진지 주위를 원을 크게 그리면서 돌면서 활로 공격한다!”


두두두두


쉭! 쉭! 쉭!


으아악!


기병들이 크게 원을 돌면서 삼십보 가끼이로 접근해서 활을 쏘고 오십보 밖으로 나가기를 반복하고 몇 명이 쓰러지면서 혁명군 진지가 눈에 띄게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탕! 탕! 탕!


총병들 일부가 기병에게 총을 쏴 보지만 속도가 빨라서 큰 피해를 주기 힘들었다.


“전군 공격 개시!”


기병의 공격으로 역도들의 진영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하자 중영 별장도 공격 명령을 내렸다.


와아아아!


전영과 후영의 보군들이 개천을 뛰어넘어 몰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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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척산 전투(feat.신기전) 1 24.01.18 144 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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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이사부의 사자 24.01.01 149 4 21쪽
82 삼죽(三竹)과 미수(眉叟) 23.12.25 159 4 18쪽
81 공산성 전투 23.12.17 178 3 21쪽
80 패드립을 대하는 자세 23.12.10 210 3 22쪽
79 회덕 전투 23.12.03 202 2 21쪽
78 온새미로 돌아오다. 23.12.03 190 2 21쪽
77 죽음의 인과 연 - 욕망 23.11.26 209 2 15쪽
76 죽음의 인과 연 - 환영 23.11.26 198 2 16쪽
75 두개의 행진 +1 22.11.12 574 13 14쪽
74 금산사 미륵법회 +3 22.11.07 572 16 22쪽
73 영남 남인과 전주 양반 +1 22.11.05 579 13 19쪽
72 부산진과 진주성 +1 22.11.01 607 14 19쪽
71 부안읍성전투 3 & 금산 의적 이광성 +1 22.10.29 622 14 16쪽
» 부안 읍성 전투 2 +1 22.10.24 654 13 20쪽
69 부안 읍성 전투 1 +1 22.10.22 715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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