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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4.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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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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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전략 회의

DUMMY

장군이 화란상인들을 만나고 제주에서 올라오면서 전라 병영성으로 지도자급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제주목사 노정을 비롯하여 광주에서 운부와 유형원, 이집 등이 내려왔고 고영후, 허운, 허현, 고홍진도 참가하였고 새로 합류한 경상좌수사 장시규까지 자리를 같이하였다.


그동안 1차목표인 전라도 서남부 장악이 완성되고 2차 목표인 남부의 제해권이 장악되고 전라도 북부 공략만 남겨놓은 상태였고 화란에서 쌀을 실은 배가 들어오면서 세력확장을 할 발판이 마련이 되었다.


그래서 다음 단계의 전술을 실행에 옮길 때가 되어 전략 회의를 병영성에서 열었다.


“그동안 몇 달 동안의 성과로 이제 새로운 도약을 할 준비가 마쳐졌습니다.

북쪽으로는 전주 인근까지 진군하여 전라감영을 압박 중이고 동으로는 남원 구례 등을 확보하여 순천부를 압박 중입니다.

특히 전라좌수영과 통제영을 점령하였고···”


먼저 장군의 주도로 그동안의 성과를 확인하고 곳곳에서 들어온 첩보 내용을 공유하였다.


다음으로 유형원이 점령지역의 상황을 설명하였고 앞으로 안정화 방안에 대한 설명과 인재 등용 등 내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운부가 앞으로의 공격 전략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설명하였다.


장군이 아무리 현대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내정과 외치 그리고 전쟁까지 모든 것을 챙긴다는 것은 과로로 십년만 살다가 죽겠다는 의미와 동일하였고, 그 성과까지 좋기를 바라는 것은 수퍼컴퓨터가 전생해 와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여 내정는 유형원이 전쟁을 위한 전략과 첩보 등은 운부에게 일임을 하여 맡기고 있었고 후방인 제주의 일은 노정이, 여러 군사적인 일은 이집이 북군을, 고영후가 남군을, 허운이 해군을 맡고 장군은 중군을 맡아 중간에서 조율을 하거나 급하게 지원이 필요하면 해결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장군의 생각으로는 유형원과 운부가 삼국지의 와룡봉추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도 제갈량과 방통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 내고 있었다.


특히 이제 막 점령한 지역이기에 내재된 문제도 많았고 특히 신분을 철폐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고 바야흐로 농사철이 되어 토지를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등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유형원은 매일 과로를 하고 있는 편이었는데 그나마 얼마 전부터 최석정 등 젊은 양반 자제들이 적극 도움을 주기 시작하여 한시름을 놓고 있었고 가능하면 지역 주민들의 자치를 할 수 있도록 보조를 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운부가 주도하여 앞으로의 군사 전략에 대한 회의가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군사 전략에 대해 말하기 전에 정보 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것부터 말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전략사령부 소속의 진모리가 설명하겠습니다.”


장군의 제안으로 회의에서는 나이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높임말을 쓰는 것으로 하기로 하였다.


운부가 운영하고 있는 작전사령부는 특전대가 소속되어 있었고 당취 등으로 구성된 첩보공작부대가 따로 있었다.


두 부대의 직속대장은 작전사령관인 고장군이 맡아서 친위군 비슷한 모양이 되었는데 이는 중요한 부대의 대장은 장군이 맡아야 한다는 운부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고 작전부사령관은 운부가 맡았다.


특히 진모리는 여러 작전에서 공이 많았던 데다 군사 전략에 밝아 참모장을 겸임하고 있었고 작전 수립은 물론 중앙에서 수립된 작전을 곳곳에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얼마전 북쪽으로 전선을 올리는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고창에서 정읍 태인을 거쳐서 모악산을 점령하고 올라가는 군대와 순창에서 임실을 치고서 북으로 올라가는 중이었습니다.”


참모장 진모리가 지도에 전주 남쪽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때 군사들이 서로 정보 전달이 원할 하지 않아 모악산쪽 군대 일부가 전주성 남쪽 용머리 고개 근처에서 매복하고 있던 적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원래 복병 확인은 임실쪽에서 올라가는 특전대들이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소통이 원할 하지 않아 진격을 먼저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후속대가 바로 당도하여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하마터면 인근 산성에서도 군사들이 내려오고 있었기에 부대 전체가 전멸을 할 뻔했습니다.

하여 각 연대들 직속으로 특전대를 구성을 하여 녹의군들도 첩보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할 것이고 그 부대들이 나중에는 작전 회의에도 적극 참여하여 원활한 작전 수행에 도움을 주도록 할 것입니다.”


전선이 넓어지고 여러 곳에서 다른 작전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었고 점점 첩보와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이 되고 있었다.


그동안 새로 들어오는 신병들이 많아지면서 제주에서보다 신병훈련을 짧게 해서 3주만에 각 부대로 보내고 있었고 그 덕분에 각 지역에 연대급 부대 편성이 가능해졌고 이집, 고영후, 허현 이렇게 세명이 연대장을 맡았다.


군대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기존 조직 체계가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고 여러가지 해결방안을 계속 실험하며 부대 체계를 세우고 있는 중이었고 이번 경우도 그런 과정 중의 하나였다.


회의는 저녘부터 새벽까지 이어졌는데 중간에 밤참을 먹으며 계속되었다.


야참으로는 화란 상선에서 넉넉히 가져온 감자를 찌고 고구마를 구워서 내어왔는데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였다.


진모리가 숯검정을 곳곳에 묻히고 고구마를 한입 가득 넣고 말을 했다.


“구운 고구마는 냄새도 좋고 달달하니 야밤에 먹기에 딱입니다.”


“어따, 입에 든 건 다 먹고 말을 하려므나.”


운부가 한마디 하자 진모리가 운부의 수염을 가리키며 말했다.


“부사령관님 수염에 숯검정이 묻었습니다. 하하하”


“이놈이 사돈 남말 하는구나. 네놈 얼굴이나 신경쓰거라.”


고홍진이 고구마를 삼키며 말했다.


“감자와 고구마는 부드러워 나처럼 이가 부실한 사람도 먹기 좋구나.

이번에 꼭 재배에 성공해서 널리 퍼뜨려야 겠구나.”


진모리가 물을 벌컥이며 말했다.


“근데 이 고구마는 물이 꼭 있어야 겠습니다.”


대충 요기가 끝나자 운부가 계속 하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북쪽 진군을 위한 작전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전주를 점령하는 것과 순천을 점령하여 전라도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중기적으로는 경상도와 해서지방(평안도와 황해도)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북쪽으로 진격하여 한성을 함락하는 것입니다.”


운부가 세단계로 작전 설명을 하였고 한참동안 질의 응답과 세부적인 작전 회의가 이어졌다.


그리하여 먼저 금강하구를 점령하고 부안읍성 공략 준비를 시작하고 부안을 완전히 점령한 후 서쪽과 남쪽 양쪽으로 전주를 공략을 하기로 하였고 순천부 공략은 낙안과 여수 그리고 광양만쪽 세 곳을 동시에 진격하기로 하였고 북쪽에서는 당취군이 멀리서 퇴로를 막기로 하였다.


경상도는 유림들을 적극 활용하기로 하였는데 그쪽지역은 서인들과 척을 지고 있는 유림들의 세력들이 많았고 특히 경상 우도 지역 유림은 운부가 쌍봉사에서 봉기를 준비할 때 이미 함께하기로 이야기가 오가던 곳이었다.


그런데 고장군의 등장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관망을 하는 중이었는데 아무래도 신분제를 철폐하려는 것과 유학을 완전히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쪽 세력을 무시할 수 없기도 하였고 장군입장에서는 유림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생각하고 있었기에 적극 설득하는 것으로 하였고 그쪽과 자주 연락을 하고 있던 청운자가 맡아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경상 좌도의 유림은 아직은 여유가 있으므로 경상 우도 유림의 상황을 지켜보고 난 후 계획을 세우기로 하였고 당취 첩보공작부대가 천천히 공작을 하기로 하였다.


전라도 쪽이 장악이 완료되면 서해쪽으로 해군이 강화도 상륙을 시도하여 서쪽으로 청나라로 가는 뱃길을 끊고 한강 쪽으로 뱃길을 열기로 하였고 북쪽으로는 청주를 점령한 후 수원과 용인을 통하여 한양으로 진격을 하기로 하였다.


* * *


그 무렵, 한양 도성의 희정당에서도 상참이 열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통제사 유여량의 장계가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이냐?

남쪽의 수군이 모두 전멸을 했다는게 사실이야?”


현종이 어좌의 팔걸이를 손으로 움켜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좌의정 허적이 아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순천과 고성에서 올라온 정보에 의하면 전라 좌수영과 통제영은 이미 점령이 되었고 수영으로 통하는 영문 밖의 길이 끊겨 자세한 것은 확인이 어렵다 하였습니다.

또한 동래부사의 장계에 따르면 경상 좌수영 또한 역도들의 수군이 난립해 전선들을 빼앗아가고 배를 불살라 남아있는 배가 없다 하옵니다.”


“충청수영의 수군들은 어떠한가?”


“충청수군은 아직은 건재하나 남쪽의 수군들이 몰려오면 버틸 수가 없을 것이니 차라리 수군영을 폐쇄하고 전선들을 경기도 쪽으로 옮기는 것은 어떻 사옵니까?”


“그러면 역도들이 바로 충청도에 상륙하게 되지 않겠는가?”


병조판서 이완이 말하였다.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충청수영 근처는 조수가 빠르게 흐르고 수영 앞의 안면도는 큰 섬이니 곳곳에 숨을 수 있는 곳이 많아 적은 수로도 능히 많은 수의 적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 옵니다.


그렇게 쉽게 역도들의 수군이 충청도를 유린하게 두면 안되옵니다.”


“병판은 충청수사에게 배를 잘 운용해 역도들을 막도록 하게 하라.

혹시라도 배를 빼앗길 수 있으니 수세에 몰릴 경우는 배를 가라앉히고 육지에서 적을 맞으라 하여라.”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어영대장 유혁연이 말하였다.


“경상 좌수영의 수군 중 부산포와 두모포의 수군은 제주도로 데려가지 않아 비록 전선들은 모두 부서졌지만 군사들은 남아 있다 하옵니다.

부산포와 두모포는 왜관을 감시하는 임무까지 맡고 있으니 임시로 동래부사가 지휘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 사옵니까?”


“그것은 그리하라.

지금 역도들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병조판서 이완이 아뢰었다.


“역도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고부와 정읍 태인이 역도들에게 점령되었고 모악산을 넘어 전주부를 넘보고 있다 하옵니다.

또한 동쪽으로는 임실, 남원, 함양까지 진출했으며 무주의 적성산성 또한 역도들이 점령했다 하옵니다.

전라도 남쪽은 흥양, 보성, 낙안, 구례가 점령되어 순천과 광양이 고립되었다 하옵니다.”


“지방군은 뭐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속절없이 당한 것인가?”


“그동안 역도들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고 제주를 탈환했다는 소식에 방심을 하고 있었던 것이 컸습니다.

다행히 전라 중영의 군사들이 전주 인근에서 역도의 군사를 패퇴시켜 전주로 올라오던 군사들은 잠시 주춤해졌다 하옵니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로구나.

역도들을 막을 대책이 있는가?”


“지금 부안읍성과 전주를 중심으로 역도들을 막고 있는데 부안 읍성은 너무 크고 전주성은 아직 복구가 되지 않아 오래 버티기 힘드옵니다.


하여 부안과 전주를 비우고 청주를 중심으로 전선을 형성한 다음 역도들의 주력을 북쪽으로 올라오게 한 다음 경상도의 근왕군을 이용해 추풍령을 넘어 측면을 공격을 하는 것이옵니다.


서쪽으로는 금강이 막고 있고 북쪽과 동쪽은 높은 산으로 막혀 있어 진격속도가 느려질 것이고 지켜야 할 곳이 많은 만큼 군량도 더 많이 소요가 될 것이니 역도들도 힘들어질 것이옵니다.”


“흠, 그럴바에는 차라리 역도들이 바라던 대로 전라도를 저들에게 자치를 허하는 것은 어떻겠소?

병판의 대책은 전라도 전체를 역도들에게 내어주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소?”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지난 협상의 과정에서 우리가 제주를 공격하여 저들이 더 이상 같은 조건에 협상에 응할지가···”


교리 김석주가 아뢰었다.


김석주는 이번에 아버지인 김좌명의 상을 치르고 역도들이 날뛰는 급박한 상황이라 일찍 복귀하였다.


“그래도 한번 시도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되어지옵니다.


부안과 전주에 군사를 더 보내어 역도들의 공세를 막아낸다면 저들이 협상에 응할 수도 있사옵니다.


역도들이 지금 광주에서 많은 군사들을 모으고 있다하니 먹을 것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오래는 버티기 힘들 것이옵니다.”


“좋은 생각이다. 병판은 어찌 생각하는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사옵니다.


역도들이 곡창지대인 나주, 광주와 위봉산성과 금성산성 등지에서 비축된 군량을 탈취하였다하나 군사들이 일만을 헤아린다 하니 길어야 한달밖에 버틸 수가 없을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군사들을 보내 부안과 광주에서 역도들을 막아내도록 하라.

지금 전라도에 운용할 군사가 있는가?”


“전라 후영에 일천 가량의 군사들이 있다 하옵니다.

그들을 부안에 보내어 방어를 하게 하고 전주에는 중앙군을 내려 보내는 것이 어떻사옵니까?”


“전주까지 내려가려면 한참 걸릴 것인데 그동안 전주는 괜찮겠는가?”


“전주 읍성은 아직 복구가 안되었으나 남동쪽의 남고 산성과 동쪽의 동고산성이 지근에 있어 충분히 버틸 수 있사옵니다.

선봉대로 날랜 군사 일천을 먼저 내려 보내어 서둘러 가면 닷새면 당도가 가능할 것이옵니다.”


“선봉대장으로 누구를 보내었으며 하는가?”


“전 통제사 구문치가 좋겠사옵니다.”


“구문치를 선봉장으로 삼아 어영군 일천을 이끌고 먼저 내려보내도록 하라.”


“명 받들겠 사옵니다.”


“그리고 본대로 내려 보낼 군사들이 준비되어 있는가?”


어영대장 유혁연이 대답하였다.


“지금 어영군 일천과 훈련도감군 이천이 준비되어 있사옵니다.”


“내려 보낼 수 있는 군사가 그것 밖에 없다는 말인가?”


“훈련도감과 어영청의 군사들은 한양 도성을 방어해야 하므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사옵니다.

또한 상번군들은 대기근으로 모두 내려 보내었고, 소집명령을 내렸으나 아직 돌아오지 않은 자들이 태반이며 모두 올라오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옵니다.”


“각 도의 군사들은 어찌되었느냐?”


이완이 대답하였다.


“경상도에서는 상주, 대구, 진주, 울산을 중심으로 군사를 모으고 있는 중이고 진주와 울산의 군사들은 혹시 역도들을 바다에서 상륙할 수 있으니 그 지역의 방어하며 대기하라 하였고 충청도의 군사들 또한 각 군영에서 대기하라 하였사옵니다.

평안도와 황해도는 지역에서 군사를 모을 수 없어 훈련별대로 조직된 상번군들을 소환중이며 도성주변의 군사들은 수어청과 총융청을 중심으로 모으고 있는 중이옵니다.

함경도와 강도는 우역과 여역으로 여의치 않사옵니다.”


현종이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


“알겠다.

우의정 송시열의 건은 어찌 되었는가?

특별히 알아낸 것이 있는가?”


허적이 대답하였다.


“우의정 송시열은 워낙 갑자기 사라진 것이라 가족들도 모른다 하옵니다.”


“이리 일을 크게 만들어 놓고, 이번 일은 자신이 책임을 지고 해결할 것이라는 편지 한 장 남기고 어디를 또 갔단 말인가?”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아직까지는 알 수가 없사옵니다.”


“더 이상 사고를 치지 않았으면 했건만···”


지의금부사 이경억이 아뢰었다.


“팔도에 추포령을 내리고 나졸을 풀어 잡아 들이는 것이 어떻사옵니까?”


“내버려 두어라. 이럴 때 그런 명령을 내리면 민심이 더 흉흉해지지 않겠느냐?”


대사헌 장선진이 말하였다.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신들이 계속 수소문해 보겠나이다.”


“그리고 도성에 떠도는 괴 소문의 정체는 밝혀 내었는가?”


허적이 대답하였다.


“의금부에서 적극 추적을 하고 있는 중이온데 궁녀들에게서 떠도는 소문을 중심으로 파악해 본 결과 처경이라는 요승을 중심으로 소문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옵니다.


자기가 억울하게 죽은 강빈(소현세자의 빈)의 유복자인데 올해 초 제주로 내려가 고장군과 모의하여 반란을 일으켰고 고장군이 자신을 왕으로 추대한다 했다 하옵니다.


또한 자신은 기전(畿甸, 왕성 인근 지역)에서 군사를 일으킬 것이라 했다 하옵니다.”


“소현의 유복자가 물에 던져졌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과연 강빈의 유복자가 있다는 말이 사실인가?”


“들리는 말로는 ‘소현 유복자 을유년 4월 초 9일생’이라 씌여진 종이를 가지고 다닌다는데 소현의 상(喪)이 4월 26일이었으니 4월 초9일에 낳았다고 유복이라 일컬었으니 이미 크게 틀린 것이옵니다.

또한 그 글자 밑에 강빈(姜嬪)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다 하는데 강빈이라는 칭호는 그 당시 일컬었던 바가 아니니 사실이 아닐 것이고, 그저 시류에 편승해 보려는 간교하고 사특한 자일뿐이옵니다.

괘념치 마시옵소서.”


“흠, 일단 잡아 놓고 물어보면 되지 않겠는가? 추포하는 일은 어찌되었는가? “


“며칠 전 복창군의 집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사옵니다.

그리고 도성 주변의 몇 곳에서 자주 오간다는 말이 있어 그곳을 중심으로 수색을 강화하고 있으니 조만간 잡힐 것이옵니다.”


부호군 이단하가 말하였다.


“복창군의 집에서 나온 것이 사실이라면 역도들이 날뛰고 있는 이때에 큰일이 아니옵니까?

본보기로 잡아들여 왕족들이 함부로 나서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옳은 줄 아뢰옵니다.”


“되었다. 고장군이 새로운 왕을 추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고 있지 않느냐?

역도들은 세종대왕의 치세로 돌아가고자 한다 하고 있다.

그 말인즉슨, 만일 과인을 폐하고 새로운 왕을 세울 것이라면 세종대왕의 후손이라면 누구든지 상관없지 않겠느냐?

왕족 몇명 단속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복창군은 그 요승을 어떤 일로 만난 것인지만 확인하고 앞으로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라.”


대신들이 엎드려 다함께 외쳤다.


“황공하옵니다.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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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척산 전투(feat.신기전) 1 24.01.18 144 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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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삼죽(三竹)과 미수(眉叟) 23.12.25 159 4 18쪽
81 공산성 전투 23.12.17 178 3 21쪽
80 패드립을 대하는 자세 23.12.10 210 3 22쪽
79 회덕 전투 23.12.03 202 2 21쪽
78 온새미로 돌아오다. 23.12.03 190 2 21쪽
77 죽음의 인과 연 - 욕망 23.11.26 208 2 15쪽
76 죽음의 인과 연 - 환영 23.11.26 198 2 16쪽
75 두개의 행진 +1 22.11.12 574 13 14쪽
74 금산사 미륵법회 +3 22.11.07 572 16 22쪽
73 영남 남인과 전주 양반 +1 22.11.05 579 13 19쪽
72 부산진과 진주성 +1 22.11.01 607 14 19쪽
71 부안읍성전투 3 & 금산 의적 이광성 +1 22.10.29 622 14 16쪽
70 부안 읍성 전투 2 +1 22.10.24 653 13 20쪽
69 부안 읍성 전투 1 +1 22.10.22 715 13 17쪽
» 전략 회의 +1 22.10.17 710 1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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