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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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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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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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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글자수 :
708,127

작성
20.09.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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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7

DUMMY

에일이 다시 다이너마이트를 던졌다. 붉은 막대기가 포물선을 그리며 땅을 향해 떨어졌다. 파이가 정확히 떨어질 곳을 향해 총 겨눴다.


그 순간 붉은 안광의 기수가 들고 있던 대검을 파이를 향해 던졌다. 파이가 놀라 옆으로 몸을 던져 피했다. 에일이 황급히 리볼버를 뽑았다. 그가 조준하는 동안 다이너마이트가 바닥에 떨어졌다. 붉은 기수가 빠르게 뛰며 허리를 숙이며 폭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에일이 리볼버를 난사했다. 빠르게 총알이 빗발쳤다. 붉은 기수는 소리를 듣고 몸을 틀었다. 총알 한 발이 왼쪽 어깨를 스쳤다.


붉은 기수가 막대기를 집었다. 뒤에서 쫓아오는 다른 기수에게 막대기를 던졌다. 그 뒤 에일을 향해 뛰었다. 에일이 단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붉은 기수가 하늘 높이 치켜들던 깃창을 앞으로 세웠다. 파이가 자신이 들고 있던 소총을 던져주며 소리쳤다.


"받아!"


에일이 총을 받고 붉은 기수의 머리를 향해 조준했다. 스물두 걸음 앞에서 두 전사가 눈을 마주쳤다. 에일이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이 퍼지며 기수가 몸을 틀었다. 그 탓에 총알이 오른쪽 뿔을 맞췄다. 뿔이 부러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것을 보곤 붉은 기수가 창을 위로 올리며 달리기를 멈췄다. 에일이 눈을 부릅뜨고 계속해서 그를 쳐다봤다. 그를 따라 뛰던 기수들은 오른쪽으로 뻗는 다른 길을 통해 전선을 이탈했다. 붉은 기수가 천천히 다가오며 뿔이 부러진 곳을 만졌다.


아주 오래전 루카리엔이 양손으로 부러뜨린 뿔이 하찮아 보이는 인간의 손에 부서졌다. 붉은 기수가 말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에일. 저 누워 있는 놈은 파이."


붉은 기수가 비스듬하게 바닥에 꽂힌 칼을 천천히 뽑았다. 칼 전체에 피와 뼛조각이 눌어붙어 있었다. 천천히 검을 거두며 말했다.


"기억해두겠다. 사막의 기사."


파이가 말했다.


"기사는 얼어 죽을."


붉은 기수는 다른 기수들을 따라 도망쳤다. 패주한 병사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옥상을 뚫으려던 기수들도 물러났다. 옥상에 병사들이 쫓아오는 북부 괴물들을 향해 총을 쏘고 다이너마이트를 던졌다.


시체들이 한 대 모여 행군하며 병사를 쫓았다. 그러나 다이너마이트의 위력 앞에 모두가 무릎을 꿇었다. 그 사이 그림자는 시체를 조종해 탑으로 보냈다. 그 뒤 하시프와 제인을 데리고 탑 정상으로 향했다. 그림자가 중얼거렸다.


"피, 땀, 화약, 시체, 불."


마지막으로 하시프와 제인을 쳐다보고 말했다.


"희생."


제인과 하시프는 시체들의 뒤를 따라 계속해서 걸었다. 하시프와 제인이 일곱 번째 층에 도착하자 계단이 끝났다. 뻥 뚫린 문지방을 넘어가자 돌로 만든 의자가 보였다. 그 뒤에 관이 보였다. 그림자가 관 앞에 다가갔다. 바깥은 마지막 폭발 소리를 끝으로 고요해졌다. 그림자가 허공에 손을 뻗자 하시프가 총을 꺼내 제인에게 건넸다.


제인이 조심스레 총을 받았다. 해머를 천천히 당기며 하시프에게 겨눴다. 하시프는 이를 갈며 그녀를 노려봤다. 제인은 조금씩 방아쇠를 당겼다.


손가락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게 정말 희생에 어울릴까 생각했다. 분명 예언서에 적힌 대로라면, 여섯 개의 향은 희망 ,용기 ,분노 ,절망 ,사랑 ,희생이었다. 제인은 총을 쏘기 주저했다.


그림자가 그녀의 옆으로 다가왔다. 겨누고 있는 리볼버에 손을 겹쳤다. 그러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림자가 죽이라고 말했다. 제인은 총을 내려놨다. 그녀는 이건 희생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하시프 2세에게 총을 건넸다. 자신을 쏘라고 말했다. 원하는 사람이 대신하여 죽는 게 희생이라고 말했다.


그림자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하시프에 머리에 손을 집어넣었다. 하시프가 그녀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정확히 그녀의 머리를 꿰뚫었다. 제인이 쓰러졌다. 이마 정중앙에 둥근 구멍이 생겼다.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녹색 천을 물들였다. 그림자가 하시프를 시켜 관 뚜껑을 열게 했다. 그가 최선을 다해 뚜껑을 밀었다.


그동안 바깥에선 뒤늦게 도착한 부대가 부상병을 찾고 있었다. 슈타인은 공병을 불렀다. 도시 중심에 박힌 저 흉물을 산산조각내라 명령했다. 1층 전체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부상병을 모두 옮겼다 판단하고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심지를 타고 흘러가는 재빠르게 움직이며 탑에 종말을 고하기 위해 행동했다. 탑은 우두커니 모든 것을 지켜봤다. 첫 다이너마이트에 코앞까지 온 순간 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졌다. 모두가 놀라서 하늘을 쳐다봤다. 먹구름 하나 떠 있지 않은 하늘이었다. 그리고 폭탄이 터졌다.


수십 년간 무단점거하던 탑이 무너졌다. 사방으로 돌과 연기를 뿜어내며 쓰러졌다. 슈타인은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연기가 걷히며 하늘의 별자리들이 사라져갔다. 탑은 사라졌고 반쯤 파묻힌 분수가 보였다. 분수 위에 한 사내가 누워 있었다. 그는 속옷 하나 걸치고 있지 않았다. 모든 사내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왼손을 뻗어 크게 휘두르자 눈앞에서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그와 눈을 마주친 때를 떠올리며 슈타인이 말했다.


"눈은 갈색이었습니다. 머리는 약간 검은 머리에서 순백의 기운이 감돌더군요. 손을 흔들더니 신기하게도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괴물들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죠."


식사를 함께하던 이들은 어느덧 후식을 먹으며 그의 얘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슈타인이 차를 홀짝이며 말했다.


"제 얘기가 좀 지루하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빠르게 끝냈군요. 이게 모두 총알을 싼값에 넘겨주신 공작님 덕이죠."


슈타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도시 재건할 때까지도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지만 밀입니다."


루카리엔이 중얼거렸다.


"순백이라."


다른 이들은 천사의 말을 듣지 못했다. 미르니아가 말했다.


"그럼 이제 그냥 도시인 거죠?"


"그렇죠. 나중에 하르트 호텔이 다시 개장하게 되면 꼭 편지 보내드리죠."


그녀가 기대한다고 답했다. 시간이 되어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각자 방으로 돌아가 옷을 입었다. 루카리엔도 정장을 입고 신부의 방으로 찾아갔다. 그가 문 앞에 서서 목청을 가다듬었다. 그 사이 안쪽에서 많은 이가 함께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두드렸다. 시화가 문을 살짝 열어주며 말했다.


"신부가 전합니다. 아빠는 첫 번째 결혼식 때 깽판 쳤으니 출입 금지에요."


루카리엔이 발끈하며 말했다.


"아니 그건, 나랑 상의도 없이 결혼했으니까."


"지금 여기 할머니들도 계셔요. 지금 다 같이 문을 노려보는 중인데. 정말 들어오실 거에요?"


그 말을 듣고 루카리엔이 한숨을 쉬고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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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6 20.09.11 90 2 8쪽
193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5 20.09.10 21 1 7쪽
192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4 20.09.10 20 1 7쪽
191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3 20.09.09 27 0 8쪽
190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2 20.09.09 68 0 7쪽
189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1 20.09.08 22 0 8쪽
188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0 20.09.08 31 0 8쪽
187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9 20.09.07 21 0 8쪽
186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8 20.09.07 56 0 8쪽
»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7 20.09.05 20 0 7쪽
184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6 20.09.05 21 1 7쪽
183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5 20.09.04 25 0 7쪽
182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4 20.09.04 27 0 7쪽
181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3 20.09.03 26 0 7쪽
180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2 20.09.03 31 0 7쪽
179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 20.09.02 22 0 7쪽
178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0 20.09.02 2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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