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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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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조회수 :
13,498
추천수 :
382
글자수 :
708,127

작성
20.08.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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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텔로스를 향해(35)

DUMMY

"디에스 이라이, 디에스 이레."


진노의 날. 데이슨은 로치를 보고 흥얼거림을 멈췄다. 데이슨이 로치 뒤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말했다.


"뭐야. 생토니스는?"


그가 술잔을 탁자에 올려놓고 일어섰다. 로치가 말했다.


"그는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따라오진 않겠다고 했습니다."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데려오라 그랬을 텐데? 내가 우습나?"


로치가 문을 닫고 들어오며 말했다.


"아니요."


데이슨은 로치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데이슨이 그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오른손에 주먹을 쥐며 말했다.


"반항하는 거냐?"


"아니요."


"그럼 왜 변명이라도 해봐."


"할 게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원수 집에 자러 옵니까?"


데이슨은 그 소릴 듣고 낮게 웃었다. 그런 미친놈이 존재했다. 동방에서 모든 걸 부수며 진격해온 테무친의 아버지 예수게이 바투르가 그러했다. 그 결과 독살당했다. 데이슨이 말했다.


"있어. 그리고 그 친구를 받아줄 여관방 같은 게 이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가 손아귀에 힘을 주자 손이 검은 광물로 뒤덮였다.

로치가 물끄러미 주먹을 쳐다봤다. 이제 세상을 하직할 시간이군. 그는 데이슨을 쳐다봤다. 그는 로치의 어깨를 잡고 오른손을 휘둘렀다.


로치는 모든 게 느리게 느껴졌다. 주먹이 정확히 명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얼마나 아플까. 그는 의연하게 그 모든 걸 지켜봤다. 명치와 닿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세상이 흔들렸다. 몸이 급격히 뒤로 쏠렸다. 반사적으로 몸이 도망치려했다. 어깨를 잡은 손이 놓아주지 않았다. 머리는 앞으로 내밀었고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로치는 목막힌 소리를 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로치의 머리가 바닥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코피가 났고 그는 신음하며 앓는 소릴 냈다. 데이슨이 로치의 옆머리를 밟으며 말했다.


"발악이라도 해보지. 살려줄지 누가 알겠어."


로치는 그의 말을 듣고 입을 다물었다. 그저 한 방에 죽지 않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서 이 모든 고통이 끝났으면 했다. 데이슨이 다리에 점차 무게를 실었다. 로치가 눈물을 흘렸다. 코피가 그의 인중을 타고 바닥으로 흘렀다.


붉은 피는 쉬지 않고 터져 나왔다. 그가 고통에 몸부림칠수록 피가 빠르게 바닥을 적셨다. 이윽고 줄기가 강이 되었다. 그가 입으로 숨을 뱉자 주변으로 피가 튀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데이슨이 발을 내리며 말했다.


"누구냐."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모노케로스의 공작분이시라고 했습니다."


데이슨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로치를 뒤로하고 문을 열었다. 현관 앞에 생토니스가 서 있었다. 그를 보자 데이슨은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이번에도 모노케로스가 도달했다. 얼마 뒤 다시 맛볼 복수를 생각하며 그는 빠르게 걸어갔다.


데이슨이 미소짓고 있는 탓에 생토니스는 그를 째려봤다. 데이슨은 악수를 청했다. 생토니스는 내민 손을 쳐내며 말했다.


"난 이곳에 장난을 치러 오지 않았다. 널 죽이러 왔다."


데이슨은 평소와 같이 그를 골려 먹을까 고민했다. 그가 짧게 고민하는 동안 생토니스가 말했다.


"나를 데리러 온 로치는 어딨느냐."


데이슨이 서둘러 자신의 방문을 활짝 열었다. 안에 바닥에 누워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사내가 보였다. 생토니스가 이를 갈며 말했다.


"내가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지."


데이슨이 잠깐 생각하고 답했다.


"죽었겠지."


"왜지."


"건방져서."


생토니스가 재빠르게 총을 뽑았다. 데이슨의 턱 밑에 총구를 들이밀며 방아쇠를 당겼다. 총이 격발됐다. 어두운 총구 속에서 화염과 함께 작은 총알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검은 광물의 갑주가 나타나 총알을 막아냈다. 데이슨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 좋아. 이래야 내 친구 답지. 이런 무례함 자네라면 얼마든지 용서해 줄 수 있어. 원한다면 오늘 하루 종일 날 쏴도 좋지. 총알은 이곳엔 썩어빠지게 많거든."


생토니스가 총을 제자리로 돌리며 말했다.


"하찮은 이유로 사람을 죽이지 마라."


"저놈이랑 대화를 해보면 자네도 생각이 바뀔 거야."


생토니스는 바닥에 침을 뱉고 로치에게 다가가 말했다.


"괜찮나."


로치는 고통에 허덕이며 말했다.


"올 거면 처음부터 오지. 왜 늦게 와서 나를 괴롭게 합니까."


그의 말을 듣고 생토니스는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로치가 힘겹게 몸을 세웠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며 한 손으로 코를 부여잡았다. 생토니스가 부축하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로치가 거절하고 혼자 힘겹게 방을 나갔다. 데이슨이 큰소리로 외쳤다.


"누구 의사를 데려와라. 로치가 다쳤다."


그 소리를 듣고 식당에서 식사를 준비 중이던 하녀가 부리나케 밖으로 나갔다. 그 광경을 보며 데이슨이 말했다.


"대체 저 성격이 모난 놈이 뭐가 좋다고 저러는지."


데이슨은 생토니스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였다. 복수를 위해 찾아온 사내가 바닥을 봤다. 마르지 않은 피 웅덩이가 보였다. 데이슨이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거슬리나."


"전혀."


생토니스가 데이슨을 노려보며 말했다.


"난 약속대로 찾아왔다.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고?"


"그래. 이틀만 기다려. 자네 친구도 이곳에 와 있거든. 그래 처음부터 그 얘길 해줬어야 됐는데."


"친구?"


"막달라랬나. 당돌한 아가씨던데."


피를 배달하러 온 게 분명했다. 데이슨이 말을 이어갔다.


"뭐 배달할 게 있다면서 숲에서 어슬렁거리더군. 자네 이름이 나오길래. 데리고 있었지."


"안내해라."


데이슨이 하녀를 불렀다. 묶을 방과 친구에게 안내하라 명령하고 말했다.


"그럼 있는 걸로 알지."


그는 흥얼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생토니스는 하녀를 따라 2층으로 갔다. 하녀는 2층 복도 끝 왼쪽 방 앞에 멈추며 말했다.


"이곳에서 묶으시면 됩니다. 바로 옆방에 다른 손님이 계십니다."


하녀가 문을 열어줬다. 문을 열자 거대한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이 누워도 될 크기였다. 왼쪽 벽에 옷장이 보였고 옷장과 오른쪽 벽 사이에 책상이 보였다. 생토니스는 방으로 들어가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하녀가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더 필요로 하시는 건 없습니까?"


"없다. 가거라."


"곳 점심시간이니 준비가 되는 데로 내려오시면 됩니다."


"알겠다."


생토니스는 하녀를 보내고 옆방의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낯익은 콧소리가 들렸다. 생토니스가 답했다.


"배달받을 사람이다."


방에서 소리를 듣고 신발 신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막달라가 나타났다. 그녀는 생토니스를 미소를 짓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오셨네요. 기다리느라 지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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