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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케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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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노케로스
작품등록일 :
2020.05.14 12:56
최근연재일 :
2020.09.11 08:10
연재수 :
1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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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23
추천수 :
382
글자수 :
708,088

작성
20.09.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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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6

DUMMY

도로에 노랗게 깔렸던 모래는 어느덧 붉게 물들었다. 피를 머금고 뭉치기 시작했다. 누가 죽든 북방의 괴물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피를 보며 흥분하여 괴성을 질렀다. 소총이 쏟아내는 포화에 두려움 없이 뛰었다. 숫자에 밀려 칼을 빼든 괴물과 격돌한 이들도 보였다. 슈타인은 그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거라 외쳤다.


성벽의 병사들이 그곳을 향해 포를 발포했다. 성벽 전체가 장교의 구호에 맞춰 같은 속도로 총을 쐈다. 장교가 큰 소리로 쏘라 외칠 때마다 사방이 번쩍였다. 사격의 굉음과 철의 부딪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가까스로 돌아온 부대는 재정비에 들어갔다. 탄약을 보급받고 부상자를 옮겼다. 에일은 어느새 관문에서 내려가 부상병을 옮겼다. 그 누구도 무서움에 떠는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북쪽에 요청한 병사들이 서쪽에서 쏟아졌다. 그들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옥상을 차지했다. 그곳에서 적이 보일 때마다 총을 쐈다. 괴물이 다가오려 해도 쏟아지는 총격을 버티지 못하고 도망쳤다. 기수들도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탑으로 후퇴했다.


장교가 슈타인에게 다가와 말했다.


"재정비할 시간을 줘선 안 됩니다. 기세를 몰아 쓸어버려야 합니다."


다른 장교들도 그에 동의했다. 도착한 병사들과 함께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탑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 큰길에 병사들이 행렬을 맞춰 걸었다. 적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앞줄이 앉았고 뒷줄과 함께 총을 난사했다.


슈타인은 매복이나 방패를 드는 괴물이 나타나지 않길 바랬다. 그림자가 화를 내며 발을 굴렀다. 군인들이 계속해서 큰길을 따라 탑으로 향했다.


그림자가 빛이 들지 않는 어둠 속으로 숨었다. 가장 가까운 시체로 다가가 머릿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피를 흘리며 죽어 있던 시체가 힘겹게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림자는 빠른 속도로 주위를 돌아다니며 같은 짓을 반복했다. 한 병사가 일어서기 시작한 시체를 보고 놀랬다. 옆에 있던 장교가 소리쳤다.


"저열한 마법인 게 분명하다. 조준!"


병사들은 총을 겨누고 명령에 따라 발포했다. 시체가 총을 맞고 뒤로 한 걸음씩 물러났다. 총격이 끝나고 온몸에서 피가 쏟아졌다. 총에 맞아 턱이 떨어져 나갔다. 혀가 목젖 주위에서 덜렁이며 다시 진군했다. 장교는 기괴한 얼굴에 침을 한 번 삼키고 머리를 조준하고 쏘라 했다.


총알이 머리를 향해 빗발쳤다. 두개골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나서야 시체가 맥없이 쓰러졌다. 장교가 진격하기 위해 앞을 쳐다봤다. 코너에서 시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장교는 뒤로 물러서며 머리를 쏘라 외쳤다. 함께했던 군인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걸어오자 병사들이 동요했다. 한 병사가 말했다.


"시체가 걸어 다니는 건 옛날얘기인 줄 알았는데."


뒤로 도망가려 하자 뒤쪽에서도 시체들이 그들을 둘러쌓았다. 장교는 착검을 준비하라 외치며 칼을 뽑았다. 계속해서 총알을 퍼부으며 숫자를 저지했다. 그러나 시체는 자신의 몸이 어떻든 신경쓰지 않았다. 옆에 같이 걷는 존재가 사라져도 무시했다. 그저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걸었고 가까워지자 손을 뻗었다.


장교가 쉬지말고 쏘라고 외쳤다. 다가오는 시체의 머리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칼날이 정확히 두개골을 반으로 갈랐다. 기괴하게 맥동하는 뇌가 피를 뿜었다. 장교는 고개를 돌렸다. 그 사이 다른 시체가 다가와 팔에 엉겨 붙었다.


장교가 시체를 밀어내자 맥없이 떨어져 나왔다. 장교가 머리에서 칼을 뽑았다. 낌새가 좋지 않았다. 머리 위에서 엄호하던 병사가 소리쳤다.


"괴물이다!"


도망쳤던 북부 괴물이 시체를 방패 삼아 돌격했다. 슈타인이 남은 병사 두 명을 불렀다. 남은 병사를 모두 데려오라 시켰다.


슈타인의 눈에 모래바람과 함께 이동하는 게 기수들이 보였다. 그들은 재빠르게 남서쪽으로 이어진 길로 이동했다. 맨 앞에 깃발 달린 창이 보였다. 그사이 병사들은 육탄전을 펼쳤다. 정신없이 싸우던 그들이 한 순간 손을 멈췄다. 땅을 울리는 육중한 발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기수들이 군인들의 후방에서 나타났다. 기수 맨 앞에 뿔 달린 괴물이 앞장섰다. 등에 거대한 검을 멨고 왼손에 깃발 달린 창을 쥐고 있었다. 흰색 비단에 새긴 두 개의 뿔이 보였다. 그가 깃대를 높이 치켜세우며 외쳤다.


"왕을 위해!"


뿔 달린 괴물의 목소리는 침착했고 우렁찼다. 달리기 시작하자 기수들이 뒤를 따랐다. 그들의 발걸음에 맞춰 대지가 진동했다. 기수들이 시체 벽을 뚫고 병사를 향해 창을 휘둘렀다. 그 순간 모래바람에 가려져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


뿔 달린 괴물이 붉은 안광을 뿜으며 오른손으로 대검을 휘둘렀다. 그가 칼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길이 생겼다. 기수들은 그의 뒤에서 크게 퍼졌다. 창으로 찌르며 병사들을 몰아붙였다. 앞뒤로 눌리기 시작하자 패색이 짙어졌다.


슈타인은 좀 더 신중했어야 됐다며 자신을 욕했다. 에일이 슈타인 옆으로 다가왔다. 슈타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런 썅."


에일이 말했다.


"뭔 일입니까? 저 모래바람은 뭐구요."


슈타인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에일이 말했다.


"병사 열 명이랑 다이너마이트 한 박스만 주쇼."


에일은 자고 있던 파이를 깨웠다. 다이너마이트 다섯 개씩 나눠주고 병사들과 함께 뛰었다. 모래가 걷히고 병사의 반이 바닥에 누워 피를 흘렸다.


뒷줄에 있던 기수들은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의 병사들은 입구에서 긴 검으로 옥상 입구를 막았다. 올라오지 못하게 막으며 한 편으로 총을 쏴댔다.


에일은 병사들에게 옥상을 도우라 명령했다. 에일이 멈추며 기수들을 향해 다이너마이트를 던지기 시작했다. 파이가 숨을 고르며 떨어지는 둥근 막대기를 쐈다. 허공에서 막대기가 폭발하며 기수의 열을 무너뜨렸다. 폭발로 인해 고깃덩어리가 사방으로 튀었다. 뻗어 나오는 열기에 시체가 타버리기도 했다.


에일은 쉬지않고 붉은 막대기를 던졌다. 강력한 폭발에 기수들이 주춤했다. 파이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옛날 실력 안 죽었네. 공만 던져서 먹고살 수 있었음 참 좋을 텐데 말이야. 그치?"


에일이 헐떡이며 말했다.


"집중이나 잘해. 재수 없으면 둘 다 죽는다."


에일은 계속해서 다이너마이트를 던지고 파이가 쏴서 터뜨렸다. 고깃덩어리 하나가 깃발을 향해 날아갔다. 비단을 피로 적셨다.


붉은 안광을 뿜어내며 괴물이 뒤로 돌아봤다. 단 두 명의 사내에게 전멸당한 자신의 병사들을 보며 이를 갈았다. 후퇴를 명령하며 에일을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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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5 20.09.10 23 1 7쪽
192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4 20.09.10 21 1 7쪽
191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3 20.09.09 28 0 8쪽
190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2 20.09.09 69 0 7쪽
189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1 20.09.08 25 0 8쪽
188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0 20.09.08 34 0 8쪽
187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9 20.09.07 23 0 8쪽
186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8 20.09.07 57 0 8쪽
185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7 20.09.05 21 0 7쪽
»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6 20.09.05 23 1 7쪽
183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5 20.09.04 28 0 7쪽
182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4 20.09.04 28 0 7쪽
181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3 20.09.03 28 0 7쪽
180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2 20.09.03 32 0 7쪽
179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1 20.09.02 24 0 7쪽
178 후일담: 천사의 도시에서 0 20.09.02 2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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