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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745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7.10 21:00
조회
429
추천
6
글자
10쪽

신이되어 이계로 -80.해적섬-

DUMMY

드넓은 망망대해 위로 유일하게 보이는 섬 하나.

쓰러져 있던 데이비드 공작을 발견한 해적들의 섬이었다.

두 중년인에 의해 마을로 옮겨진 데이비드는 그들의 간호로 인해 다행히 무사히 깨어날 수 있었다.


“으윽.. 여기가 어디지?”


낯선 방안에서 깬 데이비드가 욱신거리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곧 그의 눈이 문틈사이로 자신을 훔쳐보는 꼬마아이의 눈과 마주쳤다.

처음으로 낯선 사람을 만난 꼬마로서는 데이비드가 무척 궁금했기에 몰래 엿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데이비드가 정신을 차리자 문틈으로 이 상황을 몰래 지켜보던 어린아이가 얼른 어른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데이비드와 비슷한 연령대로 보이는 70대 노인을 비롯한 마을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깨어나셨소?”


“누구시오?”


데이비드의 물음에 노인이 대답했다.


“이곳 해적섬의 촌장이오.”


노인의 대답에 데이비드가 깜짝 놀랐다.

해적섬이라니?

이들이 해적이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데이비드가 언제 아팠냐는 듯 벌떡 일어나 마나를 끌어올렸다.


“해..해적?!! 네..네놈들.. 나를 어쩌려는 것이냐?”


그들이 해적이라면 상당히 위험한 자들이었다.

자신을 비싼 값에 고국으로 팔아 넘기기던지 돈이 안되면 죽이려고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마나를 끌어올린 이유는 자신이 만만한 자가 아니니 허튼 짓을 하지 말라는 경고 차원에서였다.

그가 마나를 끌어올리자 몸에서 푸르른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검이 없는 지금 자신이 소드마스터라는 증거를 알리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다.


“허억!”


“크흠..”


효과가 있었는지 그들이 데이비드 공작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며 안절부절 못했다.

하지만 단 한명 마을의 촌장이라는 노인만은 꿋꿋이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뭐하는 것이오?”


“보면 모르오? 괜히 날 건드려서 좋을게 없다 이 말이오.”


그러니 조용히 나를 보내 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일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의 몸에 일렁이는 푸르른 기운을 잠시 쳐다보던 촌장이 일순 기합성을 일으켰다.


“하압!”


그와 함께 그에게도 데이비드와 똑같이 몸에서 붉은 기운이 일렁거렸다.

촌장이 붉은 기운을 만들어내자 데이비드가 또한번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어떻게..?”


마나의 특성만 다를뿐 촌장 또한 소드마스터라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알기로 ‘10인의 소드마스터’ 중 촌장의 얼굴과 일치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어떻게는 뭐가 ‘어떻게’라는 건가? 당신이 하는걸보고 따라한 것 뿐인데..”


촌장의 말에 데이비드는 더 이상 뭐라할수 없었다.

자신이 가능한걸 다른사람이라고 안될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말은 소드마스터나 되는 사람이 왜 해적질이나 하고 다니냐는 말이오?”


겨우 정신을 수습한 데이비드가 촌장에게 물었다.


“난 해적질을 한 적이 없소. 그보다.. 내 경지가 소드마스터란 말이오?”


소드마스터인 촌장은 자신의 경지가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는 듯 했다.


“어찌 자신이 소드마스터인줄도 모른단 말이오?”


데이비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태껏 나의 경지가 어느정도인지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자가 아무도 없었소.”


촌장의 말대로 자신들과 함께 있는 이들은 모두 해적들이었다.

그들도 검이나 도를 휘두르기는 했지만 그냥 마구잡이식으로 휘두르는 위협용과 다를 바 없었다.

사실상 검을 든 일반인에 가까웠기에 촌장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해 줄 자가 없었던 것이다.


“설령 당신이 소드마스터라도 나를 막는다면 피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오. 그러니 나를 조용히 보내 주시오.”


“우리는 당신과 싸울 생각이 없소. 내가 뭣하러 당신과 싸우겠소?”


촌장이 기운을 거두며 말했다.


“그럼 뭣하러 날 이곳에 가둔 것이오?”


“가둔게 아니라 쓰러져 있는 당신을 이곳에서 간호하고 있었던 중이었소.”


촌장의 말에 데이비드가 뻘쭘해진 듯 헛기침을 해댔다.


“커험.. 그건 고..고맙게 생각하오. 내 오해해서 미안하오.”


“오해가 풀렸다니 다행이오.”


“나를 구해준건 고맙긴 하지만 난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봐야 하오. 그러니 더 이상 날 붙잡지는 마시오.”


타이탄의 굴레에서 벗어난 데이비드 공작이 이제는 고국으로 돌아가도 안전할 거란 판단에 한 말이었다.

하루 속히 고국으로 돌아가 펠리안 제국이 타이탄이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는 음모를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촌장과 마을사람들은 데이비드 공작을 비켜줄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문앞을 그대로 지키고 서 있었다.


“날 막지 말라고 했을텐데..?”


데이비드 공작이 더욱 마나를 끌어올리며 그들의 눈을 마주친 채 노려보았다.

데이비드와 눈을 마주친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며 그의 눈을 슬슬 피했다.

촌장이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듯 급히 그를 제지했다.


“당신이 가겠다면 굳이 막지는 않겠소. 하지만 여긴 망망대해 한가운데요. 이 섬을 벗어날 순 없단 뜻이오.”


“흐음.. 미안하지만 이왕 도와줄거 배한척만 빌려주시오. 내 그럼 이 은혜는 꼭 갚겠소.”


“불가하오.”


“은혜를 갚는다고 하지 않았소?”


“나도 빌려주고 싶지만 우리에겐 배가 없소.”


배가 없다니?

해적들이 배가 없으면 그게 해적인가? 산적이지..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요?”


“말이 안될 것 같지만 사실이오.”


“흥! 빌려주기 싫으면 싫다고 말하시오. 이곳에서 뗏목을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나갈고 말테니..”


“그것도 불가하오.”


촌장이 이번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정녕 나와 한번 해보자는 것이오?”


데이비드 공작이 급기야 노성을 터뜨렸다.


“우리도 이 섬을 벗어나지 못한지 40년이나 되었소.”


촌장의 말에 데이비드 공작이 화를 내다말고 의아해했다.


“아니 왜..?”


“이곳은 섬이기도 하지만 감옥과도 같은 곳이오.”


“감옥이라고..?”


감옥에서 30년이나 썩어있다 나온 데이비드 공작이 그 말에 치가 떨린 듯 인상을 썼다.


“그렇소. 이곳은 특이하게 섬 주변 전체가 나선모양으로 물살이 돌고 있는 곳이오. 물살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뗏목이건 뭐건 모조리 박살나고 말 것이오.”


촌장의 말은 상당히 심각한 말이었다.

이곳에서 평생 살아야 될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젠장! 그럼 또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한단 말인가..?”


데이비드 공작이 절규하듯 낮게 읊조렸다.

그에겐 이곳 또한 감옥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고국에 있는 가족들을 볼 수 없는건 펠리안 제국의 감옥과 같은 상황이었기에...


“크흠.. 그런데 계속 그러고 서 있을 거요?”


촌장이 낙심해 있는 데이비드 공작을 쳐다보며 말했다.


“말 시키지 마시오. 지금 기분이 별로 안 좋으니...”


데이비드가 힘없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게 아니라..”


“말 시키지 말라고 했을텐데..?”


데이비드 공작이 약간 짜증섞인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이제야 가족들을 볼 줄 알았건만 현재 상황은 그에게 너무나 큰 시련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도 펠리안 제국이 타이탄을 완성한다면 자신의 가족뿐아니라 그란시아 대륙 전체가 국가멸망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의 짜증에 촌장이 한발 물러섰다.


“알겠소. 뭐 보아하니 아직까지 당당할 나이같으니..”


촌장의 뜬금없는 말에 데이비드 공작이 그들을 쳐다보았다.

자신이 이미 기운을 거두었음에도 마을사람들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촌장만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의 중심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중이었다.


“허억!”


그랬다.

데이비드는 여태껏 나체로 서 있었던 것이다.

그가 착용하고 있던 갑옷을 힘겹게 벗긴 마을 장정들이 냄새나는 그의 옷까지 벗겨 빨래를 위해 가져간 것이었다.

데이비드가 일어났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이불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가 이불속으로 들어간 직후 밖에서 중년아주머니 한분이 들어오며 말했다.


“손님은 깨어나셨.. 아니 다들 얼굴은 왜 가리고 있어요? 눈만 쏙 빼놓고..”


그녀의 말처럼 방안에 있던 사람들 중 유독 여자들이 손으로 눈만 제외한 채 얼굴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

가릴곳과 안가릴곳을 잘 아는 그녀들이었다.


“크흠..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소. 그런데 무슨 일이시오.”


촌장이 대충 말을 얼버무렸다.

아주머니가 데이비드 공작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양반의 옷이라며 누가 좀 빨아달라고 가져왔길래 빨았는데 뭔 놈의 옷이 그렇게 더러운지 빨아도 빨아도 때가 벗겨지질 않네요?”


아주머니의 말에 데이비드공작이 아예 머리끝까지 이불속으로 파 묻었다.

그녀의 말처럼 그옷은 감옥에 있는 내내 30년동안 한번도 빨지 않은 옷이었다.


“그래도 조금만 더 빨다보면 깨끗해지지 않겠소?”


데이비드의 옷상태를 보지 못했던 촌장이 말했다.


“에고.. 난 더 이상 못해요. 차라리 걸레를 수건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셔..”


아주머니가 진저리가 난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절했다.


“그럼 할수 없군.. 내 옷을 하나 가져다 주겠소.”


촌장이 데이비드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 말에 이불 한쪽이 꿈틀거렸다.

데이비드가 이불속에서 고개를 끄덕인 것이었다.


“자 그럼 우린 이만 볼건 다봤으니.. 커험! 아니지.. 볼일은 다봤으니 이만 가보겠소.”


촌장이 의도치 않게 말실수를 했지만 이내 아무일 없다는 듯 그가 있는 방을 잽싸게 빠져나왔다.

촌장을 따라 마을사람들도 무언가를 수군거리며 함께 방을 나섰다.

그들이 사라지자 혼자 남게된 데이비드가 얼굴만 쏙 내밀며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얌전히 감옥에나 있을 것을..”


아직도 귀가 빨게져있는 그는 결국 또 다른 감옥에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해적섬이라는 감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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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되어 이계로 -80.해적섬- 20.07.10 430 6 10쪽
80 신이되어 이계로 -79.다짐- 20.07.09 462 6 13쪽
79 신이되어 이계로 -78.데이비드 공작- 20.07.08 464 4 11쪽
78 신이되어 이계로 -77.수술2- 20.07.07 455 6 12쪽
77 신이되어 이계로 -76.수술1- 20.07.07 465 6 14쪽
76 신이되어 이계로 -75.예언자- 20.07.06 466 6 10쪽
75 신이되어 이계로 -74.고생- 20.07.05 476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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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신이되어 이계로 -70.경매2- 20.07.02 480 6 13쪽
70 신이되어 이계로 -69.탈출- 20.07.01 479 4 12쪽
69 신이되어 이계로 -68.경매1- 20.06.30 495 6 13쪽
68 신이되어 이계로 -67.제시엘- 20.06.29 487 8 15쪽
67 신이되어 이계로 -66.실험- 20.06.28 478 5 13쪽
66 신이되어 이계로 -65.경호원- 20.06.27 501 6 12쪽
65 신이되어 이계로 -64.수감자- 20.06.26 506 5 12쪽
64 신이되어 이계로 -63.사건의 당사자2- 20.06.25 494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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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신이되어 이계로 -61.조사- 20.06.23 515 5 9쪽
61 신이되어 이계로 -60.외출- 20.06.22 541 5 13쪽
60 신이되어 이계로 -59.왕족 모욕죄- 20.06.21 555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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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신이되어 이계로 -57.리론즈 성- +2 20.06.20 563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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