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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단 토벌 -3-

11화. 도적단 토벌 -3-

동굴 끝까지 도망친 게오로그는 두꺼운 문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실험실이 있었다.

“선생. 계시오? 좀 도와주시오.”

원래 이 동굴의 주인은 나이 든 마법사였다. 마법사는 생필품을 대가로 게오로그와 도적단에게 동굴을 내어 주었다.

그러나 실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의 최후를 직감한 게오르그는 벽에 기대 숨을 골랐다.

“컥.”

그리고 그때 검은 그림자가 게오로그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림자에서 나온 하얀 뼈는 게오로그의 심장을 관통했다. 게오로그의 몸은 축 늘어졌다.

“일어나라.”

그림자는 후드를 쓴 마법사의 형상으로 변했다. 마법사는 주문을 외워 게오로그의 시체를 일으켰다.

**

-보스 몬스터. 리치 데스아칸이 등장했습니다.-

[몬스터 정보]

이름 : 데스아칸

레벨 : 100 종류 : 리치

에델바이스 영지의 마법사 아칸은 불사를 연구했다.

그러나 실패하고 자신을 리치로 바꾸었다.

‘리치?’

리치는 노쇠한 흑마법사가 자신의 남은 생명을 항아리에 봉인하며 생겨나는 언데드 몬스터였다.

리치는 생전의 지능과 마법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생명을 담은 항아리를 파괴하기 전까지는 죽지 않아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토벌대는 도적단 산채에 리치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도적단 토벌 -> 리치 정화-

[퀘스트 정보]

리치 정화

난이도 : C++

리치 데스아칸을 안식에 들게 하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멘데스는 2공자에게 물었다. 지금까지의 공적을 유지하고 싶었던 2공자는 곧바로 퇴각을 명했다.

“퇴각한다. 리치를 잡을 장비를 갖춰서 다시 온다.”

멘데스와 호위기사들은 2공자를 데리고 전장을 이탈하려 했다. 그러나 데스아칸은 계속 언데드를 소환해 퇴각하는 토벌대의 발목을 잡았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멘데스는 몸을 돌려 데스아칸에게 쇄도했다. 데스아칸은 방어 마법을 사용하려 했지만 멘데스 쪽이 더 빨랐다.

“크아악.”

데스아칸에게 일검을 가한 멘데스는 재빨리 빠져나왔다.

데스아칸이 괴로워하는 사이 2공자는 완전히 퇴각했다. 나머지 토벌대도 그 틈을 타 퇴각했다.

“우리도 물러난다.”

테리우스 역시 튼튼용병단에게 퇴각을 명령했다.

-적에게 등을 보여 공적치가 감소합니다.-

[퀘스트 정보]

도적단 토벌 (리치 정화)

*테리우스 : 현재 공적치 1위*

공적치가 감소한다는 메시지가 떠올랐지만 테리우스는 이미 랭킹을 유지할 만큼 공적치를 많이 쌓아놓았다. 테리우스는 2공자를 따라 에델바이스 영지로 귀환했다.

**

타라칸을 처치한 아딘은 병사들과 함께 창고 주변을 살폈다.

“여기 뭔가가 있습니다.”

한 병사가 창고의 바닥에서 석문을 발견했다. 일행은 석문을 열었다.

석문은 비밀 통로로 이어졌다. 비밀통로는 래인디어도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었지만 관리 상태로 보아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듯 했다.

“저희가 먼저 탐색해 보겠습니다. 혹시 잔당이 있을지 모르니 경계를 철저히 해 주십시오.”

“알겠네.”

비밀통로로 내려간 아딘 파티는 길을 밝히며 나아갔다.

“툭.”

선두로 가던 아딘은 벽에 닿았다. 벽을 가볍게 두드려본 아딘은 벽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실험실이었다. 실험실 한쪽에는 시료가, 한쪽에는 완성된 마법 도구가 쌓여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가만히 내버려둘 래인디어가 아니었다.

‘대박이다. 가지고 가자.’

“야. 잠깐만.”

완전한 레인디어가 되며 가방을 여러 개 착용할 수 있게 된 래인디어는 신나서 실험실 안의 물건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철컹-.”

그러나 역시는 역시였다. 아딘의 예상대로 실험실에는 마법 트랩이 설치되어 있었다. 마구잡이로 물건을 쓸어 담던 래인디어는 마법 트랩을 건드렸다.

마법 트랩을 건드리자 철장이 내려왔다. 셋은 꼼짝없이 철창 안에 갇히게 되었다.

“진짜 욕심하고는.”

‘그럴 수도 있지.’

철장은 힘으로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 다급히 이쪽으로 오는 소리가 들렸다.

“야. 누구 온다. 숨어.”

셋은 각자 능력껏 몸을 숨겼다.

**

셋은 데스아칸이 게오로그를 죽이고 게오로그의 시체를 언데드로 만드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나갈 타이밍을 놓쳐 계속 실험실 안에 갇혀 있었다.

문의 개폐장치를 만지던 마리사는 아딘과 래인디어에게 데스아칸이 돌아오고 있다고 손짓을 했다. 아딘은 재빨리 인체 모형 뒤로 갔다.

“저리 가. 이번엔 내가 여기 숨을 거야.”

아딘을 째려본 마리사는 아까 아딘이 숨었던 천장 위로 올라갔다.

“헉···. 헉···.”

데스아칸 역시 토벌대를 상대하느라 상당한 마력을 소모했다. 그리고 맨데스의 일검은 데스아칸에게도 치명적이었다.

데스아칸은 실험실로 돌아와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몸을 치료했다.

‘좋은 놈이었는데.’

게오로그는 자신이 요청한 대로 연구실 바닥에 가죽까지 깔아 두었다. 데스아칸은 레인디어 가죽에 걸터앉았다.

‘근데 왜 이리 울퉁불퉁해.’

그런데 레인디어 가죽은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했다. 그리고 머리에 뿔도 그대로 달려 있었다. 그리고 왠지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푸히이힝-.”

래인디어는 간지럼에 약했다. 래인디어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일어나자 데스아칸은 나동그라졌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칠 마리사가 아니었다. 둔기를 들고 천장에서 뛰어내린 마리사는 데스아칸의 해골을 강타했다.

래인디어도 데스아칸을 뿔로 들이받았다. 갑자기 들어온 공격에 데스아칸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둘의 협공에 데스아칸은 벽까지 밀려났다.

“이런 쥐새끼 같은 놈들. 언제 숨어 들어온 것이냐.”

그래도 데스아칸은 레벨 100의 보스 몬스터답게 곧 정신을 차리고 반격해 왔다.

“사일런스.” ‘?’

데스아칸은 둘에게 침묵 마법을 걸었다. 그러나 이미 마리사와 래인디어에게는 비슷한 효과가 적용되고 있었다. 사일런스 마법을 둘의 화만 돋우었다.

“소환. 게오로그.”

-게오로그의 사령이 소환됩니다.-

몇 대 더 맞은 데스아칸은 게오로그의 사령을 소환했다. 생전의 전투력을 그대로 지닌 게오로그의 사령이 소환되자 마리사와 래인디어는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다.

사령 게오로그가 마리사와 래인디어를 상대하는 사이 데스아칸은 눈을 감고 멘데스에게 베인 상처를 치료했다.

“퍽.”

인체 모형 뒤에 숨어 있던 아딘은 데스아칸이 치료에 전념하기 시작하자 슬그머니 나와 데스아칸의 해골을 내려찍었다.

-데스아칸의 약점을 공격했습니다.-

“퍽.”

-연속 공격에 성공해 추가 데미지를 줍니다.-

마법사 계열인 데스아칸의 방어력은 높지 않은 편이었다. 방심하고 있다 당한 연속 공격에 데스아칸은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다.

“크아아악. 스피릿 파이어.”

-영혼의 불길이 이글거립니다. 화상 상태가 되며 데미지를 입습니다.-

데스아칸은 아딘을 떼어내기 위해 급히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마법을 사용하느라 사령 게오로그의 조종에는 소홀해졌다.

사령 게오로그의 움직임이 느려지자 마리사와 래인디어는 숨이 트였다.

“마리사. 마력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

리치의 힘의 원천은 생명력이 담긴 그릇이었다. 마리사는 마술 키트에 있는 ㄱ모양 막대기 두 개를 들고 마력이 모인 곳을 찾아냈다.

“푹.”

“끼아아아악.”

데스아칸의 생명이 담긴 그릇은 인체 모형이었다. 마리사의 검이 인체 모형을 관통하자 데스아칸은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르며 소멸했다.

-보스 몬스터. 데스아칸이 쓰러졌습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100레벨 보스 몬스터를 셋이서 처치하자 아딘은 8레벨, 마리사는 5레벨, 래인디어는 4레벨이 단번에 올랐다.

-보스 몬스터를 처치해 공적치를 다량 획득합니다.-

[퀘스트 정보]

도적단 토벌 (리치 정화)

*아딘 : 현재 공적치 1위*

그리고 뒤이어 마리사와 래인디어가 공적치 랭킹 2, 3위를 차지했다. 아딘은 테리우스와 2공자 쪽에 한 방 먹인 것 같아 기분 좋게 웃었다.

-리치의 죽음불꽃 마법봉을 획득했습니다.-

-리치의 마나 구슬을 획득했습니다.-

-스피릿 파이어 스킬북을 획득했습니다.-

-낡은 천 20개를 획득했습니다.-

[스킬 정보]

스피릿 파이어

영혼의 불꽃의 소환해 상대를 공격한다.

레벨 제한 : 70

초당 소모 마나 : 30

보상 역시 대박이었다. 아딘은 마법봉은 경매 사이트에 판매하기로, 마나 구슬과 스킬북은 자신이 사용하기로 했다.

-어둠의 편린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둠의 편린을 얻었다. 데스아칸에게서 나온 어둠의 편린은 타크란에게서 나온 것보다 크기가 컸다.

“자네. 내 말을 좀 들어주겠나.”

아딘이 데스아칸에게서 나온 편린을 확인하자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말은 소멸한 데스아칸에서 나온 희미한 영체가 거는 것이었다. 연계 퀘스트의 냄새를 맡은 아딘은 그의 말을 듣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