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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근초고왕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로맨스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3.15 06:30
최근연재일 :
2018.01.27 18: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088
추천수 :
52
글자수 :
88,229

작성
16.03.18 07:00
조회
341
추천
6
글자
10쪽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DUMMY

아이꼬 공주는 진구여왕의 부름을 받자 지체하지 않고 왔다.


"어마마마, 소녀가 왔나이다."


진구여왕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서 오너라. 내, 너와 상의할 것이 있어 불렀느니라."


"말씀하소서."


아이꼬 공주는 여왕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진구여왕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었다.


"백제의 근구수 태자는 용모가 빼어날 뿐만 아니라 비범한 기상을 지녀 내, 너와 근구수 태자의 국혼을 추진하고자 한다. 내 뜻을 따르겠느냐?"


아이꼬 공주는 바다 건너있는 백제에 시집가고 싶지 않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어마마마, 소녀, 어마마마의 곁을 떠나 살고 싶지 않사오니, 부디, 뜻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진구여왕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 또한 너를 먼 타국에 시집보내고 싶지 아니하나, 백제와의 국혼을 통해 두 나라의 우의를 다지는 것이 부국강병의 첩경일 뿐만 아니라 근구수 태자는 용모가 빼어나고 비범한 기상을 지녀 너와 맺어주려 하였느니라. 네가 싫다면 강요하지 아니할 것이나, 사람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것이니, 일단 만나본 연휴에 숙고해 보기를 바란다."


아이꼬 공주는 진구여왕이 거듭 권하자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녀, 어마마마의 뜻대로 근구수 태자를 만나본 연휴에 숙고해보겠나이다."


"내일 근구수 태자를 위해 연회를 베풀 생각이니, 너도 연회에 참석하여 만나보거라."


"어마마마의 뜻에 따르겠나이다."


"내, 스미요시 대신과 상의할 것이 있으니, 너는 이만 물러가보거라."


아이꼬 공주는 여왕에게 인사를 올린 후에 물러갔다.


자신의 처소로 돌아온 공주는 근심어린 표정을 지은 채 생각에 잠겼다. 이때 호무다 왕자가 공주의 처소에 찾아왔다.


"공주마마, 왕자님께서 오셨사옵니다."


"들어오시라 하거라."


호무다 왕자는 진구여왕의 외아들로 아이꼬 공주보다 네 살이 어렸는데, 누나인 아이꼬 공주를 잘 따랐다. 호무다 왕자는 아이꼬 공주의 근심어린 표정을 보자 걱정되어 물었다.


"누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


아이꼬 공주는 한숨을 지었다.


"어마마마께서 백제의 근구수 태자와 나와의 국혼을 추진하고자 하신다. 어마마마께서는 내가 원치 않는다면, 강요하지 아니하실 것이라 말씀하셨으나, 일단 만나본 연후에 숙고해 보라 하시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구나."


호무다 왕자는 잠시 생각한 후에 말했다.


"하오면, 만나본 연후에 어마마마께 마음에 없다 아뢰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이꼬 공주는 괴로운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허나, 어마마마의 뜻을 거역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구나!"


"어마마마께서도 누님이 원치 않는 국혼을 추진하실 마음은 없으실 터이니, 심려하지 마십시오."


"어마마마께 참으로 송구하구나!"


다음날 진구여왕은 근구수 태자를 위해 연회를 열었다. 아이꼬 공주와 호무다 왕자는 연회에 참석하여 진구여왕의 좌우에 앉았다.


진구여왕은 호무다 왕자의 옆자리에 근구수 태자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근구수 태자는 시녀의 인도를 받아 연회장으로 들어오다 여왕의 왼쪽에 앉아있는 아이꼬 공주를 보았다.


백옥처럼 하얀 얼굴에 하얀 비단옷을 입고 있는 아이꼬 공주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워 근구수 태자는 아이꼬 공주의 미모에 시선이 끌렸지만, 그 순간 왜구에게 끌려간 아랑이 떠올라 이내 시선을 돌렸다.


'야마토 공주가 아름답기는 하나 어찌 아랑보다 나을 수 있겠는가?'


근구수 태자는 아직도 아랑을 마음에서 지우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꼬 공주는 시선을 돌린 근구수 태자를 보자 오히려 가슴이 설레이고 뛰었다.


'근구수 태자를 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슴이 뛰는구나!'


아이꼬 공주는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봐 시선을 돌려 여왕을 바라보았다. 진구여왕은 아이꼬 공주가 근구수 태자에게 반한 사실을 눈치채자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근구수 태자에게 말했다.


"근구수 태자, 내, 그대를 위해 연회를 열었으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바라오."


"소인, 여왕의 크신 호의에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진구여왕은 근구구 태자에게 아이꼬 공주를 소개시켜 주었다.


"근구수 태자, 이쪽은 내 딸 아이꼬 공주요."


근구수 태자는 공주에게 인사하였다.


"백제의 근구수 태자가 아이꼬 공주께 인사드립니다."


아이꼬 공주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근구수 태자에게 인사하였다.


"야마토의 아이꼬 공주가 근구수 태자께 인사드립니다."


이어 진구여왕은 호무다 왕자를 근구수 태자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근구수 태자는 호무다 왕자와 인사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연회가 시작되자 비단옷을 입은 무희들이 가무를 시작했다. 이때 아이꼬 공주가 무슨 생각인지 근구수 태자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이꼬 공주가 자신을 향해 미소짓자 근구수 태자는 마음이 흔들렸지만, 의식적으로 태연한 얼굴로 무희들의 가무를 바라보았다.


아이꼬 공주는 설레이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사람들의 이목이 무희들에게 쏠릴 때 근구수 태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근구수 태자가 의식적으로 무희들에게 눈을 때지 않자 아이꼬 공주는 무희들에게 질투심을 느꼈다.


'근구수 태자의 시선을 받는 저 무희들이 참으로 부럽구나! 근구수 태자가 나를 저렇게 바라보면 좋으련만...... 옳커니! 내가 춤을 추면 되겠구나!'


아이꼬 공주는 무희들의 가무가 끝나자 일어섰다.


"어마마마, 소녀가 부채춤을 추어 연회의 흥을 돋울까 하나이다."


어느 때보다 생기가 흘러 넘치는 아이꼬 공주의 모습에 진구여왕은 그녀의 마음이 근구수 태자에게 기울어졌음을 알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좋다. 나도 오랜만에 공주의 부채춤을 보고 싶구나."


아이꼬 공주는 무대로 나갔다. 하얀 비단옷을 입은 아이꼬 공주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워 좌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근구수 태자는 아이꼬 공주의 빼어난 자태에도 의아한 얼굴로 바라볼 뿐이었다.


'설마 아이꼬 공주가 내게 호감이 있는 것일까?'


이 당시 삼한에서는 공주가 낯선 사내 앞에서 춤을 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근구수 태자는 아이꼬 공주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것인지 의아했던 것이다.


무희 한명이 공손하게 아이꼬 공주에게 화려한 부채를 건내주었다. 아이꼬 공주는 진구여왕에게 인사를 올린 후에 근구수 태자를 힐끗 처다보았다.


'근구수 태자, 이 춤은 그대에게 바치는 것이오.'


아이꼬 공주가 부채를 활짝펴자 악사들의 연주가 시작되고, 그녀의 능숙한 춤사위가 흐드러지기 시작한다.


악사들이 연주하는 곡은 패왕별희였다. 패왕별희는 초패왕 항우가 사면초가에 빠졌을 때 총희 우희를 두고 떠날 수 없어 망설이자 우희가 항우를 위해 칼춤을 춘 후에 자결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꼬 공주는 항우를 위해 자결을 결심한 우희의 마음처럼 슬프면서도 애틋한 표정을 지었다. 때로는 나비처럼 한들한들 날아오르고 때로는 능수버들처럼 휘청휘청거리는 몸놀림은 선녀가 내려와 부채춤을 추는 듯 하였다.


아이꼬 공주는 우희가 칼춤을 춘 후에 항우 앞에서 칼로 자신을 찔러 자결했듯이 목을 부채로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부채춤을 마무리 지었다.


아이꼬 공주의 부채춤이 끝나자 연회장에 있는 야마토의 대신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일어나 힘껏 손뼉을 쳤다.


근구수 태자는 옆자리에 앉은 호무다 왕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자 같이 일어나 손뼉을 쳤다.


아이꼬 공주는 진구여왕에게 인사를 올린 후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진구여왕은 일어나 태자에게 말했다.


"짐은 일이 있어 이만 자리를 뜰까 하니, 그대는 연회가 끝날 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바라오."


"여왕의 크신 호의,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진구여왕은 연회장 밖으로 나갔다. 아이꼬 공주가 호무다 왕자를 보니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무다가 내 마음을 알아챈 것 같구나.'


아이꼬 공주는 호무다 왕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 근구수 태자에게 인사한 후 황급하게 연회장 밖으로 나갔다.


아이꼬 공주가 근구수 태자에게 시집갈 마음이 있음을 눈치챈 호무다 왕자도 근구수 태자에게 인사한 후 아이꼬 공주를 따라 나갔다. 호무다 왕자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누님, 정녕 백제의 근구수 태자에게 시집가고자 하십니까?"


아이꼬 공주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글쎄다. 그건 근구수 태자에게 달린 듯싶구나."


아이꼬 공주의 마음을 확인한 호무다 왕자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오면, 누님께서는......"


아이꼬 공주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래, 근구수 태자에게 내 마음이 끌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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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유인 작전으로 치양성 성주 고원을 사로잡은 부여구 17.10.03 159 1 10쪽
8 조건부로 혼인을 허락한 진왕후 17.10.01 208 1 9쪽
7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17.09.30 202 1 9쪽
6 아이꼬 공주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근구수 태자 16.03.25 267 4 10쪽
5 아이꼬 공주에게 아랑을 찾아달라 부탁한 근구수 태자 +2 16.03.19 321 5 10쪽
»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16.03.18 342 6 10쪽
3 아랑을 찾기 위해 야마토국으로 떠난 근구수 태자 +1 16.03.17 533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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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랑과 진우의 천생연분의 인연 +2 16.03.15 1,05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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