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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근초고왕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로맨스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3.15 06:30
최근연재일 :
2018.01.27 18: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089
추천수 :
52
글자수 :
88,229

작성
16.03.16 20:00
조회
494
추천
6
글자
9쪽

왜구에 끌려간 아랑

DUMMY

근초고왕의 주선으로 아랑과 혼인한 진우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았다.


진우가 아랑과 혼인한지 여섯 달이 지났지만, 아랑에 대한 진우의 사랑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다.


아랑은 진우와 잠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 진우가 생선을 잡을 때나 팔 때나 항상 곁에 있었는데, 지금은 태기가 생겨 집에서 진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진우는 일을 끝내고 한시라도 빨리 아랑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오늘따라 생선이 잡히지 않아 밤이 늦도록 생선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진우가 나룻배를 해안의 말뚝에 밧줄로 묶고 있을 때 칠흑처럼 컴컴한 바다에서 커다란 함선 몇 척이 육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여태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모양의 함선으로 백제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진우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해안으로 다가오는 함선들을 바라보았다. 함선 위에는 검을 찬 사내들이 서있었는데, 옷차림새를 보니 왜인들이 틀림없었다.


'왜놈들이다! 왜놈들은 여인들을 강탈하는 놈들이니, 어서 아랑과 함께 멀리 도망쳐야 되겠구나!'


진우는 나룻배를 그대로 놔둔 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집으로 달려갔다.


아랑은 진우가 밤이 늦도록 오지 않자 걱정돼 집에서 나와 진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멀리서 진우가 사력을 다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랑, 당장 이곳을 떠나야하오."


아랑은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온 진우가 겁에 질린 얼굴로 두서없이 말하자 근심어린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낭군, 무슨 일입니까?"


진우는 아랑의 손을 잡아끌며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왜놈들이 나타났소. 큰 배가 여러 척이라 놈들의 숫자가 기백명은 될 것 같소. 왜놈들은 여인을 강탈하는 흉악무도한 놈들이니, 빨리 먼곳으로 도망쳐야 하오."


아랑은 진우의 말에 겁에 질린 듯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버님, 어머님께 왜인들이 온 것을 알려야 해요. 제 친정집에 말들이 여러 마리 있으니, 말을 타고 떠나면 될 것입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잠시만 기다리시오."


진우는 방에 들어가서 벽에 걸려있는 검을 가져왔다. 근초고왕이 진우에게 하사한 검이었다. 진우는 검을 허리에 찬 후에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어서 갑시다."


아랑은 이웃들이 걱정되었다.


"이웃들에게도 알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진우는 있는 힘을 다해 허공에다 외쳤다.


"모두 도망치시오! 무장한 왜놈들 기백명이 왔으니 모두들 도망치시오!"


사람들은 진우의 외침에 놀라 밖으로 나와 진우에게 질문을 쏟아 부었다.


"왜놈들이 온 것이 사실이오? 직접 봤소?"


진우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말했다.


"이 두눈으로 왜놈들이 커다란 함선 몇 척을 타고 육지로 오고 있는 것을 똑똑히 봤소. 배의 크기로 보았을 때 기백명은 될 듯 하니 어서 모두 피하시오."


진우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였다. 귀중품을 챙기기 위해 집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곧장 산쪽으로 도망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진우와 아랑은 손을 잡은 채로 사력을 다해 달렸다. 아랑의 친정집은 진우의 집에서 수십리나 떨어져 있어 진우와 아랑이 도착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아랑의 친정집은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아랑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부모님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진우는 주저하다가 아랑이 집안으로 들어가자 마지 못해 따라 들어갔다. 집안으로 들어가니 여기저기에 시체들이 즐비했다. 아랑은 친정집 하인들의 시체들을 보자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악!"


진우는 아랑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아랑, 나갑시다. 왜놈들이 아직 여기 있을지 모르니, 당장 나가야 하오."


아랑은 크게 탄식하였다.


"아버님! 어머님!"


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


"아랑, 여긴 위험하니, 당장 나가야 하오. 어서!"


진우가 아랑의 손을 끌고 집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왜인들이 몰려나왔다. 아랑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것이다.


진우와 아랑은 황급히 집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이미 왜인들이 대문을 막아섰다. 왜인들은 아랑의 미색이 빼어난 것을 보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진우는 허리에 찬 검을 뽑아 들고 대문 앞을 막고 서있는 왜인들을 항해 달려 나갔다. 아랑은 고개를 흔들며 절규하는 목소리로 외쳤다.


"낭군! 안돼요! 검을 버리세요!"


중과부적이라 진우는 등뒤에서 공격한 왜인의 검을 맞고 쓰러졌다. 진우를 쓰러뜨린 왜인은 검으로 쓰러진 진우를 죽이려고 하였다.


"안돼!"


아랑은 괴성을 지르며 진우에게 달려가 온몸으로 진우의 몸을 감쌌다. 검을 맞은 진우의 등에서는 선혈이 낭자하였다. 아랑은 옷을 찟어 진우의 등에 난 상처를 싸매었다. 왜인들의 두목은 진우를 죽이면 아랑이 자결할까봐 부하들에게 명했다.


"죽이지 마라. 절세의 미녀를 얻었으니, 속히 이곳을 떠나자."


두목의 말이 떨어지자 왜인 한명이 아랑을 잡아 끌었다. 아랑은 극렬하게 반항했지만, 힘을 당하지 못해 끌려갔다. 아랑은 끌려가며 눈물을 흘렸다.


"낭군, 저는 왜국으로 끌려갈 듯하니, 이승에서 다시 만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부디, 저를 잊어버리고 다른 여인을 만나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랑! 내, 반드시 당신을 찾을 것이오. 하늘 끝까지 따라가서라도 당신을 찾을 것이오. 기다리시오. 반드시, 당신을 찾을 것이오."


"낭군......"


아랑은 목이 매여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며 애통하게 울었다. 진우는 애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랑! 당신에 대한 나의 마음은 하늘이 두쪽나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오. 무슨 일이 있어도 부디, 살아계시오. 반드시, 당신을 찾을 것이오."


아랑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진우를 바라보았다.


"낭군, 낭군과의 이승에서의 연인은 끝난 듯 하니, 부디, 저를 찾지 마세요."


"절대, 안되오. 반드시 당신을 찾을 것이오."


왜인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마차를 가져와 강제로 아랑을 태웠다. 마차가 출발하자 아랑은 다급하게 외쳤다.


"낭군, 부디, 저를 잊고 새 인연을 만나 행복하게 사세요!"


"아랑!"


아랑이 탄 마차는 순식간에 멀리 떠나 더 이상 아랑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왜인들은 모두 말을 타고 떠났다.


진우는 온힘을 다하여 일어나 아랑이 탄 마차가 어디로 가는지 지켜보았다. 아랑이 탄 마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진우는 맥이 빠져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진우가 눈을 뜨니 아랑의 시녀였던 월화가 근심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월화에게 물었다.


"아랑, 아랑은 어디있느냐?"


월화는 진우에게 아랑의 행방을 물어보려고 진우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히려 진우가 자신에게 묻자 절망하며 되물었다.


"아씨는 주인님과 함께 계시지 않으셨사옵니까? 아씨는 어찌 되셨사옵니까?"


진우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아랑은... 왜인들에게 끌려갔다. 네 아씨를 지켜주지 못해...... 면목이 없구나."


월화는 진우의 말을 듣자 절규하며 통곡하였다.


"아씨......."


진우는 크게 탄식하였다.


"모든 것이 꿈이라면 좋으련만... 이제 이승에서는 아랑을 다시 보지 못하는 것인가?"


월화는 진우를 위로하기 위해 말했다.


"주인님, 아씨는 틀림없이 살아계실테니, 희망을 잃지 마시기 바라옵니다."


진우는 답답한 마음에 긴 한숨을 내쉬고는 물었다.


"장인 어르신과 장모님은 무사하시냐?"


"주인 어르신과 마님께서는 하인들이 왜적들을 막는 동안에 뒷문으로 빠져나가셔 무사하시옵니다."


진우는 죽은 줄 알았던 아랑의 부모가 모두 무사하다는 말을 듣자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아랑, 당신의 부모님께서는 무사하시니 안심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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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유인 작전으로 치양성 성주 고원을 사로잡은 부여구 17.10.03 159 1 10쪽
8 조건부로 혼인을 허락한 진왕후 17.10.01 208 1 9쪽
7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17.09.30 202 1 9쪽
6 아이꼬 공주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근구수 태자 16.03.25 267 4 10쪽
5 아이꼬 공주에게 아랑을 찾아달라 부탁한 근구수 태자 +2 16.03.19 321 5 10쪽
4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16.03.18 342 6 10쪽
3 아랑을 찾기 위해 야마토국으로 떠난 근구수 태자 +1 16.03.17 533 9 13쪽
» 왜구에 끌려간 아랑 16.03.16 495 6 9쪽
1 아랑과 진우의 천생연분의 인연 +2 16.03.15 1,05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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