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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근초고왕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로맨스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3.15 06:30
최근연재일 :
2018.01.27 18: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087
추천수 :
52
글자수 :
88,229

작성
18.01.16 11:10
조회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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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부여군의 참모가 된 부여구

DUMMY

이때 친고구려파 대신들이 무리를 지어 여현왕을 찾아왔다.


"폐하, 소신들이 듣건데, 고구려 태왕께서 사신을 보내 부여구 태자를 고구려로 보내달라 요구했던 적이 있었다는데, 사실이옵니까?"


여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경들은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는고?"


"소신들은 고구려에 파견한 밀정을 통해 들었사옵니다. 사실이옵니까?"


여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다."


"하오면, 지금이라도 부여구 태자를 고구려로 보내소서. 고구려는 대국이온데, 어찌 화를 자초하려 하시나이까?"


여현왕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짐은 이미 부여구 태자를 짐의 사람으로 받아들였으니, 경들은 이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


여현왕의 단호한 태도에 모두 물러갔다.


여현왕은 크게 탄식하였다.


'나라의 녹을 먹는 대신이라는 자들이 나라 생각은 뒷전이고, 고구려 태왕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으니, 이 나라가 어찌 될 것인가?'


여현왕은 60년 전 멸망의 위기에 쳐했던 부여를 재건했던 의라왕의 사당을 찾아갔다.


'할아바마, 부디, 소손에게 사직을 지킬 힘을 주소서. 천년을 이어온 이 나라의 사직을 지킬 수만 있다면 이 한 목숨 버려도 여한이 없겠나이다.'


여현왕이 사당에 향을 피운 채 묵념하고 있을 때 시종이 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왔다.


"폐하! 국경으로부터 급보가 왔사옵니다!"


시종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을 이었다.


"지금 막, 국경으로부터 5만 쯤 되어보이는 연의 대군이 아국의 국경을 넘었다는 급보가 왔사옵니다."


여현왕은 몹시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뭣이? 5만이라 하였느냐?"


시종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기병만 2만 쯤 되어 보인다 하옵니다."


여현왕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잠시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군대 소집령을 내리고, 태자와 부여구 태자를 대전으로 부르거라."


여현왕이 대전에 들어오자, 얼마 되지 않아 여울이 들어왔다.


"들었느냐? 내, 너에게 정병 2만을 줄 테니, 출정할 채비를 하거라."


"아바마마, 소자, 목숨을 걸고 부여를 지키겠나이다. 심려치 마소서."


여현왕은 근심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기병만 2만이라 하더구나. 기병의 공격은 신속하기 그지 없으니, 속히 방책을 세워 대비하거라."


여울은 기병이 2만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지만, 여현왕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있게 말했다.


"기병이 2만이든 5만이든, 소자, 이길 자신이 있나이다. 심려치 마소서."


여현왕은 여울의 자신있는 모습을 보자 대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 과연 짐의 아들이로다!"


이 말로 운을 뗀 여현왕이 말을 이었다.


"짐은 부여구 태자를 참모에 임명할 생각이다. 부여구 태자는 용병에 뛰어나니, 부여구 태자의 의견에 무조건 따라야 하느니라. 알겠느냐?"


"소자, 아바마마의 말씀, 명심하겠나이다."


여울은 여현왕에게 하직인사한 후 떠났다.


여울이 떠난 얼마 후 시종이 대전 안으로 들어와 보고했다.


"폐하, 백제의 부여구 태자가 납시셨사옵니다."


"들라 이르거라."


대전 안으로 들어온 부여구는 여현왕에게 인사를 올렸다.


"소신 부여구, 폐하의 부르심을 받고 왔나이다."


"부여구 태자, 내, 그대와 상의할 것이 있어 불렀네."


"말씀하소서."


여현왕은 마음은 조급했지만, 왕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 연의 5만 대군이 아국의 국경을 넘어섰다 하네. 기병만 2만이라 하니, 모용황은 우리 부여를 송두리채 삼킬 작정인 것 같네."


부여구는 문제없다는 듯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전쟁의 승패는 숫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전술과 병사들의 용맹과 사기에 달린 것이니, 지금부터 차분히 준비한다면, 능히 물리칠 수 있을 것이옵니다. 심려치 마소서."


"그래, 맞는 말일세. 허나, 지금 부여에는 명장도 없고, 병사들의 사기도 높지 아니하니, 그대가 나를 도와주게나. 부탁하네."


"부탁이라니, 당치 아니하옵니다. 소신, 폐하의 하해같은 은혜를 입었사오니, 결초보은하겠나이다. 하명만 내려주소서."


여현왕은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참으로 고맙네. 짐은 그대를 참모로 삼고자 하네. 짐의 뜻에 따라 주겠는가?"


"폐하의 분부에 따르겠나이다."


"내, 태자에게 정병 2만을 주었네. 태자에게 그대의 의견에 무조건 따르라는 명을 내렸으니, 그대가 태자에게 작전을 지시해 주게나."


"부족한 소신에게 중책을 맡겨 주시니,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부여구 태자, 내, 그대만 믿겠네."


"소신을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이나이다."


여현왕은 부여구에게 당장 여울을 만나 방책을 세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이 대전을 감돌았다.


부여구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전쟁의 승패는 일초를 다투는 일이니, 소신, 당장 여울 태자를 뵙고 방책을 세우겠나이다."


"그리 하게나."


부여구는 여현왕에게 하직인사를 올린 후 대전을 떠났다.


부여구가 자신의 처소에 돌아와 전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여혜가 들어왔다.


"공주, 어인 일이오?"


여혜는 말하기 부끄러운 듯 두 뺨이 붉게 물든 채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부여구 태자, 그대가 전장에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갑옷을 준비하였습니다."


부여구가 미처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여혜는 밖을 향해 말했다.


"이리로 가져 오거라."


시종들이 철갑옷을 들고 들어왔다.


철갑옷은 가볍고 섬세하면서도 화살이 뚫고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튼튼해 보였다.


부여구는 여혜의 정성에 크게 감격해 목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 무어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소."


여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대가 나의 조국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우거늘,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어 미안할 따름입니다."


부여구는 여혜의 목소리에 깊은 사랑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부여구는 가슴이 뭉클했지만,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잠시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공주께서 내게 배풀어 주신 은혜, 절대 잊지 아니하겠소."


순간 눈시울이 붉어진 여혜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은혜라니, 당치 않습니다. 나는 단지...... 그대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부여구는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 참으로 고맙소."


여혜의 눈에 이슬같은 눈물이 맺혔다.


여혜는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렸다.


"전장에 나설 채비를 하느라 바쁠 터이니, 이만 가보겠소."


여혜는 부여구에게 인사한 후 바로 처소를 떠났다.


부여구의 처소를 나오자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부여구 태자, 부디, 무사히 돌아오시오. 무사히 돌아오길 하늘에 기도하겠소.'


여혜가 준 철갑옷을 입고 처소를 나온 부여구는 곧장 여울 태자를 찾아가 계책을 진언했다.


"연군을 부여 도읍까지 끌어들여 일망타진하는 것이 소신의 계책이옵니다. 태자 저하께서는 부여 백성들에게는 가까운 산으로, 부여 병사들에게 성을 버리고 도읍으로 퇴각할 것을 명하소서."


부여구의 계책은 청야전술이었다.


청야전술은 적군이 사용할 만한 군수물자와 군량을 없애는 계책으로 적군을 지치게 만들어 일거에 격파하는 전술이었다.


부여구는 부여 각지에서 고향을 지키는 민병들이 연의 대군을 맞아 싸우다 전사하거나 포로로 잡히는 것을 막고, 도읍에 군사력을 집중시켜 연군을 일거에 격퇴할 작정이었던 것이다.


부여구에 계책을 듣자 여울이 좋은 계책이라는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참으로 좋은 계책이오. 내, 부여구 태자의 계책대로 부여 백성들과 부여 병사들에게 명을 전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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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허허실실의 계책 18.01.27 119 2 9쪽
» 부여군의 참모가 된 부여구 18.01.16 79 1 9쪽
19 부여계의 국혼 제의를 거절한 여현 18.01.12 126 1 9쪽
18 여현왕의 결심 18.01.10 101 1 9쪽
17 위례궁의 별궁에 연금된 해연 18.01.07 92 1 9쪽
16 여혜공주 17.11.01 127 1 9쪽
15 탈출에 성공하다 17.10.25 117 1 9쪽
14 부여구의 탈출을 돕기 위해 가문을 걸다 17.10.18 120 1 10쪽
13 바둑으로 탈출의 뜻을 밝히다 17.10.15 138 1 9쪽
12 음모 17.10.09 121 0 9쪽
11 부여구를 제거할 음모를 꾸민 부여계 17.10.07 153 1 9쪽
10 계략으로 치양성을 탈환하다 17.10.05 220 1 9쪽
9 유인 작전으로 치양성 성주 고원을 사로잡은 부여구 17.10.03 159 1 10쪽
8 조건부로 혼인을 허락한 진왕후 17.10.01 208 1 9쪽
7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17.09.30 202 1 9쪽
6 아이꼬 공주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근구수 태자 16.03.25 267 4 10쪽
5 아이꼬 공주에게 아랑을 찾아달라 부탁한 근구수 태자 +2 16.03.19 321 5 10쪽
4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16.03.18 341 6 10쪽
3 아랑을 찾기 위해 야마토국으로 떠난 근구수 태자 +1 16.03.17 533 9 13쪽
2 왜구에 끌려간 아랑 16.03.16 494 6 9쪽
1 아랑과 진우의 천생연분의 인연 +2 16.03.15 1,05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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