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근초고왕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로맨스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3.15 06:30
최근연재일 :
2018.01.27 18: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073
추천수 :
52
글자수 :
88,229

작성
17.11.01 23:00
조회
126
추천
1
글자
9쪽

여혜공주

DUMMY

부여구는 함선에 올라탔다.


부여구가 함선에 올라타자마자 함선이 출항하기 시작했다.


함선은 부여로 향하고 있었다.


먼저 함선에 올라타 기다리고 있던 막고해가 부여구에게 인사를 올렸다.


"태자 저하, 무사히 탈출하신 것을 경하드리나이다."


"모두 수고했다. 태자비의 소식은 없느냐?"


부여구는 새벽에 먼저 위례성을 탈출했다는 해연이 자신과 함께 함선을 타고 부여로 갈 줄 알았는데, 해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물은 것이다.


막고해가 대답했다.


"태자비께서는 미추홀에서 배를 타고 다른 곳으로 떠나셨다 들었사옵니다."


이 말에 깜짝 놀란 부여구가 떠듬거리며 물었다.


"미, 미추홀에서 배를 타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니? 어디로 떠나셨는지 아느냐?"


"소신도 모르오나, 여기 태자비마마의 서찰이 있사오니, 읽어 보시옵소서."


부여구는 떨리는 손으로 태자비의 서찰을 펼쳤다.


'저하, 신첩, 부득이한 사정으로 저하의 곁을 잠시 떠날까 하옵니다.


때가 되면 저하의 곁으로 돌아올 터이니, 그때까지는 부디, 신첩을 찾지 말아 주시옵소서.


때가 되면 신첩이 저하를 찾아가겠나이다.


부디,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부여구는 해연의 서찰을 읽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태자비, 어찌 그런 것이오? 내게 한마디 말도 없이 어찌 그리 결정하신게요? 정말 이해할 수 없구려.'


부여구는 끝없이 이어지는 서해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해연을 생각했다.


'태자비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태자비, 언제쯤 그대를 만날 수 있겠소? 보고 싶소!'


부여계는 부여구가 탈출했다는 소식을 듣자 노발대발하여 주먹으로 용상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호위병을 천이나 보냈거늘 태자를 놓치다니, 한심한지고! 태자의 탈출을 공모한 해구를 당장 하옥하라."


부여계는 이어 시종을 불러 부여구를 체포하라는 어명을 내렸다.


"태자가 서쪽으로 도망쳤다면, 배를 타고 타국으로 도망치려는 것이 분명하다. 즉시 봉화를 올려 서쪽 해안을 봉쇄하여 배 한척도 떠나지 못하게 하라. 또한 미추홀 성주 해명에게 전서구(전령을 전하기 위해 훈련된 비둘기)를 띄워 서해의 모든 함선을 동원하여 반드시 태자를 체포하라 어명을 내리거라."


시종은 즉시 어명을 적은 비단을 전서구의 발에 동여맨 후 전서구를 띄워 미추홀 성주에게 어명을 전했다.


전서구를 통해 어명을 받은 미추홀 성주 해명은 서해에 있는 수백여 척의 함선을 모두 동원하여 부여구가 탄 함선을 추격했지만 망망대해에서 부여구가 탄 함선을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부여구가 탄 함선은 백제에서 가장 빠른 함선이라 해명이 한참 먼저 떠난 부여구를 추격해 따라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해연은 아버지 해구의 명을 받은 오라버니 해상의 손에 이끌려 배를 타고 부여구에 앞서 먼저 위례성을 떠났지만, 도중에 배를 돌릴 것을 명했다.


"오라버니, 배를 돌리세요."


누이동생인 태자비의 명에 해상은 어리둥절하였다.


"태자비마마, 지금 배를 돌리면, 추격해오는 병사들에게 잡힐 수 있사온데, 어찌 그런 명을 내리시나이까?"


"오라버니, 아버님께서 하옥되셨을 터인데, 어찌 저 홀로 백제를 떠날 수 있겠습니까?"


"이 오라비는 무슨 일이 있어도 태자비마마를 안전하게 모시고 백제를 떠나라는 아버님의 지엄하신 명을 받았습니다. 부디, 통촉하여 주소서."


해연은 오라비 해상이 자신의 명을 따르지 않자 언성을 높여 명했다.


"오라버니, 명입니다. 배를 돌리세요."


해상은 누이동생이지만, 태자비인 해연의 명을 거역할 수 없어 배를 돌리고 말았다.


해연은 백제를 떠나라는 아버지 해구의 뜻에 따르지 않은 것이 몹시 죄송해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했다.


'아버님, 아버님의 뜻을 따르지 아니하여 참으로 송구하옵니다. 허나, 저는 절대 아버님께서 홀로 하옥되시게 내버려 둘 수 없사옵니다!'



부여구의 일행을 태운 함선이 부여의 해안에 도착하자 부여구는 구저를 여현에게 보내 망명 의사를 타진했다.


여현은 60여 년 전인 285년 선비족 모용씨의 침략으로 멸망의 위기에 처했던 부여를 재건했던 의라왕의 손자로, 용맹하고 어진 왕이었다.


지금 부여는 선비족 모용씨가 세운 연나라의 계속되는 침략으로 나라의 존망을 위협받고 있어 여현은 부여구의 망명을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여현은 부여구가 부하들을 거느리고 부여의 수도 분능에 도착하자 여울 태자를 보내 마중하게 하였다.


부여구의 일행이 왕궁에 도착하자 여현은 부여구를 위해 성대한 연회를 베풀었다.


여현의 딸 여혜공주는 여현의 명에 따라 연회에 참석했다.


여혜는 고구려, 연나라 등의 이웃 나라에까지 천하절색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의 절세미녀였다.


여현은 부여구에게 여혜를 인사시켰다.


칠흑처럼 검고 명주실처럼 윤기나는 머리, 백옥처럼 하얀 얼굴, 조각한 듯 오똑한 코, 앵두빛나는 붉은 입술......


여혜의 자태는 실로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부여구는 여혜의 아름다운 자태에 감탄하면서도 해연 생각에 마음이 심란하여 여혜의 얼굴을 본듯만듯 한 채 무덤덤한 얼굴로 인사했다.


"백제의 부여구 태자가 부여의 여혜 공주께 인사드립니다."


여혜는 더없이 준수하게 생긴 부여구를 보자 심장이 멎는 듯하였다.


'고구려 태왕 사유를 벌벌 떨게 만들었던 용맹무쌍한 부여구 태자가 이리도 준수한 사내일 줄은 꿈에도 몰랐구나!'


여혜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간신히 인사했다.


"부여의 여혜 공주가 백제의 부여구 태자에게 인사드립니다."


여현은 이미 혼인한 부여구에게 반한 딸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딸을 힐끗 쳐다본 후 부여구에게 물었다.


"태자비는 함께 오지 아니한 것인가?"


부여구는 소식이 끊긴 해연 생각에 수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소신이 백제를 떠난 후 태자비의 소식이 끊긴 지라 소식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짐이 명을 내려 태자비의 소식을 알아 볼 터이니, 심려치 말게나."


부여구는 그렇지 않아도 기회를 봐서 여현에게 해연의 소식을 알아봐달라고 청할 참이었는데, 여현이 먼저 나서자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폐하의 크신 호의에 망극하나이다."


여혜는 태자비의 소식을 알아봐주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부여구가 몹시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백제의 태자비는 자신을 저리도 끔찍이도 아껴주는 부여구 태자가 있으니 참으로 부럽구나! 나 혼자 부여구 태자를 사모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여혜는 기분이 울적해졌다.


연회가 끝나자 여혜는 심복 시녀들을 불렀다.


"공주마마의 부르심을 듣고 왔나이다."


"너희들에게 하명할 일이 있어 불렀느니라."


"무엇이든 하명만 하소서."


"백제 태자비의 소식을 알아오너라."


"공주마마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여혜는 사심없이 부여구를 위해 백제 태자비의 소식을 알아봐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부여구가 부여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는 어느날, 고구려 태왕 사유가 보낸 사신이 부여왕 여현을 찾아왔다.


"고구려의 사자, 해원이 부여의 대왕을 알현하나이다."


여현은 부여와 왕래가 없던 고구려에서 갑자기 사신을 보내자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고구려 태왕께서 어인 일로 그대를 사신으로 보냈는고?"


"저희 태왕께서는 백제의 부여구 태자가 부여에 망명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환도성으로 모셔오라 소신을 보냈사옵니다."


여현은 그럴 수 없다는 듯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부여구 태자가 고구려에 볼모로 가기 원하지 아니하여 짐에게 의탁한 것이거늘, 어찌 고구려에 보낼 수 있겠는가? 불가한 일이니, 고구려 태왕께 짐의 뜻을 전해드리거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근초고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허허실실의 계책 18.01.27 118 2 9쪽
20 부여군의 참모가 된 부여구 18.01.16 78 1 9쪽
19 부여계의 국혼 제의를 거절한 여현 18.01.12 126 1 9쪽
18 여현왕의 결심 18.01.10 101 1 9쪽
17 위례궁의 별궁에 연금된 해연 18.01.07 91 1 9쪽
» 여혜공주 17.11.01 127 1 9쪽
15 탈출에 성공하다 17.10.25 116 1 9쪽
14 부여구의 탈출을 돕기 위해 가문을 걸다 17.10.18 119 1 10쪽
13 바둑으로 탈출의 뜻을 밝히다 17.10.15 137 1 9쪽
12 음모 17.10.09 121 0 9쪽
11 부여구를 제거할 음모를 꾸민 부여계 17.10.07 152 1 9쪽
10 계략으로 치양성을 탈환하다 17.10.05 219 1 9쪽
9 유인 작전으로 치양성 성주 고원을 사로잡은 부여구 17.10.03 158 1 10쪽
8 조건부로 혼인을 허락한 진왕후 17.10.01 207 1 9쪽
7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17.09.30 202 1 9쪽
6 아이꼬 공주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근구수 태자 16.03.25 267 4 10쪽
5 아이꼬 공주에게 아랑을 찾아달라 부탁한 근구수 태자 +2 16.03.19 320 5 10쪽
4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16.03.18 341 6 10쪽
3 아랑을 찾기 위해 야마토국으로 떠난 근구수 태자 +1 16.03.17 532 9 13쪽
2 왜구에 끌려간 아랑 16.03.16 494 6 9쪽
1 아랑과 진우의 천생연분의 인연 +2 16.03.15 1,048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