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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근초고왕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로맨스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3.15 06:30
최근연재일 :
2018.01.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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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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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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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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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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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허허실실의 계책

DUMMY

부여 방방곡곡에 연군의 침입을 알리는 봉화가 피어올랐다.


부여 백성들은 가까운 산으로 피난하고, 부여 병사들은 도읍으로 퇴각하라는 뜻의 봉화였다.


봉화의 연기가 하늘 높이 피어오르자, 부여 백성들은 황급히 짐을 꾸려 산으로 도망쳤고, 부여 병사들은 후방으로 퇴각했다.


연군은 부여 백성들과 부여 병사들이 떠난 텅빈 성을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잇달아 점령했다.


하지만, 연군이 잇달아 점령한 부여의 성들 안에는 곡식 한톨조차 없었다.


연의 장수들과 병사들은 성 안에 노략질할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텅빈 성을 보자 모두 분개했다.


연왕 모용황은 연의 장군들과 병사들의 분을 풀어주기 위해 명을 내려 성 사방 곳곳에 불을 지르게 했다.


연군은 점령한 성들을 잿더미로 만든 후에서야 떠났다.


연군은 변변한 싸움도 없이 텅빈 성들을 점령해 불사른 후 파죽지세로 진군했다.


연군이 부여의 도읍에서 백여 리 정도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 높다란 목책을 세워 진지를 구축한 부여군과 마주쳤다.


부여군은 눈대중으로 2만은 되어 보였다.


연의 대장군 한수가 모용황에게 보고했다.


"폐하, 소신이 부여에 보낸 밀정에 의하면, 지금 부여는 백제의 태자 부여구가 망명와있는데, 부여구 태자는 고구려 태왕 사유가 두려워하는 천하의 명장으로 군사에 임명되어 대장군인 여울 태자를 보필하고 있다 하옵니다. 하오니, 대규모의 척후병을 보내 부여군의 전후방의 동태를 면밀히 살펴본 후에 진격하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모용황은 잠시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좋을 듯 싶구나."


모용황은 수백 명의 척후병을 보내 부여군의 동태를 살펴보게 했다.


척후병들은 근방에 있는 산으로 올라가 높은 나무나 운거(망을 볼 때 사용하는 수레)에 올라 부여군의 동태를 살펴보았다.


몇 시진이 지난 후 척후병들이 돌아와 모용황에게 보고했다.


"부여군 진영의 곳곳에 깃발을 든 허수아비들이 가득하옵니다. 이로 볼 때 부여군의 병력은 2만에 훨씬 미치지 못할 듯 싶사옵니다."


"병사들의 대부분이 무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민병들이었사옵니다."


척후병들의 보고를 들은 한수는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모용황에게 말했다.


"부여군의 진영에 깃발을 든 허수아비와 민병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허장성세가 분명하옵니다. 당장 들이치면 몇 시진 안에 이길 수 있을 것이옵니다."


모용황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다. 당장 전군에 총공격을 준비하라는 명을 내리거라."


모용황의 말이 떨어지자 한수는 전군에 총공격을 준비하라는 명을 내렸다.


"전군은 총공격을 준비하라!"


연의 5만 대군은 즉각 총공격 태세에 임한 후 묘용황의 명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모용황은 장수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작전을 지시했다.


모용황의 작전 지시가 끝나자, 연의 장수들은 자신의 소속 병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공격! 총공격이다! 북소리가 울리는 대로 적진을 향해 일제히 돌격하라!"


둥둥둥둥둥둥......


공격을 명하는 북소리가 울리자, 연군은 우레같은 함성을 지르며 높다란 목책이 세워져있는 부여군의 진영을 향해 진격했다.


연군은 충차와 전차로 목책을 들이받아 부수며 진격했다.


부여군 진영의 목책은 연군의 충차와 전차에 부딛치자 힘없이 무너졌다.


목책이 무너지며 연의 5만 대군이 부여군의 진영 안으로 물밀듯이 밀려오자 부여군은 참호에 숨어서 화살을 비오듯이 퍼부으며 응전했다.


연군은 사람키만한 커다란 방패를 든 부대를 앞세워 비오듯이 쏟아지는 화살을 막으며 진격했지만, 부여군은 참호에 숨어 화살을 퍼부었기 때문에 연군은 적지 않은 사상자를 내며 고전했다.


참호에 숨은 부여군은 활쏘기에 능해 연군의 사상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났다.


한수가 모용황에게 말했다.


"폐하, 부여군이 두더지처럼 참호에 숨어 화살을 쏘아대니, 속수무책이옵니다. 퇴각을 명하소서."


모용황은 한수의 의견을 받아들여 퇴각을 명했다.


"퇴각! 퇴각하라!"


부여군의 완벽한 승리였다.


부여구는 부여군 진영 안에 깊은 참호를 파게 한 후 활쏘기에 능한 궁수들이 참호에 숨어 화살을 쏘도록 해 오늘의 승리를 이끌었던 것이다.


부여군 진영 곳곳에 허수아비와 무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민병들을 둔 것은 그야말로 허허실실의 계책으로, 곳곳에 깊은 참호를 파 철벽 진지를 구축한 부여군의 진영으로 연군을 끌어들이기 위해 연군의 척후병들을 속인 것이었다.


모용황의 퇴각 명이 떨어지자 연군은 일사불란하게 퇴각하기 시작했다.


연군이 퇴각하는 것을 보자 여울이 이겼다는 생각에 기뻐 환호성을 지르며 주먹을 불끈 쥔 채 부여구에게 말했다.


"와, 연군이 퇴각하고 있소! 부여구 태자, 그대의 뛰어난 계책 덕분에 우리 부여군이 연군을 격파하였소!"


부여구는 아직 좋아하긴 이르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해다.


"연군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라 아직은 승리를 말하기가 이른 듯하옵니다."


그리고는 퇴각하는 연군의 후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연군이 퇴각해 전열을 정비하기 전에 후방을 기습한 후 총공격에 나선다면, 아군이 연군을 대파할 수 있을 것이오니, 속히 막고해 장군에게 오천의 기병을 주어 연군의 후방을 기습하라는 명을 내려 주소서!"


"좋소!"


5천의 기병으로 5만이나 되는 연군의 후방을 기습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계책이었지만, 부여구는 승세를 몰아 연군의 후방을 기습하면 크게 이길 것이라 보고 계책을 진언한 것이고 여울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부여구의 계책을 받아들인 여울이 막고해에게 말했다.


"막고해 장군, 내, 그대에게 5천의 기병을 줄 터이니, 연군의 후방을 기습하시오."


막고해가 5천의 기병을 이끌고 부여군의 진지를 떠나기 전에 부여구가 말했다.


"기습이 성공하면, 불을 질러 신호를 보내게. 신호를 보내면 아군이 총격에 나설 것이네."


부여구의 말에 막고해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자 저하의 명에 따르겠나이다."


부여군은 마치 5만의 연군을 두려워하듯 진지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퇴각하는 연군을 추격해오지 않았다.


연군은 부여군이 승리의 여세를 몰아 추격해오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퇴각했다.


연군이 진지로 되돌아오자 모용황은 병사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명했다.


"전군은 휴식을 취하거라."


부여군이 추격해오지 않자 방심해 휴식을 허락한 것이다.


휴식을 취하라는 명이 떨어지자 기병들은 말에서 내린 후 무기를 말 안장에 매고 나서 휴식을 취했고, 보병들은 무기를 손에 쥔 채 털썩 주저 앉아 휴식을 취했다.


모용황은 자신들의 병력의 절반도 안되는 부여군에게 패한 것이 분한 듯 주먹을 불끈 쥔 채 대장 한수에게 말했다.


"우리가 속았다. 허수아비와 민병을 보고 허장성세인 줄 알았더니, 모든 것이 아군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이었구나. 부여구, 부여구가 이리도 대단한 자란 말인가! 아군에게 연전연패했던 부여군에게 이토록 허망하게 패하다니......"


한수는 말에서 내린 후 무릎을 끓고 용서를 구했다.


"폐하, 모든 패전의 책임은 적군의 기만술을 파악하지 못한 소신에게 있사옵니다. 소신을 벌하여 주옵소서."


모용황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패전은 병가지상사거늘, 어찌 그대에게 패전의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는가? 그만 일어나, 부여구를 대적할 작전이나 세우게나."


"폐하의 너그러우신 처분, 백골이 난망하나이다. 반드시 부여군을 격파하여, 폐하의 하해같은 성은에 보답하겠나이다."


한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후방 쪽에서 병사들의 요란한 함성소리와 병기가 부딛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때 후방을 지키는 장수 모여근이 말을 타고 달려와 모용황에게 보고했다.


"폐하, 부여의 기병이 아군의 후방을 기습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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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실실의 계책 18.01.27 119 2 9쪽
20 부여군의 참모가 된 부여구 18.01.16 78 1 9쪽
19 부여계의 국혼 제의를 거절한 여현 18.01.12 126 1 9쪽
18 여현왕의 결심 18.01.10 101 1 9쪽
17 위례궁의 별궁에 연금된 해연 18.01.07 92 1 9쪽
16 여혜공주 17.11.01 127 1 9쪽
15 탈출에 성공하다 17.10.25 116 1 9쪽
14 부여구의 탈출을 돕기 위해 가문을 걸다 17.10.18 120 1 10쪽
13 바둑으로 탈출의 뜻을 밝히다 17.10.15 138 1 9쪽
12 음모 17.10.09 121 0 9쪽
11 부여구를 제거할 음모를 꾸민 부여계 17.10.07 152 1 9쪽
10 계략으로 치양성을 탈환하다 17.10.05 220 1 9쪽
9 유인 작전으로 치양성 성주 고원을 사로잡은 부여구 17.10.03 158 1 10쪽
8 조건부로 혼인을 허락한 진왕후 17.10.01 207 1 9쪽
7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17.09.30 202 1 9쪽
6 아이꼬 공주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근구수 태자 16.03.25 267 4 10쪽
5 아이꼬 공주에게 아랑을 찾아달라 부탁한 근구수 태자 +2 16.03.19 320 5 10쪽
4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16.03.18 341 6 10쪽
3 아랑을 찾기 위해 야마토국으로 떠난 근구수 태자 +1 16.03.17 532 9 13쪽
2 왜구에 끌려간 아랑 16.03.16 494 6 9쪽
1 아랑과 진우의 천생연분의 인연 +2 16.03.15 1,05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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