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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근초고왕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로맨스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3.15 06:30
최근연재일 :
2018.01.27 18: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071
추천수 :
52
글자수 :
88,229

작성
17.09.30 23:20
조회
201
추천
1
글자
9쪽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DUMMY

구테이는 부하들로부터 아랑이 도망치려다 붙잡혔다는 사실을 듣자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한 채 손을 들어 아랑의 뺨을 때리려다 차마 때릴 수 없어 손을 멈추었다.


구테이는 아랑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한동안 응시하다가 오른손을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너는 나와 백년가약을 맺기로 약조했거늘, 대체 무슨 연유로 도망치려 한 것이냐?"


아랑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약조가 아니라 강요였소. 수없이 싫다고 말했으나, 혼인을 강요하지 않았소? 나에게 혼인을 강요할 생각이거든, 차라리 나를 죽이시오.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소."


구테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검을 뽑아 들었다.


"그래, 죽고 싶다면 죽여주마."


구테이는 아랑을 당장이라도 찌를 듯 검을 겨누었지만, 아랑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으아!"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아랑을 보자 구테이는 이성을 잃은 듯 괴성을 지르더니 검을 땅에 내리꽂은 후에 말했다.


"네가 나에게 한 모든 것이 거짓이었더냐? 나를 낭군이라 부르며 반겼던 것도, 나에게 손을 허락한 것도, 내 품에 안긴 것도, 모든 것이 거짓이란 말이냐? 너는 웃음을 파는 기생도 아닌데, 어찌 그럴 수 있느냐? 어찌......"


구테이는 털썩 주저 앉은 후에 애통하게 눈물을 흘렸다.


아랑은 탄식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내가 그대를 속인 것이 상처가 되었다면, 참으로 미안하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그대를 속인 것이니, 양해하여 주기 바라오."


구테이는 벌떡 일어나 아랑에게 다가가며 절규하듯이 외쳤다.


"대체 내가 네 낭군보다 못한 것이 무엇이냐? 너를 사랑한다. 죽도록 사랑한다. 아랑, 나에게도 너의 마음을 얻을 기회를 다오."


구테이의 절규에 아랑은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치며 말했다.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제발, 고향으로 보내주시오."


구테이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안된다. 절대 너를 보내줄 수 없다."


아랑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였다.


"나를 보내주면, 그대를 평생토록 은인으로 기억하겠소. 제발, 부탁이오."


구테이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침묵을 지켰다.


아랑은 구테이를 애원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구테이는 아랑의 시선을 외면했다.


"끌고가라."


구테이의 명이 떨어지자 구테이의 부하 한명이 아랑을 어디론가 끌고갔다.



며칠 후, 아이꼬 공주는 대마국으로부터 아랑을 본 목격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받았다.


아이꼬 공주는 즉시 자신의 직속 병사들에게 대마국으로 떠날 채비를 하라는 명을 내린 후 근구수 태자의 숙소를 찾아갔다.


"대마국에서 아랑을 본 목격자가 나타났다 합니다. 저는 아랑을 찾으러 대마국으로 떠날 터라 근구수 태자께 인사차 왔습니다."


근구수 태자는 아랑의 소식을 듣자 몹시 기뻤지만, 아이꼬 공주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애써 기쁨을 감추며 말했다.


"저 또한 대마국의 태수를 만날 일이 있으니, 공주와 함께 대마국에 가고자 합니다."


근그수 태자는 아이꼬 공주가 몹시 걱정되어 대마국의 태수를 만날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댄 것이다.


이러한 근구수 태자의 마음을 아는 아이꼬 공주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허면, 제가 태자께 대마국의 태수를 인사시켜 드리겠습니다."



아랑은 며칠동안 햇빛도 들지 않는 컴컴한 방에 갇혔다.


아랑이 흐느끼며 울고 있을 때 드르럭 소리가 나며 방문이 열렸다.


구테이였다.


"너와 백제의 태자는 어떤 관계냐?"


아랑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친 후에 물었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예요?"


"대체 어떤 관계이길래 백제의 태자가 바다 건너 여기까지 찾아와 너를 찾는 것이냐?"


"태자 저하와는 일점의 면식조차 없거늘,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요."


"그게 사실이렸다?"


"사실이예요."


구테이는 아랑의 손을 끌어 일으켜 세웠다.


"여길 떠날 채비를 하거라. 사실이건, 거짓이건, 관병들이 너를 찾고 있으니, 지금 대마국을 떠날 것이다."


구테이는 아랑을 밖으로 끌고 나온 후에 부하들에게 명을 내렸다.


"지금 당장 대마국을 떠날 터이니, 서둘러 짐을 싸거라."


구테이의 부하들은 서둘러 짐을 싸서 마차와 수레에 실었다.


그들은 아랑으로 인하여 가족들이 있는 고향을 떠나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두목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


구테이는 아랑의 손발을 꽁꽁 묶고 헝겊으로 입을 틀어 막은 후에 숨구멍이 있는 관 속에 집어 넣었다.


관을 마차에 실은 후에 닭장을 함께 실었다.


아랑이 신음소리를 내도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채비가 끝나자 구테이 일당은 수레와 마차를 몰고 자신들의 배가 정박해 있는 항구로 향했다.


구테이 일당은 모두 백여 명이었는데, 무역 상단으로 행세하며 신라, 가락국, 마한, 백제의 연안에서 해적질을 했기 때문에 누구도 그들이 해적이라고는 상상조차하지 못했다.



이 무렵, 항구에는 창과 방패로 무장한 백여 명의 관병들이 항구를 오가는 사람들을 검문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항구에 당도한 구테이가 부하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항구에서 검문하고 있는 관병들을 죽이고 떠날 생각이었다.


백여 명 정도의 관병이야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백여 명이나 되는 구테이 일당이 다가오자, 관병들은 경계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관병들의 책임자로 보이는 장수가 이십보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구테이를 항해 외쳤다.


"멈추거라."


구테이는 손에 무기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두 손을 올린 채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우리는 몸에 검조차 지니지 않는 선량한 무역 상단입니다. 신라의 상단과 약조한 시간까지 신라에 도착해야 하니, 속히 검문을 한 후에 보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장수는 구테이의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구테이의 인사를 받는 척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들에게 살며시 눈짓을 보냈다.


구테이 일당을 알아본 것이지만, 관병들의 책임자는 태연하게 말했다.


"나 또한 속히 보내주고 싶으나, 배에 실을 마차나 수레를 수색하라는 명이 내려졌다. 허니, 모두 물러나 수색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거라."


"하오면, 소인들은 수색이 끝날 때까지 물러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서 구테이가 장수에게 인사하는 순간, 고개를 숙일 때 품에 감추었던 표창을 꺼내 장수에게 던졌지만, 장수는 재빨리 피한 후 외쳤다.


"아랑을 납치한 해적들이다! 쳐라!"


구테이가 장수에게 표창을 던지는 순간에 구테이의 부하들은 신속한 동작으로 마차와 수레에 감추어 두었던 검을 꺼내 관병들을 덥쳤다.


구테이가 재빨리 아랑이 있는 마차를 몰고 항구에 정박된 배에 다가갔을 때 배 위에서 화살이 날아왔다.


배안에 관병들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항구에 정박된 배들에서 일제히 관병들이 쏟아져 나오자, 구테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뿔싸! 관병들이 기다리고 있었구나!'


근구수 태자와 함께 대마국에 당도한 아이꼬 공주는 먼저 진우를 불러 아랑이 납치되었을 때의 상황을 진술받았다.


진우가 해적들의 배와 두목을 보았다고 진술하자 아이꼬 공주는 화가를 불러 해적들의 두목과 배를 그리게 하였다.


화가가 각고의 노력 끝에 진우가 묘사한 두목과 배를 그리는데 성공하자, 아이꼬 공주는 다른 화가들까지 불러 두목의 초상화를 백장이나 그리게 하여 두목의 초상화를 장수들과 병사들에게 보여준 후에 화가가 그린 배와 비슷한 모양의 배들에 관병들을 숨겨 놓고 구테이 일당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관병들을 지휘하는 장수는 아이꼬 공주가 신임하는 사마숙녜로 화가가 그린 해적들의 두목의 초상화를 이미 보았기 때문에 구테이를 보자 해적들의 두목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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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17.09.30 202 1 9쪽
6 아이꼬 공주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근구수 태자 16.03.25 267 4 10쪽
5 아이꼬 공주에게 아랑을 찾아달라 부탁한 근구수 태자 +2 16.03.19 320 5 10쪽
4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16.03.18 341 6 10쪽
3 아랑을 찾기 위해 야마토국으로 떠난 근구수 태자 +1 16.03.17 532 9 13쪽
2 왜구에 끌려간 아랑 16.03.16 494 6 9쪽
1 아랑과 진우의 천생연분의 인연 +2 16.03.15 1,04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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