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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근초고왕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로맨스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3.15 06:30
최근연재일 :
2018.01.27 18: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081
추천수 :
52
글자수 :
88,229

작성
17.10.01 22:30
조회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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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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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조건부로 혼인을 허락한 진왕후

DUMMY

사마숙녜는 구테이 일당을 기습해 체포하려고 모르는 척하며 모두 물러나 기다리고 있으라 명을 내렸던 것이다.


뭔가 수상쩍다 느낀 구테이가 먼저 사마숙녜를 죽이려고 표창을 던졌지만, 사마숙녜는 이미 대비하고 있었기에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구테이 일당은 순식간에 사마숙녜가 이끄는 관병들에게 둘러싸였다.


구테이는 마차에 있는 관속에서 아랑을 꺼낸 후 단검을 아랑의 목에 겨누었다.


"가까이 오지 마라. 가까이 오면, 이 계집을 죽이겠다."


사마숙녜가 외쳤다.


"아랑이 무사하면, 죄를 묻지 않겠다는 공주마마의 명이 계셨다. 허니,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거라."


구테이는 사마숙녜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외쳤다.


"네 말을 어찌 믿느냐? 내 귀로 공주마마의 명을 직접 듣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


"허면, 무엇을 원하는 것이냐?"


"너와는 할 말이 없다. 공주마마께 드릴 말씀이 있으니, 여기로 모시고 오너라."


"좋다. 공주마마께 사람을 보내 아뢸 터이니, 기다리거라."


관병들과 구테이 일당은 검을 겨눈 채 몇 시진째 대치했다.


구테이는 아랑의 목에 단검을 겨눈 채 아랑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참으로 미안하구나. 살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으니, 양해하기 바란다."


아랑은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부디, 나를 놓아주시오. 그대의 나라의 공주마마께서 나를 놓아주면 죄를 묻지 않겠다 하시지 않소?"


구테이는 입술은 깨문 채 침묵을 지켰다.


몇 시진이 지나자 갑옷을 입은 아이꼬 공주가 호위병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꼬 공주는 아랑의 목에 단검을 겨누고 있는 구테이를 향해 외쳤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공주마마, 소인이 원하는 것은 소인과 소인의 부하들이 배를 타고 떠나는 것이옵니다. 아랑을 공주께 보내드릴 것이니, 그전에 소인과 소인의 부하들을 모두 보내주시옵소서."


아이꼬 공주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도 떠날 수 없다. 항복하면, 이전에 지은 모든 죄를 불문에 부칠 터이니, 어서 항복하거라."


구테이는 단검을 아랑의 목 가까이 가져갔다.


"공주마마께서 소인의 청을 들어주시지 않으시면, 소인은 아랑과 함께 죽겠나이다."


아이꼬 공주는 일개 왜구에 불과한 구테이가 협박하자 격노했다.


"네가 감히 나를 협박하는 것이냐? 네가 아랑을 해치면, 공주인 나를 협박한 죄를 물어 너와 너의 부하들의 삼족을 반역죄로 처단할 것이다."


구테이는 당장이라도 아랑을 죽일듯한 기세로 단검을 아랑의 목에 겨누었다.


아이꼬 공주는 구테이가 아랑을 죽일까봐 염려되어 타이르듯 말했다.


"허나, 아랑을 보내주면, 모든 죄를 불문에 부칠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평민 신분으로 살 기회를 주겠다! 또한 나라에 공을 세우면 장군이 될 수도 있다. 주는 상을 마다하고 멸문지화의 벌을 받으려 하느냐?"


구테이의 부하들은 천인 출신이거나 죄를 짓고 달아난 자들이 대부분이라 아이꼬 공주의 회유에 동요하기 시작했다.


아이꼬 공주는 구테이의 부하들을 회유하기 위해 외쳤다.


"항복하라. 지금 항복하는 자는 이전에 지은 모든 죄를 불문에 부치고 평민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 또한 나라에 공을 세우면 장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꼬 공주의 회유에 구테이 일당은 하나 둘씩 무기를 버리고 관병들에게 투항했다.


"배신자는 모두 죽여라."


구테이는 고함을 지르며 부하들에게 명을 내렸지만, 누구도 구테이의 명에 따르지 않았다. 어느새 구테이의 곁에는 십수명의 부하들 밖에 남지 않게 되자, 구테이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한 후 아랑의 결박을 풀어주었다.


"아랑, 그대를 놓아줄 테니, 부디, 행복하게 잘사시오."


아랑은 자유의 몸이 되자 혼신을 다해 뛰어 아이꼬 공주가 있는 곳으로 도망쳤다.


아랑은 아이꼬 공주가 있는 곳에 이르자 긴장이 풀렸는지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구테이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땅에 떨어뜨렸다.



야마토와 국교를 맺고 아랑을 찾아 자신의 임무를 마친 근구수 태자는 수행원들을 이끌고 위례성으로 돌아왔다.


근구수 태자가 근초고왕에게 야마토의 진구여왕의 친서를 전달한 후에 야마토와 맺은 국교의 조약을 보고하자, 근초고왕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근구수 태자의 호칭)야, 야마토와의 국교는 내가 이전부터 바래왔던 일인데, 네가 큰일을 해냈구나. 수고가 많았다."


이날 근초고왕은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근구수 태자와 수행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연회가 열리자 비단옷을 입은 무희들의 화려한 가무가 연회장에 있는 좌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근구수 태자는 아이꼬 공주와의 국혼에 대해 근초고왕과 진왕후에게 뭐라 말할지 걱정되어 무희들의 가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진왕후는 근구수 태자에게 고민이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연회가 끝나자 진왕후는 근수구 태자를 자신의 처소로 불러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어미가 보니, 네게 고민이 있는 듯하구나. 무엇인지 말해보거라."


진왕후는 사소한 고민인 줄 알고 물은 것이다.


근구수 태자는 근초고왕과 진왕후의 허락도 없이 아이꼬 공주와 혼인을 맺기로 약조한 사실에 대해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야마토의 진구여왕께서 소자와 야마토의 아이꼬 공주와의 국혼을 제의하였사옵니다."


이 말에 깜짝 놀란 진왕후가 물었다.


"헌데, 어찌 오늘 공석에서 어라하께 아뢰지 아니한 것이냐?"


"야마토 공주와 소자의 국혼은 소자의 사적인 일이라, 사석에서 아뢰고자 하였나이다."


근구수 태자는 조정을 이끌고 있는 진정을 비롯한 진씨 가문이 아이꼬 공주와 자신의 혼인을 반대할 것이라 예상하여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근구수 태자의 마음을 모를 리가 없는 진왕후가 애정어린 눈빛으로 근구수 태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이꼬 공주를 만나 보았느냐?"


"그러하옵니다."


"어떤 여인이더냐?"


근구수 태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이꼬 공주의 자태를 떠올리며 말했다.


"아이꼬 공주는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고 착한 여인이었사옵니다."


근구수 태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진왕후는 근구수 태자가 아이꼬 공주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근구수 태자는 혼자 짝사랑하던 아랑이 진우와 혼인한 후 괴로운 나날을 보내왔었다.


이러한 근구수 태자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생겼으니 진왕후는 말할 수 없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꼬 공주가 미색으로 근구수 태자를 홀린 것이 아닌지 걱정되었다.


"아이꼬 공주를 사랑하고 있구나."


근구수 태자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송구하옵니다."


"송구할 것 없다. 네가 천생연분의 배필을 찾은 듯하여 이 어미도 기쁘기 그지 없구나."


근구수 태자는 진왕후가 혼인을 하락할 듯이 말하자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근구수 태자가 감사를 표시하기도 전에 진왕후의 말이 이어졌다.


"허나, 한가지 조건이 있다. 네가 제위에 오르거나, 아이꼬 공주가 오년 이내로 자식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진씨 가문의 여인을 후비로 맞아야 하느니라."


근구수 태자는 예상치 못한 진왕후의 요구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비를 맞이하면 아이꼬 공주가 크게 상심할 터인데 어찌하면 좋을까?'


근구수 태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켰다.


진왕후는 근구수 태자를 다그쳤다.


"어미의 뜻을 따르겠느냐?"


근구수 태자는 효자라 진왕후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다.


"어마마마의 뜻을 따르겠나이다."


"내일 어라하께 아이꼬 공주와의 국혼에 대해 아뢰거라. 어라하께서 네 혼인에 대해 이 어미에게 일임하셨으니, 나머지는 이 어미에게 맡기면 되느니라."


"어마마마의 하해같은 은혜, 망극하기 그지 없나이다."


"먼길을 오느라 피곤할 터이니, 이만 물러가 쉬거라."


"하오면, 소자, 이만 물러가겠나이다. 어마마마께서도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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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계략으로 치양성을 탈환하다 17.10.05 220 1 9쪽
9 유인 작전으로 치양성 성주 고원을 사로잡은 부여구 17.10.03 158 1 10쪽
» 조건부로 혼인을 허락한 진왕후 17.10.01 208 1 9쪽
7 대마국으로 간 근구수 태자와 아이꼬 공주 17.09.30 202 1 9쪽
6 아이꼬 공주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인 근구수 태자 16.03.25 267 4 10쪽
5 아이꼬 공주에게 아랑을 찾아달라 부탁한 근구수 태자 +2 16.03.19 320 5 10쪽
4 근구수 태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이꼬 공주 16.03.18 341 6 10쪽
3 아랑을 찾기 위해 야마토국으로 떠난 근구수 태자 +1 16.03.17 532 9 13쪽
2 왜구에 끌려간 아랑 16.03.16 494 6 9쪽
1 아랑과 진우의 천생연분의 인연 +2 16.03.15 1,05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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