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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로드 님의 서재입니다.

그녀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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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데블로드
작품등록일 :
2017.04.03 19:13
최근연재일 :
2017.04.16 15:44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06
추천수 :
50
글자수 :
92,907

작성
17.04.06 18:20
조회
143
추천
3
글자
9쪽

3. 백제 부흥군_01

DUMMY

‘야! 야!~ 정신 차려, 왜 울어. 서은수. 정신 좀 차려봐!’


“어? 응? 뭐라구?”


훌쩍~


눈을 뜬 은수의 얼굴이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되어있었지만 은수는 아직도 조금 전의 상황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서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


‘야~ 너 뭘 봤길래 그렇게 울어? 안 좋은걸 본 거야?’


은재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하아~ 내 방이구나······.”


티슈로 눈물을 닦아내는 은수. 아직도 감정이 잘 추슬러지지 않은 모양이다.


천천히 눈물을 닦고 난 은수. 더 이상 눈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방금 겪은 일처럼 생생한 느낌은 왠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뭔데 그래. 얘기 좀 해봐.’


“··· 은재야, 내가 본게··· 미래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과거라고 하기도 뭐한··· 좀 이상한 것 같애.”


어제의 꿈 내용에 이어 방금 전 자신이 겪은 일을 자세히 떠올려가며 하나하나 상세하게 얘기해 주는 은수.


‘꿈이야 어제 선우빈 오빠의 매력에 빠졌으니까 그렇다 치지만 방금 전 얘기는 이해하기 힘드네.’


“그치··· 그런데 아직도 느낌이 너무 생생해. 그냥 지켜본게 아니라 내가 직접 겪은 일 같아. 아니, 겪은 일이었어. 빈 오빠가 내 팔을 잡고 끌고 가던 느낌이나 날 들어 올렸을 때의 느낌이 지금도 몸에 남아 있다니까.”


‘그냥 기분이겠지. 정말 남아있다면 내가 못 느낄 리가 없잖아. 우린 인격은 달라도 몸은 하나니까.’


“그런가··· 그치만 난 아직도 너무 생생한데······.”


‘혹시 말이야. 우리 미래라서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아니, 우리가 스타가 돼서 연기할 수 도 있는 거잖아. 사극에 캐스팅돼서 빈 오빠랑 연인관계로 연기하는 건데 네가 그걸 본 걸 수도 있잖아.’


가만히 생각해 보는 은수. 은재의 말도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럼 우리가 스타가 되긴 되는 거네? 꺄하하~ 역시~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은수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으히히~


흐뭇하게 웃는 자매. 망상의 힘이 대단한 건지 단순함이 불편하리만치 넘치는 건지.


‘피곤하다. 그만 자자. 내일 우리 잘 해야 돼.’


불을 끄고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은수. 천장에서 조금 전 불타는 마을의 영상이 흐릿하게 나타나자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자꾸만 떠오르는 영상을 지워내려 하였지만 잘 되지 못했다. 은재의 말대로 정말 미래의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과거에 그런 끔찍한 일을 겪었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니까.



* * *



“침착하고 평소 실력대로만 해. 알았지?”


툭툭.


안 코치가 은재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해주었고 은수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옛!”


전국체전 지역예선 1일 차.


은재는 첫 경기를 위해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수많은 대회에 출전해 왔지만 내년엔 올림픽도 있고 또 고교생활의 마지막 대회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재의 각오는 여느 때와는 달랐다.


“준비, 시작!”


경기가 시작되고 힘찬 기합과 함께 은재가 먼저 상대 선수에게 돌진한다.


“얏!”


안 코치의 예상대로 오늘 경기에서 모두 낙승을 거둔 은재. 그리고 은재를 비롯해 일도고 태권도부의 모든 출전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 돌아오는 버스 안은 축제 분위기였다.


“다들 오늘 잘했다. 이대로만 하면 남은 시합도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자 알아서 컨디션 조절 잘하고 내일도 파이팅이다. 오늘은 이만 해산!”


-수고하셨습니다.


해산하는 태권도부원들. 은재는 영석이에게로 다가갔다.


“야, 너 뭐 잊은 거 없냐?”


“응? 잊은 거? 아, 맞다. 싸인.”


“설마 깜빡하고 안 받아온 건 아니겠지.”


은재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영석이를 쏘아봤다.


“하하··· 깜빡한 건 아니고 어제 형한테 전화했더니 오늘 사인회를 한다잖아. 그리로 널 데려오라고 하더라고.”


“정말로? 진짜? 어딘데~ 몇 시에 하는 데에~”


“지금 갈래? 시간 딱 맞을 것 같은데.”


‘가자 가자~’


“잠깐만, 나 옷 괜찮아? 화장도 안 했는데.”


“옷 갈아입고 화장하면 늦어. 그냥 가자. 지금도 괜찮아. 무슨 선보러 가니?”


“그래두······.”


‘아, 그냥 가자고!’


“알았어.”


은재는 영석이를 따라 버스를 타고 백화점에서 사인회를 하고 있는 선우빈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도착한 은재와 영석. 사인회장은 이미 수만은 여성 팬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고, 사인을 기다리는 줄은 선우빈이 있는 층에서 한 계단 아래에까지 이어져 있었다.


“이야~ 형 인기가 이 정도 였나. 이건 뭐 보이지도 않네.”


“어떡해. 나 너무 초라하잖아.”


“아직도 그 타령이냐, 걱정 말라니까. 여기 줄 서있는 여자들도 그닥 뭐 그냥 그렇구만.”


“아~ 나 너무 떨려 어떡해.”


‘미치겠다~ 너무 긴장돼~ 얼마나 멋있을까?’


한 사간여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은재와 은수가 사인을 받을 차례가 되었다. 바로 앞에서 보는 선우빈의 모습은 마치 상상 속에서만 봐오던 왕자님이 눈앞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찔했다.


“이름이 뭐예요?”


고개를 들어 은재와 눈을 마주치는 선우빈.


‘어?’


선우빈과 눈이 마주치자 은수의 눈에 지난밤 자신의 꿈에서 나온 무사의 모습이 선우빈의 모습과 겹쳐지며 아찔한 느낌을 받았다.


“서··· 은재입니다.”


“형. 내가 말한 친구.”


영석이가 은재 옆에서 얘기했다.


“아~ 영석이 친구라는 분이신가요?”


은재는 선우빈과 마주친 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식은땀이 흐르고 마치 빈혈기가 있는 것처럼 머리에 띵한 느낌을 받았다. 선우빈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다. 은재와 마주친 눈을 떼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은수야, 나 왜 이러지··· 쓰러질 것 같애.”


‘······’


대답이 없는 은수.


“은수야?”


비틀거리는 은재. 간신히 책상을 잡고 버티려는데 놀란 선우빈과 영석이가 은재의 팔을 붙들었다.


“너 왜 그래. 괜찮아?”


영석이의 목소리가 마치 늘어진 테이프처럼 울리고 은재는 다시 선우빈과 눈을 마주쳤다. 잡힐 듯 말 듯한 안타까운 무언가가 은재의 머릿속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고 눈앞이 흐릿해지면서 은재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 * *



“아가씨? 미령 아가씨.”


자신의 어깨를 잡고 흔드는 손길에 은수는 멍한 눈을 떴다. 흐릿하다가 점점 선명해지는 시야에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홍연이?”


“아가씨, 무슨 낮잠을 이리 오래 주무세요. 조금 후면 나리가 돌아오신다고 하니 어서 들어가셔야죠.”


은수··· 아니, 미령은 조금 어리둥절한 기분과 야릇하게 남아있는 두통 때문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잠깐 살펴보았다. 자신은 커다란 상수리나무 아래에 누워있고, 몸종인 홍연이가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허리를 일으키자 빈혈 증세가 나타나서 왼손을 머리에 갖다 대었다.


“아가씨, 어디 편찮으신가요?”


“아니야, 잠시 어지러운 듯해서 그래.”


홍연의 도움을 받아 일어선 미령이 다시 두리번거리며 제대로 주위를 살펴보았다. 지금 미령이 있는 곳은 마을 주변의 동산이었고 매우 친숙한 장소였다. 아래쪽엔 마을이 보였는데 그곳 역시도 눈에 매우 익은 장소였다. 특히 마을 한가운데 있는 저택은 더욱 그랬다.

“홍연아, 저 큰집은 누구의 집이니?”


미령의 뜬금없는 소리에 홍연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피식하고 웃었다.


“아가씨, 뜬금없이 무슨 소릴 하시나 했더니. 농을 하시려면 좀 그럴듯한 걸로 하셔야지요. 자기 집을 두고 누구의 집이냐고 묻는 이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뭐? 내 집이라고?”


“네, 그럼요. 그만하시고 어서 내려가세요. 함부로 집 밖에 나왔다고 나리가 또 불호령을 내리십니다.”


미령은 홍연이가 자신의 팔을 붙잡고 끄는 바람에 그녀에게 이끌려 마을로 내려갔다.


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선 미령은 마치 거짓말 같이 흑백사진처럼 느껴졌던 머릿속이 선명하게 트였다. 이곳은 자신의 집이 맞았고 자신은 이 집의 둘째 딸 미령이었던 것이다.


“언니는 지금 어디에 있니?”


미령이 밝아진 표정으로 홍연에게 물었다.


“처소에 계시겠지요.”


“그래, 그럼 언니한테 가자.”


“갑자기 뭐가 그리 신이 나신 겁니까? 아가씨.”


홍연은 갑작스럽게 밝아져 치맛자락을 들고 잰걸음으로 큰아가씨의 처소로 향하는 미령이 다소 황당하게 보였다.


“아주 재밌는 꿈을 꾼 것 같아. 잊어버리기 전에 언니에게 들려주고 싶어.”


미령이 서령의 처소에 도착하자 마침 서령이 문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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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6. 사랑하는 언니, 그리고 엄마에게_04 +4 17.04.16 210 2 12쪽
20 6. 사랑하는 언니, 그리고 엄마에게_03 17.04.15 124 2 10쪽
19 6. 사랑하는 언니, 그리고 엄마에게_02 17.04.14 131 2 12쪽
18 6. 사랑하는 언니, 그리고 엄마에게_01 17.04.13 197 2 11쪽
17 5. 비밀_04 17.04.12 205 2 9쪽
16 5. 비밀_03 17.04.11 187 2 10쪽
15 5. 비밀_02 17.04.10 193 2 11쪽
14 5. 비밀_01 17.04.09 213 3 11쪽
13 4. 과거로부터 이어진 인연_03 17.04.09 148 3 10쪽
12 4. 과거로부터 이어진 인연_02 17.04.08 158 3 10쪽
11 4. 과거로부터 이어진 인연_01 17.04.08 140 3 10쪽
10 3. 백제 부흥군_03 17.04.07 190 3 9쪽
9 3. 백제 부흥군_02 17.04.07 118 3 10쪽
» 3. 백제 부흥군_01 17.04.06 144 3 9쪽
7 2. 쌍둥이 자매_03 +1 17.04.05 216 2 10쪽
6 2. 쌍둥이 자매_02 17.04.05 172 2 12쪽
5 2. 쌍둥이 자매_01 17.04.04 202 2 11쪽
4 1. 거울 속의 눈동자_03 17.04.03 175 2 12쪽
3 1. 거울 속의 눈동자_02 17.04.03 184 3 10쪽
2 1. 거울 속의 눈동자_01 17.04.03 323 2 7쪽
1 0. 프롤로그. 17.04.03 375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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