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isty Mystery(안개투성이 의문)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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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A Misty mys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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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메갈로폴리스 건국 이후 185년, 빙하의 달 21일.
3주 전에 절단한 다리를 대신하는 목발에도 슬슬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염증이 무릎 관절까지 번지는 바람에 무릎을 잘라내야 해서, 더 비싼 의족을 사야 한다는 사실이 잘린 다리보다도 괴롭다.
그래도, 식사량을 조금만 줄이고 한 달 전에 잡아서 묻어 놓은 큰 놈을 썰어서 암시장에 팔면 그럭저럭 괜찮은 것으로 붙일 수 있을 것 같으니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벌써 시간이 열 시가 되었다.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갈 준비를 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지느러미가 달린 길고 두꺼운 꼬리로 침대를 밀어내며 벽에 등을 기댔다. 전날 친구와 잔뜩 술을 마셔서인지 아직도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그 두통과 함께 찾아온 눈부신 아침 햇살 때문에 두 눈을 뜰 수 없었다.
하지만 머리보다도 독한 술로도 진정이 안 되는 다리의 환상통에 더 신경이 쓰인다.
한숨을 쉬며, 머리맡에 놓인 목발을 짚어서 무거운 몸을 화장실로 끌고 가서, 큰 칫솔로 두 겹이나 되는 치열을 정성스럽게 닦았다.
때 묻은 수도꼭지를 열자 차가운 물이 쏟아지며 밤새 흘린 땀과 떨어져 나온 자잘한 비늘 가루들을 전부 씻어버렸다.
배수구로 들어가는 것들 중 머리카락은 한 올도 없었다. 나는 날 때부터 털 같은 건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두 눈을 부릅뜨고 거울을 응시했다.
찬 물이 잔뜩 흐르는 사나운 얼굴이다. 감람색으로 빛나는 매서운 두 눈이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별다른 게 없어도 흉해 보일 두상이었지만, 곳곳에 남겨진 짐승 발톱의 열상과 오른쪽 눈의 하부를 뒤덮은 화상의 흉터는 그것을 더욱 흉물스럽게 바꾸고 있었다.
나는 냉수로 머리를 식히고 두통이 조금 가시길 기다린 다음, 큰 타올로 거대한 몸을 감싼 뒤 연기가 피어오르는 벽난로 앞에 앉았다.
다만 한가롭게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장작이 타는 소리를 듣는 와중에도, 어디를 해체해야 할 지에 대해서만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강도 높은 비늘이나 치아, 아니면 아직 날이 추워서 상태가 괜찮은 혈액을 조금 챙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충분히 몸을 녹였음을 인지하고, 벗어둔 옷가지를 걸쳤다. 곧 평상복-전투복보다는 조금 가벼운 경장으로 차려입은 뒤, 밖으로 나가서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차가 충분히 예열되자 놈을 묻어 놓은 서릿발 분지로 달렸다.
작은 평원을 감싸고 있는 마시멜로 같은 설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으슥한 곳에 차량을 주차한 다음 트렁크에서 삽과 곡괭이를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밤새 가득 쌓인 눈을 파내고, 원하는 부위가 나올 때까지 주변의 얼음을 부쉈다.
내 몸통 정도 크기인 놈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할 때, 나는 손을 뻗어 얼어붙은 잇몸을 천천히 녹이면서 이윽고 불꽃으로 나이프를 구현해 치근을 파내 버렸다.
송곳니 여섯 개 정도면 일주일 정도의 식비를 벌 수 있으니 누군가는 이 바닥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놈을 잡는 와중에 내가 당한 일을 들으면 당장 도망가고도 남을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날 숨어 있던 나의 왼쪽 다리를 깨물어 으스러뜨린 게 바로 이 징그러운 도마뱀 새끼다. 내 다리를 물고 있는 틈을 타 구현한 에스터크로 목동맥을 뚫리고도 한동안 주변의 나무를 넘어뜨리며 난동을 피웠다.
당시 일이 좀 안 잡히는 바람에 단독으로 야간 사냥을 나간 것이 화근이었다. 아무리 상급 위험수였다고 해도, 결국 밀렵이었기 때문에 걸리면 감옥에서 평생 썩으리라는 생각에 병원에도 갈 수 없었다.
전화를 받고 찾아온 친구에 의해 어떻게든 치료를 받았으나 이미 오염될 대로 오염된 상처 때문에 결국 다리를 잃게 되었다.
온갖 사색을 뒤로 하고, 남은 치아를 꺼내고 있는 와중이었다.
어디선가 불길한 모터사이클의 소리가 들렸다.
"...새로운 사냥감의 기척, 새로운 힘의 원천이 다가오는구나."
찰나였다.
뒷목이 붙들려서 몸이 일순간 공중으로 솟구쳐, 얼굴부터 눈바닥에 처박히게 되었다.
"누구...커헉...!"
얼굴을 들거나 마법을 영창할 새 없이, 차갑고 단단한 금속 의족이 내 목을 짓눌렀다.
"버러지 주제에 감히 얼굴을 들다니, 건방진 생선이군."
말끝마다 버러지, 버러지...자꾸만 듣는 사람 귀에 거슬리는, 오만에 찌든 여왕과도 같은 목소리의 여자였다.
잠시 후, 그 여자는 목에서 발을 내려놓은 뒤 자신의 명찰을 떨어뜨린 다음 그 쪽으로 내 머리를 돌렸다.
여자의 이름은 미스티 에본포그(Misty Ebonfog), 36세. 뉴 메갈로폴리스에서 파견된 고위 경찰이었다.
눈 따가운 겨울의 일광이 그녀의 등 뒤에서 비치며 어두운 피부색을 더욱 위협적이고 짙어 보이게 만들었다.
잘게 땋은 다음 머리 뒤로 묶은 여러 갈래의 은빛 머리카락이 매서운 겨울 바람에 찰랑거리며 흩날렸다.
"밀렵한 위험수를 이 곳에 숨겨 둔 건가. 당장 교도소에 쳐넣어도 문제는 없겠군."
이런 지독한 여자에게 밀렵을 걸리다니, 내 삶은 여기에서 끝나는 건가?
...라고 생각했을 때, 그 여자가 먼저 질문을 던져 왔다.
"..어이, 짠내 나는 버러지 자식."
나는 말없이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대답 안 해?"
그 여자가 내 이마를 걷어찼다. 바닥에 박히면서 멍든 곳에 다시 발길질을 당하자, 피부가 찢어지면서 피가 배어나왔다.
"...용건이 뭐야."
"네놈이 이 근방에서 꽤 알아주는 용병이라던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번 일을 묵인하는 대신, 내 계획에 협조해라. 이것은 명령이다."
갑자기 나타나서는 나를 두들겨 패고, 온갖 욕설을 퍼붓고는 협조하라고?
평소에 용병으로서의 신조에 따르면 이 건방진 아줌마를 반쯤 죽여 놓았겠지만, 지금은 이 아줌마가 너무 강하기도 했으나 내 삶이 우선이었다.
"..무슨 일인데."
"나의 눈이 되고, 언젠가는 우리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
순간, 그 여자가 나를 가볍게 걷어차 뒤집은 뒤 큰 주사기 같은 것을 복장뼈 아래로 밀어넣었다.
"이것은 여왕의 낙인. 어디에 존재하든 네놈은 나의 두 눈이 되리라."
발신기가 심장에 유착되는 고통에 경련하는 나를 뒤로하고, 그 여자는 유유히 떠나갔다.
몇십 분간 눈 위에 엎드려 있자 고통이 조금 사라졌고, 난 다시 일어나서 남은 작업을 정신없이 마쳤다.
이 해괴한 경험을 이야기하기 위해, 낮에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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