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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 19세

SSSSSSSS급 재능충으로 돌아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진어
작품등록일 :
2023.05.10 16:56
최근연재일 :
2023.05.26 00:3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530
추천수 :
217
글자수 :
118,758

작성
23.05.1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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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추천
6
글자
10쪽

스승과 제자(2)

DUMMY

드르륵-

하얀 먼지가 눈같이 흩날리고 그 아래로 불청객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승님?’


눈을 감고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청안(靑眼)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노인은 내 곁으로 다가와 나의 등을 따뜻한 손바닥으로 어루만졌다.


[등장인물, 백일홍의 내공 중 일부분이 전달됩니다.]


활활 타오르는듯했던 몸의 온도가 점차 가라앉고 몸에서 시원함이 느껴졌다.


[등장인물, 백일홍의 내공이 플레이어에게 적합합니다.]

[내공 생성 속도가 증가합니다.]


그렇게, 10시간 정도가 흘러 시간은 아침이 되었다.


공중에 살짝 떠올랐던 몸이 가라앉자 나는 눈을 떴다. 옆에서는 스승님이 팔짱을 끼고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성공했느냐?”

“이미 알고 계시면서···”


[스킬, 해남수공(海南水功)(B)를 획득 하셨습니다.]


이름: 백승혁

배후성: ???

칭호: 허망된 꿈을 쫒지 않는 자

최근 종합 능력치: [체력 Lv.3],[근력 Lv.7],

[민첩 LV.4],[마력 Lv.7]

전용 스킬: [헤이스트(E)], [탈진(F)], [근력 강화(F)], [인벤토리(A)], [디스토션(D)], [해남수공(B)]

성력: 별의 연회[Lv.2]


예상치 못한 B급 스킬, 이미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갑자에 도달한 소감이 어떻더냐?”


나는 냉기가 가득한 왼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내 말을 들은 일홍이 궁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뭣하느냐? 따라오지 않고.”


나는 수련복으로 빠르게 환복하고 흰색 나막신을 신고 스승님의 뒤를 졸졸 따랐다.


연무장을 향해 걷자 하늘에서 함박눈이 소박하게 내려왔다.


“첫눈이 내리는구나.”


일홍이 손바닥에 떨어진 눈송이를 미소 지으며 바라봤다. 눈꽃은 서서히 일홍의 손에 녹아들었다.

“아해야. 참으로 아름답지 않느냐?”

“세상은 넓고 자연은 경이롭도다. 그 속에서 우리는 개미에 불과하겠지.”


일홍이 혼잣말을 하며 앞으로 걷다 보니 어느새 모랫바닥이 눈으로 뒤덮인 연무장에 도착했다.


연무장을 걸을 때마다 뽀드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발자국이 큼지막하게 찍혔다.


스승님이 내게 날이 매섭게 서있는 진검 한 자루를 건넸다.

“반수검으로 휘둘러 보거라. 이제 할 수 있을게다.”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왼손으로 검을 세게 쥐었다.


촤악-

정신을 집중하고 휘몰아치는듯한 곡선의 움직임을 만들어 부드럽게 검을 휘둘렀다.


쏴아아-

스승님만큼 거대한 파도는 아니었지만 작은 파도가 강한 기세로 스승님을 향해 휘몰아쳤다.


“이 정도면 훌륭하구나.”


촤악-

스승님이 휘몰아치는 파도에 검지를 내밀자 파도는 절반으로 갈라져 연무장의 바닥을 축축하게 적셨다.


“전부 스승님 덕입니다.”


고작 하루 사이에 내공을 얻고 반수검까지 흉내 낼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스승이 없었더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 갈 때가 된 거 같구나.”


일홍이 바지 주머니에 꽂혀있던 검집에서 푸른색의 검을 뽑아냈다.

“죽도록 울어본 적이 있느냐?”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해가 쉬울게다.”


일홍은 손으로 검의 표면을 한번 닦아내더니 감았던 눈을 뜨곤 바다를 향해 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푸드득-

바다 위에 있던 갈매기떼들이 무리 지어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콰아앙-!

슬픔이 잔뜩 서린 듯한 푸른 잠용 한 마리가 연무장의 벽을 뚫고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자 남해가 절반으로 갈라졌다.


일홍이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있는 내게 뒤를 돌며 말했다.

“모든 만물은 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우리 정파의 정수인 비어쾌검(飛魚快劍)이다.”


스승님이 내게 자신의 푸른 검을 손에 쥐여줬다.

“백 번 입으로 나불대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것이 나을게다.”


꿀꺽-

온 신경을 검에 집중한 나머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침이 저절로 삼켜졌다.


파앗-

눈을 부릅뜨고는 바다를 향해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해야. 검을 강하게 휘두른다고 강한 검기가 서리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법이다.”

“기본적인 도법부터 안 좋은 버릇들을 죄다 고쳐야 쓰겠어.”

“오늘부터 수련 양을 2배로 늘릴 테니 그리 알거라.”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새어 나와 연무장의 바닥에 똑하곤 떨어졌다.


···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나날들이 흘렀다. 어느새 시나리오에 들어온 지 일주일이 되는 날이었다.


‘돌아가면 시우한테 욕좀 듣겠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이었던 점은 내공을 익혀서인지 아무리 피곤해도 운기조식을 몇 시간 정도 하고 나면 피로가 싹 가셨다.


드르륵-

“얼른 나오거···”

“바로 나가겠습니다.”


스승님의 말을 칼같이 자르고 나막신을 꾸겨 신은 채 밖을 나갔다.


“눈보라가 몰아치는구나.”


연무장을 향해 걸어가던 중, 다시 한번 백철이 앞길을 막아섰다.

“2대 제자, 백철이 장문인과 1대 제자를 뵙습니다.”


늘 그렇듯 스승님은 눈길 한번 안 주고 앞을 걸었다.

“···소문은 들었습니다. 형님께서 달라지셨다는 걸요.”

“저도 할 수 있습니다.”


스승님이 뒤를 돌아 눈을 부릅뜨고 엄격하게 말했다.

“주제 넘지 말거라. 철아.”


백철이 앞을 걸어가는 일홍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저는 해남을 떠날 겁니다. 부디 강녕하십시오.”


백철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는 눈보라 속으로 어느새 사라졌다.


내가 백철의 뒤를 쫓으려는 순간, 스승님이 손으로 나를 막아섰다.

“괜찮다.”


침묵속에 복숭아뼈까지 쌓인 눈 위를 걸으며 연무장으로 향했다.


정적을 깬 건 다름 아닌 스승님이었다.

“승혁아. 너는 내가 싫지 않으냐?”

“내게 무거운 짐을 실어준 이 스승이 밉지는 않더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믿기에 밉지 않습니다.”


일홍이 뿌연 하늘을 바라보며 멈춰 섰다.

“아들이 보고 싶구나.”

“···아직도 철이가 미우십니까?”

“내 자식들을 죽인 그 아이를 좋아할 방도가 보이지 않더구나.”


해남의 역사서에서 읽었었다. 대략 10여 년 전에 일어난 불의에 사고에 대해서.


“그건 철이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나도 알고 있다. 내 아들의 핏줄인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못난 스승은 용서가 안되더구나.”


10여 년 전, 철이가 태어나고 5년이 지난 어린아이였을 때 주화입마에 빠졌던 일이 있었다. 어린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내공의 폭주가 일어나 이를 막기 위해 많은 이들이 희생했다.


일홍이 주먹을 불끈 쥐고는 바닥을 내려봤다.

“그날 내가 있었어야 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난 날 장문인은 그 자리에 없었다.


“그래서 더욱 모질게 대하는 거다. 나는 그 애에게 천벌을 받아야 하니까.”

“철이가 등에 칼을 꽂더라도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속죄이니라.”“사과를 해볼 생각은 없으십니까?”

“물론 해봤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기에는 너무 늦었더구나.”


얘기를 나누던 사이 우리는 어느새 연무장에

도착했었다.


휘잉-

눈보라가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도법부터 펼쳐보거라.”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 위를 걸어 다니는 소금쟁이처럼 허공을 답보했다.


스승님이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제 그만해도 된다.”


스승님의 그 말에 나는 공중에서 내려와 눈에 양 발자국을 남겼다.

“곁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구나.”

“들거라.”


스승님이 연무장 벽에 걸려 있던 날이 더딘 검을 내게 건넸다.


“검에 검기를 새겨 휘두르거라.”


마음을 비우고 바다의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스르륵-

이가 나간 백옥의 검이 푸른색으로 물들었다.


쏴아-

왼손을 머리 위로 올려 부드럽게 곡선으로 휘두르자 강한 파도가 허수아비를 적셨다.


서걱-

허수아비의 머리가 깔끔하게 몸과 분리되었다.


“훌륭하다.”


스승님이 내게 걸어와 이가 나간 진검을 검집에 손수 넣었다.

“허나, 한 가지만 명심하거라. 바닷사람이 진검을 뽑았을 땐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비로소 검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스승님이 눈이 잔뜩 쌓인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못난 스승관 다르게 올곧게 커줘서 이 스승은 기쁘구나.”


그 말을 듣자 마음이 간질간질했다.

‘내가 이 얘기를 들어도 되는 걸까.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고맙구나.”

스승님이 내 몸을 감싸자 스승님의 따뜻한 체온이 온몸에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마음 한구석에서 죄책감이 자라났다.


스승님이 눈을 마주보고 내게 목검을 쥐여줬다.

“지금의 너라면 목검으로도 해낼 수 있을게다.”

“검을 휘두를 때는 몸가짐보다 마음가짐을 올곧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아니 해내야만 한다. 이 시나리오의 종지부를 보기 위해서라면···’


꽈악-

목검을 왼손에 단단히 쥐어잡았다.


이어서 기본적인 자세를 잡고는 푸른 검기를 검에 둘렀다.


눈을 감고 마음을 비워냈다. 오직 감정을 떠올렸다. 한이 가득하게 서린 슬픔의 감정을, 내가 그토록 자주 느껴왔던 애환의 감정을.


천천히 검을 하늘을 향해 들어올리자 멀리서 스승님의 외침이 들려왔다.


“바다를 떠올려라. 강을 떠올려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원의 시작인 물을 떠올려라. 범람하려는 물을 억제하려고 하지 말고 가득 넘치도록 놔두거라.”

“눈물을 떠올려라. 슬픔을 떠올려라.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 기대어 어린아이처럼 끝없이 눈물을 흘리는 너 자신을 떠올려라.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오열하는 부모의 한을 몸에 새기거라. 지켜내지 못했다는 애통함을 몸에 박아 넣거라.”


이윽고 하늘 높이 들어 올린 목검은 지면에 느린 속도로 떨어졌다.


“해냈구나.”


쏴아아-!

하늘을 승천한 푸른 잠룡이 연무장을 뚫고 남해를 갈라냈다.


[스킬, 비어쾌검(B+)를 획득했습니다.]

[스킬창이 부족합니다. 다른 스킬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딸깍-

[탈진(F)가 삭제됩니다. 정말로 삭제하시겠습니까?]

···


[탈진(F)이 삭제됩니다.]

[비어쾌검(飛魚快劍)(A)가 등록됩니다.]


띠링-!

[시나리오를 60% 완료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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