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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 19세

SSSSSSSS급 재능충으로 돌아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진어
작품등록일 :
2023.05.10 16:56
최근연재일 :
2023.05.26 00:35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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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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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글자수 :
118,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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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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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예측할 수 없는 것(2)

DUMMY

웨어울프의 공격에 자욱한 먼지가 주위를 뒤덮었다.


안갯속에서 웨어 울프는 히죽히죽 웃으며 승혁의 머리를 계속해서 밟아댔다.


불길함을 느낀 나래가 급하게 달려와 뿌연 안개에 소리쳤다.

“오빠!”

“야! 백승혁, 뭐라고 말 좀 해보라고!”


나래가 애타게 내 이름을 외쳤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둔탁한 타격음 뿐이었다.


스르르-

이내, 뿌연 안개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멀쩡한 거지? 다친 데는 없는 거지? 그렇지?”


나래가 눈물을 흘리며 크게 외쳤다.

“···왜 말을 못 하는데.”


털썩-

웨어 울프는 너덜너덜해진 승혁의 몸을 나래를 향해 던졌다.


나래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손으로 자그마한 불기둥을 만들어냈다.


화르륵-

나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늑대의 털에 불이 옮겨붙었다.


하지만, 활활 타오르며 천장까지 솟아오른 불씨는 웨어울프의 단순한 입김에 빠르게 소화됐다.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건데? 왜 하필이면 우리인 거냐고!”

“커헉···”


웨어울프는 빠르게 도약해 나래의 멱살을 순식간에 손으로 감싸 쥐었다.


이내, 웨어울프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ㅈㅜㄱ이ㄴ다.』


또박또박하진 않았지만 늑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분명한 인간의 언어였다.


꽈악-

웨어 울프가 나래의 멱살을 잡은 손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나래가 멱살을 풀어내기 위해 공중에서 발버둥 쳤지만 과한 움직임으로 숨이 더욱 조여왔다.


절체절명의 순간, 승혁의 검지 손가락이 꿈틀거렸다.


***


퍼억-!

웨어울프에게 얼마나 맞았는지 셀 수 없을 무렵,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 인가.’

처참한 절규였다. 감각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감정은 느낄 수 있었다.


공포, 절망, 분노, 슬픔이 섞인 오묘한 목소리.


나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한 감정들이었다.


쿠웅-

비명 소리가 들린 직후 나는 나래의 앞으로 던져졌다.


그러자, 나래는 마나를 쏟아부어 웨어울프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안돼, 도망가. 부탁이야. 제발 너라도···’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입이 도무지 벌어지지 않았다.


내가 죽는 건 상관없었다. 이미 한번 죽었던 목숨이기에.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


하지만, 눈앞에 소중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웠다.


심장 박동이 약해지는 소리, 입에서 새어 나오는 거친 숨소리.


나는 그 무엇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더 이상은 소중한 것을 잃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플레이어, 백승혁의 이해도가 1% 증가했습니다. 동기화 작업이 시작됩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가 강해져야 한다.


신을 당당하게 마주 볼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내게 주어진 시스템을 이용해야만 한다.


[동기화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일시적으로 모든 능력이 강화됩니다.]


***


나래의 의식이 끊어지려는 직전, 웨어울프의 뒤에서 강한 살기가 느껴졌다.


웨어울프는 나래의 목을 잡아 벽을 향해 내동댕이 치고 본능적으로 전투태세를 취했다.


늑대가 눈을 깜빡인 순간,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승혁은 어디론가 사라져있었다.


아니, 승혁은 늑대가 나래를 던진 순간부터 없어졌었다.


스르르-

빠른 속도로 공중을 뛰어올라 벽에 박히기 직전, 나래를 안아 바닥에 안전하게 내려놓았다.


목 주변에 얇은 핏줄들이 터진 채 기절한 나래의 앞머리를 뒤로 넘겼다.

“이번에는 다를 거야.”


[스킬, ‘회복’이 복사됩니다.]

[동기화 상태로 인해 복사한 스킬의 효과가 증가합니다.]

[마력량이 ???으로 증가합니다.]


쏴아아-

나의 손이 나래의 뺨에 닿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광대한 빛이 술집 전체를 덮었다.


준호가 자신의 왼팔을 바라보며 말했다.

“팔이 재생되고 있어···”


이내 준호는 완벽하게 재생된 왼팔을 오른손으로 어루만졌다.

“전보다 더 튼튼해졌잖아? 근육도 더 붙은 거 같고.”


모든 빛이 사그라들었을 때, 나래는 새근새근 숨을 쉬며 깊은 잠에 들었다.


[남은 동기화 지속 시간: 30초]


나는 웨어울프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웨어울프는 방어 자세를 취한 채 몸을 잔뜩 웅크리고는 덜덜 떨고 있었다.


“한 가지만 묻겠다.”

“도대체 너희는 어디서 온 거지?”


승혁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웠다.


[웨어울프가 ‘은빛 여명’을 사용합니다.]

[웨어울프의 방어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합니다.]


늑대의 회색 털들이 우수수 솟아올랐다.


승혁의 시선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마지막으로 다시 묻겠다. 너희들은 누구지?”


[성력, 별의 연회를 사용합니다.]

[중독 포션을 구입합니다.]

[현재 남은 골드: 0G]


푹-

나는 녹슨 단검으로 녹색 물약의 중심부를 깊이 찔러 넣었다.


이 과정으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독에서 연기가 스멀스멀 솟아올랐다.


[세트 효과가 발동 됩니다.]


「맹독이 스며든 녹슨 단검(C)」

「녹이 심하게 든 단검에 맹독이 스며들었습니다. 단검에 의한 출혈이 발생할 시 특수 효과 ‘파상풍’이 발동됩니다.」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게임 시스템이 현실에 적용됐으니 이 또한 가능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물론 운이 좋았지만.’


[웨어울프가 ‘헤이스트’를 사용합니다.]

[웨어울프의 이동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아우우울--!』

불안감을 느낀 웨어울프가 천장을 향해 고함을 질러 늑대들을 불러 모으고는 네 발로 빠르게 도망쳤다.


[남은 동기화 시간: 15초]


‘10초, 아니 지금의 나라면 5초여도 충분하다.’


『커컹-!』

수십, 아니 수백의 늑대가 내게 이빨을 들이밀었다.


콰앙-

눈앞에서 사라진 승혁으로 인해 늑대들끼리 머리를 들이박았다.


웨어울프는 술집 곳곳을 맴돌며 후각을 이용해 승혁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서걱-

이내 웨어울프는 승혁의 기척을 인지하고는 뒤를 돌아 발톱을 휘둘렀다.


하지만 웨어울프의 발톱은 허공을 갈라냈다.


웨어울프가 급히 하늘을 바라본 순간 이미 단검은 자신의 등 깊숙한 곳에 꽂혀있었다.


[특수 효과, ‘파상풍’이 발동됩니다.]


『커억···』


웨어울프의 몸이 단단하게 경직되었다. 이어서 늑대의 몸 곳곳에서 붉은 피가 솟구쳤다.


그리고 이내, 웨어울프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숨을 멈추었다.


우우우웅-

웨어울프의 숨이 멎음과 동시에 수많은 알람음들이 머릿속에 진동했다.


[남은 시간: 0분 0초]


띠링-!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 서브 퀘스트

▸미션 : 던전화에서 살아남기.

▸내용 : 주변을 감싼 마수에게서 10분 동안 생존하십시오.

▸보상 : 능력치 포인트 및 300G 제공

▸난이도 : D+

실패 시 사망


[기본 보상이 지급됩니다.]

[현재 남은 골드: 300G]

[소모 가능한 능력치 포인트: 4]


그때, 평소와는 다른 청량한 소리가 고막을 울렸다.


[‘인외종 웨어울프’를 처치했습니다.]

[당신은 불가능한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히든 보상이 지급됩니다.]


아름다운 보석으로 치장된 무지갯빛 열쇠가 나의 손 위에 생성되었다.


「판테온 신전의 열쇠(S)」

「사용 시 판테온 신전에 출입이 가능합니다.」


눈을 씻고 바라봐도 분명한 S급이었다. 평생을 살아도 보기 힘들다는 S급 아이템이 내 손위에 올려졌다.


[스킬, ‘인벤토리(A)’ 가 잠금 해제됩니다.]

[설명을 확인하겠습니까?]


설명을 보지 않더라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판테온 신전의 열쇠를 인벤토리에 보관합니다.]


와장창-!

술집을 둘러싼 무형의 결계가 산산조각 났다.


나는 아이템을 뒤로하고 다리를 절뚝이며 문을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걸어갔다.

“어서··· 도움을 요청해야···”


[동기화가 종료됩니다.]


끼이익-

“여기, 좀··· 도와··· 주세···”


털썩-

밝게 빛나고 있는 상현달과 눈이 마주쳤을 때 나의 시야는 뿌옇게 흐려졌다.


***


이윽고 나는 어딘가에서 눈을 떴다.


검붉은 피와 순백의 혈이 섞이고 섞여 잔재만 남아있던 건물을 칠갑의 피로 뒤덮었고 천상에서는 아름답게 빛을 내는 순백의 날개가 푸드득하곤 떨어져 백색 깃털을 흩날렸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도 여기는 분명한 ‘서울’이었다.


서울은 어떤 이유인지 참혹한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나는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걸을 때마다 진동하는 시체 썩은 내를 보아하니 이 지경이 일어난 것도 꽤나 시간이 흐른 것으로 보였다.


아무리 걸어도 온전한 사람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나의 어깨를 덥석 잡았다.

“일어나.”


약간의 접촉이 일어났을 뿐인데 온몸에 소름이 우수수 돋아났다.


삐이이-!

귓가에 강렬한 이명이 울린 순간, 나는 거친 숨을 내쉬며 잠에서 깨어났다.


“허억··· 허억···”

나래가 나의 왼손을 꽉 붙잡고 엎드려 쪽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주삿바늘이 깊게 꽂혀있는 왼팔을 확인했다.


“으음···”

나래가 눈을 비비며 잠에서 일어났다.


나래가 일어난 나를 바라보자 잠시 벙찌다가 눈물을 흘리며 나를 부둥켜안았다.

“다행이야··· 정말, 정말 다행이야.”


나는 아무 말 없이 나래의 등을 토닥였다.


“죽는 줄 알았잖아. 3일이 지났는데도 일어나지를 않으니···”


3일··· 내가 짧은 꿈을 꾸고 있는 사이 자그마치 3일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갔다.


드르륵-

병실의 문이 열리고 정장을 입은 다수의 남성들이 구두 소리를 내며 걸어왔다.


“헌터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잠시 자리 좀 비켜주실 수 있을까요?”

“아··· 네.”


나래가 손을 작게 흔들고는 조심스럽게 병실을 나섰다.

“조금 있다가 다시 올게.”


나래가 나간 걸 확인한 협회 직원 한 명이 명함을 들이밀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 담당을 맡게 된 서지훈이라고 합니다.”


지훈이 내게 악수를 청했다.

“아··· 예. 반갑습니다.”


지훈이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목격자들의 증언으로는 헌터님께서 보스를 홀로 처치하셨다고 증언했습니다. 사실입니까?”


‘아니, 사실일 리가 없다. 고작 F급 헌터 따위가 홀로 보스를 처치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지훈은 자신이 이런 질문을 해야 된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었다.


“초면에 무례하시네요.”


지훈이 흠칫하며 옅게 미소를 지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예민했던 거 같군요.”

“던전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여태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갑작스럽게 던전화가 된 이야기부터 마수가 진화를 한 일, 마지막으로 사람이 죽게 된 일까지···


물론 모든 일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지훈이 한숨을 쉬며 탁자 위에 팔꿈치를 올렸다.

“그러니까 보스를 처치 한 사람이 헌터님이 아니시라는 거죠?”

“저는 옆에서 보조를 돕다가 마수의 공격에 기절했습니다.”


나는 모든 일을 생생히 기억했지만 이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면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알고 있기에 얘기하지 않았다.


지훈은 팔짱을 끼고는 깊게 생각했다.

‘등급이 꽤나 높은 헌터가 5명 정도 있었으니 던전의 난이도가 쉬운 편에 속했다면 합공해 충분히 보스를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목격자들의 진술과 부합하는 점이 하나도 없어.’

‘주변인들의 말로는 이 헌터가 홀로 보스를 처치했다고 했으니···’


지훈은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던전 난이도에 대한 분석 결과가 나와야 추가 조사가 가능하겠군.’


드르륵-

지훈이 앉아있던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확인하겠습니다.”

“제 눈을 바라봐주세요.”


스륵-

지훈의 눈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혹시 모른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이 자가 강력한 성좌와 계약을 맺어 성좌의 「강림」현상이 일어나게 된 거라면···


모든 일의 아귀가 들어맞는다.


지훈이 승혁과 눈을 마주치자 기겁하며 뒤로 자빠졌다.

“도대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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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전직 퀘스트(1) 23.05.19 175 5 10쪽
16 헌터 협회(2) 23.05.19 200 6 9쪽
15 헌터 협회(1) 23.05.18 232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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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스승과 제자(3) 23.05.16 23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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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시련의 탑(1) 23.05.14 313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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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할 수 없는 것(2) 23.05.13 382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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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돌아오다(2) 23.05.12 498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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