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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랑 19세

SSSSSSSS급 재능충으로 돌아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김진어
작품등록일 :
2023.05.10 16:56
최근연재일 :
2023.05.26 00:3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515
추천수 :
217
글자수 :
118,758

작성
23.05.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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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추천
15
글자
13쪽

작은 불씨(1)

DUMMY

밤하늘에 수놓은 별자리들이 유난히 환하게 빛이 나던 어느 날.


지지직-


대기를 갈기갈기 난도질하여 만들어진 거대한 문의 형태를 띤 무언가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풍만했다.


세계는 불안감과 공포에 휩싸였고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차원 문은 동시다발적으로 개방되었다.


“저··· 저게 도대체 뭐야!”


콰직-!


차원문에선 나온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은 종을 가리지 않고 학살하였고 인류는 절망하였다.


하지만, 어긋난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을까?


별자리의 선택을 받은 소수의 인원이 이 인간을 초월하는 힘으로 마수들을 하나 둘, 제거해나가기 시작했다.


세계는 이들은 「헌터」라고 칭했고 그들의 파급력은 막대했다.


***


욱신욱신-


온몸 곳곳에 생긴 크고 작은 상처들이 몸을 조여왔다.


‘벌써 아침이네.’


기지개를 한번 쭉 피고는 더벅더벅 안방으로 걸었다.


끼이이익-


“야, 백시우 일어나.”

“아··· 오빠 10분만, 10분만 있다가 일어날게.”


나는 한숨을 얕게 내쉬고는 스마트폰을 시우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이래도 안 일어날 거냐?”


시우가 얕게 눈을 뜨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타다닥-


“아니 오빠 일찍 깨워달라니까! 나 오늘도 지각하면 큰일 난다고!”

“4번 깨웠는데 네가 안 일어난 거야.”


시우는 화장실로 뛰어 얼굴을 대강 한 번 씻고는 급하게 신발을 신어 현관을 나섰다.


“오늘 늦으면 안되는 거 알지?”

“알아. 오빠 걱정하지 말고 얼른 뛰기나 해.”


삐리릭-


“다녀올게!”

“조심히 다녀와.”


쾅-


뒤를 돌아보자 바닥을 한가득 채운 머리카락과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걸 또 언제 다 치우냐···”


띠리리링-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타이밍 맞게 휴대전화의 진동이 울렸다.


“여보세요?”

“학생, 오늘 월세 내는 날인 건 알지?”

“정말 죄송하지만, 일주일만 더 미뤄 주실 수 있을까요?”

“알았어.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감사합니다.”


「가난」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신 후 가난은 나와 동생을 항상 옥죄어왔다.


헌터 일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무작정 시작했다.


내 동생은 나 같은 삶을 살면 안 되기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기더라도 위험을 무릎 썼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나는 별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그렇게 F급 헌터가 되었다.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허나 달라지는 건 흉터의 개수뿐이었다.


‘이제 슬슬 준비해볼까.’


책상 앞에 놓여있는 부모님의 낡은 손목시계를 차고 나갈 준비를 할 무렵, 잔뜩 어지럽혀 져 있는 방안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하아··· 대충 치우고 나가자.”


***


“오빠, 여기에요!”


저 멀리서 나래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저 사람이 백승혁이야?”

“어. 머리는 좋지만 몸이 안 따라주는 비운의 F급 헌터.”

“이거 괜찮은거 맞아?”

“뭘 그리 걱정을 하고 그래. 이번 던전 난이도가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우리한테는 B급 헌터가 있잖아.”


익숙한 시선과 늘 들어왔던 비아냥들.


자기들 딴에는 귓속말을 하는 것처럼 느꼈겠지만 귀가 예민했던 나는 그들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렸다.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나래가 급하게 브리핑을 시작했다.


“자자 이야기는 천천히 나누시고 여기 집중해주세요.”


나래가 태블릿을 가리켰다.


“이번 던전의 난이도는 아시다시피 D급입니다. 종철 아저씨가 전방에서 탱킹을 맡아주시면 나머지 분들이 딜을 넣어주시고 저와 승혁 오빠는 후방에서 힐링과 버프를 맡겠습니다.”


끄덕끄덕-


“자 그럼 이제 들어가볼까요?”


나래가 앞장 서 차원 문에 손을 대자 차원문이 일정하게 일렁거렸다.


차원 문을 통과하려는 찰나,


지지지직-!


나는 강렬한 괴음에 양쪽 귀를 부여잡고 주저 앉았다.


‘방금 분명히 소리가···’


“왜 그래, 학생? 무슨 일이라도 있어?”


평소와는 무언가가 다른 것 같은 기괴한 소리. 하지만 던전의 내부는 너무나도 고요했다.


“제가 잘못들었나봅니다. 신경쓰지 마시고 얼른 가시죠.”

“실없기는···”


나는 던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무언가를 가두기 위해 만들어 놓은 듯한 거대한 감옥들은 정신을 압도시키기 충만했다.


나래가 외쳤다.

“아저씨 앞에 조심해요!”


빼빼 마른 고블린 하나가 종철의 앞을 막아 섰다.


“읏차-”


종철이 가볍게 방패를 들어 고블린의 머리를 찍어 누르자 청록색의 피가 사방에 터져나갔다.


역시 B급은 B급이었다. 나 혼자 끙끙대 싸워도 하나를 잡을까 말까 한 고블린을 저렇게 가볍게 처치하다니···


“이번 던전은 고블린이 주류인가 보군.”


종철이 싱긋 웃으며 고블린의 주변에 생성된 작은 마정석을 내게 건넸다.


“얼른 보스나 잡고 나갑시다.”


말을 끝내기 무섭게 고블린 무리가 저 멀리서 급하게 달려왔다.


“맡겨만 달라고.”


쿠구구궁-

종철이 전방에서 방패를 거대화시켰다.


아군 진영을 향해 주문을 읊조리자 일행들의 온몸이 한층 가벼워졌다.


타아앗-!

버프를 받은 딜러들이 고블린을 향해 돌진했다.


“오늘 수입은 좀 짭짤하겠는데?”


촤악-!


“어··· 어라?”


성환의 날카로운 칼날이 허공을 베어냈다. 이윽고 고블린 하나가 공포에 질린듯한 표정을 하곤 성환에게서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오빠, 뒤에 조심해!”


당황한 성환의 뒤로 고블린 한 마리가 무섭게 돌진해왔다.


『꾸에에엑-!』


‘젠장, 시간이 부족하다.’


나는 급히 성환에게 방어 버프를 걸려 했으나 이미 한발 늦은 뒤였다.


타닷-!

눈을 감은 성환의 앞으로 종철이 축소된 방패를 들어 올렸다.


“젊은이. 집중해야지, 이럴 때 한눈을 팔면 어떡해?”

“가··· 감사합니다.”


나는 종철을 향해 크게 외쳤다.

“대형을 다시 재정비해야 해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고블린들이 통로 쪽에서 튀어나왔다.


성환이 떨어진 대검을 주우며 말했다.

“이런 제기랄··· D급 던전에 고블린들이 뭐가 이렇게 많아?”


나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종철에게 근력 강화 버프를 걸었다.


“아저씨, 방패를 던저요!”

“방패를 던지라고?”


꾸구구국-

타앗-!

종철이 높게 뛰어올라 거대화시킨 방패를 던지자 사방에 충격파가 발산되었다.


쿠쿠쿠쿵-!

다리가 가는 고블린들은 엄청난 진동에 제 몸을 겨누지 못하고 바닥에 하나 둘 넘어졌다.


“지금이에요!”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고블린들을 일행들이 하나둘 제거해나갔다.


···


시간이 꽤나 흘렀을 무렵


“이제야 끝이 보이네”


촤악-


수십, 아니 수백 마리의 고블린 시체가 쌓아 올라졌다.


성환이 날이 상한 대검을 닦으며 말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고블린들은 처음 봤어. 만약 이게 오크였다면··· 어휴···”


나래의 눈이 크게 반짝였다.

“그래도 이 정도 마정석이면 수입은 짭짤하겠는데요? 물론 순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마정석」


던전이 인간에게 악영향만 준 것은 아니다.


몬스터를 처치할 때마다 나오는 마정석은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이로 인해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마정석이 지니는 가치는 어마무시하다.


물론, 마정석의 순도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말이다.


“학생, 이름이 뭐였지?”

종철이 터벅터벅 걸어와 크게 웃으며 나의 등을 두드렸다.


“백승혁입니다.”

“아까는 고마웠어. 역시 듣던데로 머리가 아주 비상하구만. 허허허!”

“감사합니다.”


손이 커서인지, 근력 강화 버프가 풀리지 않은 탓인지 눈물이 찔끔 나왔다.


“다친 분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쏴아아-

나래는 한쪽에서 경미한 부상들을 치료했다.


어느정도 사태가 정리 된 후 종철이 말했다.

“자아··· 이제 다시 가볼까?”


종철이 방패를 거대하게 부풀려 다시 앞을 나섰다.


일행들이 앞으로 향하는 사이 나는 가만히 서서 고블린의 주검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공포에 질린 듯한 표정···’


몬스터가 인간을 피해 도망친다는 이야기는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


“오빠, 얼른 와. 거기서 뭐하고 있어?”


나는 밀려오는 불안감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던전 내부가 조용했다.


설상가상,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을떄마다 시체 썩은 내가 사방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일차원적인 불안감은 어느 거대한 문에 다다라서 고차원화되었다.


“이···이게 뭐야··· 우욱···”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마수의 시체들로 이루어진 산이 우리의 눈앞을 가렸다.


‘어림잡아도 수 백, 아니 수 천. 그 이상인 건가···’


성환이 코를 막고 시체를 뒤적거려가며 말했다.

“시발··· 고블린만 있는 게 아니잖아. 여기 정말 D급 던전인게 맞아?”


나래가 입 주변을 닦으며 말했다.

“하지만 측정기에서는 분명히 D급으로 표시되고 있어요. 우욱···”


D급 던전에서는 절대 발견 될 수 없는 상위 종의 괴물들이 한 가득 쌓여있었다.


그리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감옥이 시체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끝없는 어둠

분명히 철창은 뚫려 있었다. 하지만, 그 안을 자리 잡은 것은 끝없는 어둠이었다. 끝이 어디인지 알 기미가 없는 아득한 어둠···


철창 너머를 뚫어져라 바라 볼수록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 또한 나를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종철이 쭈그려 앉아 말했다.

“아무래도 고립된 거 같네. 구조나 기다려 봅시다.”


B급 헌터가 저 정도로 말할 정도라니··· 지금 이 상황이 보통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점점 확실해졌다.


동식의 표정이 점차 일그러져갔다.

“몇 날 며칠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구조를 기다리라니, 그전에 굶어 죽고 말거요.”


종철이 감옥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면 위험을 무릎쓰고 저 어둠속으로 들어가자는 겁니까?”


“···”

동식이 입을 닫았다.


“형님 사정은 잘 압니다. 하지만 이 시체 밭을 만든 원흉이 저기에 있다면··· 우리는 개죽음만 당할 거요.”

“조금만 기다려 봅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약 3일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비상시를 대비해 챙겨 온 물은 전부 바닥났고 이대로라면 햇빛을 보기도 전에 굶어 죽을 것이 분명했다.


죽음리나는 커다란 공포에 찌든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앞으로 가야 합니다.”


종철이 부리나케 달려와 나의 멱살을 잡고 노려봤다.

“학생, 지금 그 말에 책임질 수 있겠어?”

“학생이 얘기한 말 한마디 때문에 최악의 결과가 일어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건데?”

“무게가 무거운 말일수록,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뱉어야 하는 거야.”


나래가 옆에서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 뭐라도 해봐야 해요.”


성환이 말했다.

“제정신이야? 난 여기서 단명하고 싶지 않다고.”

“그러면 평생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구조나 기다리고 있자고요? 그전에 아사할 거라고요!”


나는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 나래에게 물었다.

“D급 던전이 확실한 거지?”


나래가 측정기를 건네며 말했다.

“측정기 상으로는 확실하다니까.”


그렇게 높지 않은 마력 수치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는 알파벳 D


“남고 싶은 분들은 남으시죠. 저는 저 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뭐? 학생, 정말로 미친 거야? F급이 혼자 D급 보스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저 측정기가 오류가 난 거였다면 그때는 정말 죽는 거라고!”

“여태까지 측정기의 오류가 발생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종철이 씩씩거리며 손사래를 저었다.

“미쳤군, 미쳤어.”


“저와 함께 나아 가실 분 없습니까?”


···


당연히 아무도 없을 줄 알았다.


처억-

그때, 한 명이 손을 들자 둘이 손을 들고 끝내 종철을 제외한 모두가 손을 들었다.


“아무것도 못해보고 굶어 죽고 싶지는 않아서 말이야.”


종철이 얼굴을 붉히고는 방패를 거대화시켰다.

“이런, 빌어먹을···”


나는 종철을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같이 가실거죠?”

“흥. 탱커도 없이 보스를 잡을 수 있겠어? 이렇게 된 이상 희망을 가질 수 밖에.”


‘희망이라···’


모든 악 중에서도 가장 나쁜 악, 희망은 결국 인간의 고통을 연장시켜 절망하게 만들 뿐이다.


그리고 나는 희망 속에서 피어난 절망을 뼈저리게 느껴봤다.


하지만 오늘도 난 바보같이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타박타박-

결국 우리는 다 함께 문 앞에 다가섰다.


종철이 긴장한 여색을 내비치며 침을 삼켯다.

“모두들 준비됐지? 셋에 연다.”


끄덕-


“하나, 둘, 셋”


끼기기긱-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형용할 수 없는 어둠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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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전직 퀘스트(1) 23.05.19 175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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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헌터 협회(1) 23.05.18 232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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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스승과 제자(3) 23.05.16 236 6 11쪽
11 스승과 제자(2) 23.05.15 235 6 10쪽
10 스승과 제자(1) 23.05.14 259 8 11쪽
9 시련의 탑(1) 23.05.14 313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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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예측할 수 없는 것(2) 23.05.13 382 12 12쪽
6 예측할 수 없는 것(1) 23.05.12 438 12 12쪽
5 돌아오다(2) 23.05.12 498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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