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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 서재

방구석 타워 소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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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4.05.22 09:25
최근연재일 :
2024.07.03 22:2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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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5,222

작성
24.06.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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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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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2쪽

30화 : 개굴개굴

DUMMY

30화 : 개굴개굴




세레나의 ‘고블린 주술사’ 공략집을 다 듣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세레나의 과거 이야기도 섞여 있었고, 전투할 때의 어려웠던 점, 곤란했던 점, 대응법까지 모두 들었어야 했으니까.


그렇게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알겠어요, 세레나. 그러면 일단 제일 먼저 게이트 주변에서 개구리를 살펴봐야 겠네요?”


- 네. 절 보내주세요. 진짜 고블린 주술사가 엮인 건지, 아닌지 확인해 볼게요.


“예. 비가 많이 오는 데 괜찮아요? 그 집에 우산이 있을까 모르겠네.”


- 잠깐! 소환사 형씨. 내가 가야지. 딴 건 몰라도 맥주값은 해야한다고.


세레나 대신 콜린이 대답했다.


“콜린? 지금 계속 맥주 마시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


- 그러니까 내가 가야한다고. 그치? 맥주값도 해야 하고, 맞아. 또 그래. 맥주마시면 스톰퍼가 나올 수도 있어. 그렇다고.


“······너무 취한 거 같은데.”


혹시 꽐라 수준이 된 건 아닌가 싶어 확인하기 위해 콜린의 모습을 확대하려다가···.


보류.


방구석 폐인, 히키코모리, 하남자.


난 용기가 없었다.


드워프 남캐가 비키니 아머 착용한 모습을 확인할 용기가.


최대한 빨리 렙업해서 스킨 교환권 써줘야지.


- 어허이! 내가 맥주값을 해야, 소환사 형씨가 더 맛있는 걸 사주지 않겠어? 솔직히 말해, 이 맥주 너무 맛없다고. 그래, 맛없어.


“아, 그건···. 제가 지우한테 다음엔 수입맥주 사오라고 해볼게요.”


캔을 딸줄 몰라서 이미 하나를 터트렸던 콜린이었다. 이후에 겨우겨우 따서 마셨지만···.


아무래도 생맥이 아니라서 만족스럽지 않은 건가?


- 그래! 그러니까 소환사 형씨. 내가 가겠다고. 응?


내가 답을 하기도 전에 세레나의 말이 들렸다.


- 소환사님 곤란하게 만들지 마세요. 스토프인가 스토커인가 뭔진 몰라도, 그게 되겠어요? 맨정신에 해도 안됐는데, 이렇게 취해서 어떻게 깨달음을 얻겠다고.


- 끄으으! 맥주맛도 모르는 귀쟁이 말은 듣고 싶지 않아!


- 하, 참. 방금까지 한 이야기 듣긴 했어요? 제대로 몸도 못가누는 주제에, 그러다가 개구리 밟아 죽이면 소환사님께 폐 끼치는 거라고요.


- 귀쟁이라고 너만 귀 있는 줄 아냐!


“세레나도 그만 해요. 콜린이 가서 확인 하는 걸로 하죠. 계속 맥주 드신 것 같은데···. 취객이 등산하면 원래 안되거든요? 위험한 일이 생기면 바로 돌아오는 걸로 해요.”


- 좋았어! 소환사 형씨. 내게 맡겨 달라고!


“뭐, 게이트가 폭주한 게 아니라서 우리의 기우일 수도 있으니까요.”


떨어지는 빗줄기를 보며 별탈없이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먹는 평안함이 좋았다.


그러니 별 일 일어나지 않기를.



***



“에이, 씨. 하필 비가 오고 지랄이야.”


“야, 게이트 위치도 지랄맞다. 산 꼭대기까지 등산해야 하는데?”


“이딴 건 하위 헌터들이나 시킬 것이지···. 퉷!”


B급 헌터 파티장 홍태호가 가래침을 뱉었다.


쏴아아아-


“비 예보도 없었는데. 기상청은 월급 뭣하러 받아먹나 몰라. 안그냐? 솔직히 세금 우리가 다 내는데.”


“세금루팡들이지 뭐. 우리같이 성실한 헌터들만 고생하는거야.”


그의 말에 다른 파티원들이 웃었다.


전원 B급 헌터로 구성된 5명의 파티였지만.


단 한 번도 B등급 게이트 폐쇄 임무를 해 본 적 없는 파티이기도 했다.


오로지 보신주의.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거르는 파티였다.


파티장인 홍태호도, 파티원인 나머지 네 헌터들도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B급 헌터가 되면 대부분 평균적으로 한 달에 1억 이상을 벌었다.


대신 높은 세금과 게이트 폐쇄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꽤나 많았다.


장비를 사거나 수리해야 했고, 각종 포션도 복용해야 했고, 게이트 입찰비, 짐꾼과 각종 잡다한 일을 맡을 사람들의 인건비까지.


하지만 홍태호를 비롯한 이들은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안전하면서도, 넉넉하게 먹고 살 정도의 수입만 생각할 뿐.


그렇기에 그들은 C등급 게이트만 노렸고, 폐쇄하는 횟수도 적었다.


성실하게 폐쇄 임무를 부지런히 다니며 월 1억까지 벌 생각이 없었기에.


그러나 이들이 부천의 한 게이트에 온 이유는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


“아니, 돈 많이 벌고 싶다는 헌터들한테 이런 임무 하라고 하면 안되냐? 헌터관리국 생각보다 대가리에 똥이 가득해.”


“그러게 말이야. 굳이 비가 퍼붓는데 직접 가서 확인하라는 게 말이야 방구야?”


헌터관리국에서 사설 파티로 운영하는 이들, 정확히는 홍태호에게 온 공문.


수신 : 수신자 참조

제목 : 세컨드 임팩트 게이트 조사 협조 요청


공문 내용은 폭주 혹은 문제가 의심되는 게이트에 직접 가서 확인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최근 ‘세컨드 임팩트’로 인해 헌터관리국 조사팀은 인력난에 시달렸다. 그렇기에 ‘성실한’ 홍태호 파티에게까지 지원 요청이 온 상황.


한량같이 놀러 다니며, 관리국 뒷담화나 하고, 정말 가끔 게이트에 들어가는 이들이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선은 지킬 줄 알았다.


헌터관리국의 지원 요청을 무시하면 큰일이 난다는 걸 알기에.


투덜거리면서도 산을 타는 중이었다.


찰칵!


“뭐하냐?”


“어? 스토리에 올릴 거 찍었는데. 왜? 오빠도 찍어줘?”


“됐다. 비도 오고, 땅도 질퍽이는데 각이 나오겠냐.”


홍태호는 유일한 여자 파티원에게 중얼거렸다.


그는 항상 관심받기를 즐겼다. 그 중에서도 자신보다 못난 사람들의 부러움에 가득한 눈빛 받는 걸 가장 좋아했다.


헌터의 시대였고, 동시에 SNS의 시대였다.


그 두 개가 합쳐진 홍태호는 말 그대로 제멋대로 살았다.


술자리에서 시비를 걸어도, 운전하다 갑자기 끼어 들어도, 길거리에서 어깨를 치고 다녀도···.


큰 문제 하나 일어난 적 없었다.


왜?


자신의 지위 때문에.


B급 헌터, B급 헌터팀 파티장.


반면 자신처럼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보다 급이 아래인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홍태호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급’을 봤다.


헌터인지 아닌지, 헌터라면 자신보다 급이 높은 지, 낮은 지.


소위 말하는 강약약강.


헌터관리국은 자신보다 강했으니 지금처럼 눈치보며 산을 오르는 중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정상이 슬슬 가까워지던 때에 앞서 걸어 올라가는 사람이 보였다.


“저기 누가 있는데?”


“누구야? 이런 날씨에 등산을 하나? 우산도 없어 보이는데.”


홍태호와 그의 파티원들이 먼저 올라가는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워질수록, 쏟아붓는 빗줄기 사이로 모습이 자세히 보였다.


초등학생 쯤 되어보이는 키, 뿔 두 개가 달린 투구, 등에 걸친 두 개의 양날 도끼, 그리고 엉덩이만 살짝 덮은 무언가.


‘저게 뭐야···?’


헌터 다섯명은 일순간에 경직되었다.


절대 저 ‘무언가’가 갑옷일리가 없다.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니까.


저런 복장이면 헌터 혹은 미치광이일 텐데, 예사롭지 않다.


“태호 오, 오빠? 누구냐고 물어봐······.”


“내, 내가?”


“오빠가 파티장이잖아!”


“에이, 씨.”


홍태호는 투덜거리며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저기요. 혹시 헌터세요?”


홍태호의 말에 쌍도끼가 뒤로 돌며 대답했다.


“헌터?”


“으, 으헉!”


이국적인 생김새와 주름살, 불콰한 얼굴빛, 회색빛 눈동자, 가슴까지 내려오는 턱수염, 그리고···.


중요 부위와 가슴 부위만 덮은 갑옷.


대답한 목소리는 굵직한 남성이었다.



***



홍태호의 인간 파악 레이더가 발동되었다.


경계대상.


만약 안에 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갑옷만 끼고 나머지는 맨살을 노출하고 있었더라면?


경계대상이 아니라 즉시 기피대상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갑옷 안에 옷을 입어서 노출된 부위(?)는 없었다.


홍태호는 경계하며 쌍도끼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헌터 아니세요···?”


“헌터? 아, 그래. 몬스터 때려 잡으면 다 헌터라 그랬지. 그래, 맞다고. 헌터.”


콜린은 잠시 고민하다 답했다.


“근데 여기는 왜···.”


“왜 왔냐고? 산에 개구리 좀 있나 해서 와봤지.”


“······?”


홍태호는 다시 사내를 살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우산 없이 도끼 두 자루 들고 등산하는 키 작은 헌터. 심지어 괴상한 갑옷을 착용한 사람?


들어본 적도 없었고 직접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할 모습이었다.


2차 파악, 보류.


“헌터시면 등급이 어떻게 되세요···?”


“등급? 아, 뭐라더라. 귀쟁이가 말했었는데. 아! 그래. F급이라고. F급.”


“······F급? 뭐야, F급이야?”


“그런데. 왜?”


“하, 나···. 어이가 없네.”


3차 파악, 완료.


홍태호는 지금까지 쫄아있었던 자신의 모습에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다시 모습을 살펴보니 그저 키작은 노숙자와 같은 꼬라지였다. 술냄새도 나는 거 보니 정상에서 한참 벗어난 사람.


F급으로 각성해서 짐꾼 생활하며 하루 벌어 하루 술만 마시는 밑바닥 인간일 터.


“야, F급. 꺼져. 별 같잖은 게···.”


“······음?”


홍태호가 가슴피며 말하자, 뒤에서 분위기만 살피던 다른 파티원들이 합류했다.


“뭐야, 오빠? 누구야?”


“아니, 하. 어이가 없어서. F급이랜다. 보니까 술도 취한게 요즘 짐꾼 일자리 없다고 돌아다니는 또라이 같아.”


“어우, 몰골이 무슨···. 애야, 아저씨야? 근데 어그로는 진짜 잘 끌리겠다. 이것도 별스타에 올려야지.”


찰칵!


아까부터 쉼없이 셀카를 찍던 파티원이 콜린을 찍었다.


“뭐, 뭐야? 이건.”


“이 아저씨 키 엄청 작다! 그럼 딴 것도 작아요?”


유일한 여자 파티원이 물어보며 깔깔대며 웃었다. 콜린의 표정이 변하자 놓칠세라 여러번 사진을 더 찍었다.


“자, 작다고···? 지금, 나한테 작다고 말한 거냐···?”


콜린의 콧수염이 부들부들 떨렸다.


“와! 이 아저씨 화났나봐. 어떡해? 태호 오빠, 오빠가 말 좀 해줘!”


“비도 오고 날씨도 거지 같아서 개 같은데 꺼지세요. 아저씨.”


홍태호가 씩씩거리며 경고했다.


아직까지도 인생 패배자 같아 보이는 이 아저씨에게 겁을 먹었었던 순간 때문에 화가 풀리지 않았다.


“내가 너네한테 무슨 피해를 끼치기라도 했냐? 산은 모두의 것인데! 왜 꺼지라는 거야? 니들이 귀쟁이야? 어? 그래, 개구리 있으면 니네들이 다 처리할 거냐!”


때마침 개구리 한 마리가 홍태호 발치에 다가왔다.


개굴! 개굴!


“아까부터 개구리 이야기를 하는데···.”


콰직!


“개 구린 말 하지 마시고 말로 할 때 그냥 꺼지시라고. 그 짜리몽땅하고 혐오스러운 몸뚱아리 보기 싫으니까.”


“오, 태호 오빠! 개구리 라임 지리고요! 아깝다! 영상 찍고 있을걸.”


콜린을 둘러싼 다섯 명이 서로를 보며 깔깔댔다. 하지만 콜린이 가만히 있자 웃음이 그쳤다.


“아재요, B급 헌터가 말로 안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홍태호가 왼쪽 손목을 돌렸다. 뚜두둑. 초등학생만한 키의 F급 헌터를 손봐주는 데에, 우산을 접을 필요도 없었다.


“하이고···. 쯧쯔.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어린노무새끼가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근데 어째. 개구리 밟아서 큰일 났네, 큰일 났다고.”


“큰 일?”


“저기, 정상쪽 봐봐라. 다 니만 본다.”


홍태호가 반사적으로 우산을 살짝 들어 살펴보니.


수천, 아니 수만 개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싹!


아주 작은 크기부터 시작해 기껏해야 한주먹도 안될 만한 크기의 개구리들이었지만···.


빗속에서 자신만 노려보고 있는 모습은 사람 심리상 께름칙한 이상의 것이었다.


“소환사 형씨가 그러던데. 그냥 터트리면 어그로 끌린다고. 한 마리에 저주 하나씩인데···. F급인가 B급인가 뭔지 모르겠다만. 그래, 감당 되겠나?”


“······저주? 쿨럭!”


“태, 태호 오빠!”

“태호야, 왜 그래! 갑자기!”


홍태호가 한움큼 피를 토하자 파티원들이 달려왔다.


재빠르게 상태창을 확인하니.


[상태이상 : 개구리 원혼의 저주 - 출혈]


‘지, 진짜라고?’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가까운 곳부터 정상에 열린 게이트까지 산을 뒤덮은 개구리들이 펄쩍 뛰었다.


자신을 향해.


개굴! 개굴!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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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 번개는 항상 두 번 친다 +3 24.06.17 2,383 6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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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 비와 당신 (수정) +6 24.06.15 2,782 67 14쪽
28 28화 : 애기븝미쨩 +4 24.06.15 2,784 68 13쪽
27 27화 : 무한 스테이지 +1 24.06.14 2,818 71 12쪽
26 26화 : 콜린 아이언폴 +3 24.06.13 3,010 76 13쪽
25 25화 : 하룻밤 +2 24.06.12 3,170 7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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