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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 서재

방구석 타워 소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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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4.05.22 09:25
최근연재일 :
2024.07.0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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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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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4화 : 대화가 필요해

DUMMY

24화 : 대화가 필요해



“아, 그러면 오시는 분이 소환사님의 동생이라는 건가요?”


세레나가 물었다.


“네. 동생 집 주변에 게이트라도 있으면 파견이라도 보낼 텐데. 지금 당장은 없어서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나랑 세레나는 지우가 오기를 기다렸다.


오전에 연락하자마자 저녁에 오다니, 지우도 급했나보다.


근데 걔가 급할 게 뭐가 있지?


하여튼.


사실 게이트가 있어도 파견 보낼수 없는 조건이 있었다.


인천에 사는 나, 서울에 사는 지우.


내 타워 소환 능력의 근간이자 소환사 레벨과 같은 [스테이지 시작] 스킬에도 제한이 있었으니까.


소환자로부터 50Km 범위의 게이트만 시작 가능. 이것도 6렙 찍고 넓어진 거다.


타워 소환은 그렇지만 파견은 또 거리제한이 20Km랜다.


거리를 늘리려면 보유 영웅의 성급을 늘려야 했다.


즉, 지우가 사는 집 옆에 게이트가 생기면 타워로 지켜줄 순 있겠지만.


세레나는 보낼 수 없다는 뜻.


그래도 20Km라는 범위가 좁진 않다.


최소한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와 같은 서울 서쪽 지역은 집에서 거리가 닿았으니.


이거 나중에 특정되는거 아니야? 더 무작위로 활동해야겠다.


아니면 일부러 한 곳을 정하고 집중적으로 활동할까? 그 쪽이 집인줄 알게.


띵동.


내 고민이 이어지던 중, 지우가 왔다.


“왔어? 빨리 온다더니 늦었네?”


“빈손으로 오기 좀 그렇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날 알아보는 팬도 생기고.”


“뭘 이런 걸 다.”


“어머, 혹시 오빠가 말한 영웅, 세레나 씨 맞으세요?”


김지우는 들어오자마자 양손 가득 들고 온 것을 내려놓곤 세레나에게 달려갔다.


“네, 세레나 윈드워커라고 해요. 소환자님 동생분이라 들었어요. 잘 부탁드려요.”


“제 이름은 김지우에요. 와 근데···. 세상에, 피부 봐봐. 너무 고우시다···. 진짜 우리가 아는 엘프 맞죠? 활도 쉭쉭 쏘고, 정령도 소환하고!”


“네, 맞아요. 정령은 아직 소환 못하지만···. 나중에는 할 수 있을 거예요.”


“세상에···. 홍화 길드에서 푼 공략 영상이랑 얼굴도, 복장도 완전 똑같으시다. 내 이럴 줄 알았지.”


김지우가 날 째려봤다.


- 내가 센스있게 챙겨왔다.


김지우의 속마음이 들려왔다.


“······뭐?”


“나 아무 말도 안했는데?”


김지우는 날 무시하더니 가져온 쇼핑백들을 뒤적거렸다.


“혹시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제가 언니 위해서 옷을 좀 사왔거든요.”


“네, 편한대로 하세요. 지우 씨.”


“에이, 딱딱하게 그게 뭐에요. 그냥 지우야 라고 불러주세요. 말도 편하게! 제가 어리잖아요.”


“그래? 지우는 엄청 쾌활하고 붙임성이 좋네.”


“저기 있는 사람 하고는 딴판이죠. 그쵸? 오빠. 거기 멀뚱히 서 있지 말고 화장실 가 있어.”


“내가 왜 화장실로 가? 니가 월세 대신 낸다고 집주인 행세 하는거야?”


나는 갑자기 들어온 견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뭔 소리야. 우리 옷 갈아입게 그러는 거지. 방송 세팅을 해야 할 거 아냐. 왜? 갈아입는 모습 지켜 보게?”

- 알아서 들어가.


“······.”


나는 김지우의 속마음을 끝으로 화장실로 내몰렸다.


쓰으읍.


아무래도 방송 끝나고 혈연의 위계질서를 다시 세워야겠군.


그 전에는 여동생 기생충 칭호가 있었던 탓에 힘들었지만.


이제는 어연히 월 억대 수입을 벌 수 있는 헌터가 되었으니까.


아니, 실현수익은 못 냈으니 아직 아니구나.


하여튼 그 기반을 다졌으니 수확할 때만 기다리면 된다. 도중에 물타기 하거나 그럴 것도 없는 순수 내 능력을 통한 수입이니까.


혈육은 돈에 환장했기 때문에, 돈으로 밀어붙이면 바로 깨갱! 하고 꼬리를 내릴 게 분명했다.


“오빠! 방송세팅 됐으니까 잠깐 나와봐.”


“그래.”


오히려 잘 됐다. 방송 시작하기도 전에 기강을 잡아주마.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니, 내 원룸 방에 여신이 있었다.


“와······.”


“세레나 언니 엄청 예쁘지? 그래도 내 방송 컨셉이 뉴스인데, 아나운서 옷으로 입혀봤지.”


세레나의 복장은 어쩌면 기본적이고 단출한 복장.


무릎까지 내려오는 흰색 원피스에 검은색 여자 정장 자켓.


엘프 아나운서였다.


“옷이 조금 끼고 불편한데···.”


“다음에는 사이즈 더 큰 걸로 사올게요. 언니, 이번에만 참아줄 수 있어요?”


“그럼, 지우야. 어쨌든 날 위해 사준거잖니.”


“진짜 언니는 천사세요···. 이거 말고도 편한 복장도 사왔거든요? 방송 끝나고 집에 있을 때 입어요, 언니. 우리 오빠 대신 챙겨드리는 거예요.”

- 세레나 언니는 이제 내꺼다. 맨날 방송 게스트로 불러야지.


“세레나가 왜 니 꺼야?”


“응? 나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근데 오빠. 내 방송 통해서 세레나한테 관심 집중시킬 생각 아니었어?


“······!”


“사람 속마음 못 읽어도 다 보는 법이 있어요, 있어. 척하면 척이지.”


혈육이 아니라 점쟁이다.


옛날에도 그러더니만, 내 속내를 어떻게 저리 잘 아는거지?


“그러면 허락한 걸로 안다? 닉네임 ‘F급’에 관한 정보, 세레나 인터뷰같은 건 무조건 내 방송에서 말하는 걸로. 오빠가 방송국 보낼 건 아니잖아?”


“뭐······. 그래라. 근데 그럼 내가 뭐가 좋은데?”


“모든 것. 세금, 마석 환전, 수입, 오빠 정체, 주소, 수 억원어치의 택배 수령, 집밖으로 나가서 해야 할 일 모두.”


“오호.”


“솔직히 떡상 후에 프리 선언하고 쭉쭉 잘나가는 아나운서를 매니저로 쓸 수 있는 기회. 많지 않다고. 어때?”


“콜.”


이건 개이득이다.


안그래도 세레나한테 관심이 너무 집중되다보니 잡일을 시킬 엄두가 안났으니까.


ATM 기계 가서 입금시키다간 내 정체까지 바로 들통날 지도 모를 정도.


확신하건대, 세레나한테 스토커나 파파라치 분명 붙을 거다.


대신 혈육이 잡다한 일을 해준다면? 나야 오케이.


“좋았어. 그럼 방송 시작 전에 예상 질문지 작성부터 해보자. 양이 많으니까, 반은 오빠가 예상 답안 적어보고. 나머지는 세레나 언니가.”


“뭐 이렇게 많아?”


나는 투덜대며 질문지를 확인했다. 대부분 세레나의 기본적인 정보에 묻는 질문들.


좋아하는 음식? 뭐든지 잘 먹던데.


남자친구랑 부모님이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거냐고? 이런걸 왜 묻는 거야?


좀 궁금하긴 했다.


“아니, 오빠. 왜 하나도 쓰질 못해?”


“이걸 내가 어떻게 써. 세레나 본인이 아닌데.”


“진짜 아는 거 하나 없다. 세레나 언니가 활 얼마나 잘쏘는지, 그런거 밖에 모르지?”


정답이다.


나 생각보다 세레나에 대해 아는 게 없구나.


“언니, 제가 괜한 걸 준비했네요. 그냥 마음 편히 앉아서, 저랑 대화만 하면 돼요. 오빠는 다시 화장실 들어가고.”

- 방송에 노출되고 싶으면 그냥 있어도 되고.


“······간다.”


탁.


뭔가 주도권이 넘어간 이상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어쨌든 내가 갑 맞지?


뭐, 귀찮고 성가신 일 알아서 대신 해주면 나야 땡큐니까.


화장실 변기 커버를 닫고 쭈그려 앉았다. 이어폰을 꼽은 뒤 방송을 켰다.


그래도 모니터링은 해야지.



***



“시청자 여러분들, 좋은 저녁입니다. 오늘의 헌터 뉴스, 김지우입니다.”


“아침 방송 때 아직 전하지 못했던 소식이자, 제 SNS에 올렸던 출장 방송 시작하겠습니다.”


- 저녁뱅 뭐임?

- 큰 거 온다 ㄷㄷ

- 김지우! 김지우! 김지우!


“오늘 아침부터 대서특필 된 소식이죠. 변이현상으로 일어난 99넘버 게이트 사건입니다. 하지만 관련된 소식은 이미 아침 방송 때 전달해 드렸는데요.”


“대신 SNS에 예고한 대로 저는 닉네임 ‘F급’ 헌터가 소환했다는 영웅과 한자리에 있습니다. 오늘의 게스트, 세레나 윈드워커! 환영해 주세요!”


아나운서 답게 익숙한 진행.


김지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레나가 핸드폰 카메라 앵글 안으로 들어갔다.


- 헐 존예다

- 저 얼굴 진짜임? 필터 아냐?

- 귀가 엄청 긴데?

- 김지우가 오징어처럼 보일 정도네


“반갑습니다. 세레나 윈드워커 님. 하지만 방금 전에 저희 통성명 하면서 말 놓기로 했죠? 엄청 어리게 보여도 세레나 누나는 무려 666살이라고요.”


“아, 여러분 안녕하세요. 세레나 윈드워커라고 해요. 세레나라고 부르셔도 된답니다.”


- 눈나ㅏㅏㅏ

- 진짜 엘프를 소환했다고? 그냥 모델같은 사람 섭외한거지??


“지우야, 여기 안에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네, 언니. 세레나 언니가 소환된 지 며칠 안되어서, 아직 지구 문물이 어색하대요. 시청자 분들이 이해해 주세요.”


- 와 컨셉 미친다 ㅋㅋ

- 저 사람 본캐 누구임? 마스크랑 연기 장난 아닌데


평상시라면 달리지 않을 법한 채팅이 올라왔다.


가뜩이나 집중된 관심 탓에 김지우의 방송을 보지 않던 사람들이 생겨났기 때문.


“이 화면을 통해서 시청자분들이 우리를 보고 있는 거예요, 언니. 지금···. 벌써 만 명이나 보고 있는데요? 진행을 빨리 해야겠네요.”


“이번 코너, 대화가 필요해! 이 코너에서는 인터뷰처럼 제가 세레나 언니에게 궁금한 내용들을 질문하고, 언니가 답변을 하는 시간입니다. 이후에는 채팅창의 자유로운 질문도 받을 테니 기다리세요!”


“자, 첫 번째 질문. 세레나 언니는 엘프가 맞나요? F급이 소환을 했다 들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요?”


“응. 나는 엘프야. 이렇게 대답하니 이상하지만···. 윈드워커 일족의 장로고, 숲의 어머니이신 엘레시아 님께서 소환에 응하라 하셨고, 응답해서 여기에 왔어.”


세레나는 카메라를 부담스럽게 보다가···.


김지우에게 시선을 고정한 뒤로는 편하게 말했다.


“그러면 다음 질문! 언니와 대화하는 게 어렵지 않은데···. 한국어는 어떻게 하시는 건가요? 소환되기 전에 세상과 언어가 같나요?”


“내 고향 말하는 거지? 완전 달라. 물론 이 세계를 자세히 살펴보진 못했지만 공기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그리고 상태창? 여기 설명으로는 내 고향에서 쓰는 언어의 개수만큼 언어를 사용할 수 있대.”


“아, 그래요? 고향에서는 언어를 몇 개나 쓰셨어요?”


“엘프어, 대륙공용어, 드워프어, 세 개. 나머지는 좀 어설픈 수준이라서···. 상태창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이렇게 세 개가 가능하다고 나오네.”


“대박. 이럴 줄은 전혀 몰랐는데. 그러면 영어로 말할 수 있어요?”


김지우는 채팅창 반응을 흘깃 살핀 뒤, 세레나와 시선을 마주하며 물었다.


평상시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대화하는 분위기.


“으음······. 모르겠어.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하하···. 아직 언니가 소환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색하대요. 그쵸? 그럼 이번엔 쉬운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 주

- 작

- 주

- 작


“자! 좋아하는 음식이 뭔가요?”


“여기 와서 먹은 건 모두 좋았어! 처음에는 포케, 파스타, 샐러드···. 그것도 맛있었고, 저번에는 보쌈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어. 소환사님이 많이 사주셔서 배부르게 먹었거든.”


음식 이야기에 세레나가 눈을 빛내며 말했지만, 채팅창은 여전히 불타고 있었다.


“언니, 그러면 방송 끝나고 저랑 맛있는거 먹어요. 제가 또 맛있는거 많이 알거든요?”


“진짜? 그러면 지우도 나랑 친구야?”


“네? 동생···. 아, 친구죠. 친구! 저도 언니랑 친구되어서 너무 기뻐요.”


김지우는 다시 채팅창을 확인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그런데 언니. 혹시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그럼. 친구 부탁은 언제든지 들어줄 수 있어. 아! 소환사님이 허락 한다면.”


“시청자들이 자꾸 인증해주길 바라거든요. 홍화 길드에서 공개한 공략 영상을 봤는데···. 혹시, 흑표범으로 변신하실 수 있어요?”


“아, 흑표? 어렵지 않아. 지금 변신하면 되는 거니?”


“네, 언니.”


김지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나운서 옷을 입고 있던 세레나가 한순간에 흑표로 변했다.


우당탕!


“우왓! 까, 깜짝이야···.”


갑자기 변할 줄 몰랐던 김지우는 펄쩍 뛰며 의자 뒤로 넘어졌다. 떡상의 시초였던 공포특집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였던 장면처럼.


“어, 언니? 세레나 언니 맞죠? 그 상태에서 말도 할 수 있어요?”


옆의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흑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 다시 엘프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어요?”


후웅! 눈깜짝할 사이에 세레나는 다시 다소곳한 아나운서 복장으로 변했다.


“미안해, 지우야. 깜짝 놀랄 줄은 몰랐어. 내가 흑표로 변한 모습이 무서웠던 거야?”


“아니에요, 이렇게 한순간에 바뀔 줄은 몰랐어서···.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


김지우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시청자 여러분, 보셨죠? 세레나 언니 의심하지 말라고요.”


- 흑표 변신 미쳤다

- 주작충 어디갔죠?

- 이게 나라냐 F급은 세금 더내라

- 진짜 엘프를 소환한건 전세계 최초 아님? 애기븝미쨩 클났네 ㅋㅋ


“아 맞다! 헌터넷 닉네임 애기븝미쨩님! 세레나 언니가 진짜 엘프일리 없다고 하셨었죠? 진짜면 소환사 클래스 풀셋 아이템 주시겠다고도 하셨고.”


“F급 님은 앞으로 제 방송 통해서 소통하신다고 하니까, 제 공식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진짜로 아이템을 넘기게 되면, 제가 현실합방 가겠습니다!”


- 큰거온다 ㄷㄷ

- 세레나! 세레나! 세레나!

- 저 외모로 화살 날릴 때마다 라이칸 한방컷함 ㄷㄷ 개쎈누나임


“다들 세레나 언니 계속 보고 싶으시죠?”


- 네ㅔㅔㅔ

- 눈나ㅏㅏㅏㅏ


“하지만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앞으로 닉네임 ‘F급’ 헌터님의 소식은 오로지 제! 방송을 통해서! 독점보도 할테니까요!”


“즐찾, 좋아요, 알림설정까지! 부탁드립니다. 그럼 안녕!”


김지우는 세레나한테 인사를 시키지도 않고 후다닥 방송을 종료했다.


“끝난거니, 지우야?”


“네, 언니. 고생 많으셨어요.”


“갑자기 왜 끝난 거야?”


“이미지 소비 때문에요. 흑표 변신은 원래 아껴두려고 했는데···. 사람들 앞에 언니의 모습을 한번에 다 보여주면 안되거든요. 어휴, 시청자도 갑자기 너무 많이 몰렸고요.”


김지우는 긴장감이 탁 풀렸는지 의자에 널부러지며 말했다.


그 때, 화장실 문이 열리며 김우성이 나왔다.


“야, 혈육. 시청자 수가 15만 명이 나왔는데 이거 맞아?”



***



방송이 끝나고.


세레나는 여섯 번째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잘 먹는 모습이 보기 좋네.


하지만 혈육과 의논할 문제가 남아 있었다.


“시선이 너무 집중된 거 아냐?”


라이브 시청자 수 15만명? 말이 안되는 수치였다.


“오히려 잘됐지 뭐. 어쨌든 관심은 나나 언니한테 가지, 오빠한테는 별로 안 갈걸? 그냥 부러워하고 끝날 테고.”


“흐음···. 근데 그 애기븝미쨩 있잖아. 연락 올까?”


“노지태 헌터? 100% 연락 온다. 그 사람 완전 관종이거든. 내가 그 건도 알아서 잘 처리해 볼게. 방송각도 잡아보고, 아이템도 삥 뜯어보고.”


“야, 너 방송인 다 됐다?”


“뭔소리야? 나 원래 방송인이야. 아나운서로 데뷔했다고. 그리고 집 말인데.”


“어어.”


“······이사 할거야?”

-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어?


나는 지우의 속마음에 눈을 감았다 떴다.


“나 말고. 앞으로도 영웅 더 소환해야 하는데 원룸에서 다같이 지낼 순 없잖아. 좁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그러네? 그러면 세레나 언니랑 지금껏 한 방에서 살림 차린거야?”


“······살림? 아니, 그냥 같이 잔건데.”


나는 말을 해놓고 이상함을 느꼈다. 뭐지?


“그러면···. 아니다. 집은 어디로 구해다 줘? 매매해야 하는 거야?”


“몰라. 알아서 해주라. 스킬 문제로 나한테서 20km 근방이기만 하면 돼. 참, 아직 돈은 없어. 30억은 사실 영웅 소환하는 데에 써야 해서.”


“돈이 없다고? 근데 내가 집을 안 구해주면, 세레나 언니랑 계속 여기서 한 방 쓰는 거네?”


“······그렇겠지?”


아니, 나도 좁은 원룸에 두 사람 자야하니 불편했다고.


“그럼 오늘 우리 집에···. 아니다. 거리 때문에 못 오는구나. 후우우···.”


김지우가 해맑게 웃으며 햄버거를 흡입하는 세레나 표정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가까운 곳에 월세방 알아볼게. 영웅 더 소환한다고 했으니 투룸 이상으로. 기타 잡다한 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바로 내일이라도 세레나 언니 보낼 준비 해.”


“그래주면 고맙고.”


“······아니 어떻게 남녀가 같이 한 방에서···. 됐다, 됐어.”


난 아무 생각 없었는데 자꾸 왜 이래?


잠시 뒤.


세레나의 방송 뒷풀이 식사가 끝나자 김지우가 일어섰다.


“언니, 다음에 또 만나요. 그 땐 언니 집에서 방송도 하고,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같이 많이 먹어요.”


“진짜? 맛있는 거 준다고 해서 고마워, 지우야. 나도 친구가 생겨서 기뻐.”


“어쩜 언니는 말을 이렇게···! 오늘밤까지만 조심하세요. 알았죠?”


“응? 그렇네. 언제든지 소환사님의 적을 물리치려면, 밤에도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지.”


세레나가 손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아니에요. 저 갈게요, 언니.”

- 에이, 설마···.


말을 마친 김지우는 나한테 시선 하나 던지지 않은 채 나갔다.


분위기 이상하게 왜 저래?


지우가 떠난 뒤.


“음. 세레나? 그러면 이제···. 잘까요?”


“네, 소환사님.”


아직 집을 확실하게 구한 게 아니었기에 나는 영웅 소환을 미뤘다.


어쨌든 인벤토리에 마정석 세 개는 멀쩡히 있었으니 급할 일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침대에 눕고, 세레나는 바닥에 깐 이불 위에 누웠다.


······꿀꺽.


괜히 침 삼키는 소리마저 부담스럽다.


······아, 너무 어색한데.


슬쩍 몸을 뒤척이니···.


세레나가 이불 위에 앉아서 나를 보고 있었다.


암막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 달빛을 마주하는 푸른색 눈동자,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도 여실하게 드러나는 몸매, 늘어뜨린 금발까지.


“소환사님도 잠이 안오세요?”


그녀가 내게 말했다.


문득, 방송 전에 들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세레나에 대해 아는 게 참 없다는 사실.


“네. 밤이 긴데···. 세레나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우리, 대화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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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 비와 당신 (수정) +6 24.06.15 2,782 67 14쪽
28 28화 : 애기븝미쨩 +4 24.06.15 2,784 6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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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 콜린 아이언폴 +3 24.06.13 3,010 7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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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 방송 출연 +4 24.06.10 3,373 80 13쪽
22 22화 : 길드 마스터 (수정) +5 24.06.09 3,493 72 15쪽
21 21화 : 리콜 +2 24.06.08 3,491 76 12쪽
20 20화 :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친다 24.06.07 3,547 7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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