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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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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복준
작품등록일 :
2021.10.24 12:21
최근연재일 :
2021.12.11 12:0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65
추천수 :
4
글자수 :
63,715

작성
21.10.24 12:39
조회
13
추천
0
글자
8쪽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발자국을 또 다시 더듬는다.

DUMMY

4년 전.


난 야쿠자 무리에 둘러싸인 여자를 구해준적이 있다.


둘러싸여서 그들의 억압에 저항하고 있던 여자는 마치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사카타의 모습과 닮아서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나갔다.


비록 얻어터지고 말았지만 야쿠자 무리는 이제 흥미를 잃었다는 듯이 그냥 떠나버렸다.


여자는 은혜를 입은 것이 사실이며 그에 맞는 행동을 했다.


나를 일으켜 주며 보통사람이 다 그러듯 다친 곳에 대한 의문과 감사의 인사 그리고 조그만 사례금을 쥐어 줬다.


하지만 마지막에서의 여자의 행동은 보통 사람과는 달랐다.


전화번호를 준 것이다.


감사의 인사로 “전화번호까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료한 일상을 살고 있던 나의 행동거지를 반영하여 거리낌 없이 번호를 받았고 여자는 오늘 중으로 연락을 준다고 했다.


따뜻한 느낌의 일렁이는 그림자는 여자와 함께 사라지고 나도 갸웃거리는 그림자와 함께 어두운 집구석으로 돌아왔다.


평소와 같은 무의미한 시간들의 마라톤.


나는 그들 사이에 끼이지 못해 피니쉬라인에 서있는 한 관중이다.


언제나. 언제나. 그들 중 누구라도 제발 이 결승선을 끊고 들어와 승리의 도가니에 빠져 노래를 부르기를 바라는.....


하지만 6년이란 세월이 지났고 결승선은 세월에 늙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함에도 그들의 머리카락조차 보이지 않는다.


마음 한편에서는 양심이 외친다.


“현실이다! 이게 현실이야! 꿈이란 사탕은 너무 달아서 너의 이를 썩게 했고 이빨이 없어 영양실조로 인한 죽음을 기다리는 너가 현실이야!”


“피식!!”


피니쉬라인의 한 관중은 끝없는 침묵 속에 가뭄의 단비처럼 한 방울의 웃음을 터트렸다.


“가끔씩은 보잘 것 없는 나의 모습이 가장 재밋지. (하핳하핳하)”


웃고 있을 때 울리는 휴대전화소리.


“(띠리링)”


왔다.


커다란 손은 관중들 속에서 나를 정확히 골라 끄집어갔다.


그리고 다시 보이는 현실과 암담한 방 속에서 밝게 빛나는 휴대폰 화면.


-낮에 구해주신 것에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감사 인사만을 전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아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혹시 괜찮다면 이번 주 토요일 날 오후 6시 쯤 와세다 대학 앞 오야코동 집에서 만나는 게 어떨지... 한번 생각해 보시고 연락주세요.-


목숨의 은인 일수도 있는데.


여자의 이러한 반응은 전혀 놀랍지 않다.


당연한 거다.


그럼 나는 이런 당연한 태도를 당연하게 받아야지 인간의 도리에 맞다.


하지만 망설여진다.


여자와의 식사 그 대접을 받기 위해선 나도 대접에 걸 맞는 모습을 갖추어야하나?


그래야겠지?


지금의 약쟁이 모습으로 나간다면 대접하는 사람은 관계상 자신의 낮은 입장에 압도당하여 나의 누추한 모습에 아무런 지적도 할 수 없고.


수많은 사람들의 의문에든 시선들을 한 몸에 받아야 할 거다.


오늘은 금요일 내일 아침에 간단한 세면도구와 저렴한 길거리 옷 한 벌을 사자.


그럼 일찍 자볼까?


아마도 내일은 평소보다 한없이 너무나도 바빠질 것 같으니.


난 땀으로 축축한 침대에 누웠다.


평소는 젖은 땀으로 누웠을 때 기분 나쁜 축축함이 나를 덮쳐와 한심한 나의 인생을 탓하며 잘 때조차 불평불만을 늘어놓았지만.


오늘은 새로운 현상에 의해 몸은 달궈졌고.


그로인한 증발이 일어났는지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가장 푸근한 보금자리를 얻었다.


그러나 눈만은 늘 그랬듯 연기와 함께 목을 감싼 나의 영원한 족쇠와 함께 감겨갔다.


“(깜빡).....”


아침이다.


평소와 같이 잠을 잔거 같지 않지만 피곤하지는 않은 기상.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자각한 뒤 서둘러 집 밖으로 나왔다.


눈부시다.


하늘은 또 눈부시다.


앙상한 손으로 막아보지만 세상은 이미 나란 형체를 잊어버렸다고 답하듯이 햇빛은 나의 손바닥을 뚫고 들어온다.


난 세상의 그러한 태도에 다시금 분노가 싸여 한동안 하늘을 째려보다 익숙지 않은 밝음에 백기를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근처의 나의 집은 잡동사니 상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다.


걸어서 한 5분 거리쯤일 것이다.


걷는 동안 난 눈으로 관찰을 시작한다.


사람들의 복장과 표정 걸음걸이 같은 걸 말이다.


그 후 난 그 것들을 근거로 사람들의 감정을 읽는다.


왜 그러한 행동을 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 질문에 대답하자면.


난 어렸을 적에 거짓말쟁이였고 금지된 행동을 저지르고 거짓말을 하여 나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을 필사적으로 피하려 했다.


그것을 피하기 위한 완벽한 거짓말을 하기위해선 누구도 거짓이라고 알아차리지 못할 거짓말을 해야 한다.


완벽한 거짓말을 하는 방법은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것이다.


거짓말을 시작하면 그것을 듣고 있는 상대는 나의 말 하나하나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만약 나의 말에 상대가 조금이라도 언짢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거기에 대한 대응책을 바로 바로 만들어야하는데.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최대한 빨리 상대방의 감정 변화를 인지하고 변화된 감정이 의심의 불꽃을 키울 때.


상대방의 언짢음을 유도한 말을 덮어씌워 버릴만한 매력적인 말을 다시 뱉어내는 것이다.


그런다면 상대는 사실과 거짓사이에서의 혼동을 일으키고.


보통의 고등의 생각을 선호하지 않는 인간들은 의심이 듦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알았다는 사인과 함께 보류해둔다.


이러면 일단락이 된다.


그럼 당연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은 묻겠지 “완벽하지 않잖아?”라고 그래서 이후의 작업도 필요하다.


그 사람과 최대한 접촉을 자제하고 만날때마다 깨끗하게 색칠된 새로운 거짓말들을 만들어 내야한다.


왜나면 상대방은 보류해둔 자신의 의심을 은연중에 계속 추궁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완벽한게 거짓말을 칠 수있다.


하지만 그저 이론이다.


거짓말의 대상은 당연히 평소에 빈번한 접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대일 것이고.


찝찝함을 없애고 싶어 하는 사람의 특성이기에.


만날 때마다 상대방의 의심이 나를 추궁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일 매일을 끊임없이 완벽에 가까운 거짓된 알리바이를 생각해야하는 데.


사람의 뇌용량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한계가 있다.


만약 용량이 초과되어 내가 상대방의 질문에 더듬고 답을 못하거나 누구라도 의심할만한 외곡 된 답변을 한다면.


즉시 감정에 변화가생기고 보류시킬 수 없을 정도로 감정과 의심은 혼합되어 커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상대방도 더욱 더 커진 의심이란 골칫거리를 없애기 위해.


나의 대답에 왜곡된 점을 찾아 공약할 거리를 매일매일 생각할 것이다.


뭐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양치기 소년은 점점 늑대의 입속에 들어가 그의 저녁거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답변은 이정도 이다.


이게 습관이 된 것 뿐이다.


그래서 난 완벽한 거짓말을 칠 수 있었냐고?


“아니.”


나의 상대방은 항상 부모님이었고 매일 매일을 접촉해야하는 사람들이다.


매번 늑대의 입속에 들어가고 말았지.


내가 말하는 것은 이론일 뿐이다.


그저 흘려들어도 상관없다.


그래도 관심이 생긴다면 한번 연구는 해보길.


이 이론을 완벽하게 만든다면 당신은 항상 꿈꿔왔던 욕망이 만든 세계에서 살 수 있다.


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그런 세계.


"도착했다. 잡동사니 상점. 언제나 봐도 어렸을 적 본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집과 같이 생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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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후기(스포가 될수 있으므로 완결까지 보고 보세요.) 21.12.11 23 0 2쪽
21 (완) 토끼는 꿈에서 깨어나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은 현실이 아니였다. 21.11.01 24 0 12쪽
20 꿈 속에서 꿈을 꾸는 토끼는 번데기에서 결국 나오지 못했다. 21.10.30 16 0 9쪽
19 꿈속의 토끼는 꿈을 꾸고 꿈에서 변화를 겪었던 흔적을 떠올린다. 21.10.25 17 0 9쪽
18 토끼의 기억 속 꿈은 너무나도 달콤했고 아직까지는 미소 짓고 있다 21.10.24 19 0 9쪽
17 풀어지는 족쇠. 토끼는 행복한 꿈을 꿨었다. 21.10.24 17 0 5쪽
16 수 많은 발자국은 토끼의 잠든 기억을 깨운다. 21.10.24 16 0 7쪽
»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발자국을 또 다시 더듬는다. 21.10.24 14 0 8쪽
14 새로운 당근의 새로움은 항상 각새롭고 토끼의 감은 사라져간다. 21.10.24 15 0 10쪽
13 결국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감각을 지우지 못했다 21.10.24 15 0 7쪽
12 흩날리는 발자국의 향연 속에서 당근은 동화되어간다. 21.10.24 13 0 7쪽
11 토끼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길 그 위에는 무수한 발자국들이 흩린다 21.10.24 14 0 4쪽
10 토끼의 나침반은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21.10.24 14 0 8쪽
9 토끼의 나침반 하지만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흔들린다 21.10.24 16 0 5쪽
8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내일의 나침반이 되었다 21.10.24 14 0 5쪽
7 다시 또 찾아온 기회. 하지만 토끼 입에는 다른 당근이 물려있었다 21.10.24 14 0 6쪽
6 추억은 당근과 함께 사라지고 토끼는 다시 후각을 곤두세웠다. 21.10.24 17 0 6쪽
5 눈앞의 당근 하지만 토끼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21.10.24 18 0 6쪽
4 추억의 향기 속 토끼는 생각을 한다. 21.10.24 21 1 7쪽
3 추억의 향기를 따라 다시 돌아가는 토끼 21.10.24 25 1 5쪽
2 눈앞의 당근에 휘둘리는 토끼 21.10.24 36 1 6쪽
1 마당을 나온 생각 많은 토끼 +1 21.10.24 88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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