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완결

복준
작품등록일 :
2021.10.24 12:21
최근연재일 :
2021.12.11 12:0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59
추천수 :
4
글자수 :
63,715

작성
21.10.24 12:24
조회
35
추천
1
글자
6쪽

눈앞의 당근에 휘둘리는 토끼

DUMMY

“무엇이었을까? 그때 그 느낌은.”


점점 의식은 흐려져 가고 뭔지 모를 말들을 웅얼거렸다.


“난 그 때..그... 말.. 그녀... 같이.. 비록..”


“..........”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노래소리)


음 뭐지.. 다락방엔 카세트 플레이어도 없는데 노랫소리가?


그리고 코끝엔 향기로울지도 모르는 풀냄새가나...


“어! 어!! 어!!! 내 몸이 날고 있어?!”


눈을 떴을 땐 따스한 8월 어느 날의 시대를 아우르는 푸른 들판만이 내 눈 앞에 펼쳐져있었다.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상공에서 수직낙하의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나 이 장면을 어디선가 본 것 같아!”


“그래 맞아 난 이걸 그리고 푸른 들판 끝에 있는 오두막에 살던 그녀를 분명!”


그 순간 난 풀 속에 빠른 속도로 떨어졌고 땀과 함께 더없이 푸른 아침을 맞이했다.


“아.. 꿈이었던가? 당연히 꿈이었겠지. 현실에서 그랬다간 죽고 말테니깐.”


“그래도 그 꿈은 나의 어린 시절의 일면을 회상하는 것만 같았어.”


모처럼 느낀 아름다움에 젖어 게으른 아침을 보내고 싶었지만 어디선가 변화는 일어나고 있었고 그 변화는 나를 다시 카페로 이끌었다.


“그래. 다시 가보자 그곳에. 그러면 어제의 의문들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


하지만 먼저 어질러 진 옷과 5일 동안 치우지 않아 파리가 공전을 하듯 돌고 있는 산더미의 컵라면 통들을 헤쳐 나가야 했다.


그리고 뭔가 오늘은 서둘러 쓰레기 더미를 빠져 나가는 데만 일단락 될 게 아니라 면도도 하고 샤워도 하고 싶었다.


마치 쓰레기 더미에 묻힌 바비인형의 머리를 빗어주듯이 말이다.


그렇게 평소에 하지도 않던 대업을 이루는 동안 3시간이 지났고 오후 12시 정각 난 어제의 수많은 의문들로 나의 미묘한 감정 만들고 원인 모를 꿈을 꾸게 해준 커피숍으로 향하였다.


어제와 다름없이 이유모를 자본주의에 찌들린 미소를 보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


난 한없이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래도 다시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어제와 같은 창가의 자리에 않았다.


잠시 후 그녀는 나의 자리에 다가왔고 느닷없이 나의 이름을 불렀다.


“저기 사오토씨?”


“네? 어떻게 저의 이름을?”


“아 죄송해요 어제 실수로 지갑을 보여주셨을 때 주민등록증도 같이 봐 버렸거든요 물론 주민등록 번호를 외워서 나쁜 짓 같은 건 하지 않았어요. 그저 이름만 봤을 뿐이에요..”


당황해서 그런가?


어제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의 태도이다.


“ 아 괜찮아요. 제가 보여줬으니 어떤 악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럼 주문을..”


“혹시 어제 제게 하려고 했던 말이 잇지 않았나요? 제가 그때 살짝 현기증이 온 탓에 제대로 듣지 못햇지만”


“아! 별거 아니에요. 그냥 다음에 올땐 좀 씻고 오라고요. 당신의 더러운 냄새에 사람들이 하나둘 씩 가게에서 나가기 시작 했거든요. (놀리는 듯한 목소리로)”


“아.....”


역시 어제 듣지 못한 말과 영문 모를 호의가 펼쳐준 미지의 세계는 전부 나의 망상이었던가....


“오늘은 그래도 깔끔하고 조금은 정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셨네요? 어제는 정말 누가 보면 정말 히키코모리로 착각 할 것만 같은 모습이었는데.”


“아.. 죄송해요 제가 여러 가지 일들에 둘러 싸여서 페인처럼 보낸 지가 벌써 4년이나 되어서...”


“어제는 문득 갑자기 커피숍에 가고 싶다는 충동적인 마음에 몸조차 가듬지 못하고 공공장소에 나와 버렸네요..”


하... 난 나의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내 자신을 가두는 것인데 왠지 모르게 이 사람과 만난 후론 나의 의지에 벗어나는 행동의 연속이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 자주 보여주세요. 조금은 남들한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라고요! 어제 당신의 모습에 제가...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가버린다)”


“저기 주문은...!”


“이미 가버렸나..”


어쩔 수 없다.


나의 모습을 보고선 아무도 반길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저 사람도 분명 끓어오르는 혐오감에 떠나버렸겠지.


난 항상 거울을 보고선 욕을 해댄다.


나의 외향에 대해.


왜! 나는 불행할 수밖에 없는 외향으로 태어나 평생을 불행하게 살아야 하냐고.


이제 와서 그러긴 그렇지만..


아차! 또 나의 신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외향이란 이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저급한 것에 정신을 팔지 않겠다는 신념을 말이다.


분명 또 저 여자 때문일 것이다.


앞으론 이 커피숍에 오지 않아야지.


계속 오다간 나의 본 모습을 찾게 될 것이 분명하다.


“어제와 똑같은 상황이군. 또 내 자신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으로 떨고 있어.”


“전부 저사람 때문인지는 알겠는데.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무엇인거지? 도대체 무엇이길래. 나를 이렇게 괴롭고 힘든 과거와 마주하게 하는 거지?”


고개를 살짝 돌렸더니 언제 돌아 왔는지.


붉은색 홍조로 상기된 얼굴이 역력한 그녀가 나를 보며 미소 짓고 있다.


분명 그녀에게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다.


더 알고 싶다.


더 탐미하고 싶다.


어떻게 무엇을 알기에..


하지만 나의 욕구는 여기까지다.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난 그녀를 모르니깐.


그리고 만난 지 2일 만에 "너를 알고 싶어! 나와 함께 이야기 해줘! 어느 나긋한 곳에서...." 라고 말하는 격이 떨어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누가 들어 주겠냔 말이다!


아... 여기서 난 그만 두어야 하는가?


그 깊고 깊은 심해 속에서 한번 타오르는 불꽃에 홀려 빠져 나왔는데...


절망스러워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난 바보멍청이고 못생겼고 모르는 여자한테 말도 잘 걸지 못하고 뭐 하나 특출 난 것도 없다.


즉 애초에 난 재가 되어 다시 저 심해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었다.


이젠 끝이구나.


난......


“다시 밖깥 세상의 빛을 보려면. 4년이란 시간이 또 필요하겠지.”


그렇게 내가 고개를 숙이며 커피숍을 나가려던 순간!


그녀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나의 책상에 조그만 메모지를 놓고 돌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후기(스포가 될수 있으므로 완결까지 보고 보세요.) 21.12.11 23 0 2쪽
21 (완) 토끼는 꿈에서 깨어나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은 현실이 아니였다. 21.11.01 24 0 12쪽
20 꿈 속에서 꿈을 꾸는 토끼는 번데기에서 결국 나오지 못했다. 21.10.30 16 0 9쪽
19 꿈속의 토끼는 꿈을 꾸고 꿈에서 변화를 겪었던 흔적을 떠올린다. 21.10.25 16 0 9쪽
18 토끼의 기억 속 꿈은 너무나도 달콤했고 아직까지는 미소 짓고 있다 21.10.24 19 0 9쪽
17 풀어지는 족쇠. 토끼는 행복한 꿈을 꿨었다. 21.10.24 17 0 5쪽
16 수 많은 발자국은 토끼의 잠든 기억을 깨운다. 21.10.24 16 0 7쪽
15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발자국을 또 다시 더듬는다. 21.10.24 13 0 8쪽
14 새로운 당근의 새로움은 항상 각새롭고 토끼의 감은 사라져간다. 21.10.24 15 0 10쪽
13 결국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감각을 지우지 못했다 21.10.24 15 0 7쪽
12 흩날리는 발자국의 향연 속에서 당근은 동화되어간다. 21.10.24 12 0 7쪽
11 토끼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길 그 위에는 무수한 발자국들이 흩린다 21.10.24 14 0 4쪽
10 토끼의 나침반은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21.10.24 14 0 8쪽
9 토끼의 나침반 하지만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흔들린다 21.10.24 16 0 5쪽
8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내일의 나침반이 되었다 21.10.24 13 0 5쪽
7 다시 또 찾아온 기회. 하지만 토끼 입에는 다른 당근이 물려있었다 21.10.24 13 0 6쪽
6 추억은 당근과 함께 사라지고 토끼는 다시 후각을 곤두세웠다. 21.10.24 17 0 6쪽
5 눈앞의 당근 하지만 토끼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21.10.24 18 0 6쪽
4 추억의 향기 속 토끼는 생각을 한다. 21.10.24 21 1 7쪽
3 추억의 향기를 따라 다시 돌아가는 토끼 21.10.24 24 1 5쪽
» 눈앞의 당근에 휘둘리는 토끼 21.10.24 36 1 6쪽
1 마당을 나온 생각 많은 토끼 +1 21.10.24 88 1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