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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완결

복준
작품등록일 :
2021.10.24 12:21
최근연재일 :
2021.12.11 12:0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47
추천수 :
4
글자수 :
63,715

작성
21.10.30 00:24
조회
15
추천
0
글자
9쪽

꿈 속에서 꿈을 꾸는 토끼는 번데기에서 결국 나오지 못했다.

DUMMY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알죠? 바로 나츠마츠리 잖아요. 그러니깐 6시까지 유카타를 입고 우에노공원 앞에서 만나요. 늦으면 안되요~ 늦은 사람이 초코바나나 사주기이니깐. 그럼 그때 봐요.-


잠...시만 어지럽다.


오늘이 나츠마츠리였다니.


난 그녀가 이렇게 빨리 약속을 잡은 이유를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어제 내가 한 노력들은 아마 물거품이 된 거 같다.


하지만 그래도 괴로웠던 이유를 어느 정도 알게 된 게 그나마 소소한 얻음이랄까?


지금은 1시 얼른 씻고 준비해서 나가야지.


오늘은 사람들이 유난히 붐빌테니.


난 평소와 다르게 가벼운 몸으로 나갈 채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평소 같았으면 이 내리쬐는 햇빛에 숨이 막혔겠지만 지금은 숨이 막히지 않았고 오히려 따스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덜컹덜컹)”


오늘 축제 때문에 지하철은 연인들로 가득 차 있다.


각양각색의 연인들의 모습 그래도 한껏 모아서 보자면 아름답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합!..”


아니 또 무슨 망언을 하는 건가?


하.... 그런 건가 내 욕망은 이미 나를 집어 삼킨지 오래구나.


이제 뭐 어떻게 되도 모를라나.


더 이상 버틸 힘도 없으니.


지하철을 나와 우에노공원으로 가는 길 난 길바닥에 납작하게 말라 버린 지렁이를 보았다.


아마도 이틀 전 내린 비에 평소처럼 마중 나왔다가 다시 돌아가지 못한 것 같다.


“되도 않는 저항을 하다 죽었구만...”


죽음의 공포에 끝까지 저항하려는 흔적이 눈에 선명히 박혔지만 난 그냥 평소와 다르게 별일 아니란 듯이 지나갔다.


잡초같이 무성한 사람들 속을 지나 손으로 헤집고 헤집고 들어간 끝에 드디어 난 국화 한 송이를 찾았다.


“아! 오셨어요?”


“어.......음.”


“오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원래 밖에 잘 나가지도 않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해요.”


“그래도 왠지 오늘 만큼은 사카토군이랑 있지 않으면 즐겁지 않을 거 같아서 이렇게 무리한 부탁을 한 거예요.”


“이기적인 저를 용서해 주실 거죠?”


“어?! 아니 용서까지야.”


“오히려 고맙다고 느끼고 있어. 널 만난 후로 뭔가 자꾸 변하고 있는 느낌이거든.”


“정말요?! (흐흐) 다행이다.”


“그럼 빨리 와요. 저 오늘 여기 있는 걸 다 해보고 갈거라고 작정하고 왔으니깐.”


“각오해요! 전 체력이 무지막지 하게 좋아서 절대로 지치지 않는답니다. (하핫)”


순간 난 귀엽다고 느꼈다.


그리고 머리와 함께 몸은 여름과 함께 따뜻해 졌고 지기 시작한 노을 같이 귀는 익어갔다.


그녀가 처음 간 곳은 금붕어 건지기였다.


어렸을 적 동네에서 축제가 열리면 항상 ( )와 같이 손잡고 가서 했었는데.


매번 얇은 종이를 생각 안하고 힘으로만 건지려고 해서 실패만 해 슬퍼하는 ( )을 보고선 안쓰러워서 매번 내가 건진 금붕어를 나누어 주곤 했는데.


그 때 금붕어를 받고선 뛸 듯이 기뻐하는 ( )의 모습은 귀여웠었지.


지금이라도 그 행복한 모습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어?! ( )?”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분명 소중 했던 이름 같은데.


기억나지가 않는다. 머리가 거부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잊어서는 안 될 이름.


가슴은 아는 것 같은데.


“사........ ”


“사카토군!”


“어?!”


“뭐에요 갑자기 혼자 멍해서는 설마 제가 금붕어를 쉽게 건저올려 버리는 모습을 보고선 반해 버린 건 아니죠?”


“아.... 미안 갑자기 옛 생각이 나서.”


“뭐에요....... 같이 놀러 와서 이래선 저 혼자만 들뜬 거 같잖아요.”


“미안.....”


“됐어요. 그럼 사과하는 의미로 저기 상점에 전시되어 있는 커다란 곰 인형을 뽑아줘요. 그러면 용서해 줄게요.”


“어? 그건....무리일거 같은데....”


그 순간 키리스양은 나를 빤히 쳐다봤다.


키리스의 양의 눈에 홀려 버린 걸까?


난 그 여자를 절대 실망시키고 시지 않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알겠어! 내가 꼭 저 인형을 뽑아 줄게!”


“진짜요? 야호!”


“저기 아저씨! 한 번에 얼마에요?”


“300엔입니다.”


“여기 300엔이요!”


“넵! 감사합니다. 여기 총알 6개 있습니다.”


여섯 발이라?


보통 8발 정도는 주는데.


축제라서 그런지 바가지를 씌우는 군......


그 순간 나의 귀 옆에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귀를 베이듯 튀어 나왔다.


“아저씨! 너무 작은 거 아니에요? 쩌~기 옆에 옆에 집에는 8발이나 주던데.”


“아니... 아가씨 원래 6발정도 줘요. 하하. 거 아가씨 기가 좀 쎄시네.”


“그럼 좋습니다. 아가씨가 예뻐서 두발 더 드릴게요.”


“아싸!”


“하하하! 남자친구 분 고생 좀 하시겠네.”


“아... 네....”


평소 보지 못한 그녀의 모습에 나도 적지 않은 당황을 했고 저 인형을 뽑지 못하면 진짜 응징 당할지도 모른다는 위협감이 느껴졌다.


“사오토씨! 제가 이렇게까지 했으니깐 꼭 뽑아 줘야해요!”


“아.... 그렇게 말해도...”


애초에 일등상을 단돈 300엔에 뽑게 해놓았을리도 없고 아무리 두발이 더 늘어난들 장사꾼의 수작일 텐데.


부담감에 좀 움츠렸지만 그래도 그녀의 용기에 나도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일단 손가락으로 저 인형을 가르키고 두 눈으로 손가락이 인형과 겹치도록 하자. 그리고 슬며시 왼쪽 눈을 감는다. 아! 겹쳤다! 그럼 난 오른손잡이인데 쓰는 눈까지 오른쪽 눈. 좋다.”


“뭐해?”


“씁! 조용히 해봐.”


“이제 어깨넓이로 발을 벌리고 개머리판의 뒤쪽을 어께에다가 대어서 개머리판을 빰과 어깨에 딱 붙이며 고정시킨다. 그 후 겨냥점과 인형은 일직선으로 맞춘 후 짧은 호흡의 들이마심과 함께....”


“빵!”


“우와와와와!”


“됐다....! 해냈다!”


“뭐야. 어떻게 한 거야? 그것도 한방에?!”


주인아저씨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역력했고 나의 어께 뒤에는 기쁨의 열기에 젖은 두 팔이 뜨겁게 감싸왔다.


“오~! 제법인데요. 사오토씨! (하핫)”


나도 키리스양이 기뻐하는 모습에 올라가는 입 꼬리를 감출 수 없었고 그저 슬며시 웃으만 지어보였다.


“(띵똥!) 잠시 후면 나츠마쓰리의 하이라이트인 불꽃축제가 있을 예정입니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어서가요. 가능하면 높고 사람들이 적은 곳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많이 붐비면 그것도 그러니깐.”


키리스양은 나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고 난 구 여자의 손에 이끌려 수많은 돌계단을 쉴 새 없이 올라갔다.


“(하아.. 하아) 저기 키리스양 나 이젠 한계인거 같은데.”


“사오토군!”


“응?”


“(펑! 퍼버벙!)”


폭죽은 까만 하늘을 수놓았다.


마치 오색빛깔의 비단실로 꿰어놓은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는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그런 하늘을 배경삼아 서있는 그 여자.


파란 유카타는 불빛을 머금어 빛나고 있었고 눈은 하늘의 쏟아지는 빛을 담아 더욱 아름답게 변모 하여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예쁘다.......”


“음? 뭐라고요?”


지금 이순간이 그대로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는 느낌.


“저기 사오토군 있잖아. 나 많이 고민 했어. 하지만 난 역시 그 날부터 너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어?”


갑작스런 말은 나의 심장의 깊은 곳을 베어들어 왔다.


하지만 난 이미 알고 있다.


내 몸이 여기서 어떻게 반응하리라는 것을.


난 이미 자유가 없는 걸..... 눈물이 난다.


몸은 기뻐하는데 눈물이 난다.


괴롭다고 마음 속은 요동치는데...


“(으흐흑) 나도 사실 그 날부터 너를 좋............”


흐려진다.


시선이 흐려진다.


마치 여러 개의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만들어 낸 피사채의 형상이 전원의 끊김과 함께 사라지는 것처럼.


그리고 잠깐의 암전 후 다시 올라가는 전원스위치.


입자로 분해된 형상은 다시 모아졌고 똑같은 장면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일부가 조금 달라졌을 뿐.


“넌.......... 아니야. 미안 난 널 배신한 게 아니야. 난 그저 너무 고통스러웠고 눈 앞에 있는 진통제를 단지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 (흑흑)”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사카타의 모습이고 난 그 여자를 보면서 어쩌면 마음속으로는 예전의 사카타를 떠올리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기뻐 너가 이렇게 다시 나타나서 영원히 만날 수 없을 거 같았는데. 미안 다시는 널 잊지 않을게 그러니깐........ 가지마!”


과한 욕심이었을까?


그 순간 펑하고 터지며 수 많은 하얀 깃털을 뿜어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현실.


눈앞에는 눈물을 머금은 키리스양이 서있었고 불꽃놀이는 이미 끝난 후였다.


“역시 당신은 아직 잊지 않았군요. 아무리 저 자신을 바꿔서 당신의 입맛에 맞추어 줘도 결국.”


“그럼 잘 있어요.”


그 말과 함께 여자는 나에게 키스를 했고 감미로운 혀끝의 감촉과 함께 동그랗고 작은 것이 여자의 매끄러운 침과 함께 내입으로 넘어왔다.


“꼴깍.”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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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후기(스포가 될수 있으므로 완결까지 보고 보세요.) 21.12.11 22 0 2쪽
21 (완) 토끼는 꿈에서 깨어나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은 현실이 아니였다. 21.11.01 23 0 12쪽
» 꿈 속에서 꿈을 꾸는 토끼는 번데기에서 결국 나오지 못했다. 21.10.30 16 0 9쪽
19 꿈속의 토끼는 꿈을 꾸고 꿈에서 변화를 겪었던 흔적을 떠올린다. 21.10.25 16 0 9쪽
18 토끼의 기억 속 꿈은 너무나도 달콤했고 아직까지는 미소 짓고 있다 21.10.24 18 0 9쪽
17 풀어지는 족쇠. 토끼는 행복한 꿈을 꿨었다. 21.10.24 16 0 5쪽
16 수 많은 발자국은 토끼의 잠든 기억을 깨운다. 21.10.24 15 0 7쪽
15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발자국을 또 다시 더듬는다. 21.10.24 13 0 8쪽
14 새로운 당근의 새로움은 항상 각새롭고 토끼의 감은 사라져간다. 21.10.24 14 0 10쪽
13 결국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감각을 지우지 못했다 21.10.24 15 0 7쪽
12 흩날리는 발자국의 향연 속에서 당근은 동화되어간다. 21.10.24 12 0 7쪽
11 토끼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길 그 위에는 무수한 발자국들이 흩린다 21.10.24 14 0 4쪽
10 토끼의 나침반은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21.10.24 13 0 8쪽
9 토끼의 나침반 하지만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흔들린다 21.10.24 15 0 5쪽
8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내일의 나침반이 되었다 21.10.24 13 0 5쪽
7 다시 또 찾아온 기회. 하지만 토끼 입에는 다른 당근이 물려있었다 21.10.24 13 0 6쪽
6 추억은 당근과 함께 사라지고 토끼는 다시 후각을 곤두세웠다. 21.10.24 16 0 6쪽
5 눈앞의 당근 하지만 토끼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21.10.24 18 0 6쪽
4 추억의 향기 속 토끼는 생각을 한다. 21.10.24 21 1 7쪽
3 추억의 향기를 따라 다시 돌아가는 토끼 21.10.24 24 1 5쪽
2 눈앞의 당근에 휘둘리는 토끼 21.10.24 35 1 6쪽
1 마당을 나온 생각 많은 토끼 +1 21.10.24 86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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