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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완결

복준
작품등록일 :
2021.10.24 12:21
최근연재일 :
2021.12.11 12:0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44
추천수 :
4
글자수 :
63,715

작성
21.10.24 12:26
조회
20
추천
1
글자
7쪽

추억의 향기 속 토끼는 생각을 한다.

DUMMY

“어서 오세요!”


변함없는 미소.


하지만 오늘은 모르겠다.


그녀의 미소가 어떤 족속에 속하는지.


의문점만 가득한 그녀의 모습.


난 밝혀 내야 한다.


분명 그녀는 뭔가 숨기고 있다.


전날 전전날도 그녀는 나의 인생에 개입해 왔고 내가 발길을 끊을 순간에도 얼토당토않은 말로 나를 붙잡아 두었다.


마치 제발 다시 커피숍에 와달라는 듯이.


이제 참을 수 없다.


난 바보가 아니다.


주문을 받는 순간에 당당히 물어 보자!


도대체 나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으며 나를 이 커피숍에 계속 존속시키려는 이유가 뭐냐고?


왔다.


그 누구도 의심치 않을 오직 나만이 의심할 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주문하시겠습니까?”


일단은 한번 찔러 보자 혹여나 정말 내가 착각 했을 수도 있으니깐.


“저기.... 우리 예전에 만나지 않았던가요?”


“전 그쪽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었서..”


“네?... 아 그게...”


왔다!


그녀의 얼굴이 다시 홍조가 일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모르는 그녀의 모습이 아련하게도 보인다.


여기서 밀고 나가자 난 오늘 꼭 너의 모든 것을 알아내고 말겠다.


“혹시 제가 어렸을 적에 한 오두막집에서 그쪽을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맞죠?”


꿈속의 이야기고 맞다는 근거도 없지만 나의 추억이 깃든 장소란 것은 분명하기에 나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이 말에 반응 할 것이다!


“(얼굴색이 싹 변하며 갑자기 창백해진다.) 아뇨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런 공상 떠는 소리나 하실 거라면 영업방해 하지 마시고 당장 커피숍을 나가주세요.”


뭐라고?


갑자기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는가?


아니 내가 잘못 짚은 것인가?


꿈속에 그녀가 아닌 것인가?


내가 다시 착각한 것인가?


가슴이 아려오고 그때의 상처가 반짝이는 것 같다.


부끄럽다.


치욕스럽다.


그녀는 그냥 불쌍한 나에게 친절을 베푼 것뿐인데.


나 혼자 이야기를 펼치고 그녀를 오히려 불편하게 하다니.


도망치자.


이젠 여기 있을 이유도 없어.


더 머물렀다간 예전과 같이 그녀에게 상처만 줄 뿐이야!


나 같은 거 애초에 사라져야했어!


난 그 즉시 커피숍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런데 다시 들려오는 애절한 소리.


“저기 가지 마요. 어떤 상처를 주는 말이라도 달게 받아드릴 테니. 내일 다시 찾아와줘요.. 다시 온다면 그때는 [ ]”


또 들어버렸다.


내가 내일을 살아야할 이유를.


바보 같다.


귀를 막았어야 했는데.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사실 난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녀가 마지막엔 나를 묶어두는 말을 던질 거라고.


그리고 다음날엔 나의 발걸음이 다시 그곳에 닿게 할 거라고.


그리고........ 나의 마음의 한쪽엔 알면서도 내심 그 말을 기대했을지도....


변명 같지만 중앙은 아니다.


아주 깊은 곳에 말이다.


더럽고 추악하기 짝이 없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만을 바라는 나약한 감정.


그 감정만이 할 수 있는 짓이기에 알 수 있다.


역겹지만 마지막 말을 들어 버렸으니.


그 감정을 인정 할 수밖에.


그렇게 이 밤은 나에게 다시 고민을 심어주었고 그 자리에 싹이 자라 날 쯤에 난 잠에 빠졌다.


“...........”


몸이 무겁다.


떨어진다.


의식의 깊은 곳에.


그리고 도달한 곳은 양의 안식처.


포근하다.


어째서?


이곳은 가장 밑바닥이고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데...


혹시 난 내 마음 속을 오직 어둠과 우울로만 뒤덮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어둠과 우울에 밀리고 밀려 마음 끝 한 자락에 이런 희망과 같은 곳이 남은 것은 아닐까?


결국 내 자신이 나를 곤경에 밀어 넣은 것은 아닐까?


자기 합리화이다.


스스로가 저지른 일들은 나의 마음을 썩게 만들었고 난 그 썩음을 고이 받아 들이며 속죄하고 있는데.


이런 양의 안식처에 눈멀어 그런 희망적인 말을 내뱉다니.


그럴 자격이 없다.


이곳마저 어둠과 우울로 물들어 나를 검게 태워야지 온전한 희생이다.


이제 난 이곳에서 빠져 나와 그곳이 검음으로 찌들 릴 때까지 방치해야 한다.


다짐과 함께 그 곳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던 그 찰나 누군가 나의 붙잡았다.


“떠나지 말아줘... 날 사랑해줘... 난 너가 희망이야... 날 사랑해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추억이라는 낡고 낡은 양피지를 뒤져본다면 흔하디흔한 얼굴로 나타난 소꿉친구 일수도 있다.


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다.


나의 과거는 이미 배신과 피로 물들었으니깐.


너처럼 말한 수많은 사람들을 버리고 떠난 나이니깐.


이제 나를 놓아줬으면..


”나를 놓아줘 사카타.”


어... 사카타?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난 그 이름을 어떻게 아는 거지?


따뜻하다.


나의 손을 잡은 사람의 눈물이 팔을 타고 흐른다.


손끝에선 가쁘게 뛰는 맥박이 나에게 전해진다.


그리고 들려오는 한마디,,


“기억해주었구나.”


밝아진다.


밝아진다.


점 점 더 커지는 양의 안식처 겉 잡을 수 없다.


그리고 목소리도 함께 커진다.


“기억해주었구나” “기억해주었구나” “기억해주었구나” “기억해주었구나”


너무나도 눈부신 햇빛에 둘러싸인 그녀의 실루엣은 점점 선명해지고 나타났다.


유체꽃밭 위 푸르른 바람이 휘날리는 꽃잎과 함께 삿갓을 쓴 그녀가.


조금은 무서울지도 모른다.


이 순간이 마치 내가 지금 삿갓을 벗기고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다면 꿈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느낌처럼.


그 두려움에 뒤로 물러서려고 하는 찰나 그녀는 나에게 안겼고 속삭였다.


“날 기억해줘서 기뻐 너가 없는 지난 10년 동안 난 매일 어둠과 싸우며 너의 마음에 남아 있기 위해 여기 까지 버텼어.”


“이제 너가 이런 나의 노력에 보답해줄 차례야. 다시 나를 찾아줘. 지금은 나 자신조차 잃고 방황하고 있지만 기억이 돌아온 너가 나를 그 아이를 찾아준다면 지난 4년과 지난 10년의 모든 속죄들은 풀리고 넌 다시 비행할거야 너가 바라던 곳으로..”


“그럼 안녕..”


눈물 몇 방울이 어둠에 일렁거림과 함께 그녀는 나를 안식처 밖으로 밀어냈고 삿갓을 쓴 그녀의 아득한 미소만 눈앞에 아른거린 체 멀어져갔다.


“헉... 허헉....”


아침 11시50분.


뭔지 모르겠지만 전부 이건 그녀와 관련되어 있다.


그녀를 만난 순간부터 지금 내 인생은 급격하게 과도기에 이르렀다.


그녀를 찾아야한다!


꿈속에서 들었던 말처럼 방황하는 그녀를 ..


그리고 이 모든 의문들을 다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게 나의 속죄의 열쇠.


12시 오픈시간.


달려야한다.


남은 시간은 대략 6분.


난 숨이 차도록 달렸고 다행히 12시 정각 도착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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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후기(스포가 될수 있으므로 완결까지 보고 보세요.) 21.12.11 22 0 2쪽
21 (완) 토끼는 꿈에서 깨어나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은 현실이 아니였다. 21.11.01 23 0 12쪽
20 꿈 속에서 꿈을 꾸는 토끼는 번데기에서 결국 나오지 못했다. 21.10.30 15 0 9쪽
19 꿈속의 토끼는 꿈을 꾸고 꿈에서 변화를 겪었던 흔적을 떠올린다. 21.10.25 16 0 9쪽
18 토끼의 기억 속 꿈은 너무나도 달콤했고 아직까지는 미소 짓고 있다 21.10.24 18 0 9쪽
17 풀어지는 족쇠. 토끼는 행복한 꿈을 꿨었다. 21.10.24 16 0 5쪽
16 수 많은 발자국은 토끼의 잠든 기억을 깨운다. 21.10.24 14 0 7쪽
15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발자국을 또 다시 더듬는다. 21.10.24 13 0 8쪽
14 새로운 당근의 새로움은 항상 각새롭고 토끼의 감은 사라져간다. 21.10.24 14 0 10쪽
13 결국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감각을 지우지 못했다 21.10.24 15 0 7쪽
12 흩날리는 발자국의 향연 속에서 당근은 동화되어간다. 21.10.24 12 0 7쪽
11 토끼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길 그 위에는 무수한 발자국들이 흩린다 21.10.24 14 0 4쪽
10 토끼의 나침반은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21.10.24 13 0 8쪽
9 토끼의 나침반 하지만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흔들린다 21.10.24 15 0 5쪽
8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내일의 나침반이 되었다 21.10.24 13 0 5쪽
7 다시 또 찾아온 기회. 하지만 토끼 입에는 다른 당근이 물려있었다 21.10.24 13 0 6쪽
6 추억은 당근과 함께 사라지고 토끼는 다시 후각을 곤두세웠다. 21.10.24 16 0 6쪽
5 눈앞의 당근 하지만 토끼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21.10.24 18 0 6쪽
» 추억의 향기 속 토끼는 생각을 한다. 21.10.24 21 1 7쪽
3 추억의 향기를 따라 다시 돌아가는 토끼 21.10.24 24 1 5쪽
2 눈앞의 당근에 휘둘리는 토끼 21.10.24 35 1 6쪽
1 마당을 나온 생각 많은 토끼 +1 21.10.24 85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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