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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완결

복준
작품등록일 :
2021.10.24 12:21
최근연재일 :
2021.12.11 12:0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50
추천수 :
4
글자수 :
63,715

작성
21.10.24 12:29
조회
16
추천
0
글자
6쪽

추억은 당근과 함께 사라지고 토끼는 다시 후각을 곤두세웠다.

DUMMY

“하지만 그녀를 어떻게 다시 만나지?”


그 순간 나의 머릿속을 스치는 그녀의 말.


“잠시만. 이곳 도쿄에 있는 대학?”


그녀가 알바하는 커피숍은 칸엔센 공원의 입구 쪽에 위치해있다.


분명 숙부님 또한 형편이 마땅치 않음을 알기에 생활비는 숙부님에게 의지 할 수 없을 것이다.


즉 그녀는 대학생활과 알바를 병행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여기서 그녀의 이동범위를 줄여보자.


칸엔센 공원의 인근 대학은 총 4군데.


와세다, 메지로, 가슈쿠인, 가슈쿠인 여자대학교.


인력이 부족한 난 당연히 노동이 뒤따른다.


다 가보자!


추적해 내는 거야 그녀의 동선을 그리고 방황하고 있는 그녀의 영혼을 푸른 언덕위로 돌려놓겠어.


더 이상은 도망치지 않아.


먼저 와세다 대학.


난 그 대학 앞에 위치한 오야코동 정식집을 안다.


어렸을 적 우리 집에서 1년에 한 번 씩 아버지가 닭을 잡으셨을 때.


나와 절친인 그녀를 불러 항상 오야코동을 해주신 것, 와세다 대학을 다닌다는 가정 그와 더불어 그녀의 지금 모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그녀는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하고 대학교 매번 학식을 먹기 보단 도쿄에서 제일로 버금가는 카스가리의 오야코동 정식집을 종종 찾을 것이다.


그러니 정식집 주변에서 그녀를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오전9시.


난 따뜻한 인스턴트커피를 담은 보온병과 함께 골목에 서서 대학의 정문만을 응시하고 있다.


수많은 학생들.


각자의 개성이 담긴 화장들과 패션으로 가득 찬 스팩트럼의 길이는 너무 나도 길다.


너도 이 무리에 끼여 미소만 지으며 세월을 보낸다면 난 여기서 물러날 텐데.......


왠지 넌 그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들려온다.


나와 있을 때도 미소를 잘 띄지 않던 너였으니깐.


오후12시.


보이지 않는다.


그 어떤 검은 색의 비침 조차도..


잘못 집은 것인가?


떨려온다.


안절부절한 마음은 나의 목에 칼을 들이민다.


그리고 떨어지는 피의 한 방울.


그녀의 눈물이 일렁이는 눈이 맺혀있다.


“첫 날이잖아. 고작 12시 밖에 안됐는걸. 분명 오늘 하루 내내 기다린다면 그녀는 나타날 거야. 저녁시간 아니 심야이더라도.”


그런데 혹시 알고 있는가?


내가 가진 선택지는 4개뿐이고 그녀가 이곳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선택지는 3개로 줄어들 뿐만이 아니라 내가 소중하게 생각 했던 기억의 조각은 그녀에겐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밀려오는 배신감은 나의 의지를 부러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오후 6시.


보이지 않는다.


추운 날씨 탓에 손은 얼어붙었고 아침부터 계속 인스턴트커피만 들이킨 탓에 속이 쓰려왔다.


따뜻한 밥 한공기가 그리워진다.


“그렇지 바로 옆에 오야코동 집이 있는데. 들어가서 한 그릇만 먹고 나오자.”


그런데 만약 오야코동 집에서 식사 도중에 그녀를 마주친다면?


분명 그녀는 나를 보고 놀라 다시 도망칠 수도 있다.


도쿄가 아닌 먼 곳으로.


그러면 나의 포위망은 한계가 오고 영영 그녀를 찾지 못한 체 우려했던 상황이 실현 된다.


“그래 변장하자.”


일단 소품과 미용용품을 활용해야 한다.


소품과 미용용품을 이용하면 두 가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첫째는 얼굴을 가리는 것이고 둘째는 특정 부분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이다.


사람은 상대의 인상적인 부분을 주로 기억하기 마련.


예를 들어 긴 머리를 짧게 자른다거나 생머리를 폭탄머리로 바꾼다거나 금발로 염색한다거나 하면 한 순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첫번째 방법을 써서 머플러를 두른다면 사람의 얼굴을 연상 시키는데 가장 탁월한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니깐 무리일 것이고 가면은 쓰면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형성시켜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지도 모른다.


그럼 남은 것은 특정 부분에서의 강한 인상주기.


난 어렸을 때부터 흙색 장발에 네모난 안경을 쓴 시골소년 그 자체였다.


이런 내가 노란색 염색과 콘택트렌즈를 낀다면.


임팩트는 충분!


그런데 내가 머리를 하러 간 사이 그녀가 이 곳을 지나가고 그녀의 발길이 이른 후에 내가 도착한다면.


우린 다시 엇갈리고 말 것이다.


“아........ 어떡하지?”


그렇게 내가 망설이고 있는 찰나.


마침 와세다 정문 옆에 분장 도구를 가득 담은 상자를 든 안경 쓴 여학생이 보인다.


그리고 상자에서 삐져나온 눈에 띄는 노란 가발.


난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나도 간절했기에 재빨리 달려가 부탁했다.


“저기 제가 간절히 그 노란 가발이 필요한데 빌려주실수 없나요?.....


“만약 빌려 주신다면 이 은혜는 꼭 갚을게요!”


안경 쓴 여학생은 처음 보는 사람이 말을 걸어와 당황했는지 얼굴의 떨림이 여기까지 전해져온다.


“저기.. 전... 그러니깐..”


답답하다.


빌려줄 거면 빌려주고 말거면 말지...


왜 이렇게 말을 끄는지.


“빌려드릴게요.. 그 대신 저한테 아무 짓도 하지 말아 주세요. (흐아앙)”


그 순간 느껴지는 무수한 의심의 시선들.


난 그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울고 있는 여학생을 오야코동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아차! 미스다!”


주변에서 몰래 관찰을 해야 할 장소에 내가 들어오고 말았다.


나의 예상되는 스토리대로라면 여기서 우연히 그녀와 만나 오해로 번지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 닥치는 시나리온데.


그 순간 가게에 들어오는 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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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완) 토끼는 꿈에서 깨어나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은 현실이 아니였다. 21.11.01 23 0 12쪽
20 꿈 속에서 꿈을 꾸는 토끼는 번데기에서 결국 나오지 못했다. 21.10.30 16 0 9쪽
19 꿈속의 토끼는 꿈을 꾸고 꿈에서 변화를 겪었던 흔적을 떠올린다. 21.10.25 16 0 9쪽
18 토끼의 기억 속 꿈은 너무나도 달콤했고 아직까지는 미소 짓고 있다 21.10.24 18 0 9쪽
17 풀어지는 족쇠. 토끼는 행복한 꿈을 꿨었다. 21.10.24 16 0 5쪽
16 수 많은 발자국은 토끼의 잠든 기억을 깨운다. 21.10.24 16 0 7쪽
15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발자국을 또 다시 더듬는다. 21.10.24 13 0 8쪽
14 새로운 당근의 새로움은 항상 각새롭고 토끼의 감은 사라져간다. 21.10.24 15 0 10쪽
13 결국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감각을 지우지 못했다 21.10.24 15 0 7쪽
12 흩날리는 발자국의 향연 속에서 당근은 동화되어간다. 21.10.24 12 0 7쪽
11 토끼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길 그 위에는 무수한 발자국들이 흩린다 21.10.24 14 0 4쪽
10 토끼의 나침반은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21.10.24 13 0 8쪽
9 토끼의 나침반 하지만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흔들린다 21.10.24 15 0 5쪽
8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내일의 나침반이 되었다 21.10.24 13 0 5쪽
7 다시 또 찾아온 기회. 하지만 토끼 입에는 다른 당근이 물려있었다 21.10.24 13 0 6쪽
» 추억은 당근과 함께 사라지고 토끼는 다시 후각을 곤두세웠다. 21.10.24 17 0 6쪽
5 눈앞의 당근 하지만 토끼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21.10.24 18 0 6쪽
4 추억의 향기 속 토끼는 생각을 한다. 21.10.24 21 1 7쪽
3 추억의 향기를 따라 다시 돌아가는 토끼 21.10.24 24 1 5쪽
2 눈앞의 당근에 휘둘리는 토끼 21.10.24 35 1 6쪽
1 마당을 나온 생각 많은 토끼 +1 21.10.24 86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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