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길 그 위에는 무수한 발자국들이 흩린다
우리는 집에서 나와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거리를 지나 메지로 대학 정문에 다다랐다.
오늘은 방문 취재를 해볼 셈이다.
분명 그녀가 여기 대학의 대학생이라면, 그녀를 만나거나 본 사람이 있겠지.
“자. 여기 오야코동 대회에서 찍은 그녀의 사진 미리 복사해두었어 현장취재 시작이다.”
“이 거리를 중심으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취재 하자.”
대학가 앞이라면 음식점으로 부글부글하다.
그녀가 대학생이라면 과의 동기들과 함께 술자리를 어울렸을 터.
분명 이 수 많은 음식점 중에서 그녀를 본 목격자가 존재한다.
여기는 정문.
바로 앞 스키야키집.
들어간다!
“저기 실례합니다.”
“어서오십쇼! 몇 분입니까?”
“아 그게 아니라. 혹시 이런 사람 못보셨습니까? 이름은 사타카 여기 메지로 대학의 학생인 것 같은데.”
“흠,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얼굴도 본적이 없어. 미안하네.”
그렇게 난 메지로 대학가의 음식점이란 음식점은 다 찾아봤다.
하지만 어느 음식점에서도 그녀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땀은 몸을 적시고 조금은 시원해졌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해가 진 후였다.
난 카에리와 다시 메지로 대학 앞에서 만났다.
멀리서 오는 그녀의 표정은 이미 실패를 보여 주듯 고개를 젓고 있는 것만 같았다.
“너도 결국은 찾지 못했구나.”
“네..”
우리는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게 상점가를 걷고 있던 그 순간.
무언가가 내 눈에 번쩍했다.
“저건.”
브로치다.
한여름 밤의 서늘한 더위.
그 더위를 밝히는 무수한 별.
그리고 그 별들을 담은 그녀의 눈과 같은 브로치.
그랬었지.
난 그날 밤 언덕위에서 훌쩍이던 그녀에게 이 브로치를 선물 했다.
브로치가 그녀의 손에 닿았을 땐.
아마 누군가 한테 맞은 것 같은 그녀의 멍투성이 몸에 이윽고 보라색 꽃들이 피어났고.
난 그 해의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보았다.
아..아. 난 왜 그것을 기억 못했을까?
그녀는 오야코동 집에서 만났을 때 가슴에 브로치를 차고 있었다.
“으흐흑.. 그렇게 넌 나를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었구나?”
“어. 갑자기 왜.. 우세요?”
“아니. 저 브로치를 보고 옛날 생각이 나서.”
“아! 저 브로치!”
“너도 아는 거니?”
“네.. 어렸을 적에 소중한 사람한테 받았었어요. 그때 너무 기뻐서 눈물까지 흘렸는데.”
“칠칠치 못하게 잃어버리고 말았죠.”
“그렇구나. 우연이네.”
“나도 그 브로치를 주었었거든 소중한 사람에게 그게 지금 찾고 있는 사람이지.”
“아하하. 그러면 꼭 찾으셔야겠네요.”
영혼 없는 웃음.
나의 순진한 추억이 그녀를 지루하게 만든 것 같다.
오늘은 그래도 얻은 것이 있다.
그녀는 브로치를 무조건 하고 다닌다는 것.
너무도 가슴이 시려오는 사실이다.
지난 10년간 내가 허무한 생활을 보내고 있을 때.
그녀는 매일을 이렇게 보냈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그 후 우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편의점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아수라장 같은 집이지만 역시 제일 편한 건 집이네.”
“그러게요.”
“야. 너도 그렇게 기자 집인 듯이 말하지마. 이제 이 일도 끝나면 다시 너의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하핫! 그냥 여기에 눌러 살아 버릴까요?"
“저 녀석 또 장난을.”
“그러고 보니 저희 함께 그녀를 찾은 지 꽤 오래 됐죠?”
“저희는 그동안 좀 친해진 것도 같고. 이제 그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그녀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면, 그녀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서요.”
“물론 무리이시면 안 알려주셔도 되요.”
“무리는 아니야. 뭐 이제는 알려줘도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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